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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그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우리 아파트는 매주 목요일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날이다. 가끔 나는 분리수거하는 곳을 둘러볼 때가 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가끔은 정말로 버리기에 아까운 물건이 나올 때는 재사용을 한다. 우리 집에서도 사용을 하지만 어떤 때에는 학교 과학실이나 학습 자료실에 두고 학생들을 가르칠 때 사용하기도 한다. 한 때는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면 내가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 1톤 트럭으로 하나씩 싣고 옮기기도 하였다. 학습활동을 하기위해 제작 하였던 학습용 자료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학습자료 제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출근을 하다보니까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곳에 책이 묶어져 있다. 내용을 살펴보니 초등학교 동화책이 묶어져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차에 싣고 학교에 와서 보건선생님께 드렸다. 지난번에도 여러 권의 만화로 보는 세계여행 이라는 책을 주었다. 보건실에서 아픈 아이들이 지루할 때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보건 선생님은 아이들이 보건실에 와서 그 책을 보며 무척 좋아한다며 앞으로 더욱 많이 구비를 하여 독서를 하면서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한다. 그 외에도 박제한 것이라든지, 파일텍스, 분재, 사물함, 탁상용 상 등 학습교재용으로 활용하기에 좋은 물건들이 그냥 쓰레기로 나가는 것이 너무나 아까워 학습교재용으로 사용을 해 왔다.

그동안 핵가족화와 물질적 풍요로 인해 가정마다 새 것에 가까운 생활용품 또는 가전제품 등 쓸만한 물건들을 새로 아파트에 입주를 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물건들이 쓰레기로 쏟아져 나온다. 이러한 것을 보아온 어린 학생들도 새것에 가까운 물건들을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자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그냥 아무렇게나 쓰고 버린다. 이렇게 자란 학생들은 생활태도가 어떠할는지는 보지 않아도 뻔한 것이다. 작은 물건이라도 아끼고 소중히 하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쓸만한 물건을 버리고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처음 초등학교에 발령을 받아 학생을 지도하였던 때는 70년대 초였다. 그 당시에는 쓰레기가 나올 일이 별로 없었다. 웬만하면 재활용도 하였지만 물건도 이렇게 흔하지 않았다. 연필은 몽당연필을 깎지를 끼워 사용하였고, 공책은 찢어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페이지를 써서 사용하도록 하였으며, 심지어는 화첩이나 공책의 제일 뒷면까지 줄을 그어 사용토록 하였다. 도시락은 혼․분식을 장려하여 보리밥 먹는 사람 건강하다는 노래까지 불러가며 절약을 하였다. 장학지도 왔을 때는 실제로 자원절약을 얼마나 실천을 잘 하고 있는지 학급 경영록을 확인까지 하였으니 얼마나 국가적으로 철저하게 하였는지 아마 그 당시를 학교에 다녔던 분들은 모두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이제 그렇게 생활을 하던 시절이 30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를 해 보게 된다. 우리 학교에서는 월요일 방송조회 시간에 물건을 찾아가라며 일일이 물건을 보여주고 주운 곳까지 알려주면서 찾아가기를 안내하지만 별로 찾아가지 않는다. 자기 물건에 이름이 쓰기를 아무리 강조를 하여도 쓰지도 않고, 잊어버리면 찾아갈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물건의 소중함을 모른다. 자식들이 필요로 한다고 하면 바로 사주는 부모님들의 과잉보호도 문제이다.

학교에서나 가정, 사회에서 절약에 대한 교육적인 철저한 지도가 필요하다. 학교에서도 화장실이나 복도에 환한 낮인데도, 불이 켜진 상태로 있어도 관심이 없으며, 수도꼭지에 물이 쏟아져 나와도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얼마 전만 하여도 필요 없이 켜져 있는 전등 끄기, 수도꼭지 잘 잠그기, 자원 재활용하기, 에너지 절약하기 등 자원 절약에 대해 교육을 철저히 하였지만 지금은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연히 지난겨울 방학 때 태국과 캄보디아를 여행하게 되었다. 그곳의 자연환경과 생활모습은 그야말로 내가 어릴 때의 모습과 흡사하였다. 끝없이 펼쳐지는 황토 흙과 움집과 비슷한 집들과 주위의 흙탕물의 웅덩이에서 수영하는 아이들, 방사하는 가축들, 그들이 입은 옷차림과 가구들은 차마 말하지 못할 정도의 어려운 살림도구였다. 그들은 한 끼의 밥을 먹기 위해 하루 종일 노동을 하여야 한다. 그래도 일자리가 없어서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지대는 수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태국으로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는 것을 보고 잘 사는 나라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느끼게 되었다.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이를 두고 하는 것일 게다.

내 어릴 때도 점심을 먹지 못하여 굶는 친구들, 강냉이 죽으로 점심을 때우던 그 시절, 고구마나 감자로 한 끼를 때워야 했으며, 추수 후에 벼이삭 보리이삭 줍기를 하였고 풀씨, 잔디 씨, 아카시아 씨를 따오는 것으로 방학 숙제를 하였으며, 쥐들이 곡식을 다 먹는다 하여 쥐꼬리 가지고 오기, 겨울이면 솔방울 따기 등 얼마나 근검절약을 하였던가. 그 어려운 시절을 생각하여 우리 국민 모두는 근검절약을 하여 다시는 배고픈 설움을 겪지 말아야 할 텐데…….

근검절약의 교육은 어릴 때부터 버릇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데 절약에 대한 교육적인 지도가 상실되고 실천하는 이가 없기에 이를 염려하게 되는 것이다. 어려웠던 그 시절을 거울삼아 전 국민이 근검절약을 생활화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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