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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상대 후보에 대한 덕담 한 마디?

솔직히 지방교육자치제를 위한 교육감이나 교육위원 선거와 관련하여 여러 번 글을 써서 올리려다가 그만 두었다. 왜냐하면 필자가 쓰는 글이나 다른 분들이 쓴 글이나 대동소이한 내용, 즉 불법선거를 하지 말아야한다, 실현 가능성 있는 교육정책을 제시한 것을 보고 선출하여야 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의 학부모나 교직원의 대표성을 띠고 있으니까 정실에 얽매이지 말아야한다, 교육격차의 해소, 열악한 교육재정의 확충, 추락한 교권의 회복 등 거의 같은 내용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제5대 시·도 교육위원을 뽑는 투표일이다. 대전에서는 오광록 전 교육감의 중도하차에 따라 교육감 재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선거기간 동안 불법선거가 난무하고 유언비어가 돌고 있으며, 상대방의 약점이나 가정사까지 들추어내게 되어 지방교육 자치를 위한 선거가 일반 선거와 별 다를 게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들한테서 배울 것은 무엇인지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더욱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그동안 전국적으로 불법선거로 인한 교육감들이 줄줄이 사퇴하거나 불명예스럽게 그만 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교육감이나 교육위원 선거일정을 살펴보면 선거일 공고가 20일 전이며, 후보자 등록은 10일 전, 선거운동기간은 불과 10일 밖에 없다. 너무나 촉박한 일정에 투표하는 날 아침에 교육위원 등록무효라는 후보가 2명씩이나 공지되었다. 선거운동 방법 또한 선거공보, 소견발표회 교육위원은 선거구마다 2회이며 교육감은 1회이다. 발표시간 또한 후보자 마다 20분의 범위 안에서 관할 선거구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되어있다. 언론기관 등 초청 대담․토론회는 방송사, 일반 일간 신문사 등 언론기관이나 공명선거추진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에서 주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누구든지 이외의 방법으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교육위원 후보자로 나온 사람들은 어느 누구든지 불법선거를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되어있으며, 유권자 수도 불과 1,500~2,000여명으로 적은 수에 불과하여 다수 득표자가 당선이 되기 때문에 한 표가 소중할 뿐이다. 법을 지키려니 낙선을 할 것은 자명한 일이며, 당선되기 위해서는 선거운동을 하여야 하니 불법으로 불명예를 얻게 되어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교육감은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전 같은 경우에는 선거권자가 3,400여 명이다. 따라서 교육위원은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당선으로 하며, 교육감은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데,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때에는 최고득표자와 차점자가 이틀 후에 결선투표를 실시하여 다수득표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2차 투표를 하기위해서는 불과 하루 사이에 부동표를 흡수 하여야 하니, 당선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어 불명예의 고리를 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필자도 입후보자들의 공청회와 방송대담 및 신문방송을 눈여겨 살펴보았지만 해박한 지식에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28일 12시 40분에 대전MBC 방송에서 실시하는 대전시 교육감 재선거 -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보게 되었다. 후보자로 나온 모든 분들이 대전교육을 위해 현실적인 정책대안으로 거침없이 제시도 잘하고 나름대로 연구도 많이 하신 것 같았다. 이 초청 토론회에서 특이한 점은 사회자 혼자서 토론회를 이끌어 가지 않고 사회자와 함께 도와줄 특수교육과 교수님과 교육학과 교수님을 모시고 질문도 하고 상호 토론도 하도록 되어있어서 시청자들이 싫증도 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서로 질문 답변을 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초청 토론 시간이 거의 마무리 될 즈음은 대체적으로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30초 동안 한 말씀 하라는 것으로 끝마무리를 하게 되는 것이 상례이었다. 그런데 사회자는 마지막으로 상대방에게 덕담 한마디씩을 부탁하였다. 예상치도 않았던 사회자의 요구에 입후보자들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 궁금하였다. 그 동안은 공식적인 불법 선거방지와 비방 및 흑색선전, 유언비어 방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언론을 통해 사진도 찍고 방송에 보도되는 것도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공식적인 결의대회와는 색다른 분위기와 광경을 보고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순간적으로 긴장을 하면서, 상호간에 어떤 덕담을 하게 될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순서에 의해서 덕담을 하는 순간 덕담을 하는 사람도 지금까지의 굳었던 얼굴이 펴지면서 온화한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되었고, 칭찬을 받는 사람도 칭찬에 겸연쩍어 하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긴장되었던 분위기와 얼굴의 표정들이 봄눈 녹듯이 사라지며 얼굴에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상대방의 장점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감동이 뭉클 솟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서로의 덕담에 한결 마음도 가벼워지며 화기애애한 감동이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여하는 사람이나 시청자 모두가 공유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얼마나 멋진 끝맺음인가. 마지막 아쉬운 말 한마디를 하여 한 표를 얻기 위한 몸부림보다도 서로를 칭찬하며 격려하는 모습, 이것이 바로 우리 교육자들의 지방교육 자치를 위한 선거풍토이며 교육 동지애를 느껴보는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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