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7 (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e-리포트(미분류)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이 아쉽다

방학 중이지만 각급 학교는 '2006학년도 수업일수 감축안' 심의를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임시회를 열어야 할 형편에 놓여 있다. 학운위 업무를 맡은 행정실에서는 1주일 전에 회의 소집 안내를 등기 우편으로 발송하고 또 몇 일 전에는 그 사실을 문자 메시지로 알려 주었다.

그러나 막상 회의가 개최되는 오늘 오전, 행정실에는 비상이 걸렸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개인사업 상 모두 지방에 출타 중인 것이다. 이에 반해 교원위원들은 100% 출석하여 대기중이다. 학교장은 '일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느냐고?' 묻고 행정실장은 '회의 소집에 최선을 다했으나 학부모위원들에게서 피치못할 일이 생겼다'고 답하고. 결국, 다음 기회로 회의 소집을 미루자고 한다.

이럴 때 교감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올바른 판단으로 교장을 보좌하고 학교가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도교육청 학교지원과 담당주사에게 문의를 하니 '급하고 중요한 안건이 아니거나 나중에 시비의 대상이 될 사안이면 다음으로 미루고, 그대로 진행하려면 최연장자나 위원장이 지명한 자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 관례'라고 알려 준다.

학교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고 공신력, 운영위원회의 체계성, 다음 유사사례 발생을 대비하여 오늘 그대로 진행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사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학부모위원에게 직접 전화를 하였다. 다행히 학부모위원 세 분이 곧바로 도착, 임시 위원장을 선임하여 안건 심의에 들어갈 수 있었다. 수업일수 15일 감축안이 통과되어 교육청에 보고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 흉보자고, 불참한 그분들 나무라자고 이런 이야기 하는 것 아니다. 학운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분들 생업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더 깊이 생각해 보자. 불참할 경우, 사전에 알려주어 미리 대비하게 하는 것도 성숙한 문화인의 자세다. 성실하게 출석한 사람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 학교도 살리고 개인도 사는 방법, 모색할 수 있다. 그런 방법을 생각해 내는 지혜와 여유가 아쉬운 것이다.

아니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이 아쉬운 것이다. 학운위원은 무보수 봉사직이다. 무엇을 바라고 위원이 된 것이 아니다. 위원 각자는 성실한 참여를 통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단위학교의 자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태도로 학운위에 임하지 않으면 학운위는 '거수기에 불과한 꼭두각시' 로 전락하고 말기 때문이다.

조직체 구성원의 위상, 누가 만들어 주는 것 아니다. 구성원 모두 힘을 합쳐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유종의 미(有終之美)'라는 말도 떠오른다. 다음 학운위가 구성될 때까지 선공후사 정신으로 끝까지 소임을 완수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