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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35년 교육, 격차 확대된 ‘한 지붕 세 가족’ 예상

전문가 100명 조사 토대 예측 시나리오 발표
사교육 고급화·저소득층 정부지원…중산층 박탈감↑
교육의 공공성 강화해 ‘희망’ 시나리오로 바꿔가야

<예상 시나리오> 2035년, 16살 주희는 비싼 학비지만 명문 학교로 이름난 P국제학교에 다닌다. 오늘 오후에는 무중력 열차를 타고 2시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과학수업에 참여했다. 또래인 영상이는 사립학교에 다닌다. 정치·외교에 관심이 많아 이번 가을 UN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려 했지만 경비 부담에 포기했다. 중산층이라 국가 지원 프로그램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용태는 K공립학교에 다닌다. 교육 바우처를 받아 축구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만 만족도는 낮다. 시립박물관에서 직업체험도 받지만 적당히만 할 생각이다. 기관도 정부 지원을 계속 받기 위해 대충 해도 학점을 잘 준다. 저녁에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밥을 먹고 맞벌이 부모님이 돌아오시기를 기다린다.

<희망 시나리오> 경제적 수준이 다른 주희와 용태가 같은 R공립학교, 영상이는 Q사립학교에 진학했다. 다양한 학교 유형이 존재하지만 서열화와는 거리가 멀다. 선생님은 생활 배경과 강점이 다른 주희와 용태를 일부러 한 모둠에 배치했다. 주희는 매달 한 번씩 어린이 문화관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용태에게 학교는 유명한 청소년월드컵 코치를 멘토로 소개해줘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영상이가 다니는 사립학교에는 유학반, 예체능반, 기술반, 일반반이 있다. 부유한 집안의 자녀부터 다문화 학생까지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이 섞여 있다. 여름방학에 스페인 외교학교에서 열리는 청소년 캠프에 참여하고 싶던 차에 학교에서 민간 재단 프로그램과 연결시켜줘 경비 부담 없이 참여하게 됐다.

교육 및 각계 전문가들은 2035년 미래교육이 상류층·중산층·저소득층 간의 교육 격차가 확대된 ‘한 지붕 세 가족’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김경애 자유학기제지원특임센터 소장은 15일 한국교육학회·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가 공동주최한 세미나에서 ‘2035 미래교육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교육·정치·경제·과학 등 각계 분야 전문가 100명에게 미래교육의 모습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전문가들의 ‘예상’ 시나리오에서는 교육 분야의 시장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형평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정책과 제도에 반영되는 상황이 예측됐다. 그러다보니 국경과 제도를 초월해 최상의 교육 기회를 갖는 상류층과 국가 지원을 받는 저소득층 사이에서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것으로 그려졌다.

계층별 분리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끼리끼리’ 문화로 확대되고 교육의 목적이 사실상 개인의 입신양명에 머물게 될 것이라는 점도 예견됐다. 또한 형평성을 유지하고자 확대되는 정부의 교육 예산이 개인이나 정부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영역이 되면서 교육이 연일 뉴스거리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소장은 또 ‘희망’하는 미래교육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 속에서는 학생 모두 개인의 역량과 수준, 요구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공받는 ‘모두가 주인공’인 형태다.

소수의 엘리트가 사회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위계 구조와 대립된다.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학습자가 같은 학교에서 소통하며 배움을 이어간다. 그동안 교육 분야로 편입되지 않던 다양한 민간 기관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교는 이 기회를 연결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소장은 "미래교육 시나리오를 개발해 발표한 것은 단순히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끌어내는데 목적이 있다"며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예상’한 시나리오를 ‘희망’하는 시나리오로 바꾸기 위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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