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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살려 쓸 우리말>㊴ 말밥에 올리기보다 맞장구를

좋지 않은 일로 남의 입에 오르내릴 때 ‘구설에 올랐다’ 또는 ‘구설수에 올랐다’는 말을 쓴다. ‘구설’은 ‘헐뜯는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듣게 될 운수라는 뜻이므로 구설수에 오르는 게 아니고 ‘구설’에 오른다고 하는 게 맞다. ‘구설수’를 쓰려면 ‘구설수가 끼었다’로 쓸 수 있다.

(1) 구설(口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
¶ 남의 구설에 오르다 / 괜한 구설을 들을지도 모르니 그런 행동은 삼가라.
(2) 구설수(口舌數):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 ≒구설복
¶ 구설수가 들었다. / 구설수가 있다. / 이달에는 구설수가 있으니 말조심해라.

‘구설’이라는 말과 비슷한 우리말에 ‘말밥’이라는 말이 있다. 발음은 [말빱]이다.

(3) 말밥: 좋지 못한 이야기의 대상
¶ 들은 말을 말밥 삼아서 그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4) 말밥에 오르다: 좋지 않은 화제의 대상으로 되다
¶ 점잖은 사람을 남의 말밥에 오르게 하지 마세요.
(5) 말밥에 얹다: 좋지 않은 화제의 대상으로 삼다
¶ 그 사람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말밥에 얹어 헐뜯는지 모르겠다.



남의 말밥에 오르는 것도 조심해야 하지만 괜히 남의 꼬투리를 잡아 말밥에 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꼬투리’는 ‘남을 헐뜯을 만한 거리’를 뜻하는데 ‘꼬투리’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6) 꼬투리
「1」마른 담뱃잎의 단단한 줄기 =담배꼬투리
「2」어떤 이야기나 사건의 실마리
¶ 사건의 꼬투리를 잡았다. / 꼬투리를 캔다. / 아무런 단서도 꼬투리도 잡히지 않았다.
「3」남을 해코지하거나 헐뜯을 만한 거리
¶ 그는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 나를 괴롭힌다. /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애쓴다.
「4」콩과 식물의 씨앗을 싸고 있는 껍질 ≒협(莢)
¶ 한 개의 꼬투리 속에 완두콩 다섯 알이 나란히 들어 있다.

콩의 꼬투리를 잡아 알맹이를 취하듯이 남을 헐뜯을만한 거리를 찾는 것도 콩의 꼬투리를 잡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꼬투리를 잡는 일은 좋지만 괜히 남을 헐뜯으려고 꼬투리를 잡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괜스레 애먼 사람을 말밥에 올리거나 꼬투리를 잡느니 차라리 너스레를 늘어놓거나 남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사람이 훨씬 낫다.

‘너스레’는 원래 흙구덩이나 그릇의 아가리 또는 바닥에 물건이 빠지지 않도록 걸쳐 놓는 막대기다. 그 위에 놓는 물건이 빠지거나 바닥에 닿지 않게 하려고 너스레를 놓는다. ‘너스레를 놓다’, ‘너스레를 떨다’라는 말은 이 너스레를 늘어놓듯이 말을 떠벌린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여기에서 의미가 확대되어 ‘수다스럽게 떠벌려 늘어놓는 말이나 짓’도 너스레라고 한다.

(7) 너스레를 놓다 / 너스레를 떨다 / 너스레를 부리다 / 너스레를 피우다 / 너스레를 치다
(8) 그의 너스레에 우리 모두 한바탕 웃었다. / 그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너스레를 떨었다.

‘맞장구’는 원래 둘이 마주 보고 장구를 치는 일인데, 남의 말에 호응하는 일을 이르기도 한다. 참고로 하이파이브(high five)를 다듬은 말은 ‘손뼉맞장구’이다.

(9) 맞장구
「1」남의 말에 덩달아 호응하거나 동의하는 일 ≒곁장구ㆍ맞장단
「2」둘이 마주 서서 장구를 치는 일
(10) 맞장구치다: 남의 말에 서로 호응하거나 동의하다

남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호응해 주는 일은 소통의 실마리를 줄 것이다. 본인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을 말밥에 올리거나 꼬투리를 잡는 일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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