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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살려 쓸 우리말>㉔ ‘레전드’는 ‘전설’로

일상 대화에서도 외래어나 외국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대체할 우리말이 있는데도 뭔가 느낌이 들어맞지 않는다고 굳이 외래어나 외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옛날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전설’이라고 한다. 전설과 같은 인물을 가리킬 때 ‘전설적 인물’이라고 한다. 또는 그 사람 자체를 가리켜서도 ‘전설’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상황에서 ‘전설’이라는 말 대신 ‘레전드’라는 말을 흔히 쓴다. “그 선수는 한국 야구의 레전드다”처럼 말이다. 여기서 ‘레전드’는 ‘전설’과 다르지 않다.

(1)레전드(legend)→전설





대화중에는 가끔 ‘가오 잡다’란 말이 들린다. ‘가오(かお)’는 원래 ‘얼굴’이나 ‘체면’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가오 잡다’는 대체로 ‘허세를 부리다’, ‘폼 잡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가오 차리지 말고 맘껏 드세요”나 “가오가 선다”고 할 때는 ‘체면’의 뜻이다.

(2)가오(かお)→얼굴, 체면
(3)가오 잡다→허세를 부리다, 폼 잡다
(4)가오가 서다→체면이 서다

‘가오 잡다’나 ‘폼 잡다’와 비슷한 뜻의 말이 ‘후카시 잡다’이다. 여기서 ‘후카시(ふかし)’는 일본말이다. ‘실제로는 별 볼일 없으면서도 남에게 대단하거나 멋있어 보이게, 어깨나 눈에 잔뜩 힘을 주거나 목소리를 까는 따위의 일’을 속되게 이를 때 “후카시 잡는다”고 한다.

‘후카시’라는 말은 우리말 ‘품재기’로 다듬었다. ‘행동이나 말씨에서 드러나는 태도나 됨됨이’를 뜻하는 ‘품, 품새’와 ‘잘난 척하며 으스대거나 뽐내다’를 뜻하는 ‘재다’의 명사형 ‘재기’를 결합한 말이다. ‘품재기’는 곧 ‘잘난 척하며 으스대거나 뽐내는 행동이나 말씨’를 뜻하는 말이다. ‘후카시 잡다’는 ‘품재기 하다’ 또는 ‘품재다’로 바꿔 쓰면 된다.

(5)후카시(ふかし)→품재기
(6)후카시 잡다→품재기 하다, 품재다

‘허세’와 관련해서 ‘쇼맨십’이라는 말이 있다. ‘특이한 언행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그들을 즐겁게 하는 기질이나 재능’을 ‘쇼맨십’이라고 한다. ‘쇼맨십을 발휘하다’, ‘쇼맨십이 강하다’라고 할 때 ‘쇼맨십’은 ‘허세’라고 할 수 있겠고, ‘쇼맨십을 보이다’는 ‘제 자랑을 하다’로 바꿀 수 있겠다.

(7)쇼맨십(showmanship)→허세, 제자랑

“쇼맨십에 후카시와 가오를 잡고 거리를 활보했다는 그는 그야말로 레전드였다.”
이 말은 이렇게 다듬어 보자.
“제자랑이 심하고 품재며 허세를 부리고 거리를 누볐다는 그는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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