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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 ‘친환경 흙 운동장’ 발표에 학교는 ‘심드렁’

학교운동장 안녕하십니까
<1>미세먼지, 발암물질 유해 논란

‘마사토 7 : 규사 3’ 제시 불구
예산지원 빠진 ‘반쪽짜리’ 방안

시범학교조차 값싼 해사 채워
일선 “뜬금없고 비현실적 행정”

서울시교육청이 우리나라 학교운동장 시설 기준을 처음으로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비용문제를 간과한 ‘반쪽짜리’에 불과해 현실과 괴리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교육청은 앞으로 학교운동장을 만들 때 마사토와 규사 혼합토를 각각 7대3으로 섞어 비산먼지를 줄이고 배수효과를 높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대와 ‘학교운동장 개선 학술연구’를 통해 인조잔디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운동장 시설 기준을 수립했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방안 발표에 학교는 별 반응이 없이 되레 심드렁한 표정이다.

이유는 그런 흙 운동장도 조성, 관리비용이 상당한데 예산 지원방안이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교육청은 관내 전 학교에 언제까지 어떻게 확대할지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서울 A초 교장은 “운동장 흙을 모두 바꾸려면 억 단위가 들어가는데 당장 무너지기 직전인 건물 수리비용 지원도 잘 안 되는 마당에 가당키나 하겠느냐”며 “갑자기 운동장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뜬금없고 비현실적인 대책 같다”고 꼬집었다.

물론 서울교육청의 이번 학교운동장 기준 마련은 눈여겨봐야할 방안임에 틀림없다. 기존에는 학교운동장을 조성할 때 ‘마사토 100% 운동장’과 ‘인조잔디 운동장’에 거의 의존해왔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두 운동장은 91%에 달했다. 그러나 두 운동장 모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대안을 요구받아왔다.

마사토 운동장은 비가 오면 물이 고여 사용하기 어렵고, 마른 날은 흙먼지가 날려 시내 대기오염을 가중시켰다. 인조잔디의 경우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발생되고 수명이 6~8년으로 짧아 교체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 때문에 2013년부터는 신규 조성을 중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 서울교육청이 마련한 기준에는 ‘돈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새 기준대로 학교운동장을 조성했을 때 소요예산이 확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새로운 기준인 마사토와 규사 비율을 7대3으로 조성할 경우, 운동장 크기를 3000~4000㎡로 봤을 때 필요한 금액은 약 2억 원이다. 마사토만 썼을 때 들어가는 1억2000만 원 보다 거의 두 배다.

이로 인해 시범사업에서는 이상적인 운동장 교체는 이뤄지지 못했다. 선정된 세 학교 운동장을 모두 바꾸기 위해 예산 6억 원 정도가 필요했지만 할당된 금액은 3억6675만원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 측은 “규사 비용이 모자라 두 학교는 해사로 채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시범사업도 제대로 못한 상황에서 새 기준대로 1300개 관내 학교를 모두 교체하기란 불가능하다. 최소 2000억~3000억 원이 필요해서다. 이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바라는 입장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시나 교육부가 정책사업화 하거나, 뜻있는 대기업이 교육사업 차원으로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서울 B고 교장은 “흙은 유실이 생길 수밖에 없어 수년에 한번 정도 보충이 필요한데 규사를 섞어야 한다면 그 비용은 지금보다 더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학생 건강 증진, 미세먼지 오염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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