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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살려 쓸 우리말>⑥ ‘노가다’는 ‘막일꾼’으로, ‘투잡’은 ‘겹벌이’로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결혼을 하면 으레 부부가 ‘맞벌이’를 한다. 맞벌이를 하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만큼 가정 살림살이가 남편 혼자 벌어서는 꾸리기 어려운 여건 때문일 것이다.

(1) 맞벌이를 해야 그나마 살지, 남편 혼자 벌어서는 어려워요.
(2) 그 부부는 신혼 때부터 맞벌이를 해 벌써 큰 아파트를 하나 장만했다.

‘맞벌이’는 부부가 모두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것을 이르는데, ‘서로 똑바로 향하여’의 뜻인 ‘마주’가 줄어든 ‘맞-’에 ‘(돈을)벌다’에서 파생된 ‘벌이’가 결합한 말이다. ‘맞벌이’와 발음이 비슷해 헷갈릴 수 있는 말이 ‘막벌이’다.

김동인의 소설 ‘감자’는 개화기에 ‘복녀’라는 여인이 타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복녀가 결혼을 한 후 생활이 어려워지자 막벌이꾼으로 전락해 평양성으로 들어오는 대목이 나온다.

(3) 그들 부처는 여러 가지로 의논하다가 하릴없이 평양성 안으로 막벌이로 들어왔다.




‘막벌이’라는 말은 아무 일이든지 닥치는 대로 해서 돈을 버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처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을 ‘막노동’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막일’이라는 말로 바꿔 쓸 수 있다.

(4) 그 사람은 어려서부터 집안이 가난하고 배운 게 없어서 그저 막일(=막노동)을 해 가며 근근이 생계를 잇고 있다.

이렇게 막일을 하는 사람을 ‘막일꾼’ 또는 ‘막노동꾼’, ‘막노동자’라고 한다. 또 ‘막벌이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흔히 ‘노가다’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일본어(土方, どかた)에서 온 말이므로 쓰지 않는 게 좋다.

이처럼 맞벌이나 막벌이로도 살기 어렵거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투잡(two job)’이라고 하는데 ‘한 사람이 두 가지 직업을 갖는 일’을 뜻한다. 이 말은 ‘겹벌이’로 바꿔 쓸 수 있다.

(5) 최근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투잡(=겹벌이)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맞벌이’에 ‘막벌이’, 나아가 ‘겹벌이’까지 애써 일하지 않으면 생계마저 어려운 상황이 안타까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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