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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교가 희망이다> 공교육의 새로운 슈퍼모델이 되다

서울 원묵고등학교


생기발랄하다. 고3 학생들이 지내는 교실 바로 앞인데도 청소년 특유의 발랄함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깨끗한 교정과 층마다 마련돼 있는 휴식 공간에서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도 떨고 다음 수업을 준비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원묵고(교장 김진호)는 2007년, 자율형 공립고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개방형 자율학교로 개교했다. 2009년 교육과정 혁신학교로 지정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2010년 개방형 자율학교에서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했으며, 2011년 100대 인성교육실천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교과 과정에 충실하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로서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 쉼 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도전하는 학교이기에 가능했다.

고등학교임에도 교과 수업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배우고 익혀야할 덕목인 전통 예절을 가르치고, 가야금을 연주하며, 기록되는 봉사가 아닌 체험하는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젊은 학교답게 학교로서 지켜야 할 부분은 확고하게 지키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은 제대로 받아들이는 결단이 돋보인다. 한 달에 한 번 학생회 임원들과 교장이 간담회를 열어 학생들의 어려움이나 불편한 점, 건의사항을 논의하는 학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위안을 줄 수 있는 전문 강사를 초청해 특강을 여는 학교, 주변 대학교와 협약을 맺어 대학생 멘토링을 진행하는 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학교로 발전하는 모습이 패기 넘친다. 스마트한 원묵고가 공교육의 새로운 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폭넓은 체험으로 배우는 진로교육

원묵고는 ‘경험’을 중시한다. 특히 진로교육에 있어서 ‘경험’이 절대적이라 믿기 때문에 학부모회 주관으로 ‘자기적성계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문 강사에게 강연을 들으며 간접경험을 하고, 우리나라 유수의 기관을 찾아가 사회의 현실적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그 후 자신의 진로를 다시금 돌아보며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자기적성계발 프로그램’은 5단계에 걸쳐 다양한 직업 및 진로의 세계를 보여 준다. 1단계에는 지역사회 직업인을 초청하여 여러 직업 세계에 대한 특강을 듣는다. 1학기 기말고사 후 여름 방학이 되기 전 특강을 하는데, 방학 전 들뜨기 쉬운 학생들이 시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멘토들의 강연을 통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2단계는 체험 & 인턴십 과정이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을 탐방함으로써 그 길을 선택했을 때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문과·이과·예체능계 학생까지 두루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기관을 적절하게 안배한다. 3단계는 직접 대학을 찾아가 학습 동기를 얻는다.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면 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을 갖는다. 그 후 4, 5단계는 봉사의 단계이다. 자신의 꿈과 재능을 나만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펼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 주는 것으로,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1일 체험, 중랑구청 드림스타트와 함께하는 ART CLASS 봉사활동 참여 등의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연중학교 운영으로 사교육 No!
원묵고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면 바쁘다. 전과목 교과교실제를 시행하고 있어 다음 수업이 있는 교과교실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교과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수업의 질이 좋아지고 교과별 연구 진행으로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수업에 임하게 된다.
아침학교, 방과 후 학교, 방학 중 학교, 토요학교로 구성된 연중학교도 특별하다. 아침학교는 정규수업 전 시간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방과 후 학교와 방학 중 학교는 교과관련 강좌와 특기적성계발을 위한 강좌가 있다. 교과 강좌는 원하는 교사를 선택해 들을 수 있고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어 사교육이 필요 없을 정도라는 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마당발로 세계를 누빈다
원묵고는 국제교류가 활발하다. 세계 시민의식을 갖고 다문화적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을 열고, 해외문화 체험활동도 한다. 2012년 1학기에는 방글라데시·몽고·폴란드에서 온 강사가 자국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단한 회화 표현을 배우고 전통의상을 입어보는 등의 특색 활동도 병행했다. 1년에 한 번 해외 문화탐방도 있다. 성적우수자와 성적 향상자, 공로학생, 모범학생, 사회적 배려 대상자, 봉사활동 우수자, 원묵품 인증학생(영어 및 제 2외국어 능력, 한국사 및 한자 능력, 컴퓨터 활용 능력, 독서활동, 봉사활동이 학교에서 정한 일정기준에 도달해 그 실력을 인증한 학생) 등 40여 명이 해외의 역사와 교육을 체험하는데, 학습 성취동기를 높이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경비 전액을 학교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는 예산이 많이 드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통해 학생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폭이 크기 때문에 그만 둘 수 없다고.



전통음악 속에 깃든 따뜻한 정신
‘1인 1악기 익히기’라는 특별하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원묵고에서 유독 독특하게 느껴지는 건 ‘가야금’이라는 악기 때문이다. 가야금을 배움으로써 한국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교육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1, 2학년 학생들은 모두 1년간 15시간 이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전문강사로부터 가야금 수업을 받는다. 전통악기를 배움으로써 얻게 되는 교육적 효과도 있지만 원묵고 학생들은 가야금을 함께 배웠다는 이유로 특별한 유대감과 친밀감을 느낀다고 한다.

문화 활동으로 즐거운 토요학교
원묵고는 개교 이래 한 달에 한 번 토요체험 프로그램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문화 활동을 즐기거나 진로·적성에 맞는 직업 탐색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정하고, 지역사회의 여러 문화를 체험하도록 한다. 최대한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으며 교과 및 특기 적성 관련 프로그램에 효과적인 과정으로 운용하고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되 학습부진 학생과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많이 참여시켜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체험활동을 보강하고 있다. 이후 활동 보고서를 작성해 대학입시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모두 함께하는 교육모델 만들어야”

학교란 학교로서 원칙적으로 행해야 하는 일을 충실히 시행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와 더불어 학교와 관계된 모두가 하나가 돼 하나의 교육 목표를 위해 ‘같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 교육에 대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많은 정보가 있고 이를 다각도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회 아닙니까? 학부모가 참여하면 학부모가 가지고 있는 눈과 귀가 학교의 눈과 귀에 더해지는 것이고, 지역사회가 참여하면 그들이 가진 자원이 학교 교육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서로 힘을 합쳐 교육을 하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우리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길로 가는 데 전폭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김진호 교장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요”
일단 보시다시피 시설이 좋아요. 층마다 있는 휴식 장소와 테라스, 2층에 있는 공원과 야외무대 등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공부 때문에 힘들면 산책하면서 쉴 수 있으니까요. 공부 수준도 꽤 있는 편이에요. 학원을 다니기는 하는데요, 학원에서도 우리 학교를 다른 학교보다 수준 있는 학교로 인정해요. 시험 문제 난이도도 높고 열심히 가르치는 학교라고요. 우리반 상위권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수업과 방과 후 수업으로 충분하다고 하더라고요. 학부모회에서 주관하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의 특강도 감동이에요. 지치고 힘들 때가 있는데 그런 특강을 들으면 힘이 나거든요. 쉽게 만나기 힘든 유명인사가 와서 우리에게 파이팅을 외쳐주면 힘이 불끈 나지 않겠어요? 친구들도 다들 관심이 많고 만족한다고 해요. 강민국 3학년(사진 왼쪽)

“전통교육도 철저히 하는 학교”
저는 토요학교가 좋아요. 매번 새로운 장소를 가는데 토요일마다 새로운 힘을 얻는 느낌이에요.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이 많이 되고요. 새로운 시야를 갖도록 다양한 분야가 준비되어 있어 재미있어요. 한복 입기, 다도체험 등을 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고리 고름 매는 방법을 배우면서, 우리 전통의상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 외국 것만 좋다고 했던 건 아닌가 반성도 했고요. 국악 시간에 ‘사랑가’를 배워 수행평가를 봤는데 준비할 때는 좀 힘들었지만 마치고 나니 ‘한국 사람으로서 전통음악 하나는 제대로 할 수 있구나’ 하고 자부심까지 들었다니까요. 우준영 3학년(사진 오른쪽)

“참여가 학교를 변화시킵니다”

작년부터 학부모회 주관으로 자기적성계발 프로그램이 시작됐습니다. 학부모로서 자녀들에게 진로 교육을 하면서 꼭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 여러 분야의 진로를 체험시키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 프로그램을 계획합니다. 전문 분야에 계신 학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전문 강사의 특강을 열고, 학생들이 진로 고민을 할 때 꼭 한번 가보면 좋을 곳은 어디인지 내 아이와 주변 학부모, 교사들과 상의해 인턴십 및 체험 장소를 정합니다. 대학 탐방도 마찬가지이고요. 수업을 연구하고 학교 업무에 바쁘신 교사들을 대신해 이 부분만큼은 학부모의 참여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 생각해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학생들이 좋아하고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되었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함께 봉사하는 다른 부모님들도 몰랐던 부분에 대해 배우는 게 많다며, 부모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좋아하십니다. 참여하는 모두가 행복한 경험인 셈이죠. 학부모들의 이런 적극적인 참여가 치맛바람 아니냐고요? 학부모가 참여함으로써 학교가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고, 그 변화가 학생들의 성장으로 선 순환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정도를 지키면서 참여한다면 학교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학교에 충고할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후원자로서 힘이 되는 것 아닐까요? 이경희 (3학년 권동욱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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