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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새책> 문학 속에 핀 꽃들 "이보다 좋은 체험학습이 있을까"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소설 속 꽃 이야기





“세상에 이름 모를 꽃이 어딨노! 이름을 모르는 것은 본인의 사정일 뿐 이름 없는 꽃은 없다. 모르면 알고 써야지! 모름지기 시인, 작가라면 꽃의 이름을 불러주고 제대로 대접해야지!”(170쪽)

‘문학 속에 핀 꽃들’(샘터‧김민철 지음)에 실린 김정한의 ‘모래톱이야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 대목을 인용해 꽃들의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나온 시절을 반성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소설 속에만 이렇게 사연도 많고 이름도 예쁜 꽃들이 등장했음에도 무심히 지나쳤으니 말이다.

일간지 중견 기자인 저자가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아파트 화단에 핀 꽃의 이름을 묻는 딸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꽃 공부에 재미가 붙자, 기자 ‘스럽게’ 책으로 남기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오세암’의 동자꽃, 박원서를 통해 알게 된 능소화, ‘은교’라는 싱그러운 소녀 이미지와 너무나 잘 어우러지는 쇠별꽃, ‘소나기’의 노란 마타리,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속 수더분한 엄마가 좋아한 화려한 장미 등등….

33편 소설에 등장하는 꽃과 함께 혼동하기 쉬운 또는 연관 있는 꽃까지 100개의 꽃 이름이 나온다. 김유정의 노란 동백꽃이 좋은 예다. 강원도에서 생강나무를 동백이라 불러 노란 동백이 있는 줄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바쁜 기자 생활을 쪼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부정(父情)의 힘이었을 게다.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함께 다니며 꽃 이름을 불러주고 소설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보다 더 좋은 체험학습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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