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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때 아닌 '마르크스 열풍'

"금융위기로 관심 늘어났지만
철지난 이론…현실에 안 맞아"

독일 대학가에 때 아닌 마르크스 읽기 열풍이 불고 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판매량도 대폭 늘었는가 하면 이번 겨울 학기에 전국 31개의 대학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공부하는 강독회가 열리고 있다. 강독회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인터넷 포럼 공간도 마련돼 있다.

최근 독일 유력 주간 <슈피겔>은 “독일 대학가에 유령이 떠돌고 있다. 그는 바로 칼 마르크스다”라는 제목으로 대학가 마르크스 붐을 보도하는 등 독일 유수 언론들도 이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정규수업이 아니지만 강독회가 열리는 강의실들은 만원을 이루고 있는데 60, 70년대 서독의 대학가를 방불케 하는 진풍경이다. 세계 금융위기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모습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이 강독회에 참여하는 이유는 대학 정규 수업에서는 비판이론을 공부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문학에서도 신자유주의 사회, 경제 이론에 밀려 마르크스 이론을 다루는 수업이 거의 전무하다. 물리학과 학생 한스는 “물리학을 전공하면 마르크스 이론처럼 사회적 맥락을 배울 수 있는 이론을 접하긴 쉽지 않다”고 참여 동기를 밝혔다.

미하엘 하인리히 베를린 자유대학 교수는 “마르크스는 사회의 이해를 돕는 도구를 제공할 뿐이다. 분석은 각자의 몫”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수년간 국가가 교육이나 빈곤퇴치를 위한 돈이 없다고 주장했었지만 하룻밤 사이 갑자기 은행을 지원해 줄 4700억 유로를 지원한다고 한다. 도대체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다”며 현 금융위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브레멘 대학의 정치학연구소 소장 헤버르트 오빙어는 소위 신자유주의적 흐름 때문에 대학 커리큘럼에서 밀려 났던 마르크스 이론이 다시 수업 과목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통해 큰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는 하기 힘들다. 그래도 학생들에게 비판적 입장을 전달해줘야 한다. 마르크스 이론도 그런 자본주의 비판이론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마르크스 저서를 출간하는 칼 디츠 출판사에 따르면 2004년까지 해마다 100부 밖에 안 팔리던 자본론이 10월 3주안에 417부가 팔렸다. 젊은 층 사이의 마르크스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프라이부르크 대학 경제학교수 빅토르 반베르크는 “금융위기를 시장경제의 종말로 보는 데는 모순이 많다"며 “마르크스가 이론사의 일부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므로, 지금까지보다는 물론 더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 하지만 마르크스를 인류를 자본주의에서 구원해 줄 철학자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 계획경제 모델이 실패한 것을 보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쥐드도이체>의 저자 옌스 비스키도 "최근 가장 많이 논쟁되고 있는 국가와 시장과의 관계를 밝혀주는 내용은 마르크스 이론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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