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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톡톡톡]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대작 5편

 

천만 감독 류승완이 돌아왔다 … 조인성·박정민 격돌하는 <휴민트> 
설 연휴를 여는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은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다. ‘휴민트’는 사람을 뜻하는 영어 ‘human’과 정보를 뜻하는 ‘intelligence’의 합성어로 스파이와 같은 정보요원 또는 내부 협조자를 통해 얻은 인적정보를 의미한다. 팬데믹을 통과하는 한국 영화 침체기에도 <베테랑2>(2024, 752만 명), <밀수>(2023, 514만 명), <모가디슈>(2021. 361만 명)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 중인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2015) 이후 10년 만에 홈런을 칠 수 있을지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조인성)이 국제 범죄의 정황을 추적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파견되고, 현지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신세경)와 접선한다. 여기에 지난해 청룡영화상 수상식에서 화사의 축하공연에 여유 있는 눈빛을 선보여 순식간에 ‘국민 전남친’으로 등극한 박정민 배우가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맡아 조인성과 충돌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연출 김원석, 극본 임상춘, 2025)에서 양관식 역을 맡아 국민 남편으로 자리매김한 박해준 배우도 합류해 이들의 연기 대결에 기대감을 높인다. 


류승완 감독은 우월한 피지컬로 기품 있는 액션 연기를 선보인 조인성의 매력에 푹 빠졌다면서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있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 그리고 시나리오 전체 대사를 모두 암기하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라고 말하기도. 류승완 감독과 2021년 <모가디슈>로 첫 인연을 맺은 조인성은 <휴민트>의 시나리오를 읽고 “서늘하고도 인류애가 느껴지는 시나리오였다”고 고백했다. <베를린>, <모가디슈>를 잇는 류승완 감독의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인 <휴민트>는 라트비아 로케이션 촬영으로 완성된 이국적인 풍광을 극장 상영에 최적화한 스케일로 담아냈다는 평이다. 2월 11일 개봉. 

 

입담 장인 장항준 감독의 컴백작, ‘유해진스러운’ 색깔 또 보여줄까? <왕과 사는 남자>
할아버지 세종대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세손이었고, 재위 2년 만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 문종의 세자였으며, 12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돼 17세에 생을 마감한 왕, 단종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그려진다. 그간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가 통상 계유정난 전후를 배경으로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과정에 집중했다면, 장항준 감독은 ‘왕위를 빼앗긴 뒤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을까?’라는 호기심으로 접근해 차별점을 뒀다. <조선왕조실록>, <국조인물고>, <연려실기술> 등의 기록들로 자료조사를 했고, 단종의 유배지를 답사하면서 장 감독은 ‘비운의 왕’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희망과 절망, 웃음과 감동이 교차하는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했다. <약한 영웅 class>에서 주목받았던 박지훈 배우가 대체 불가한 단종 이홍위를 연기했다.


절망은 마땅히 짐작이 가는데 희망은 어떻게 표현했을까? 장 감독은 장르와 시대를 넘는 폭넓은 연기로 사랑받는 유해진 배우를 당시 실존 인물 엄흥도 역으로 캐스팅하는 신의 한 수를 던졌다. 강원도 산골 마을 광천골 촌장 엄흥도는 어느 날 이웃 마을 촌장에게서 고위 관직을 지낸 양반이 자신의 마을로 유배를 오면서 콩고물이 떨어져 마을 사람들이 배불리 살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끼니 걱정으로 하루를 보내던 마을 사람들을 위해 광천골을 유배지로 유치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엄흥도 앞에 나타난 이는 다름 아닌 왕위에서 쫓겨난 단종!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야만 하는 촌장은 어쩐지 삶의 의지를 모두 잃어버린 것만 같은 이홍위가 점점 더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데…. 

 

 

탁월한 스토리텔러인 장항준 감독은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의 숨겨진 이야기를 스크린에 감동적으로 담았다. 한명회 역은 유지태가, 단종을 보위하는 궁녀 매화 역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 신경외과 의사 채송화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전미도가 맡아 기대를 모은다. 2월 4일 개봉.


엄마가 죽는 날이 엄마 머리 위에 숫자로 보인다면? <넘버원>
어느 날 등굣길 현관을 나서던 고등학생 하민(최우식)의 눈앞에 숫자가 나타난다. 숫자 361은 곧 360으로 바뀌고, 계속되는 카운트다운에 하민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곧이어 하민은 엄마가 해준 음식을 먹을 때만 숫자가 하나씩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숫자가 0이 되는 순간 엄마 은실(장혜진)이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먹던 음식을 뱉어낸다. 아무 사정도 모르는 엄마는 아들을 꾸짖기만 한다. 


그렇게 어른이 된 하민은 여전히 숫자에 쫓기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여자 친구 려은(공승연)은 그런 하민을 보며 “가끔 보면 어디 매일 쫓겨 사는 사람 같아”라고 말한다. 가끔은 선글라스를 쓴 채 밥을 먹기도 하면서 엄마에게 남은 시간이 숫자로 보이는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온 하민. 그런데 밥상을 등진 하민의 머리 위에 숫자 1이 떠 오르는데….


<넘버원>(감독 김태용)은 우와노 소라의 소설 원작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박춘상 옮김, 한스미디어, 2019)를 각색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2019)에서 남다른 모자 케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최우식과 장혜진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은다. 카운트다운을 소재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넘버원>에서 두 배우는 집밥을 앞에 두고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선을 연기하며 가슴 따뜻한 장면을 그려낸다. 2월 11일 개봉

 

국내에 신카이 마코토 열풍 불러일으켰던 <초속 5센티미터>, 실사 영화는 어떨까?
<너의 이름은>(2017), <날씨의 아이>(2019), <스즈메의 문단속>(2023) 등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세계관 원점’이라 불리는 <초속 5센티미터>가 드디어 실사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영화 <초속 5센티미터>(감독 오쿠야마 요시유키)는 어린 날 추억으로부터 조금씩 다른 속도로 나아간 타카키와 아카리의 사랑과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07년 애니메이션 개봉 당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마니아층을 구축한 애니메이션이다. 실사화 소식이 전해질 당시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서는 실사 영화가 과연 원작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먼저 영화를 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소감을 들으면 조금 마음이 놓인다. “마지막에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울면서 보고 있었다.

 

원작에서 유래한 요소에 울고 있는 건지, 오쿠야마 팀에 울고 있는 건지, 혹은 잃어버린 2000년대에 울고 있는지 저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럼에도 어쨌든 강한 감동을 받았다. 모두가 이유도 없이 상처받고 상처 입히고, 항상 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채로 있다. 하지만 20년 전에는 그 ‘아무것도 없음’이 우리 자신의 모습이자 생활이어서 그것을 건져 올려줄 법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애니메이션판이 그 목표에 닿았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이번 실사 영화에서는 당시의 그 서툰 씨앗이 푸르름을 머금은 채 훌륭한 결실이 되어 있었다. <초속 5센티미터>를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거의 처음으로) 진심으로 생각했다”라며 영화를 완성시킨 감독과 제작진·배우진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를 전했다. 


영화 <초속 5센티미터>는 원작 애니메이션 팬들이 사랑했던 시그니처 장면을 스크린으로 옮겨왔을 뿐만 아니라, 3부작 옴니버스 형태였던 원작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완성도를 높였다. 일본 개봉 당시에는 10일 만에 71만 관객을 넘어섰고, 현재 1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22억 엔을 넘는 흥행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감정선과 영상미를 훌륭하게 구현해 냈다는 호평이 장기 상영을 이끌고 있다. 2월 25일 개봉

 

 

첫사랑 vs 끝사랑! 엘리자베스 올슨의 선택은? <영원>
양자경의 멀티버스를 감동적으로 그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감독 다니엘 콴·다니엘 쉐이너트, 2022), 비명 하나 없이 홀로코스트의 참혹함을 보여준 <존 오브 인터레스트>, 한국 가족의 미국 이민사를 전한 <미나리>(감독 정이삭, 2021) 등을 만든 ‘믿보제’(믿고 보는 제작사) A24가 로맨스 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작품일까?


<영원>(감독 데이빗 프레인)은 A24표 사후세계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모든 망자가 집결하는 사후세계 환승역은 늘 새로운 죽은 이들로 북적인다. 래리(마일즈 텔러)도 이제 막 도착했는데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사후세계 코디네이터의 도움으로 래리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지금 모습이 죽었던 80대 노인이 아니라 가장 멋졌던 20대의 모습이라는 데서 또 한 번 놀란다.

 

그러니까 망자는 생전에 가장 좋았던 시절의 모습으로 사후세계 환승역에 도착하고, 일주일 동안 아카이브 극장이 있는 시원한 부둣가, 아름다운 숲속 호숫가의 오두막, 석양이 비추는 마을 등 여러 사후세계를 경험한 후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 사후세계에서 살아야 한다. 단, 조건이 있다. 한번 선택한 사후세계는 바꿀 수 없다는 점. 영화 제목대로 ‘영원’히 살아야 한다. 


래리는 아내 조앤(엘리자베스 올슨)이 죽으면 영원히 함께 지낼 사후세계를 신중하게 고른다. 추운 걸 싫어하고 휴양지 같은 해변을 좋아하지만, 산을 좋아하는 조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영원을 포기할 정도. 환승역에서의 마지막 날 만년설이 쌓인 산맥으로 떠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내가 환승역에 도착한다.

 

그것도 가장 아름다웠던 20대 첫 만남 때의 모습 그대로! 조앤과 함께 산맥으로 떠날 마음에 아내의 죽음이 반갑기만 한 래리 앞에, 환승역에서 자신의 영원을 선택해 떠나지 않고 일을 하면서 조앤을 67년 동안 기다려온 조앤의 첫사랑이자 사별했던 전남편 루크(칼럼 터너)가 나타난다! 65년을 함께 살며 동지가 된 남편인가, 67년을 한결같이 기다려온 첫사랑인가, 세 배우의 저세상 삼각 로맨스라는 흥미로운 소재는 감각적인 미술과 음악 그리고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한 세 배우의 연기 합으로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2월 4일 개봉.

 

이외에도 마고 로비와 제이콥 엘로디가 출연해 원작을 파격적으로 리메이크했다는 평을 받는<폭풍의 언덕>(감독), <노매드랜드>(2021)로 전 세계 영화제 253관왕을 차지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신작 <햄넷>,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으로 공부는 꽤 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번듯한 꿈 하나 없는 고등학생 이야기를 다룬 <겨울의 빛>(감독 조현서) 등도 2월 개봉을 확정하고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다양한 영화들로 풍성한 설 연휴 보내시길!

 

사진 제공 ● 미디어캐슬, 바이포엠스튜디오, 쇼박스, 워트홀컴퍼니,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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