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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선생님 함께 읽어요] 중요한 건 마음가짐

책을 잘 읽어주려면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마음가짐에 따라 책을 읽어주는 사람의 행동도 달라지고,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조급한 마음입니다. ‘할 일도 많고 시간도 없는데 왜 책을 읽어줘야 하지? 아이들은 커가는데 도대체 책을 언제까지 읽어줘야 하는 거지? 책을 스스로 읽는 게 좋은 거 아닌가? 자꾸 읽어 달라고 하는데 오늘은 몇 권을 읽어줘야 하는 거지?’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책을 읽어줘야 하지? 가르칠 것도 많고, 할 일도 많고, 목도 아픈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책을 읽어주는 일은 아주 ‘긴 호흡을 가진 동행’입니다.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결과가 나타나는 일입니다. 

 

조급한 마음 경계해야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가장 먼저 읽어줄 때 표정이나 태도가 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기보다는 빨리 해치우듯이 서둘러서 읽어주기도 하고, 이야기 내용과 관련한 아이들의 반응을 가로막기도 하고, 아이가 책 속의 그림을 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것도 막는가 하면, 앞에 읽어준 부분을 다시 보려고 하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것은 ‘책을 매개로 하는 놀이이며, 마음의 교류’입니다. 자칫 책의 글자만 읽어주는 걸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아닙니다. 아이들의 감정이나 느낌의 변화, 반응을 살필 수 있어야 하고, 그 반응을 인정해 주고 또 다른 반응을 이끌어 주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책 읽어주기가 재밌고, 좋은 활동이라는 마음이 생기고, 다음에도 책을 읽어줄 때 좋아하게 됩니다. 좋아해야 지속됩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이 이야기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걸 계속하다 보면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되고, 다음에도 또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읽어주는 요령, 기술도 조금은 필요합니다.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게 읽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고, 아이들이 즐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속도로 책을 읽어주며, 나이와 발달 정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시선을 그림으로 이끌어 주며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책을 읽어주는 일, 때론 목소리와 표정으로 이야기의 고저장단을 적당히 바꿔가며 읽어주는 일도 중요합니다. 물론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흔히 목소리가 더 중요한 것처럼 착각하기 쉽습니다. 성우와 같은 목소리로 변화무쌍하게, 능수능란하게 책을 읽어주어야 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목소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편안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요란하지 않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부담스러워합니다. 낯설어합니다. 진지하고, 덤덤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덤덤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아이 한 명에게 읽어줄 때 왼쪽 무릎에 앉히고 책을 함께 보면서 읽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누운 아이의 머리맡에서 읽어주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쓸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잠자리 책 읽어주기’, ‘베드사이드 스토리’라고 합니다. 누워계신 어르신들에게도 쓰는 방법입니다. 책상 위에 책을 놓고 읽어줘도 좋고, 함께 엎드린 채로 읽어줘도 좋습니다. 책 읽는 것,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게 느껴질 수 있다면 자세나 방법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영유아기 때는 그림이 중요합니다. 그림을 짚어가며 글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이야기해 주듯 읽어주면 좋습니다. 아이들은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그림을 봅니다. 그러면서 책을 가깝게, 친숙하게 여기게 됩니다. 조금씩 더 자라면서 글이 길어지고, 글의 비중이 늘어납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1~2학년 시기까지 그림책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둘 다 중요한 좋은 장르입니다. 이때 긴 글을 읽을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3~4학년 때까지 계속되며, 이때까지도 책을 읽어주는 것은 필요합니다. 3·4학년이 갈림길입니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는 큰 고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4학년이 1학년에게, 5학년이 2학년에게, 6학년이 3학년에게 읽어줍니다. ‘읽어주면서 읽게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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