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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벌점제·9시 등교 학교자율 시행해야”

교총 “학교현실 외면한 교육감의 강요”

학교·교장이 정하도록 한 현행법 위배
인권포퓰리즘에 생활지도 붕괴만 초래
학생·학부모·교원이 협의해 결정할 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일부 교육감들이 벌점제 폐지, 9시 등교 방침을 잇따라 밝힌데 대해 교총이 “학교 현실을 외면한 교육감의 강요를 중단하고 학교 자율시행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1일 취임 토크콘서트에서 학생들의 요구에 벌점제 폐지, 9시 등교 원칙을 밝힌 바 있다. 특히 9시 등교는 올 2학기부터 시행할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학생지도에 부심하는 일선 교원들과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교원들은 벌점제를 대체할 마땅한 지도수단이 없고, 학부모들은 9시 등교가 입시 불이익과 맞벌이로 인한 자녀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호소다.

이에 교총은 벌점제와 관련해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지도와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구성원의 의견수렴이 우선돼야 한다”며 “일부 학생의 의견만 듣고 정책화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현장 고충만 야기할 것”이라고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와 체벌금지로 마땅한 생활지도 수단이 없는 현실을 더욱 가중시킴으로써 교권 추락은 물론 무엇보다 선량한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생인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상만 있고 벌이 없다면 타인의 권리와 의무의 소중함을 배울 수 없고 균형 잡힌 성장에도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며 “결국 인권포퓰리즘 정책으로 교실붕괴와 교권추락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외국의 실패사례도 제시하며 학교의 자율권 보장을 요구했다. 교총은 “영국정부가 1998년부터 시행하다 2011년 폐기한 학생체벌 전면금지정책(노터치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노터치’ 정책으로 학생폭력 증가, 수업 중 교실 이탈, 교사 폭행, 여교사 성폭행 등의 문제가 빈발했다. 웨일즈 지방에서는 2005년~2010년 4천여명의 교사가 학생폭력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결국 노터치 정책은 다수학생까지 피해자로 만들면서 폐기됐다.

교총은 “벌점제 시행여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듯 학생, 학부모, 학교가 민주적 의사결정을 거쳐 자율적으로 학칙에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교총도 16일 이재정 교육감과의 간담에서 “상벌점 문제는 학교장 권한사항이므로 학교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맡겨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A고의 한 교사는 “교사를 비웃고 폭언해도 할 수 있는 게 벌점제 밖에 없는데 이마저 없애겠다는 것이냐”며 “벌점제를 폐지할 거면 적정한 수준의 훈육적 체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B공고 교사도 “학교마다 정착되고 있는 상벌제를 갑자기 없애면 학칙을 성실하게 지키는 학생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생각은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상벌점제는 학생인권조례가 2010년 경기도에서 시작된 이후 전국 초·중·고교로 확산됐다. 경기도는 2012년 기준으로 초등교 47%, 중학교 86%, 고교 79%가 자율적으로 도입·시행하고 있다.

9시 등교 문제에 대해서도 교총은 일방적·획일적 추진의 중단을 요구했다. 17일 낸 입장에서 교총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49조에는 ‘수업 시작 시각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장이 정한다’고 명시돼 있고 각급학교는 학교 특성과 구성원의 상황에 따라 자율학습, 체육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원, 학부모의 반대가 비등한 상황에서 등교시간을 획일화하는 것은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며 “학교 구성원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벌점제는 대안을 제시해 권고하고, 등교 시각도 고교는 구성원의 협의로 정하게 하되 원칙적으로는 9시 등교를 권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 C중 교장은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이 권고하는 것은 사실상 강제”라며 “학교의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교육은 무너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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