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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주호法’ 새 정부 국정과제로 재활용

학습계좌.국가장학 등 12개 과제가 폐기될 법안과 판박이
18대 국회서 재발의 추진

이명박 정부의 ‘인재대국’ 국정과제가 이주호 의원이 17대 국회에서 발의한 교육 관련 법안들의 판박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 선진화, 평생학습계좌, 국가장학 등 12개 과제 속에는 현재 교육위에서 폐기될 운명이 그의 법안들 내용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인재대국 국정과제=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 당선인에게 차기 정부가 추진할 5대 국정지표(활기찬 시장경제․인재대국․글로벌코리아․능동적 복지․섬기는 정부), 192개 국정과제를 보고했다. 이 중 교육지표인 인재대국(18개 국정과제) 분야에서는 △대학입시 3단계 자율화 △영어 공교육 완성 △대학운영 자율 확대 △대학 연구역량 강화 △평생학습계좌제 도입이 ‘핵심과제’로 선정됐다.

또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구축 △교원능력 제고를 위한 인프라 강화 △교육과정․교과서 선진화 △직업능력개발계좌제 도입을 ‘중점과제’로, △지방교육자치 내실화 △기초학력, 바른인성책임제 △과학기술 투자확대 등 8개 과제를 일반과제로 제시했다.

인수위는 공약 실천계획서 격인 국정과제 보고서를 2월말 새 내각에 전달할 예정으로, 이후 18대 국회가 꾸려지면 이를 뒷받침할 법률화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17대 국회 교육위에 계류돼 자동 폐기될 운명인 27건의 ‘이주호法’이 18대 국회에서 상당수 부활될 전망이다. 18개 인재대국 국정과제 중 과학 분야 과제를 제외한 12개 핵심․중점․일반과제가 이미 이주호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MB 교육공약과 인수위 교육청사진을 주도하는 만큼 당연한 결과다.

▲이주호法 부활 전망=핵심과제인 대입3단계 자율화와 대학운영 자율 확대는 이 의원이 2005년 8월 29일 발의해 계류 중인 고등교육법 개정안과 닿아 있다. 수능, 학생부 반영비율을 대학이 자율로 정하고, 2012년 이후 본고사 실시여부를 포함해 입시를 완전 자율화하는 내용으로, 인수위가 1월 22일 발표한 3단계 자율화안과 똑같다.

영어 공교육 완성도 지난해 2월 16일 발의한 영어교육지원특별법이 모태다. 영어교사 대상 특별․심화연수를 의무화하고, 2012년까지 원어민보조교사를 1만 5000명 배치하는 한편 ‘영어로’ 수업 교사를 우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인수위 안에서 추가된 ‘영어전용교사’ 도입, 영어수업 확대가 법안에 추가될 지가 쟁점이다.

평생학습계좌제 도입은 2006년 12월 8일 발의한 평생교육법에서 ‘개인학습계좌제’라는 명칭으로 제시된 바 있다. 이 의원은 현역병부터 시작해 전 국민에게 대학등록금, 대학 제공 교육프로그램 참가, 직업훈련비 명목의 학습비를 지원하고 그 결과를 종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제안했었다. 현역병 지원비만으로 연 4000억원(1일당 월 13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중점과제인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의 자율형사립고 개념은 이 의원이 임태희 의원과 2005년 8월 26일 공동발의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서 이미 제시됐다. 일정 기준의 사학을 모두 자사고로 지정하는 내용으로 평준화 붕괴를 우려한 여당 반대로 2년 넘게 먼지만 쌓인 상태다.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구축과 관련, 이 의원은 5년간 2조원 규모의 국가장학기금 설치를 골자로 한 학술진흥 및 학자금대출 신용보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006년 12월 8일 발의한 바 있다. 정부가 출연하고 교육부 장관이 운영하는 기금을 설치해 저소득층 대학생, 근로장학생 등의 학자금을 무상지원하는 내용이다. 수조원의 예산 부담에 멈춘 상태다.

교원능력 제고 인프라 강화는 2005년 10월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및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에서 △교원평가 실시 △인사․연수 반영을 골자로 구체화됐다. 이 당선인이 교원평가를 공약한 만큼 새 정부서 다시 발의될 전망이지만 교원단체와 갈등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공약인 6~10년 주기 연구년제 도입이 추가돼야 하지만 역시 막대한 재정, 기간제 교원 수요로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교육과정․교과서 선진화도 지난해 5월 4일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사실상 다 담겨 있다. 교육부와 독립된 대통령직속 국가교육과정위원회 설치, 국가 필수과목 최소화 및 학교 자율 개설 과목 확대, 교과서 공개검정 및 가격통제 등 철폐가 핵심이다. 그러나 외고의 편법 교육과정 운영이 불거지면서 자칫 여타 학교도 입시위주 교육으로 흐를 수 있다는 문제제기로 벽을 넘지 못했다.

이밖에 일반과제인 지방교육 자치 내실화는 자율형 국공립학교의 경영인가권을 지자체 장에게도 부여하고 재정지원 근거를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2005년 8월 29일 발의), 기초학력, 바른인성책임제는 학업성취도의 주기적 평가와 결과 공개를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과 성취도 평가 후 저소득․저학력 학생과 우선지원학교에 대해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교육격차해소법(2005년 8월 29일 발의)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해묵은 갈등 재연되나=이주호 의원 측은 “국정과제 추진에 있어 입법이 필요한 부분은 내용을 수정 보완해 정부 입법이나 의원 입법 형태로 재발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대한 재정 부담, 평준화 논란, 교원단체 반발로 수년간 계류되다 폐기된 법안을 비슷한 내용으로 다시 발의할 경우, 해묵은 논란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특히 교원평가, 무자격교장공모제 도입을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과 영어전용교사 도입을 골자로 할 영어교육지원특별법이 다시 추진된다면 이명박 당선인이 표방한 ‘조용한’ 교육개혁은 물 건너간다.

한국교총은 “학부모 참여 교원평가, 비리로 얼룩진 무자격 교장공모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교단에 영어전용교사까지 끌어들인다면 교원 양성임용승진제 전반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하고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국가 교육개혁이 경제 마인드를 가진 특정 인사의 아이디어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도 제기된다.
통합신당은 10일 청와대 수석인사와 관련 “이주호 경제박사가 교육문화과학수석에 임명된 것은 상당히 불안하다”며 “영어교육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다음 주 교육개혁안을 담은 새 정부 국정과제 보고서와 백서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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