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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부모의 갑질에 흔들리는 교단

3월은 새 학년의 시작이다. 새로운 담임과 학생들의 만나는 기대와 설레임도 있지만 반면 걱정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생들의 이름을 빨리 외우고 얼굴을 익혀야 한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와 믿음이 싹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3월 첫 주는 교사와 학생들이 첫 인상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1년의 학교생활이 달라질 정도로 중요하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했다며 학부모들이 반발에 새 학년이 시작한지 2주 만에 담임이 교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정말 학교에서 있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일이다. 학부모들은 학생을 함부로 대하고 '왕따'를 조장하는 교사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학부모 요구로 담임을 바꾼 교육당국의 대응을 놓고 교권 추락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같은 일은 바로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첫 만남의 불신에서 빗어진 결과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가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일도 신뢰가 없으며 독이 되는 것이다. 비록 농담으로 던진 교사의 말 한 마디가 학생들의 가슴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학생들과 자주 말을 걸지 않으면 무관심하다고 하고, 심지어는 편애한다고 하는 세상이다.

교사의 자리, 정말 어렵다. 어렵게 선택한 교직이 때론 삶에 치명적인 상처를 줄때도 있다. 필자의 학교에서 3월 이후 학급증설로 신규교사가 발령 받았다. 학부모들은 왜 1학년을 신규교사로 발령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미 모든 교사가 학급담임으로 발표한 다음, 추가로 학급증설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이 막무가내식이다.

우리 교육, 분명한 것은 교육의 주체는 교사라는 점이다. 어느 순간 교육행정가들에 의해 교육의 주체를 학생과 학부모들에 준 실수가 이렇게 교육의 갈질로 나타난 것이다. 수업마저도 배움만 있고 가르치는 교사가 없는 요지경 교육현실에서 진실한 교육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은 교사가 주체가 되어 미성숙자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바른 가르침이 있어야 진정한 배움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의 바탕에는 교사의 권위인 교권이 있어야 가능하다. 때론 스승의 엄한 모습과 훈육에서 학생들은 성찰을 통해 바른 삶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요즘 우리 교육을 보노라면, 무엇이 진정한 교육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혼란하다. 한 마디로 교육의 본질마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교육의 주체성도 잃어버렸다. 학부모가 싫다고 학급담임에서 배재된 교사의 입장은 왜 고려하지 않는가? 교사에게도 교권이 있고 교사로서 강한 자존심이 있다. 이런 일로 담임교사가 받는 교직에 대한 실망감을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달라졌을 것이다. 이젠 학부모의 입김에 춤추는 교육이 되어서는 더 이상 좋은 교육, 바른 교육을 기대할 수 없음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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