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현재 대학입시의 두 축을 이루는 학생부의 교과성적 산출방식과 수능의 통합형·융합형 과목체제로의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교 교육과정과 대입이 긴밀히 연계되어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교육과정이 바뀌고 이에 따라 대입제도가 개편되면 고교는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준비를 한다. 그렇기에 이번에 발표한 개편안의 두 축이 이미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하여 고교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개편안의 보완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과평가의 변화 이번 개편안에서 교과평가의 변화는 교과등급 축소, 전 과목 성취도와 등급 병기 그리고 논·서술형 평가 강화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면 그에 맞추어 대입이 바뀌는데 이번에는 대입을 개편하면서 교육과정 평가를 개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 3가지 변화가 각각 고교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민해 보고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석차등급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축소한 변화가 고교 교육에 미칠 영향은 여러 측면에서 예상된다. 먼저 대입에서 공통과목과 일반선택…
2023-11-07 10:30
증거는 재판에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굳이 재판을 언급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 증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학교를 예로 들면 학교폭력·학교안전사고·교육활동 침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양측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을 때일수록 증거가 결정적 역할을 하다 보니 요즘에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를 통해 자발적으로 증거를 수집하는 일이 많아져 사회 전반적으로 증거수집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낀다. 동의 없는 녹음 최근 유명 작가가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를 가르치던 특수학급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자 작가 측은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내용을 공개하였는데, 이를 두고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녹음이 불법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사실 학교에서의 ‘동의 없는 녹음’과 관련한 문제는 그동안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 왔다. “변호사님,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하면 불법 아닌가요?” 필자 역시 학교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문제였을 정도로 학교는 상당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더욱이 교사가 알지 못하는 상태에
2023-11-07 10:30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표현되듯이, 인간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숱한 만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양한 인간적 만남의 과정 중에서 교사와 학생의 교육적 만남은 그 무엇보다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의 특별한 만남이란 교육전문가인 교사가 미성숙한 존재인 학생의 인격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교사는 미성숙한 학생이 덕·체·지의 균형 있는 전인적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과 및 생활지도를 전개하는 실천적 교육전문가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사의 교육적 지도는 교육법규에 기반하여 정당한 교육적 활동을 전개하는 전문적 권위를 가진다. 교사의 전문적 권위가 올바로 설 때 교사의 교육적 지도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을 가르칠 때 전문적 영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면 교권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이다. 세 가지 의미의 교권 교권은 일반적으로 교사로서 지니는 권위나 권력을 의미하지만,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교권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일차적으로 교권은 교사의 교육할 권리를 의미한다. 교사가 교실에서 교육과정을 편성하거나 교수·학습방법과…
2023-11-07 10:30
최근에 너무 큰 교육문제들이 발생해서 우리 마음을 너무 힘들게 합니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고 절망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는 소소한 교육이슈를 하나 언급하고자 합니다. 자그마한 문제이니 쉬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소소하지만, 시시한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우선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떠올려 보지요. 첫째 시나리오는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하던 아이가 넘어져 무릎이 까진 경우입니다. 다행스럽게 뼈가 상하지는 않았지만, 무릎에 피가 조금 흐릅니다. 친구들은 넘어진 아이를 구박합니다. 수비하다 넘어진 탓에 골 하나 먹었다면서요. 코치는 아이에게 빨리 일어나라고 재촉합니다. 까짓것 피 조금 났다고 사람 죽지 않는다면서요. 만일 우리가 이 운동장 시나리오를 직접 목격한다면 혀를 차며 한탄할 것입니다. 아니, 아이가 피가 날 정도로 다쳤으면 빨리 응급조치를 해야지, 어떻게 구박하고 재촉하느냔 말입니까.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 아닌가요. 다행스럽게 한국 학교에는 보건실이 있어서 학생이 다치면 의료진이 재빨리 응급처치해 줍니다. 최소한 다친 부위를 소독해서 덧나지 않도록 예방합니다. 적어도 밴드를 붙여주어서 딱
2023-11-07 10:30
최근 교육계에서는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하여 이어졌다. 교사에 대한 보호자들의 ‘악성민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 다수 발생한 것이다. 사실 이런 보호자들의 ‘악성민원’ 문제에 대한 지적은 교육현장에서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비극적인 일들이 크게 보도된 지금에야 개선책들이 논의되는 점이 너무도 아쉽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악성민원’은 주로 어디서 시작될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22년 교권보호 및 교직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자의 민원 중 51.87%가 학생지도에서 비롯되었고, 이중 절반 이상이 교원에 대한 보호자의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되었다고 한다. 즉 교사의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에 대하여 보호자가 과도한 제지라며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으로 규정하는데,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행동이 학생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거나 가혹행위에 해당한다며 악성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2023-11-07 10:30
들어가며 코로나19 이후 교사와 교수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는 학생들의 무반응이다. 수업을 나름 재미있게 진행한다고 해도 그냥 무표정으로 쳐다볼 뿐 반응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어도, 질문이 있느냐고 물어도 그냥 앉아 있으면 가르치는 사람의 열정이 뚝 떨어지게 된다. 질문이 있느냐고 물을 때 질문이 없으면 없다고 답을 하고, 질문이 있는 사람은 조용히 있으라고 했더니 몇 명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조용히 있는 학생들을 지명해서 읽어온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라고 했더니 준비한 질문을 제법 잘했다. 왜 학생들이 더욱더 방관자처럼 변했을까? 어려운 이론을 이해시키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함께 수업을 만들어 가도록 유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양계장 닭’ 이야기와 ‘판소리의 추임새’ 이야기를 하며 연습시켰다. ‘양계장 닭’ 효과 “요새 닭들은 범판이(반푼이)가 되어 아무 데나 알을 낳고, 알을 낳아도 장닭이 울지도 않는구나”라며 어머니가 혀를 끌끌 차셨다. 내 어린 시절 고향 집의 닭은 자기가 낳은 알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데리고 다녔다. 병아리들은 어미 닭
2023-11-07 10:30
[교사] 차별어의 발견 (김미형 지음, 사람in 펴냄, 228쪽, 1만7,000원)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 중에는 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탄생할 때부터 차별이 깃들거나, 특정 대상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는 차별어도 있지만, 맥락에 따라 차별하는 단어가 된 것도 있어 구분이 쉽지는 않다. 이런 것까지 신경 쓰며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조금만 섬세하게 타인의 마음에 공감한다면 좀 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불안 속에서 피어난 지성의 향연 (임병철 지음, 여문책 펴냄, 320쪽, 2만2,000원) 르네상스를 빛낸 지식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 미켈란젤로 등 예술가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르네상스의 본질인 ‘말과 글로 고대 세계를 부활시키려 한 지적 운동’에 초점을 맞췄다. 단테·마키아벨리·보카치오·페트라르카 등 지성인들의 열전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살핀다. 학교의 미래, 이룰 수 없는 꿈? (최문정·김두환 지음, 한울 펴냄, 224쪽, 2만7,000원) 학교가 할 일은 다른 무엇보다도 교육 그 자체여야 한다. 그래야 학교는 ‘멋진 나를 만드는 즐거운 배움터’가 되고, 아이들이 매일 머물고 싶은 곳이 된다
2023-11-07 10:30
최근 교총이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침해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 교사의 99%는 교사를 ‘감정노동자’로 인식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으로는 학부모를 단연 1위(66.1%)로 꼽았고, 교직생활 중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것으로는 학생 생활지도(46.5%), 민원 응대(32.3%),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14.6%)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교사도 이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감정노동자 직군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알다시피 감정노동은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가 자신의 저서 감정노동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서, 직업상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정해진 감정표현을 연기하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직군에는 전화상담원·백화점 직원과 마트 계산원·은행원·요양보호사·경찰·보육교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돼 있다. 지난 2021년부터는 주로 고객을 응대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객 등 제삼자의 폭언·폭행 등에 노출될 수 있는 근로자까지 보호될 수 있도록 개정되었지만, 보육교사·유치원교사·특수교사를…
2023-11-07 10:30
회색빛 하늘보다 더 우울한 가을이다. 몇 달 사이에 마치 베르테르 효과처럼 많은 교사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전국에서 열린 ‘공교육 멈춤의 날’인 9월 4일은 아마도 한국 교육사에 절대 잊히지 않을 아픈 흔적으로 남을 듯하다. 언제부터,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라는 뜻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나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은 이제 정말 ‘옛말’이 되어버린 것일까? 옆자리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나둘 무너져 내리는 교사들에게 “괜찮다”라고, “한 번만 더 해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은 더 이상 오지 않는 것일까? 도대체 어쩌다가 학교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학교’(學校) 라는 단어의 뜻 그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곳에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일 뿐일까? 현실이 더 영화 같아서 슬프지만, 영화 속에서 한 번 더 건강한 학교 그리고 아름다운 사제관계를 꿈꿔본다면? 하늘이 높아가는 만큼, 마음이 추락하고 있는 당신을 위로해 줄 세 편의 최근 개봉작 및 개봉예정작을 소개한다(개봉 순). 수포자 없는 학교, 가능할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시대가…
2023-11-07 10:30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은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나미야 씨가 운영하던 잡화점에 세 명의 도둑이 숨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둑이 숨어든 밤, 잡화점에는 상담편지가 도착하고, 도둑은 그들의 상담편지에 답장을 써준다. 상담편지는 나미야 씨가 죽기 전 잡화점을 운영할 때, 동네 아이가 보낸 상담편지에 답을 해주면서 시작되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이야기는 과거와 미래를 오간다. 상담편지가 오고, 나미야 잡화점에 머무는 과거의 나미야 씨와 현재의 도둑이 내담자에게 적절한 조언의 답장을 보내면 내담자의 행동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대부분 내담자는 나미야 씨와 도둑의 조언을 듣지만, 자기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고는 상담해 준 사람에게 결정에 도움을 주어 감사하다거나, 원망하는 답장을 보낸다.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편지를 쓰면서 인생이 어떤 지도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디에 서 있는지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긴 시간 답장을 보내며 나미야 씨가 체득한 지혜를 마지막 상담편지에…
2023-11-07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