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식물이 좋아지고 부쩍 친근감이 든다. 앙상했던 가지에 좁쌀만한 꽃망울이 돋고 양지녘엔 파릇한 새싹이 나오는 것을 보면 새삼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리포터가 사는 아파트에도 집안 곳곳에 아기자기한 화분과 꽃들이 잘 정리돼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잎에 쌓인 먼지를 닦아주고 영양제를 투여하고 물을 주는 등 애지중지하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가장 아끼는 안시리움화분에 진딧물이 끼기 시작했다. 잎과 줄기는 물론이고 바닥에도 끈적한 액체가 잔뜩 떨어지는 등 상태가 심각했다. 진딧물이 생겨 화초의 진을 빨아먹기 시작하자 싱싱하던 잎과 줄기는 어느새 시들해지고 맥을 쓰지 못했다. 아내에게 말하니 시장에 있는 꽃집에서 진딧물 죽이는 살충제를 사다가 살포하면 된다고 했다. 아내의 말을 듣고 고민이 됐다. 집안에서 살충제를 분무하면 인체에도 해가 될 게 뻔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필자가 직접 손으로 진딧물을 잡아 없애기로 했다. 진딧물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독한 마음으로 진딧물과의 한판 전쟁을 선포했다. 우선 커다란 볼록렌즈로 잎사귀 표면을 살펴보니 모래알 같은 작은 진딧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물티슈로 표면을 닦으며 진딧물을 모두 쓸어
2017-03-09 09:42오늘도 꽃샘추위가 이어진다. 아침에 차가 얼음으로 가득 찼다. 시야를 가릴 정도였다. 추위의 마지막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따뜻한 남쪽지방에서는 벚꽃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아무리 막으려 해도 막지 못하는 게 봄이다. 조금만 더 참으면서 학교생활에 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어제 두 학생 사이 심한 욕설, 거친 말을 하는 것을 보았다. 평소에는 착해보이는 애도 거친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을 정도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몸이 건강해야 열심히 가르칠 수 있고 열심히 배울 수 있다. 몸이 건강해야 학교생활이 즐거울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공부보다, 실력보다, 그 어떤 것보다 건강이 제일이다. 몸의 건강도 중요하고 정신의 건강도 중요하다. 정신적인 바이러스가 때문에 정신이 나약해지면 온전한 생각도 어렵고 온전한 생활도 어렵다. 닭도 마찬가지다. 조류독감의 원인은 무엇보다 운동부족 때문이다.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조류독감에 걸리게 되고 그것에 걸리니 다른 닭에게도 전염이 되어 모두가 제 기능을 못하고 죽음으로 가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학생들이 거친 말을 하고 욕설을 하는 것도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운말 쓰기 운동을 하지 않았기
2017-03-08 18:20
3월 학교의 시작은 바쁘다. 더욱 신입생에게는 정신없이 바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지나는 학생도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학교에 적응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업 전선으로 나가고자 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나가 살 세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세상은 아무나 받아주는 물렁한 세상이 결코 아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나는 무엇을 준비하여야 하는가? 공짜로 월급을 주는 세상은 아님을 분명히 알고 오늘 하루도 학교에 오면서"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업은 선생님과의 소통이다. 이 소통이 안되면 수업은 어렵다. 어려운 것이 있으면 용감하게 질문을 할 수 있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7~8일 전남 순천 청암고 학생들에게'성공적인 학창생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7일에는 그래픽디자인과 50명(오전), 보건경영과 50명(오후), 8일 오전에는 간호과 75명이 참석했다. 일부 학생은 수업 기본 훈련이 안돼서인지 제맘대로인 경우도 보인다. 그러나, 더 진지하게 수업을 듣는 학생이 많은 것에서 안도감
2017-03-08 16:51월요일 1교시. 수업 시작 전, 아이들 각자에게 종이 한 장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영어 선생님인 내게 바라는 이야기와 어떻게 가르쳐 주기를 원하는지 자유롭게 써보게 했다. 아이들 대부분은 교사 위주의 수업에서 탈피해 학생 스스로 참여할 기회를 많이 주기를 바랐다. 교사의 주입식 수업이 발표력 신장에 저해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아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틀에 박힌 수업이 가끔 수업 자체를 지루하게 만들 때가 있다며 재미있는 수업을 요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지식 전달의 수업도 중요하지만, 교사의 위트와 재치 있는 수업을 아이들은 바라는 것 같았다. 1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언어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어 보이는 한 여학생은 수업 중 잘못을 했을 때 언어 폭행을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사실 아이로부터 그때의 상황을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그 충격이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심지어 어떤 남학생은 수업시간 선생님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수업할 때 시선 처리를 잘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질문을 할 때도 여러 학생에게 골고루 기회를 줄 것을 부탁했고 편애하지 않는 선생님이 좋다고 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한 아이
2017-03-08 11:55경칩이 지났는데도 꽃샘추위는 물러날 줄 모른다. 정말 질기다. 결국은 손을 들고 물러날 것인데 우리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이럴 때 중요한 것 인내다. 얇은 봄옷보다 두터운 겨울옷으로 갈아입어 감기에 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정신적인 감기는 더 우리를 위협하는데 그것이 바로 우울증이다.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면 우울해지고 답답해지고 불안해진다. 정신적인 감기를 예방하는 것도 정신적인 운동을 하는 것밖에 없다. 열심히 책을 잃고 열심히 가르치면 정신적 감기도 물러나게 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외우내환(外憂內患)의 위기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밖에서는 우리를 괴롭히는 나라들이 있고 안에서는 국민들이 하나되지 못하고 나뉘어 있다. 누구를 탓할 것도 못된다. 나부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나라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정직한 지도자를 길러내지 못한 교육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 정직의 교육에 몰두했더라면, 진실의 교육에 매진했더라면, 인성교육에 혼신의 힘을 다했더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찬다. 지금부터라도 차세대의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해 정직의 교육을 시켜보면
2017-03-07 09:18
인간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을 엮어가면서 사는 삶이다.3월 6일청암고등학교(교장 이한근)에서 금융회계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학창생활'을 주제로 9시부터 2시간 씩 오전, 오후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했다.대부분의 학교가 신입생의 효율적인 학교생활 적응을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특강을 진행한다. 그러나 청암고는 집합된 군중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이 아닌 2개반 씩 분반하여 수업을 진행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다. 중학교에서부터 수업 경청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해 좋은 학습자세를 갖게 된다는 것을 어불성설이다. 수업을 진행해보면 분명히 학습태도가 좋은 학생과 좋지 않은 학생을 구별할 수가 있다. 학습태도가 좋은 학생은 학습 성과도 좋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진학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태도가 일반고보다 좋은 게 사실이다. 청암고는 순천에서는 취업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좋은 학교에 분류된다. 그러나 개인차도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공부를 잘하고 취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바른 학습태도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학생들을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각 교과 수업 시간에 얼마나 바른 자세를 갖
2017-03-07 09:14오늘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인 경칩이다.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날씨다. 경칩은 놀랠 경, 벌레 칩을 사용한다.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깨어나는 시기다. 개구리를 비롯한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를 뜻하는 '경칩'이 찾아왔다. 경칩은 참 좋다. 경칩이 주는 교훈이 있다. 경칩이 되면 농부들은 봄 농사를 위한 농기구를 준비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이제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교재의 준비를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교사의 질이 학생의 질을 좌우한다. 그러기에 전문교과를 위한 교수-학습지도안을 착실하게 준비하는 선생님은 경칩의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준비 없는 농부가 좋은 농사를 지을 수 없듯이 준비 없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없다. 학부모님은 실력 있는 선생님을 원한다. 실력이 없으면 아무리 열정이 있다 하더라도 좋은 수업이 될 수 없고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가 없다. 선생님들은 기본의 실력이 다 있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만 철저히 하면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는 수업을 할 수 있다. 경칩은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를 비롯한 만물이 깨어나게 하는 날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깊은 잠에서 깨우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공부의 잠을
2017-03-06 09:28개학한 지 이틀이 지났다. 청소시간,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청소구역을 정해주고 함께 청소하였다. 그런데 요령 피우는 아이들이 없어서일까? 청소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 것 같았다. 청소하면서 아이들은 그 누구도 짜증 한번 내지 않았다. 오히려 청소 자체를 재미있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청소를 끝내고 교실을 빠져나오는 한 아이에게 물었다. "청소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니?""선생님, 청소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그 아이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가 궁금해 재차 물었다. "청소가 재미있다고?""예. 선생님." 그 아이가 청소에 재미를 느끼게 한 장본인은 바로 담임선생님이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담임선생님은 무작정 청소하라고 주문하기보다 청소하는 방법과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선생님과 함께 청소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생활하는 곳은 나 스스로 청소한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청소에 참여한다고 했다. 청소에 대해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담임선생님에게 들었다며 아이들은 좋아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청소를 안 한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이었다. 아이들의 습관은 길들이기…
2017-03-05 16:10“할아버지, 오늘이 며칠이에요? 이제 곧 학예회 날이 되지요? “응, 곧 되어 간다. 영순이도 어서 나아서 학예회 구경을 가야지? 약도 잘 먹고 푹 쉬면 곧 나을 거야.할아버지께서 영순이를 달래주셨습니다. “할아버지, 어서 학예회를 보고 싶어요. “그래, 그래서 어서 나아야 한다니까. 할아버지, 내일이라도 학예회를 당겨서 했으면 좋겠어요.이렇게 이야기하던 영순이가 가물가물 정신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이 자란 영순이가 애처로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만 4형제나 둔 할아버지였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나쁜 시대에 태어난 그들은 6․25라는 전쟁을 치르면서 국군으로 가서 두 아들이 죽고, 마을에서 폭격에 막내도 죽고, 셋째마저 공산당에게 끌려가서 생사조차 모르게 되어 버렸습니다. 영순이는 큰아들이 남긴 단 하나의 핏덩이었는데, 그 어미마저 어디론가 가 버리고 할아버지 손에서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자란 불쌍한 아이입니다. 영순이의 할아버지는 할 수 없이 담임선생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며칠 전 학교에서 돌아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영순이가 점점 더 심해져서 이젠 가끔 정신을 잃기까지 하였습니다. 못 먹고 못 입고 거지나 다를
2017-03-04 21:55인간은 질문하는 존재이다. 3월 새학기를 맞이하면서 학교는 많은 지시사항을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정신이 없다. 그러나 정신차려야 한다. 꼭 자기 자신에게 꼭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그것이 바로 '공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원하는 공부인데 "공부는 정말 재미가 없고, 괴로움의 근원인가? "이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바르게 볼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잘 못보면 시간이 낭비된다.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은 자기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 의해서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공부가 벗어나야 할 족쇄라고 생각하면 괴로워진다. 그러나 배움이 즐거움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언젠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란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몇 번씩이나 다녀왔던 어떤 절을 다시 찾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절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 정말 놀라웠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즐길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배움은 괴로움의 근원이 아니라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가 잘 안되는것이 있다면 그 자체가 재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2017-03-04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