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에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나 절차를 완전히 없애버렸다는 점은 안타깝다. 학습의 과정을 아주 쉽고 용이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 데다 융합적 사고력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은 수능의 가장 큰 약점이다.” 수능 창시자로 알려진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81)는 최근 킬러문항 논란으로 불거진 수능 개편론에 대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박 교수는 “단 한 번 치르는 시험점수로만 학생들을 선발할 거면 차라리 학력고사로 돌아가는 게 낫다”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킬러문항 배제에 대해서는 “수능이 도입될 때 ‘교육과정 내용과 수준에 적절한 문제를 통합교과적으로 출제해야 한다’고 지침에 명시했다. 도저히 제시간 안에 풀 수 없는 문제라면 모르겠지만 융·복합적인 내용을 출제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 교수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능점수를 지나치게 맹신하고 있다”며 “측정오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소수점까지 계산해 당락을 결정짓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대학들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수능을 통해 가장 혜택을 누리는 집단은 대학이다. 돈 한 푼 안들이고 우수한 학생들을 선점할 수 있는 데다 학부모들의 시비도 없어 대학들로서는 땅 짚고 헤엄치는 격
2023-08-07 10:30
‘Affirmative Action.’ 흑인민권운동이 활발했던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고용평등위원회를 설치하고 소수인종이나 경제적 약자에게 특혜를 주는 우대정책을 실시했다. 이어서 1965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정부기관은 지원자의 인종·신념·피부색·출신국가와 무관하게 고용되도록 적극적인(affirmative)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원칙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문 차별금지 조치에 이어 대학의 소수인종 대입 가산점 제도가 실시됐다. 이런 적극적 우대조치들을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라 한다. 인종차별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발판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 같은 조치 덕에 백인 중심의 주류사회에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동참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이 제도가 소수인종의 인권신장과 다양성 존중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이에 반하여 상대적으로 백인이나 이런 특혜에서 제외된 아시아계 등 또 다른 소수인종들의 역차별 문제가 계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누군가에게 특혜를 줄 경우 또 다른 누군가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역차별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2023-08-07 10:30
반복되는 급식·돌봄 대란, 불안한 학교현장 지난해 11월 파업으로 전국에서 급식을 실시하는 유·초·중·고교 중 25.3%(3천 181곳)의 급식이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지난 7월 전국 17개 지부 조합원 1만여 명이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교육공무직은 현재 학교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교육공무직의 직종만 해도 50여 종이 넘고, 인원도 17만여 명에 달하는 등 과거보다 학교가 담당하는 기능이 늘어나면서 교육공무직은 학교에서 필수적인 구성원이 되었다. 필수공익사업장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71조는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해 필수유지업무제도를 도입하고 쟁의행위기간 중 대체 근로를 일정 수준 허용하고 필수공익사업장의 쟁의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필수공익사업장이란 노동자의 파업권과 관련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업장은 반드시 일정 규모로 업무를 유지하도록 하는 필수유지업무제도에서 지정한 사업장을 말한다. 필수유지업무제도는 무엇일까? 통상 항공운수·철도·지하철·수도·전기·가스·석유·병원·통신·우정사업·한국은행·혈액공급사업 등이 해당되며, 노동자의 파업권 중 단체행동권을 무력화시킨다…
2023-08-07 10:30
최근에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교과서가 2025년부터 시범적으로 도입될 것이라는 교육부의 발표가 있었다. 디지털 대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이기에 교육도 예외는 아니어서 예상 가능한 변화 시도로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시·도교육청 단위로 시행되고 있는 학생 1인당 1디바이스를 보급하는 정책과 맞물리면서 학교 및 교실현장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서책형 교과서 대신 디지털 교과서가 활용되고, 모든 학생이 수업 중에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지고, 학생들이 수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긍정적 모습을 예상할 수 있다. 반면에 이러한 변화가 혹시 교육의 비인간화나 인성교육 약화와 같은 부정적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도구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같은 반 친구들과 인간적 소통은 줄어들고, 결국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는 걱정이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더욱 필요한 인성교육 디지털 도구로 인하여 비인간적인 상황이 만들어지거나, 소소한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은 교육을 포함하여 사회 전반에 걸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같은 아파트
2023-08-07 10:30
중학교와 고등학교 간의 동아리활동은 익숙하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 간의 연계활동은 낯설다. 하지만 4차 혁명과 함께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진로교육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면서 ‘유·초·중 진로연계 교육과정’ 운영이 주목받고 있다. ‘진로연계 교육과정’이란 학교급간 전환기인 초6·중3·고3의 일부 기간을 활용하여 학교급별 연계 및 진로교육을 강화하는 교육으로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운영이 가능한 교육과정이다. 부안초등학교와 부안중학교의 초·중 연계 진로동아리 ‘우리 사이다(4E多)’는 학생맞춤, 지역사회와 연계, 교내봉사 등 다양한 경험과 독서활동 중심으로 미래핵심역량을 함양하고 진로개발역량의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프로젝트 중심으로 구성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먼저 본격적인 동아리활동에 앞서 초등학교에서는 진로성취기준에 맞춰 5~6학년 전 학급을 대상으로 사서교사와 함께하는 진로교육 프로젝트 수업을 도서관 활용수업으로 진행하였다. 교육자료는 그림책과 교과별 진로교육 요소를 추출하여 진로교육 성취기준(4개 영역)과 핵심역량(6가지)을 목표로 전체 8차시로 재구성하였다. ‘사회참여의 시작, 부안초·부안중 우리 사이다(4E多)’ 기자단…
2023-08-07 10:30
“선생님~ 이번 주에 SD, 그거 하나요?” 올해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 몇몇 선생님들과 함께 세계시민교육에 관심을 갖고 실천해 보고 있다. 세계시민교육은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고 있어서 과연 어느 정도까지 다룰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다. 그러던 중 글로벌 목표로 알려져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일부를 교육과정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선생님~ 이번 주에 SD, 그거 하나요?” 올해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 몇몇 선생님들과 함께 세계시민교육에 관심을 갖고 실천해 보고 있다. 세계시민교육은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고 있어서 과연 어느 정도까지 다룰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다. 그러던 중 글로벌 목표로 알려져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일부를 교육과정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나름 교육활동을 준비하고 실천하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학생들은 SDGs라는 용어가 아직도 낯선 것 같다. 다행인 건 학생들이 SDGs라는 국제적인 행동 계획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조사·토론·탐방하는 교육활동에 참여하여 SDGs
2023-08-07 10:30
2023년은 나의 짧은 교직생활에서 특별한 해이다. 왜냐하면 4년간 정들었던 6학년 담임 생활을 접고, 3학년을 맡게 된 첫해이기 때문이다. 저학년은 처음이라서 걱정이 많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사랑이 넘치는 3학년 아이들과 행복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3학년 담임을 맡고 수업준비를 하면서 6학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거의 가지 않았던 학교도서관 동화책 코너를 자주 서성거린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그림책에 푹 빠져 ‘6학년 아이들과도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진작 이 매력을 알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매주 일주일에 한 권씩은 그림책을 읽어주려고 노력 중인데 아이들이 이 시간을 기다리는 것 같아 나도 함께 즐겁다. 그림책 속 문제상황으로 수업 열기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로 ‘생태전환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교육행사가 열렸다. 그래서 AI와 생태를 융합시켜 수업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환경과 관련된 그림책을 열심히 찾다가 할머니의 용궁 여행을 읽게 되었다. 표지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할머니의 용궁 여행은 해녀인 할머니께서 우연히 용궁으로 가게 되고,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바다 생물들을 치료해 주는 내용이다. 책
2023-08-07 10:30
[교사] 템플 그랜딘의 비주얼씽킹 (템플 그랜딘 지음, 박미경 번역, 상상스퀘어 펴냄, 408쪽, 2만2,000원) 저자는 언어로 생각하고 사물을 순서대로 이해하는 사람을 ‘언어적 사고자’, 이미지로 생각하고 인식하는 사람을 ‘시각적 사고자’라고 말한다. 이 둘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물론 관심 분야와 재능도 다르다. 그럼에도 사회는 언어적 사고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사고방식의 특성과 차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벌레가 지키는 세계 (비키 허드 글, 진고로호 그림, 신유희 번역, 미래의창 펴냄, 272쪽, 1만7,800원) 꽃 주위를 부지런히 날아다니는 벌이 하는 일을 돈으로 환산하면 수조 원이 넘고, 자기 몸 2,000배 크기의 집을 짓는 흰개미는 인간의 건축기술자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 이처럼 대단한 존재들이 우리 주변에서 점점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불러온 재앙과 정치·경제적 원인, 우리 생활 등 복잡한 요인들을 쉽게 설명한다. 과학을 생각하다 (허준영 지음, 여문책 펴냄, 288쪽, 2만 원)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과학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과학교육 사업
2023-08-07 10:30
‘와우와우와~ 왕왕왕~’ 코요테의 울음소리에서 착안해 영화 역사상 가장 회자하는 휘파람 소리를 서부극 석양의 무법자(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1966) 음악으로 창조해 낸 인물. ‘도레미파~ 솔라시도~ 시라솔파솔~’ 영화가 세상의 전부였던 어린 토토가 마침내 영화감독으로 성장하는 감동적인 영화 시네마천국(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1990)의 멜로디로 수많은 관객을 울린 인물. ‘따라라라란~ 따라리라리라레리라라라~’ 서양인에게 적대적이었던 남미 원주민과 팬플룻 하나로 친구가 되게 만든 미션(감독 롤랑 조페, 1986)의 아름다운 선율을 창조해 낸 인물(‘가브리엘의 오보에’라는 이름의 이 곡은 훗날 사라 브라이트만이 가사를 붙여 부른 ‘넬라 판타지아’로 다시 인기를 끌었다). 아카데미·골든글로브·그래미를 석권한 거장이자 영화음악사에 빼놓을 수 없는, 아니 그 이름 자체가 바로 영화음악사의 한 장인 엔니오 모리꼬네(1928~2020)의 이야기다. 수많은 영화에서 단 한 부분도 비슷하지 않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멜로디를 창조해 낸 영화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꼬네의 삶을 다룬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가 그의 타계 이후 3년 만에 극장에서…
2023-08-07 10:30
무더위에 지치는 여름철, 도시의 인공 불빛을 피해 조금만 외곽지대로 발길을 옮겨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아름다운 별자리들이 보석처럼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름철 별자리에는 거문고자리·독수리자리·백조자리·화살자리·여우자리·방패자리·돌고래자리·헤라클레스자리·전갈자리·뱀주인자리·뱀자리·궁수자리가 있다. 별자리 기원은 세계 최초의 문명을 이룩한 메소포타미아에서 유래되었다. 고대 바빌로니아인은 황도 12궁 별자리를 만들었고, 이후 고대 그리스인이 그리스 신화 속 신과 영웅, 동물들의 이름을 붙인 별자리들을 추가했다. 사실 한 별자리에 있는 별들끼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별의 위치를 보다 쉽게 기억하기 위해서 별을 몇 개씩 묶어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과 연관시키면서 별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결합되어 매혹적인 별자리 신화도 탄생했다. 별자리에 담긴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밤하늘을 바라본다면, 잠시나마 꿈결 같은 세계를 상상하며 휴식의 시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백조자리 _ 별자리로 박제된 레다와 제우스의 사랑 백조자리(Cygnus)는 한여름 밤 머리 위로 높이 지나가는 십자가 모양의 별자리다. 어두컴컴한 심연의 밤하늘을 꿈같이 흐르는…
2023-08-07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