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있는 수업자료집을 만들면서 나는 학창시절 어떤 질문들을 받았고, 나는 학생들에게 어떤 질문을 얼마나 하느냐를 돌이켜 보았다. 학창시절 나는 수업시간 선생님들께 질문을 많이 받아보진 못했고, 한 번씩 지난 시간 배운 내용을 확인하거나,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을 알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수학시간에는 오늘 날짜와 같은 번호를 가진 친구들이 호명되어 칠판에 나가 문제를 풀곤 했다. 졸업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나 역시 그때의 선생님들처럼 지난 시간 배운 내용을 묻거나 내가 알려준 것들을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지 늘 질문으로 확인하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과연 한 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질문을 얼마나 할까? 평균 70회 정도의 질문을 하는데 모든 질문이 단순 배운 지식을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이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인공지능 시대에는 더 이상 단순한 지식을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을 넘어 학생들끼리의 질문을 통해 배우고 익히고 깨치는 과정이 중요시되고 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도달해야 하는 학습목표 또는 성취기준과 관련된 핵심질문으로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하고 수업단계별, 즉 도입·전개·정리단계에서 학생들 수준에…
2024-05-07 10:00서론 최근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질문하는 학교’ 사업이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학교현장에 학생 질문교육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본고에서는 교실수업현장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외의 학생 질문교육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고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먼저 질문교육의 해외사례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학생 질문의 가치와 그 중요성에 대해 간단히 살펴본다. 다음으로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질문이 있는 수업을 위한 교수·학습방법 해외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질문을 배우기’로 질문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례로 미국의 바른질문연구소(Right Question Institute)와 미국의 중학교문제연구소(The Middle School Matters Institute)의 사례를 소개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질문으로 배우기’로 질문을 활용하여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례로 핀란드의 현상중심 교수·학습방법(Phenomenon-Based Teaching and Learning)과 미국의 호크니스 방법(Harkness…
2024-05-07 10:00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조정하는 능력 _ 질문의 힘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서 누구에겐가(어디엔가) 묻는다. 이것이 질문이다. 좀 건조하고 평범한 설명이지만, 질문의 원초적인 뜻은 그러하다. 그러나 이 설명 속에는 매우 중요한 함의가 숨어 있다. 질문하는 학생은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학생이다. 비록 지금 아는 것이 많이 있다 하더라도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은 질문할 수 없다. 무엇을 질문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질문의 콘텐츠가 머릿속에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교과학습에서 어떤 특정 단원(unit)을 학습할 때, 그 단원의 내용 범주와 연관하여,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학생은 자신의 앎에 대해서 상당한 초인지(超認知, meta-cognition)가 발달한 학생이다. 질문의 동기가 늘 뻗쳐오르는 학생이 초인지도 더 발달한다. 이런 학생은 자신의 학습을 자기 힘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을 안으로 지닌 학생이다. 이를 우리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있는 학생이라고 말한다. 비록 지금 아는 것이 많아도 자기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학생은 그 앎이 확장되지 않는다. 그 앎이 다른 앎과 융합할 수 있는…
2024-05-07 10:00AI 열풍이 사회 도처에서 불고 있는 지금, AI 디지털교과서가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챗GPT를 시작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과서를 준비하며 교육현장 분위기는 설왕설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사들이 원하는 AI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상적인 개별화학습에 대한 기대 AI 디지털교과서에게 현장교사가 가장 바라는 점은 각 학생의 개별적인 필요와 학습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한 반에 20명이 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재 학교상황에서 모든 학생의 필요와 그에 맞춘 교육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상·중·하 형식으로 학생들의 수준을 구분하여 학습과제를 제시하거나 피드백해 주는 형태로 우리 교육은 변화되어 왔습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이러한 교육의 난제에 돌파구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광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학생들의 학습과정을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것은 이상적인 교육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국어 논설문 수업을 하면 20명…
2024-04-05 10:002022년 11월 30일 챗GPT가 공개되면서 생성형 AI 시대가 시작되었다. 불과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AI는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교육 역시 이러한 변화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2025년, 한국 교육현장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한다. 바로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이다. 이번 글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기대와 현장의 우려를 알아보고자 한다. 기존의 디지털교과서의 역할과 한계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서책형 형태에 멀티미디어 자료, 실감형 콘텐츠, 평가문항 등 다양한 학습자료와 디지털 학습지원을 하는 교과서를 말한다. 일부 디지털교과서는 현장에 유의미한 도움을 주기도 했다. 기존에 에듀넷에서 제공하고 있고 현재까지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지만, 그 콘텐츠가 원활히 구동하는 디바이스가 많지 않다. 즉 다양한 디바이스에 대한 호환성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PC에서는 원활히 구동되는 디지털교과서가 앱스토어에서는 외면받는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또한 사용의 편의성과 개별 맞춤형수업 제공에도 한계가 있었다. 더 발전된 AI 디지털교과서 서두에서 서술…
2024-04-05 10:00AI 디지털교과서란 AI 디지털교과서란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학습기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화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학습자료 및 학습지원 기능 등을 탑재한 교과서이다. 학습분석 결과에 따라 느린 학습자를 위한 기본 개념, 학습결손 해소용 보충학습, 빠른 학습자를 위한 토론·논술 등 심화학습 제공 등 맞춤학습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발한다. 또한 쉬운 웹 접근성을 위해 웹 표준(HTML 등)을 개발하고, 별도 프로그램이 필요 없는 클라우드(SaaS) 기반의 AI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을 구축한다. AI 디지털교과서 현황 2025년 수학·영어·정보·국어(특수교육)를 우선 도입하고, 이후 국어·사회·과학 등 전 과목 도입을 목표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한다. 다만 발달단계와 과목 특성 등을 고려하여 초1~2, 고등학교 선택과목, 예체능(음·미·체), 도덕교과는 제외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사·학생·학부모에게 핵심 서비스 10가지를 제공한다. 우선 교사·학생·학부모에게는 대시보드를 통한 학생의 학습데이터를 분석하여 제공하고, 교육주체(교사·학생·학부모) 간의 소통을 지원하며, 통합로그인이 가능해야 한다.…
2024-04-05 10:00챗GPT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인공지능이 그다지 실감 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과학기술계에서나 하는 얘기로 치부했을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여러 징후가 포착되었지만, 학교 사회에서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인공지능을 학교에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을 얘기하지 않고는 미래교육을 논할 수가 없다. Open AI가 다양한 인공지능 기능들을 일반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새로운 기능들이 쏟아지는 인공지능 응용기술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공지능이 인류 전체의 지능을 넘어서는 기술적 특이점 시대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신문명의 시대가 전개된 것이다. 물론 기술적인 면만으로 인간의 생활을 송두리째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인간이 그 기술을 수용하여 생활방식의 변화를 통해 기술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상호관계가 얼마나 편리하고 매력적으로 설계되고 운용되느냐에 따라 생활방식·사무환경·교육방식은 변화하…
2024-04-05 10:00‘늘봄 로드맵 나왔지만 … 왜 우리가 맡나 갈등 계속(YTN, 2024.1.27.)’, ‘전국 시행 코앞인데 … 늘봄학교 커지는 갈등(서울신문, 2024.1.19.)’, ‘늘봄학교 교사 부담 줄인다며 기간제 뽑아 쓰라는 당국(뉴시스, 2024.1.21.)’. 2024년 1월에 언론을 통해 다루어진 늘봄학교 관련 기사들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늘봄학교 정책이 그 운영 주체와 운영 공간, 전담인력 등 주요 쟁점에 관한 충분한 숙의 없이 현장에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늘봄학교 전면도입에 초등교사는 92.4%가 반대하는 한편 학부모의 49.6%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연합뉴스, 2024.2.7.), 현장에서 늘봄학교 이해관계자 간 인식 차이와 갈등이 여전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일부 교직사회 일각에서는 초등학교 정규수업 이후 방과후에 교육·돌봄을 받게 하는 늘봄학교 정책을 아동학대라고 주장하였고, 이에 교육부는 해외와의 비교를 토대로 한국의 초등학교 정규수업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으며 미국·프랑스 등도 방과후에 학교에서 교육·돌봄을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에듀프레스, 2024.
2024-03-05 10:30늘봄학교에서 기존 교사의 업무 배제를 위해 정부가 빼어 든 카드는 두 단계로 나누어 적용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당장 시작해야 할 2024년 1학기 늘봄학교에는 종래의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담당하던 교사를 존치하고, 이 프로그램과의 연결은 물론 공문 수발 등의 행정처리를 담당할 늘봄지원실무담당인력을 별도의 기간제교사로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지방공무원이나 전문직 등의 행정 전문직을 중심으로 한 늘봄학교 전담 운영체계가 운영되며, 교사와는 별개의 조직이 가동된다고 한다. 교사들에게 늘봄학교 업무가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별도의 기간제교사’를 두겠다는 약속을 보고 필자는 세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 ‘한 학기만 기간제교사를 배치하면, 그다음은?’ 이어 ‘교사의 업무부담 배제를 위한 기간제교사 채용 등의 실무문제와 담당은 누가?’, ‘공무원이나 공무직·단기계약직·퇴직교원이 노조 등에 가입해서 파업이라도 하는 날엔 늘봄학교가 마비될 수도 있을 텐데,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은 향후 늘봄학교는 ‘교육’과 별개인가 하는 것이었다. 지금 늘봄학교는 두 군데에서 모두 난관에 봉착했다. 늘봄학교가 봉착한…
2024-03-05 10:30들어가며 2024년 용의 해이다. 초등학교의 정체성인 교육과정 운영기관으로서의 권위와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돌봄기관으로의 전락이 우려된다. 정체성으로서 권위가 무너지면 조직이 위태로워지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사회·문화의 빠른 변화와 파생된 갈등 등으로 교사들은 좌절하고, 교장은 자율경영의 권한이 축소되고 있으며, 학교는 학부모의 끝없는 요구와 수요(갈증)를 달래지 못한다. 지난해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시행하였던 늘봄학교가 올해는 전면 시행되는 상황에서 학교경영 자율화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은 복잡한 퍼즐 맞추기보다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 결과 가르치는 보람은 없어지고, 관리 행정만 늘어나게 되어서 초등학교는 총체적으로 힘들어지고 말았다. 법적 근거 미비로 초등교육 정체성의 위기 1995년부터 초등학교에 도입된 방과후학교는 법률이 아닌 고시에 근거하여 운영되므로 법적 근거가 없다. 2004년 도입되어 2010년부터 확대 운영된 초등돌봄교실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초등학교는 본질(정체성)인 ‘교육과정 운영’보다 ‘방과후·돌봄·늘봄·각종 지침’ 등의 업무가 더 비대해지면서 학교구성원 간 이해가 맞부딪히는 부실한 초등교육 시스템으로 전락해 버렸다.…
2024-03-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