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이후 10년, 챗GPT의 등장은 이제 인공지능(AI)을 ‘먼 미래’가 아닌 ‘오늘의 현실’로 교문 안까지 들여왔다. 정부는 AI 강국을 선언하며 AI 교육을 서두르고, ‘AI 기반 초개인화 맞춤형 교육’이라는 청사진을 연일 제시한다. 모든 학생이 AI 튜터와 함께 공부하고, 교사는 인간 고유의 영역인 인성 및 사회성 교육에 집중하는 유토피아적 비전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교실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 고등학교의 자가진단 결과는 우리 교육현장의 맨얼굴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사의 27%는 여전히 디지털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무선 인터넷 환경은 ‘불안정하다’는 응답이 속출한다. 교사들은 새로운 기술 연수보다 당장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와 수업 준비에 소진(번아웃)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위에서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를 대비한 교육혁신’이라는 거대 담론은 공허한 구호처럼 들리기 쉽다. 이는 정책과 현장 사이의 근본적인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정책은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먼저 보지만, 현장은 ‘기술’이 가져올 또 다른 ‘업무 부담’을 먼저 느낀다. 본고는 이 간극을 메우고, AI라는 거대한 손님을 두려움 없이 맞이할 현실적인 해법을…
2025-11-05 10:00
윤정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황보름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등과 함께 근래 유행하는 ‘힐링 소설’ 중 하나다. 소설은 주인공 ‘지은’이 ‘메리골드’라는 바닷가 마을에서 ‘마음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마음속 얼룩을 지울 수 있는 마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옷에서 얼룩을 빼듯 마음 세탁소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아픈 기억을 잊게 할 수 있다. 소설 등장인물들이 아픈 기억을 잊으면 마음의 평온을 얻는 것처럼 상당수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 같다. 소설 제목에도 나오는 메리골드(marigold)는 팬지·페튜니아·베고니아·제라늄 등과 함께 도심을 장식하는 길거리꽃 중 하나다. 노란색 또는 황금색 잔물결 무늬 꽃잎이 겹겹이 펼쳐진 모양의 꽃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고 독특한 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꽃 이름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메리골드 사진을 보면 “아, 이게 그 꽃이야?”라고 할 정도로 길거리에 흔한 꽃이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많은 꽃 중 왜 메리골드일까 궁금했는데 메리골드가 주인공의 ‘엄마가 좋아하던 꽃 이름과 같은 이름의 도시’여서 고른 동네라는 대목…
2025-11-05 10:00
21세기 들어 인공지능(AI)은 과학·산업·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오늘날 인공지능(AI)은 산업과 경제를 넘어 교육의 패러다임까지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AI 기술은 단순히 하나의 학문 분야를 넘어, 모든 분야와 융합하며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를 앞당겼으며, 세계 각국은 AI 인재 확보와 활용 역량 강화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교육 확대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23대 국정과제’를 통해 AI 중심의 교육혁신 방향을 구체화하였다. 123대 국정과제 가운데 핵심은 ‘AI 인재강국’으로 초·중·고 교육에서 AI 기초 소양을 길러내고, 대학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고급 AI 인재를 양성하여 한국을 미래 기술 선도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본 글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AI 교육전략은 어떠하며, 기대하는 바에 대해 함께 나누고자 한다. 국정과제로 살펴보는 이재명 정부의 AI 교육전략 이재명 정부는 국가 비전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2025-11-05 10:00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과학성취도는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지만, 흥미와 자신감은 하위권에 머무는 ‘이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과학교육의 방향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새교육은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이항로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황과 과제를 물었다.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황과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여기십니까. “교육부의 제5차 과학교육 종합계획(2025~2029)에 따르면 과학교육은 ‘미래 사회 핵심 역량 함양’을 목표로 설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학생들의 과학 흥미와 자신감이 낮고 실험·탐구 중심 수업이 부족해 탐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역 간 인프라와 교사 역량 격차도 큽니다. 융합형 교육은 아직 정착되지 못했고, 과학이 진로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실질적 동기부여가 약합니다. 시급한 과제는 우선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교실에서 직접 실험과 탐구활동을 확대해 ‘핸즈온(Hands-on)’ 중심 수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둘째, 첨단 기자재와 실험실 확충, 교사 전문성 강화가 필요합니다. 셋째, AI·빅데이터 등 미래 기
2025-11-05 10:00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적용 대상으로 공무 외에 기본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합니다. 더불어 사회 통념상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에게는 영리업무 금지 및 겸직허가 제도가 엄격히 적용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원의 겸직허가와 외부강의 활동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먼저 교원의 겸직허가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1)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 ①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② 제1항에 따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의 한계는 대통령령 등으로 정한다. 2)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① 제25조(영리업무의 금지)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국가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정부에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 1. 공무원이 상업·공업·금융업 또는 그 밖의 영리적인 업무를
2025-11-05 10:00
심층면접은 기회입니다. 교육전문직 심층면접은 단순한 평가를 넘어, 지원자의 가치관·인성, 문제 해결력, 정책 이해도와 전문성을 총체적으로 살피는 무대입니다. 시험관은 단지 암기한 내용을 듣기보다는, 지원자의 진심 어린 태도와 사고의 깊이를 파악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면접은 점수를 따기 위한 관문이 아니라, 준비의 깊이와 진정성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입니다. 준비된 사람과 준비되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면접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긴장과 떨림은 당연한 반응이지만, 그동안 갈고닦은 실천 경험과 교육철학을 문제상황에 적용하여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차별화의 핵심입니다. 면접 준비는 크게 ‘내용 영역’과 ‘태도·형식·논리 영역’으로 구분되며, 이 중 태도와 전달 방식은 면접관에게 인상을 각인시키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됩니다. 본 원고에서는 특히 입실부터 퇴실까지의 과정에서 지원자의 품위와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안내하고자 합니다. 면접 전 준비 _ 기본기 다지기 ● 기출문제 분석 및 자기 역할 계획서 확인 면접을 위한 전략적 준비의 첫걸음은 기출문제 분석입니다. 최근 3~5년간 출제된 면접 문제를 살펴보면, 단순한 암기형 질문보다 경험과
2025-11-05 10:00
숫자가 말하지 못하는 교육 현실 2025년, 한국 교육의 화두는 단연 학령인구 감소다. 초·중·고 학생 수는 10년 사이 100만 명 이상 줄었다. 단순히 계산하면 교원 정원도, 초·중등교육 예산도 줄이는 것이 맞아 보인다. 그러나 교실의 현실은 정반대다. 여전히 과밀학급은 줄지 않고, 소규모학교는 급증하며, 다문화학생, 기초학력 보장, 고교학점제 운영 등 질적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이야기를 해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재정 축소와 그에 따른 교원정원 감축이라는 단순 논리를 이기지 못한다. OECD 교육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 대비 교원 수’만으로는 한국 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기 어렵다. 교원 정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교육의 질·형평성·미래 대응을 결정하는 전략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교원 정원을 둘러싼 다층적 모순 ● 경기도 교실, 여전한 과밀과 불안정한 정원 경기도는 교원 수급 불균형의 전형을 보여준다. 2025년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1.7명, 중학교는 25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각각 2.3명, 2.1명 많다. 전체 학급의 23.7%가 과밀학급(27명 이상), 그중 10.9%는 초과밀학급(34명…
2025-11-05 10:00
학생들은 그림을 자주 보지만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교실 벽에 걸린 작품도, 교과서 속 그림도 하나의 장식처럼 보일 때가 많다. 그러나 그림은 삶을 비추는 창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주는 도구이다. 그림을 제대로 보고 감상하는 힘은 생각을 넓히고 감정을 풍요롭게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깊이 있는 학습을 강조한다. 핵심 아이디어 중심 수업설계, 학생의 삶에 의미 있는 학습경험 제공, 사고하고 탐구하는 수업을 지향한다. 이는 미술 감상 수업의 방향과도 일치한다. 작품을 그냥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질문하고, 탐구하며, 서로의 감상을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작품을 보는 힘 기르기’라는 주제로 감상 활동을 구상하였다. 학생들이 교실 속에서 작품을 새롭게 바라보고, 일상 속 예술을 발견하며, 감상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쳐 지나던 그림, 멈추어 보기에서 시작하다 학교 복도에는 명화 작품들이 걸려 있다. 나는 이따금 작품 앞에 멈추어 서서 그림을 바라본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것을 풍경처럼, 벽에 새겨진 무늬처럼 스쳐 지나간다. 작품을 장식처럼 여기는 현실이 아쉬웠다. 그림은 장식이 아니다. 한 장의 그림에는 작가…
2025-11-05 10:00
충청북도교육청 소속 사서교사 연구회 ‘탐탐’은 학교도서관이 교과수업과 긴밀히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수업 모델을 개발하고자 결성된 모임으로, 8명의 사서교사와 5명의 일반교사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연구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핵심 아이디어와 전이를 중심으로 초·중·고 교과와 연계한 협력 수업을 기획하며, 학교도서관이 단순한 자료실을 넘어 협력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 발달을 도와주는 지혜의 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본교 ‘생태와 환경’ 교과교사(이원택)와 함께 학교도서관 협력수업을 운영하였다. 이번 수업은 새롭게 개정된 2022 교육과정의 핵심을 반영하여 설계되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은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이 교과의 핵심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새로운 상황과 문제해결에 적용(전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핵심 아이디어(Big Ideas)’를 중심으로 학습을 조직하고, 학생이 지식을 자기 삶과 연결하며, 실천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이다. ‘생태와 환경’ 과목은 자연과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과
2025-11-05 10:00
크리처물의 거장으로 불리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재해석한 ‘프랑켄슈타인’은 어떤 모습일까? 넷플릭스에서 1,600억 원을 투입한 영화 프랑켄슈타인이 11월 7일 공개 예정이니 곧 확인할 수 있다. 극장산업과는 척지고 있던 넷플릭스가 이례적으로 10월 22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면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극장 관객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도 했다. 지난 9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로 첫 내한하여,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한국 관객을 최초로 만난 바 있다. GV에 참석한 관객 380명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퍼포먼스로 그의 내한을 고대해 온 팬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했다. 모두 알다시피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소설이 원작이다.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18세 소녀가 쓴 이 공포 소설은 당시 사회 정서상 익명으로 출간됐지만, 무분별한 과학기술 개발에 대한 비판부터 연구자의 윤리 문제, 창조자와 피조물 간의 관계, 어린 여성 작가라는 자전적 요소까지 투영되면서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1931년 개정판에서 메리 셸리가 저자 본명을 밝히면서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지만, 오늘날…
2025-11-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