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항에서 주산지로 향하다 보기 드믄 풍경을 만났다. 마을 앞에 흰색의 장다리꽃이 지천이다. 도로를 따라 기암절벽 사이로 옥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옥계계곡이 이어진다. 자연과 잘 어우러져 2009년 영덕군 건축상 금상을 수상한 옥계솟대공원을 지나면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얼음골에 새로운 천년을 맞아 설치한 높이 62m의 얼음골 인공폭포를 만난다. 주산지는 약 300여 년 전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다. 주차장에서 산책로를 따라가면 산속에 작아서 아름다운 저수지를 만난다. 저수지는 아무리 가물어도 바닥을 드러내지 않았다는데 울창한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 아늑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산지의 아름다운 배경은 물에 잠긴 채 자생하고 있는 30여 그루의 고목 왕버들이다. 파란 하늘과 울창한 숲이 물 위에 비친 주산지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신선이 된다. 주산지는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주왕산(해발 721m)은 태백산맥의 남단에 위치한 국립공원(제12호)이다.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폭포가 많아 경치가 무척 아름답다. 초입의 웅장한 산세와 달리 뒷동산을 산책하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둘러볼 수 있
2011-08-02 16:29지난 6월, 경북의 동해안을 북쪽으로 올라가며 바닷가에 있는 볼거리들을 구경하고 왔다. 포항의 경상북도수목원에서 영덕의 풍력발전단지까지 여러 관광지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감상해보자. 포항시에서 가장 오지인 북구 죽장면 상옥리에 경상북도수목원이 있다. 수목원은 내연산의 고지대(해발 650m)에 위치하고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분지다. 전체면적 약 974만평의 국내 최대 규모에 국내 유일의 고산수목원이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식물을 위주로 심은 울릉도자생식물원과 계곡을 활용해 연못 주변이나 물가에서 자라는 식물을 위주로 심은 수생식물원이 눈길을 끈다. 중앙에 위치한 연못원에 가면 수목원의 푸르른 정취를 마음껏 느끼게 해준다. 경북수목원에서 월포해수욕장 방향으로 산길을 내려오면 기청산식물원이 위치한 청하면이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동해안을 따라 7번 국도를 달리면 도로변에 위치한 장사해수욕장을 만난다.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장사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900m, 폭 50m로 바닷물이 깨끗하고 백사장에 울창한 송림이 있어 가족 피서지로 적합하다. 7번 국도를 따라 경보화석박물관과 남호해수욕장을 지나면 강구면 삼사리 길가에 삼사해상공원 입구를 알리는 조형물이 있다
2011-08-02 16:26◎ 여섯째날(22일) - 만주벌판을 달려 러시아거리에서 여행의 마지막은 언제나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심양의 중심. 즐비한 고층건물 사이로 아침이 밝아온다. ‘중국 속의 한민족사 탐방’ 마지막 일정이 시작된다. 늦은 밤이면 다시 우리나라에 도착하게 된다. 여장을 꾸리고 체크아웃을 한다. 모두 돌아간다는 설렘이 얼굴에 묻어난다. 가족과 지인이 있는 곳, 먼 곳에서 느껴보는 나라의 의미와 가족 사랑을 되새겨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수확일 것이다. 심양에서 대련까지 약 380㎞이다. 고구려 시대 천리장성이 시작된 경로이다. 또 가도 가도 가물가물한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 만주벌판의 시작이다. 약 5시간이 소요되는 거리. 일행들은 멀다고들 하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이 거리는 이웃이라 한다. 그만큼 국토가 광대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심양에서 산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버스는 교통량이 한산한 왕복 8차선 도로를 거침없이 달린다. 도로변 넓은 들엔 옥수수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상아색 수꽃이 바람에 물결을 탄다. 저 멀리 들판에 백양나무숲만 간간이 보인다. 이 곡창지대를 왜 일본이 눈독을 들였는지 알 것 같다. 조선후기 실학자 박지원이 중국을 돌아보며 미개간된 이
2011-07-29 15:41◎ 다섯째날(21일) - 이픈 치욕의 역사가 남은 심양에서 밤새 비가 내렸다. 길림성에서 여섯 번째 도시 백산에서 아침을 맞는다. 그리고 아침 7시 조선 인조 때 병자호란 정묘호란의 흔적이 남은 심양을 향해 출발한다. 심양은 중국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의 중심도시로 만주사변을 비롯한 중국의 치욕적인 역사의 아픔이 서린 도시이다.만주 벌판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백산에서 심양 가는 길의 풍경. 나지막한 구릉지대엔 옥수수가 지천이다. 6시간 가까이 이동하는 거리라 걱정이 된다. 중간에 휴게소를 몇 군데 들린다. 탐방의 막바지에 다가가면서 모두 지친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심양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이제 내일 심양에서 대련까지 장거리 이동 외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버스 안에서 숨을 고르며 도심의 풍경을 본다. 도로공사, 아파트 보수 등 깔끔하지 않다. 물론 중심가는 고층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다. 중국 5대 도시 중의 하나인 심양, 우리나라에 소개된 성경이 처음 한글로 완역된 곳이며 코리아 타운, 한국주간이 있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심양의 오후 일정이 시작된다. 제일 처음 들린 곳은 9.18 기념관이
2011-07-29 15:38◎ 넷째날(20일) - 후련함과 아쉬움을 잠재운 천지 새벽 3시 반. 집안의 새벽이 밝아 온다. 밤새 냉방기 소리가 바깥에 쏟아지는 빗소리인 줄 알고 홍수가 나는 꿈을 꾸었다. 커튼을 열자 우리보다 한 시간 늦은 새벽 다섯 시인데 자전거, 삼륜 오토바이, 손수레를 끄는 사람들이 국내성 남쪽벽 앞 좁은 길로 모여들고 있다. 손에 든 것을 보니 새벽시장에 가는 모양이다. 얼른 옷을 차려입고 새벽시장 구경을 나선다. 그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시장에서 묻어나는 것이다. 시장의 규모가 꽤 크다. 축구장 크기의 빈터에 품목별로 형태를 갖추어 늘어선 반짝 시장이다. 우리나라 여느 5일장 시장과 같은 풍경이지만 천막이나 볕가리개가 없는 게 특징이다. 양고기를 즉석에서 파는 사람, 잡곡과 과일을 파는 사람 사는 모습이 구수하게 비추어진다. 아침 5시 30분 백두산까지 먼 이동을 고려하여 도시락으로 준비된 아침을 먹지만 잘 넘어가지 않는다. 집안의 북쪽으로 나와서 백두산 등정을 위한 서파산문까지는 통화와 백산 시를 거친다. 그리고 송강하를 지나 대략 350㎞를 8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데 군데군데 비포장길도 있어 실크로드코스와 비슷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집
2011-07-29 15:35◎ 셋째날(19일) - 집안에서 느끼는 부끄러움과 원통함 새벽 4시 바깥이 밝아온다. 지난밤 현란함과 정적 속의 압록강변 도시들이 고요함에 묻혀 있다. 압록강 철교 너머 신의주의 동녘이 밝아 온다. 긴 시간을 짊어지고 흐르는 압록강은 그 사연만 하중도를 만들고 서해로 흘러간다. 조금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식사를 마친다. 집안까지 5시간의 여정을 맞추려고 서둘러 일행을 태운 버스는 강변을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차가 1시간이다. 압록강변의 풍경은 이채롭다. 낚시하는 사람, 미역감는 사람, 토사와 골재 채취를 하는 배 등 강의 풍요가 저절로 넘치고 있다. 또한 북한땅에는 인력으로 강둑을 보수하는 군인들이 보인다. 왕복 2차선 도로변의 농가 풍경도 한가롭다. 병아리가 모이도 쪼고 엄마 닭은 날개를 퍼덕인다. 유달리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 복(福)이란 글자가 담벼락, 집안의 곳곳에 붙어 있다. 중국농가는 온돌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다. 주 작물인 옥수수를 수확하고 그 줄기를 말려 연료로 사용한다. 집안 가는 길은 깊은 계곡 사이에 난 길을 따라간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산 정상의 능선들이 칼날처럼 서 있고 그 위에는 푸른 하늘 흰…
2011-07-29 15:27◎둘째날(18일) - 여순감옥과 단동에서 흘리는 눈물 열어젖힌 커튼 밖이 훤해진다. 우리나라 시각 5시이다. 대련 시내가 젖어 있다. 밤새 비가 내렸고 지금도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힘든 일정을 예고하는 듯하다. 오늘은 대련에서 여순, 다시 압록강변 국경도시 단동까지 가게 된다. 체크아웃을 한다. 간밤 호텔사정에 어두워 물을 마셨는데 그 물이 프랑스산 ‘에비앙 물’이라 하여 한화 1만2000원을 지급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첫 번째 목적지 203고지를 향해 대련 시내를 이동한다. 대련은 중국에 있지만, 서구열강의 침탈과정에 뼈아픈 경험을 가진 100년의 도시이다. 문득 중학교에 배운 가로수가 예쁜 대련 시내에서 러일전쟁의 포성에 짐도 제대로 못 꾸리고 떠나는 아쉬움을 표현한 구절이 생각난다. 대련과 여순은 랴오둥반도의 끝에 발해만을 끼는 바다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여대로 불렸으며 지금은 한창 개발 중이라 도심과 주변의 이곳저곳이 파헤쳐져 있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203고지 주차장에 도착한다. 안내자는 이곳 고지 정상은 군사시설보호 때문에 항구를 향하여 사진촬영을 금지한다고 말한다. 조금 걸어 올
2011-07-29 15:11다른 이에 비해 역사를 꽤 알고 있다 자부했는데, 어느 날 신문을 읽으며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베스트셀러 1위 소설 ‘덕혜옹주’에 대한 기사 “고종 막내딸 기구한 삶에 끌렸죠”(동아일보, 2010.2.4)를 보고 그랬다. 고종이나 영친왕은 알았어도 덕혜옹주가 누구인지, 그의 삶이 어땠는지 비로소 알게 된 충격과 그 무지함을 만회라도 하듯 직방 책 구입에 들어갔다. 하긴 내가 국사 교사나 사학 전공자는 아니다. 국어교사지만 문학을 주로 가르쳐왔기에 역사는 늘 ‘옵션’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박종화의 ‘정통’ 궁중중심 역사소설들을 넘어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토지’ ‘장길산’ ‘객주’ ‘임꺽정’ ‘야정’ ‘화척’ ‘타오르는 강’ ‘늘 푸른 소나무’ ‘혼불’ 등 이른바 대하소설 내지 대하역사소설들을 섭렵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동이’ ‘추노’ ‘제중원’ ‘선덕여왕’ ‘자명고’ ‘천추태후’ ‘주몽’ ‘해신’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이산’ 등 대하드라마 역시 하나도 빼놓지 않고 시청한 것도 그래서다. 역사는 학생들에게 문학을 비로소 문학답게 가르치게 할 수 있는 ‘치명적’ 자양분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속된 말로…
2011-07-27 14:20조선일보 특별기획 중국 속의 한민족사 탐방 ◎ 1일째(17일) - 인천국제공항과 대련, 동북공정의 베일 며칠 전 까지만 하여도 물 폭탄 세례를 주었던 장맛비가 그쳤다. 새벽 2시 30분 음력 보름을 지난 약간 기운 달이 조용한 시골을 비추고 소쩍새는 목이 쉬도록 밤을 지새우고 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창원에서 출발하는 인천국제공항행 버스 시간을 맞추려고 집을 나선다. 여행용 가방의 바퀴 소리가 정적을 깬다. 얼마 안 되는 기간이지만 떠난다는 것은 항상 아쉬움과 불안을 가슴 가득 쥐어짜게 한다. 읍내를 벗어난 국도변엔 차량도 뜸하다. 줄을 맞추어 자라는 벼 포기 사이의 물들이 달빛을 반사하고 개구리 소리가 쏟아진다. 남해대교를 건너며 차창을 내린다. 차 안 가득히 갯바람을 담고 숨을 쉬어본다. 떠나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진교 톨게이트를 지나 남해고속도로에 접어든다. 새벽 6시 출발 시각을 맞추려고 속력을 더한다.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졸음이 쏟아진다.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마셔보지만, 머릿속은 맑아지지 않는다. 이번 연수는 힘든 일정이 될 것이란 사전 공지가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중국 속의 한민족사’ 탐방. 5박 6일간에…
2011-07-26 09:36이제 여름철 장마도 개고 본격적인 더위가 몰려올 것 같은 시점이다. 이 같은 여름을 지금 미리 겁먹으면 두렵게 느껴질 수도 이지만, 무더운 여름이 없다면 우리 인간은 현재와 같은 풍요로움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다. 무더운 여름을 통하여 각종 식물들이 열매를 맺고 풍요로운 수확을 기약하듯이 우리 인생도 여름과 같이 힘든 시기가 있을 것이다. 힘든 시기는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게 되어 있으니 겁 먹을 필요는 더욱 없을 것 같다. 지금 학교는 방학이라지만 보다 더 나은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책상 위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많다. 때로는 조금이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마음을 오직 본인만이 느끼는 시간이 아닐런지? 무엇보다도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일(공부)과 휴식의 조화가 절대로 필요하며, 음식 또한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김연아의 식단전 세계 피겨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간 김연아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아름다운 연출을 보여 그 가치가 더욱 돋보였다. 그가 은반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오직 우승을 향한 노력이 있었으며, 다른 젊은이들이 다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절제하였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2011-07-25 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