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가여워진 내 삶 라싸에서 갼체로 가는 길, 구절양장같이 아찔한 고갯길을 달려 이른 언덕 정상 캄바 라(4750m). 거기에 이르러 굽이굽이 산허리를 휘어감고 있는 얌드록 초(해발 4488m, 둘레 250㎞, ‘초’는 우리말로 ‘호수’란 뜻)와 호수 저 너머로 노진캉창산(7191m)의 설산 이마와 마주합니다. 큰 기대를 한다면 찾지 말라던…. 현상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느끼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아름다움일 뿐입니다. 그 아름다움은 또한 모든 이를 즐겁고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간혹 아름다움 이면에 있는 또 다른 아름다움. 혹여 겉으로 아름다워 보이진 않지만 속에 깃든 진정한 아름다움. 간과되고 있는 아름다움. 그것에 생의 또 다른 진리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티베트의 신비는 현상적 아름다움으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님을 알겠습니다. 야크의 배설물에도, 씻지 않은 머리와 검게 그을린 유목민의 낯빛에서도, 남루한 그들의 차림에서도 향기처럼 배어나는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두드러진 것이, 남들보다 앞선 것이, 세상의 기준보다 높이에 위치하는 것이 항상 부러운 눈이었지만 그럴수록 목마른 자신을 돌아볼 줄 몰
2022-02-03 10:30
코로나로 바뀐 집의 중요성 예전에는 밤 9시가 되어도 가족이 다 모이기 어려웠다. 아이들은 학교, 학원에서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직장에서 회식하느라 오지 않았다. 빈집을 어머니 홀로 지키곤 했다. 필자가 어릴 적 살던 집의 모습이었고, 코로나 이전까지 우리네 집의 흔한 풍경이었다. 집이라는 곳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잠을 자고 씻고, 옷을 보관하는 정도였다. 하루의 절반을 밖에서 보내고 그나마 남는 시간은 잠을 자니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고작 몇 시간이다. 그래서 집의 소중함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고 4명이 넘으면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밤 9시가 되면 유럽의 밤거리처럼 거리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이게 한국이라니 너무 어색했다. 한국하면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상점들로 외국인들에게 이색적인 풍경을 제공했는데 이제 밤이 되면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들어간다. 어떤 이들은 출근을 안방에서 일어나 서재로 간다. 캠을 켜고 회의를 하고 아이들은 캠을 켜고 수업을 한다. 너무 갑자기 미래 시대에 온 느낌이랄까. 그렇게 2년이 다 되어간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2022-02-03 10:30
1. 전문직으로서의 교사와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 교직관이란 교직을 지각하고 인식하는 틀로서 교직의 본질과 성격을 어떻게 파악하고 이해하느냐에 대한 관점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직관은 성직관, 노동직관, 전문직관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직 사회에는 그중에서도 교직을 전문직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교사들끼리만 인정하는 자화자찬일 뿐 교직 사회 외부에서는 여전히 가르치는 일이 일정한 수준의 학식을 갖추기만 하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교직 사회 내부에서조차 전문직이라는 말을 교육행정 업무나 교육정책을 계획, 수립, 조정하는 장학사나 장학관, 연구사나 연구관을 지칭하는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교사는 전문직이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전문직’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고려하면 교직은 엄연히 전문직이고 또 전문직으로 인정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교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교직 사회 스스로가 입증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교사들은 좀…
2022-02-03 10:30
노각나무와 모과나무 중 누가 더 예쁠까? 나무 선발대회에서 수피(나무껍질) 아름다움 부문이 있다면 어떤 나무들이 후보에 오를까. 그동안 세평으로 보아 노각나무, 모과나무, 배롱나무, 백송, 육박나무는 후보에서 빠지지 않을 것 같다. 우선 노각나무는 비단결같이 아름다운 수피를 가져 유력한 진 후보다. 쭉 뻗은 줄기에 금빛이 살짝 들어간 황갈색 무늬가 독특하면서도 아름답다. 얼마 전 나무박사인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강연을 들었는데, 박 교수는 “우리나라 나무 중 수피가 가장 아름다운 나무는 노각나무”라고 했다. 수피가 비단을 수놓은 것 같다는 의미로, ‘금수목(錦繡木)’, ‘비단나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노각나무는 꽃도 ‘놀랄 만큼 크고 우아’(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하다. 6~7월 여름에 들어서면 잎 사이에서 하나씩 매달려 하얀 꽃이 피는데, 다섯 장의 꽃잎이 겹쳐 피고 가운데에 노란 꽃술이 있다. 꽃의 모양과 크기는 동백꽃과 비슷하지만, 꽃잎이 두툼하고 질감도 독특하다.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라는 점에서 가점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 특산 나무라 학명(Stewartia koreana)에 ‘Korea’가 들어 있다. 나무가…
2022-02-03 10:30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고 함)은 1996년 12월 31일 제정되어 1998년 1월 1일 시행되었다. 정보공개법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정보의 공개의무 및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정보공개법은 청주시 의회가 제정한 ‘청주시 행정정보공개조례’에서 비롯되었다. 시의회가 1991년 11월 25일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청주시장에게 송부하자 청주시장은 재의를 요구하였다. 시의회는 그해 12월 26일 조례안을 재의결하였고, 청주시장은 1992년 1월 8일 조례안이 법률의 위임이 없어 위법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제소하였다. 대법원은 1992년 6월 23일 소를 기각하였다(대법원 92추17 판결). 이후 대통령 선거공약사항으로 정보공개 제도가 추진되었고, 마침내 1996년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었다.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참여와 투명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의미한다.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주권의 실질적 보장, 국민의 알권리 보장, 공직의 부정부패 및 비리방지 효과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국가기밀이나 개인정보에 대한 침해 가능성, 행정의 부담 과중, 정보 불…
2022-01-05 10:30
I. 서론 한 교직단체의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교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41.0%는 최근 2년간 학생의 폭언 또는 폭행을 경험했다. 교육 활동의 어려움으로 휴직(또는 병가)을 했거나 고민해 본 교사도 전체의 29.0%에 달했다. 일본은 훨씬 더 심각하다. 2017년, 일본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8,022건의 교사 폭행이 발생했으며, 학생 399명이 검거되었다(이동준, 2017). 이러한 수모 탓에 교사들의 발령 3년 내 이직률은 무려 45%에 이르고,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휴직하는 교사의 비율은 25년 전보다 5배나 증가했다(황보연, 2017). 유럽도 비슷하다. 핀란드 교원노조에 따르면 2019년 교사 10명 중 1명은 교육기관에서 폭행을 당했다. 많은 교사들은 폭력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 방어 훈련을 시작했다고 한다(임미나, 2020). 영국 교사 중 절반 가량도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심지어 신체적 폭력까지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Furedi, 2009. Verhaeghe, 2020 재인용). 이러한 문제는 교사가 가진 전통적·수직적 권위는 사라지고, 새로운 권위 체제는 만들어지지 않은 권위 부…
2022-01-05 10:30
하초를 강화시켜야 몸이 튼튼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모으고 쌓아두는 것이 좋은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가진 것을 덜어내어야 오히려 좋은 때도 있다. 건강에 있어서도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당히 절제할 때도 있으며, 많이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역량에 맞추어 적절히 조절하여야 할 때도 있다. 옷이나 재물을 많이 모으는 것도 좋겠지만 때로는 가진 것을 덜어내고 줄일 필요도 있다. 내 마음에서는 무엇을 덜어내는 것이 좋을까? 바로 분노하는 마음과 욕심이다. 주역(周易)에서는 덜어내고 줄여야 하는 때를 산택손괘(山澤損卦)라고 표현하고 있다. 손(損, 덜어냄)은 많이 있는 것에서 덜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산택손괘(山澤損卦)는 산(山)을 의미하는 간괘(艮卦)가 위에 있고 못(澤)을 의미하는 태괘(兌卦)가 아래에 있다. 건물을 지을 때 아래층부터 만들기 시작하여 점차 위층을 만들 듯이 괘(卦)가 만들어지는 순서대로 하괘(下卦)부터 상괘(上卦)로 해석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괘(卦)가 이미 완성된 다음에 괘(卦) 전체를 보아 상괘(上卦)부터 하괘(下卦)로 해석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사람을 볼 때 일반적으로 얼굴부터 보고 그 다음에 몸통을 보며, 건물을 볼 때…
2022-01-05 10:30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산 지 2년째, 모두가 생태 환경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랜 기간 우리는 편안함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머리로 아는 것이 실천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꼭 필요하지만 자연스럽게 하기는 힘든 것. 환경 교육이 2022 교육과정 등에서 점점 강조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실천하는 사람을 위한 생태 환경교육이 필요하다면, 사서교사와 함께 학교도서관 필환경 프로젝트로 시작하는 것을 제안한다. 필환경은 학교도서관 수업에서 만나 학교도서관 필환경 프로젝트는 수업으로 시작한다.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 시대가 도래했다. ‘필환경’은 의사결정에서 환경을 주요 기준으로 고려하는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진짜 당장 해야 할까? 이 모든 의문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책’이다. 수많은 정보 자료를 조사하는 것도 좋지만 어린이·청소년 수준에 맞는 자료를 찾는 것보다 책을 읽고 간접 경험하는 것이 정확하고 빠르다. 따라서 필환경 주제의 학교도서관 수업은 책을 기반으로 하는 것을 권한다.
2022-01-05 10:30
흥부와 놀부의 공통점을 말해 보라는 질문에 한 초등학생이 이렇게 답을 한다. “팔자의 기복이 심하다.” 재치 만점이다. 대개 공통점을 말하라면, ‘같은 성씨이다’, ‘제비와 인연이 깊다.’ 등을 댄다. ‘팔자의 기복이 심하다는 건 흥부나 놀부나 인생에서 반전(反轉)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이 학생의 인생을 읽는 지혜도 대단하다. 내가 보았던 영화 중에 반전의 묘미를 인생론적 깊이로 다가가게 해 준 영화가 있다면,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를 들겠다. 1996년 제작, 에드워드 노튼(Edward Harrison Norton)과 리처드 기어(Richard Tiffany Gere)가 주연한 이 영화는 법정 영화의 일종이다. 나는 이 영화를 수년 전 TV에서 보았는데, 몰입해서 재미있게 보았다. 개요는 이렇다. 시카고에서 존경받는 가톨릭 대주교 러쉬맨이 피살된다. 현장에서 붙잡힌 열아홉 살의 용의자는 에런이다. 변호사 베일은 에런의 순진함을 보고, 그를 무보수로 변호하려 한다. 검사 시절 베일의 동료이었던 여검사 자넷이 이 사건의 검사를 맡으면서 팽팽한 대결이 시작된다. 베일이 만나 본 에런은, 자신은 범인이 아니며, 현장에 그 누군가가 있었다고…
2022-01-05 10:30
음유하듯 조상의 흔적들과 공존하는 인도의 하루 마이소르행 기차를 탄다. 30분 연착이라니 정말 너무 착해진 인도 기차에 새삼 놀랐다. 알아듣긴 힘들지만 안내 방송도 있고, 전광판을 부지런히 흘러가며 친절을 열거하는 안내 글자들도 있다. 오래전 북인도를 여행할 때 겪었던 10시간 연착도 그러려니 했던 기차였는데 말이다. 이틀을 주유하던 함피와도 이별이다. 12시간 정도를 달려 마이소르에 이르게 된다. 인도에 와서 세 번째 야간 이동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난 야간 침대 기차나 슬리핑 버스에서도 잘 잔다. 더 소란스럽고 이동이 잦은데도 말이다. 평소에는 숙면을 잘 취하지 못하는 편인데, 이 대목은 정말 내가 생각해도 의아하다. 게다가 예전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깨끗한 침대 시트까지 2매씩 지급이 되었다. 역시 잘 잤다. 카르나타카(Karnataka)주의 주도인 벵갈루루에서 절반 넘는 사람들이 내렸다. 아침 6시가 됐고 이윽고 해가 뜬다. 버스로 3시간 넘게 더 달려선 마이소르에 닿는다. 더욱 짙은 푸름과 무성한 야자수 수풀들이 인도반도의 더 아랫녘으로 내려선 것과 남국의 열대를 증언한다.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창 너머로 마이소르 궁전의 돔 지붕이 뵌…
2022-01-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