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의 출발 “선생님, 우리가 왜 환경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어야 하나요?” 한 학생의 질문이 생태 미디어 교육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정보는 넘치지만, 공감은 줄어든 시대. 디지털 정보 과잉 속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있을까요? 국어교사로서 저는 ‘읽기’와 ‘표현’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한 명의 시민으로서 세상을 읽는 힘과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생태 감수성’과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르는 수업을, 기술과 사람 사이에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일반 중학교에서 함께 도전하는 수업혁신 ● 동료교사들과 함께 실천한 ‘지구 공동체 프로젝트-나비효과’ 이 수업은 국어과 동료교사 세 명, 중학교 2학년 320여 명이 함께 마음을 맞추어 진행한 프로젝트 수업입니다. 여러 다양한 수업 경험 중 어느 수업 이야기를 쓸지 고민했습니다. 세상에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수업사례들이 많지만, 대규모 과밀 중학교에서 세 명의 국어교사가 함께 수업을 운영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은 많은 교사의 수업 상처를 감싸안는 반창고 밴드 같은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하며 이 글을 씁니다. ‘지구 공동체 프로젝트-나비효
2025-07-07 10:00
영모화(翎毛畫)란 본래 새 그림을 지칭하는 것이었으나 점차 짐승 등 털이 있는 동물 그림까지도 포함되었다. 이암은 모견도에서 어미 개와 강아지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중국 송나라 화풍을 넘어선 조선 회화의 독자적 흐름을 보여주었다. 이암(李巖,1499∼?)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 문인화가로, 새와 짐승 등 동물을 잘 그려 명성이 높았다. 그는 직업 화원은 아니었지만, 문인 사대부로서 풍류와 취미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기록이 많지 않지만, 궁중에서도 그의 재능은 인정받아 인종실록에 따르면, 화원 신분이 아님에도 화가 이상좌와 함께 중종의 초상을 그릴 화가로 승정원에 의해 추천되기도 하였다. 모견도는 1957년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미술전에서 가장 호평받은 작품으로 소개되었다. 어미 품에 안긴 사랑스러운 새끼 강아지들을 묘사하여 해외에서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선 전기 회화사의 독자적 화풍 16세기 조선회화의 특징은 한국적인 정취와 독자성으로 요약된다. 이암은 어려서 중국 송나라 모익(毛益)의 화법을 배웠다고 전하지만, 현존하는 작품들을 보면 당대 중국화의 모방을 넘어 조선의 정감과 개성을 담…
2025-07-07 10:00
지난 호에서는 교원 상훈과 징계를 통해 교육공무원의 공과(功過)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학교 조직의 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는 교원 승진제도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승진은 교사의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하여 더 큰 역할을 부여하는 과정이자, 학교가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을 실천하도록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우선 이번 호에서는 승진의 구조 및 절차와 교육경력평정·근무성적평정의 핵심 요소를 함께 살펴보고, 다음 호에서는 연수성적(교육성적·연구실적)평정과 가산점평정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교원의 승진임용은 「교육공무원법」 제13조가 규정하듯, 바로 아래 직급에 있는 사람이 경력·재교육·근무성적 등 실제로 입증되는 능력을 바탕으로 상위 직위로 올라서는 제도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 직위보다 높은 자리로 수직 이동함으로써 영향력은 커지고 책임 또한 무거워집니다. 초등·중등학교 현장에서는 교사 → 교감 → 교장으로 이어지는 승진이 대표적이며, 교육행정기관·연수기관·연구기관의 장학사(교육연구사) → 장학관(교육연구관) 승진 역시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2007학년도 2학기 도입된 교장공모제는 승진 위주의 교직문화를 혁신하고, 민주적 학교 운영과 책임경
2025-07-07 10:00
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의 탄생 배경 아동학대에 대하여 가장 기본이 되는 법은 「아동복지법」이다. 「아동복지법」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아동학대라고 정의한다(「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 또한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 신체적 학대행위,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규정 역시 두고 있다(「아동복지법」 제17조 및 제71조). 2013년 흔히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있었다. 8세였던 의붓딸을 장기간 학대하여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비슷한 시기 ‘울산 계모 살인사건’도 있었다. 소풍을 보내달라는 아이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사건으로, 이 역시 장기간의 학대가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들에 대하여 국민적 관심과 공분이 쏟아졌고, 결국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라고 한다)이 2014년 제정되었다. 「아동복지법」이 존재함에도 별도로 「아동학대처벌법」을 제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을 상향하는 것, 그리고…
2025-07-07 10:00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은 예전과 달리 더 이상 생소한 말이 아니다. 이미 교육현장에서는 학교도서관 공간을 이용하는 수업이 널리 시행되고 있고, 더 나아가 교과수업과 연계한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여러 현장에서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공동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시행하며, 평가까지 함께하는 학교도서관 협력수업이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이는 학교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서, 정보활용능력·비판적사고력·창의력·문제해결능력 등의 고등사고능력을 기르는 ‘배움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학교도서관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학생 주도성’, ‘핵심역량기반 교육’, ‘정보활용능력’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교육공간이다. 또한 요즘 강조되는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등 각종 리터러시로 불리는 ‘정보문해력’을 기르는 데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각종 자료와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을 활용해서 수업 때 배운 지식을 확장시키고, 실제 삶과 연결하며, 교과 간 경계를 넘는 융합적 학습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사와의 협력수업 다음은 교생실습 때 실제로 했던 수업을 소개해 볼까 한다. 누구나 교육실
2025-07-07 10:00
불가능한 임무를 척척 해결해 온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에단 헌트 요원은 다시 한번 인류를 구해야 한다. 이번 빌런은 디지털상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인공지능 NTT이다! 지난 5월 17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설정이다. 조직의 배신자가 빌런이었던 1편에서 시작해 8편에 와서는 인공지능이 빌런이 될 정도로 스토리텔링은 정교해졌고, 액션씬은 더 스펙터클해졌다. 놀라운 사실은 1편이 나온 1996년부터 올해까지 30년을 지나는 시리즈에서 에단 헌트 요원 역은, 12회 내한의 기록을 자랑하는 슈퍼스타이자 한국 관객들에게는 ‘친절한 톰 아저씨’로 불리는 톰 크루즈가 홀로 맡았다는 점이다. 1962년 숀 코너리로 시작해 2021년 대니엘 크레이그로 6명의 각기 다른 제임스 본드를 선보인 007 시리즈와 가장 큰 차별점이다. 톰 크루즈는 1편부터 주연 배우를 맡으면서 제작에도 참여했고, 현재는 기획을 총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오롯이 ‘톰 크루즈의,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를 위한’ 영화라고 해도 전혀 과하지 않다. 30년 세월의 강을…
2025-07-07 10:00
‘글 요청하는 인간’으로의 변화 강연을 마치자 연로한 여교수께서, “이미 말만 하면 내가 원하는 자수를 놓아주는 기계가 나왔는데, 그걸 모른 채 돋보기를 쓰고 한땀 한땀 수를 놓고 있었네요”라고 소감을 밝히셨다. ‘글 쓰는 인간’에서 ‘글 요청하는 인간’으로 변한 시대 앞에서 혼란을 겪는 교사가 많다. 생성 AI를 사용할 때면, 계속 사용할 경우 내 사고력과 글쓰기 역량을 비롯한 업무처리역량이 점차 퇴화하지는 않을까 하는 일말의 불안감이 생긴다. 그러면서도 사용의 편리함에 빠져든다. 이산 몰릭(Ethan Mollick)의 듀얼 브레인(신동숙 역, 2025)은 이러한 불안감을 줄이고, AI를 보다 의미 있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몰릭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Wharton School) 경영학과 교수로, 혁신·기업가정신·인공지능(AI)이 업무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는 학자이다. 그가 제시한 것은 인간의 고유한 지능과 AI의 기계적 지능을 결합하는 협력지능(Co-Intelligence) 전략이다. 1956년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할 때 함께 제안된 개념의 하나가 ‘지능 증폭
2025-07-07 10:00
진보정권 출범으로 교육정책의 방향 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입시 중심 교육’과 ‘학벌주의’에서 벗어나 미래형 인재 양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교육 분야의 핵심 과제와 해법은 무엇일까. 본지는 교육정책 전문가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새 정부가 마주한 과제들을 짚어봤다. 새교육과 만난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AI시대에 걸맞은 대입 체제 개편과 민주시민교육 강화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진보정권으로의 전환이 교육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나. “소위 대전환의 시대다. 과거의 문법과 체제로는 미래로의 지속 발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교육계만 보더라도 입시 중심 교육과 학벌주의는 여전히 강한 그림자처럼 우리 사회에 드리워져 있다. 여기에 산업 구조 변화, 지역 소멸 대응, 행정 칸막이 해소 등 새로운 요구들과 맞닥뜨려 있다. 이러한 난제들은 교육을 통해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다만 정치권에서 ‘교육문제는 잘해야 본전이다’, ‘잘못 건드리면 피곤하다’라고 인식하는 것은 걱정스럽다. 교육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문법을 앞세워 교육을 우선순위 바깥으로 밀어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AI시대의 ‘고용 없는 성장’ 속에
2025-07-07 10:00
그저 한 번쯤은, 끝에 다다르고 싶었다. 목표는 유라시아 대륙의 끝이었지만, 끝을 향하는 길목마다 더 큰 낭만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 낭만의 이름은 리스본, 그리고 신트라였다. 이베리아반도(스페인·포르투갈)를 여행하게 된다면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대표 도시인 리스본(Lisbon)은 반드시 고려하는 여행 목적지 중 하나일 것이다. 리스본 여행은 대개 구시가지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출발했던 유라시아의 동쪽과는 다른 경관에 취해 반쯤 넋을 잃고 걷다 보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지만 정말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리스본 외곽에 위치한 신트라(Sintra)는 리스본에 가려진 고요한 낭만이다. 유라시아 끝자락에서 마주한 낭만, 리스본과 신트라에 취해보자. 테주강을 따라 걷는 리스본의 시작 1월 중순, 리스본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예상보다 따뜻한 공기였다. 책에서만 배웠던 지중해성 기후가 이런 느낌이란 것을 몸소 느끼며, 리스본에서 여정은 산뜻하게 시작되었다. 리스본을 여행한다면 바이샤(Baixa) 지구는 여행의 출발지로 손색이 없다. 이곳은 리스본의 중심부이면서 최대 번화가이다. 1755년 대지진 이후 체계적으로 재건된 이 지역은 다른 오…
2025-07-07 10:00
AI가 ‘이적 스타일’로 만든 노래가 이적의 노래보다 낫다고들 평한다면…. 그럼 인간은 더 이상 뭘 할 수 있을까? 최근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소개한 유발 하라리의 신간 넥서스에 담긴 이야기는 단순한 공포 마케팅이 아니었다. 하라리는 AI를 ‘도구(tool)’가 아니라 ‘행위자(agent)’로 정의하며, AI가 인간의 공감능력을 이용해 거짓말을 하고, 우리의 판단과 삶을 설계하는 주체로 움직이기 시작한 시대를 경고한다. 인간의 노동·창작·의사결정, 그리고 심지어 존재의 정체성까지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감각은 이제 추상적 담론이 아니다. AI는 시를 쓰고 음악을 만들며, 판례를 요약하고, 시장을 예측하고, 인간을 속이는 능력까지 갖췄다. 디지털 격차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를 넘어 ‘존재의 위계’를 나누는 질문이 되었다. 디지털 격차는 단지 기술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대학생이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을 통해 세계를 읽고, 자신의 진로를 상상하고, 역량을 쌓는다. 하지만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추천은 더 이상 사용자 중심적이라기보다는 사용자를 하나의 방향으로 몰아넣는 ‘설계된 중독’의 형식을 띠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다고 믿지만, 사실상 AI가 설…
2025-07-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