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시절 교육계 밖의 50대가 넘은 분들로부터 레퍼토리처럼 들었던 말이 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장학사 온다고 하면 복도를 양초로 광내고, 교실 대청소하고 학교가 떠들썩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과거 교육청의 위상과 장학의 모습을 알려주는 웃픈 단상이다. 장학의 개념은 학자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 엄밀하게 정의하기 어려우나, 적어도 두 가지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 장학은 어떤 관점에서 보든, 궁극적으로는 교육활동의 핵심인 수업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둘째, 그 대상은 교사이다. 즉 장학은 ‘교수행위의 개선을 위해 교사에게 제공되는 장학담당자의 모든 노력’이다. 장학담당자는 장학행정이나 장학기능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전문적 지도·조언의 기능을 수행한다. 수업전문성과 장학의 역할 과거에는 장학이 수업전문성에 초점을 두었으나, 시대변화에 따라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이 확대되면서 광의로는 전문성 개발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장학의 범위 및 대상에 대한 견해 역시 다양하나 분명한 것은 교육청은 학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특정지역에서 학교가 모두 소멸한다면 그 지역의 교육
2022-12-05 10:30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IB 학교 열풍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지난 6월 1일 대한민국 전역에서 치러져 17명의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다수의 교육감 후보들이 IB 학교 도입을 공약으로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미 IB 교육과정을 도입·운영하고 있던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미래학교 및 IB 학교의 우수 교육프로그램을 지역 내 초·중·고에 공유·확산하여 질 높은 공교육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충남형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을 도입, 수업의 질을 향상하겠다는 취지이다. IB 교육과정을 이미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대구시와 제주특별자치도를 제외하면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한 곳은 충남교육청일 것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형 IB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앞세워 초선에 당선되었다. 경기도는 160여만 명의 학생과 4,700여 개의 학교가 있다. 앞으로 경기도교육청의 IB 교육 추진은 우리나라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IB 교육과정 도입으로 미래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3선에 성공했다. 창…
2022-12-05 10:30
우리는 누구나 하나쯤,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나쁜 기억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 창피당했던 순간, 자존심 상했던 순간, 두렵고 무서웠던 순간, 배신감에 분노가 치밀었던 순간…. 심리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마음에 깊이 상처를 입힌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트라우마는 기억 속에 각인되는 타투와 같다. 그 순간의 상황은 물론, 느껴졌던 공포·두려움·불안 등의 감정까지도 선명하고 강력하게 새겨져 쉽게 지워지지 않은 채, 평생을 괴롭힌다. 시간이 지나면 잊힐 것 같지만,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후회·죄책감 등이 겹치면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기도 한다. 트라우마의 핵심은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아니다. 마음에 남겨진 상처가 핵심이다. 따라서 사건이 크냐 작냐, 사건이 얼마나 심각했느냐 아니냐, 사건을 직접 겪었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트라우마는 사건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개인의 심리적 반응(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상황을 경험하더라도 개인의 성향·정서상태·주변환경 등에 따라 심한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비슷한 상황에서 가끔씩 기분 나쁜 기억으로 떠오르는 수준일 수도,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넘
2022-12-05 10:30
오늘도 수업하려고 학교에 온다. 그리고 중요한 건 수업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는 건 그 사람의 수업이다. ‘수업은 늘 실패한다. 고로 늘 수업을 고민한다’는 말은 신규교사뿐만 아니라 고경력교사도 공감한다. 수업달인·수업고민·수업관심·수업기술·수업성장·수업개선·수업변화·수업디자인·수업철학·수업비평·수업모델·수업모형·수업수다·수업나눔·수업성찰 등은 모두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게다가 ‘수업은 기예이다’, ‘수업은 과학이다’, ‘수업은 예술이다’라는 말로 수업을 정의하기도 한다. 이렇듯 교사의 최우선은 수업을 잘하는 교사이고, 장학은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사의 가르치는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이다. 즉 장학은 교사가 수업의 효과를 높이도록 자극하고, 바람직한 수업개선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기능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불어 수석교사제도 역시 현장에서 수업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우대’ 받는 교직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늘도 수업하려 학교에 온다 교사는 누구나 수업 속에서 행복하고 싶다. 교사들 대부분은 첫 수업의 감격과 폭망한 수업, 성공한 수업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내 수업이 재미있을까? 질문도 스…
2022-12-05 10:301935년에 발표된 심훈(沈熏, 1901~1936)의 장편소설 상록수에는 ‘학교’가 등장합니다. 물론 오늘날과 같은 온전한 학교는 아닙니다. 여주인공인 전문학교 학생 채영신이 기독교 여성 연합회의 파견으로 청석골이라는 빈촌에서 문맹퇴치 활동을 하기 위해 운영하는 한글 강습소입니다. 학교 공간이 따로 없어 마을 교회에서 밤낮으로 아이들에게 한글 강습을 하고 있는데, 뜨거운 배움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분명 학교의 범주에 듭니다. 소설 속 채영신은 당시의 실재 인물 최용신을 모델로 했다고 하니 상록수 이야기는 허구로만 만든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채영신의 학교는 일제 당국에 밉보이면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일제는 교회 건물이 낡았다는 구실로 학생 인원을 제한합니다.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이 이제는 학당에 들어올 수 없게 되자, 교회 학당 담벼락 뒤에서 얼굴만 마당을 향한 채 한글 문장을 울부짖듯 외치는 대목이 기억에 남습니다. 오는 아이들 다 들여서 가르치려면, 비록 초가집 흙벽돌로 짓더라도 어딘가 학교 건물을 지어야 합니다. 채영신의 학교가 필요로 하는 가장 절박한 조건입니다. 다행히 그녀의 학교는 마을 주민의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한글 강습뿐 아니라, 청년들
2022-12-05 10:30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마음이 무겁다. 내국세의 20.79%가 주어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부금)을 지켜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정부가 대학 재정지원을 목적으로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하면서 재원의 일부를 초·중등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부금에서 떼어내겠다고 나선 탓이다. ‘동생 돈 빼앗아 형님 준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는 밀어붙일 태세다. 김 교육감은 지난 9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지방교육재정 교육감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육감협의회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 어려운 상황이어서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최근 교부금 개편 논의를 보면서 유·초·중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17개 시·도교육감들은 심각한 우려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꿈과 미래를 지켜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감사원까지 나서 교부금 집행 내역을 감사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정부의 공세가 만만하지 않은데. “사실 기
2022-12-05 10:30
(이아연 지음, 북네스트 펴냄, 172쪽, 1만 2,800원) 어린이들이 국제적 안목을 기르도록 다른 나라와 국제관계에 대한 기초적 지식을 소개한다. ‘영국은 한 지붕 네 가족’, ‘인도에는 왜 신분제도가 있어요?’, ‘중동 사람들은 왜 우리나라 사극을 좋아해요?’, ‘환율이 뭐예요?’ 등 세계시민으로 커가는 데 필요한 24가지 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2022-12-05 10:30
2010년 9월 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존 관리·감독 위주의 지역교육청을 현장 지원 기관으로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교육지원청으로 개편을 단행했다. 개편 내용 중 하나가 학교별로 장학사를 지정하여 학교운영 전반을 점검·감독해 오던 행정적 성격의 담임장학을 폐지하고, 교사와 학교가 요청하는 경우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컨설팅장학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후 시·도교육청별로 담임장학이 폐지되고 컨설팅장학이 진행되다가 최근에는 지원장학·동행장학 등 다양한 명칭으로 장학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와 장학사의 동상이몽 과거에는 장학의 목적을 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에 초점을 두고 관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업개선, 교사전문성 신장, 학교교육 개선 등에 초점을 두고 단위학교 교내 자율장학과 교육지원청의 지원활동을 기반으로 장학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교육지원청은 학교와의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교내 자율장학을 지원하는 장학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의 담임장학활동에 대한 현황 파악을 위해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경기도 교육지원청 소속 교육전문직원 및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육전문직원은 131명, 교원 2,764명
2022-12-05 10:30
(캐서린 뉴먼 글, 데비 퐁 그림, 김현희 번역, 그레이트북스 펴냄, 160쪽, 1만 4,000원) 코로나19로 다른 사람과 관계 맺고 대화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상황에 맞게 말과 행동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이 등장한다. 친구나 이웃 등 흔히 마주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보는 친척과 어른 등 아직 겪지 않은 상황도 미리 대비하도록 돕는다.…
2022-12-05 10:30
장학의 위기 장학이 외롭다. 언제부터인가 학교평가·수업평가·교원능력평가가 위세를 떨치더니 ‘장학’이란 용어가 안 보이기 시작하고, 멘토링과 컨설팅과 코칭이 서로 자리다툼을 하기 시작했다(천세영, 2018). 물론 학교현장에서 장학이 부담스러운 존재로 취급을 받아온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요즘처럼 그 존재 의미를 찾기 힘든 경우도 드물다. 장학(supervision)은 어원적으로 super와 vision의 합성어로 ‘우수한 사람이 위에서 내려다보며 감시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inspection(사찰 혹은 점검)은 in과 spect의 합성어로 ‘안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장학은 어원상 교육활동을 감시·감독하는 형태로 인식되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inspection에 가까운 시학(視學)·교학(敎學)·독학(督學) 등을 사용하다가, 1945년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을 받아 배움을 장려한다는 의미의 ‘장학(獎學)’을 사용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해방 이후 우리가 사용한 장학은 주로 지도·조언의 의미였다. 다만 무엇을 지도·조언해 줄 것인가 하는 내용만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었을 뿐
2022-12-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