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20분. 아이들이 등교하려면 아직 한 시간 남짓 남은 시간. 텅 빈 복도에 발자국 소리 하나 없는 그 시간에, 김진숙 선생님은 어김없이 급식실 문을 연다.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모를 쓰고, 손을 씻는다. 그리고 오늘 하루, 200명 넘는 아이들의 배를 채울 준비를 시작한다. 18년.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절반이고, 누군가에게는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전부인 시간. 김진숙 선생님은 그 긴 세월을 급식실에서 보냈다. 몇 그릇의 밥을 지었을까. 몇 번의 국을 끓였을까. 몇 명의 아이들이 선생님이 만든 밥을 먹고 졸업했을까.셀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모든 밥 한 그릇에 선생님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그리고 이제, 그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 기사를 쓰기 위해 김진숙 선생님을 만났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정년퇴임 기사'라는 형식적인 글을 쓰게 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인터뷰가 끝나고 급식실을 나서는 순간이건 단순한 퇴임 기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라는 것을알 수 있었다. 인터뷰는 급식실 한켠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김진숙 선생님은 연신 손을 비비며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
2026-08-26 15:11현장 경험을 통해 얻는 배움은 문서나 문자로 접하는 지식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교육청 장학사로 학교 관리자로서 바라보던 학교 밖과 학교 밖에서 바라보는 교육은 다르다. 현장이 답을준다. 퇴직 후 봉사의 마음을 보태어 전문가 구성원이 되어찾아가는 유아교육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찾아가 조기흡연예방 교육을 한다. 누리교육에서 건강한 생활습관기르기와 연관하고국가정책적으로 유야흡연예방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즈음이다.담배 연기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보호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자연스럽게 형성하도록 돕는 조기 예방교육이 어른으로 연결 되기 때문이다. 퇴직하고도 전문성을 살려 ‘교육’을 한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 아이들을 만나 교육하고 돌아오는 날이면 오히려 더 큰 에너지를 얻는다. 나의 도파민 생성 시스템은 여전히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모양이다.교육자는 가르치면서도 현장에서 끊임없이 배운다는 것을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한 어린이집을 찾았다. 교육자료를 보여주기에는 TV 화면이 너무 작았다.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그 작은 화면이 마음에 남았다. ‘어디 큰 TV를 구해다 줄 수 없을까.’ 내놓은 쓸 만한 TV가 없는지 살피게 되었다.그날 수업에 사
2026-08-24 13:08영감님이 갑자기 배가 아프단다 화장하고 가방 메고 나갈 준비를 마친 마나님은 우두커니 서서 기다린다. 거울에 비친 머리를 한번 만져 보고 더 멋스러질까 하여 머리를 쓸어 올린다. 일을 마친 영감님이 우두커니 기다린다. 망건 쓰다 장 파하게 생겼다*. 오늘만 날인가? 늦은들 어떠한가 기다릴 수 있는 영감님이 있고 기다려주는 마나님이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어느 덧 70대 함께한 세월 42년 남은 생도 건강하게 기쁘게 함께 걸을 수 있도록 하늘님과 조상님께 기도드린다. *'망건 쓰다 잘 파한다'는 차림새를 꾸미느라 시간을 보내다 장이 끝나버렸다는 데에서 나온 말로, 사소한 일에 매달리다 중요한 일을 놓치는 경우를 이르는 속담이다.…
2026-08-05 14:12문제행동을 하지 않는 아이들만 모인다고 좋은 교실이 되지는 않는다. 교실을 오래 차갑게 만드는 것은 눈에 띄는 갈등보다 역할의 고정이다. 늘 놀림받는 아이, 웃어주는 아이, 모른 척하는 아이가 정해지면 조용한 교실에서도 관계는 무너진다. 처음에는 큰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모둠을 만들 때마다 마지막까지 남는 아이가 생기고, 점심시간에 함께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하는 날이 늘어난다. 장난을 멈춰달라는 말이 나와도 주변 아이들은 괜히 끼어들었다가 자신도 불편해질까 봐 웃거나 자리를 피한다. 아이들에게 “친구를 잘 챙겨야지”라고 말한다고 바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혼자 있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은 어른에게도 쉽지 않고, 이미 무리가 정해진 교실에서는 더욱 용기가 필요하다. 교사가 누구의 빈자리를 묻고 어떤 행동에서 웃음을 거두며, 돌아온 아이를 어떻게 맞는지는 교실의 보상 구조가 된다. 어른이 눈여겨보는 행동이 아이들 사이에서 가치 있는 역할이 되고, 반복해서 본 태도는 관계의 기준으로 옮겨간다. 처음에는 교사가 시켜서 인사하던 아이가 어느 날 스스로 묻는다. “오늘 ○○이는 왜 안 왔어요?” 놀이에 끼지 못하고 서 있는 친구에게 누군가 먼저 다가가기도 한
2026-08-04 11:31지금은 전국의 청소년들이 한참이나 여름 방학을 즐길 때이다. 방학(放學)의 참된 의미는 한자어 문자대로 ‘학업을 놓아주는 시간’이 아니라, ‘교실 울타리를 넘어 세상이라는 더 큰 학교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는 절호의 찬스라 할 수 있다. 교과서 속의 검은 글자와 모니터 속 네모난 화면에 갇혀 있던 청소년들에게 방학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생생한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가슴속 깊은 통찰을 얻는 거대한 배움의 찬스가 될 수 있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여행(旅行)의 참 매력은 단순히 새로운 풍경만을 구경하는 데 있지 않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생소한 공간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지평을 넓히는 ‘지적·정서적 울림’에 있다. 이 글에서는 이번 방학, 부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무심한 관광이 아닌 ‘삶을 변화시켜 줄 배움 여행’으로 떠나길 권장하는 마음으로 누구나 뿌듯한 경험을 자랑하는 전국의 5대 여행 성지와 그 실증적 이유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제주 해녀박물관과 세화리 해녀마을이다. 맑고 푸른 제주 바다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찾는 해녀박물관과 세화리 해녀마을은 물질의 역사만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다.…
2026-08-04 11:26야구 대회에 나가 결석했던 아이가 다음 날 학교에 왔다.나는 그 아이를 일주일에 세 시간만 만나는 과학 전담교사였다. 복도에서 지나가듯 물었다. “어제 경기 어땠어? 이겼어?” “졌어요.” “아쉽겠다. 포지션은 뭐야?” “외야요.” “타순은?” “4번이에요.” “4번 타자면 중심 타선이네. 어깨도 좋겠다.” 아이의 굳었던 얼굴이 조금씩 풀렸다. 야구를 시작한 지 1년 되었다는 말을 듣고, 2년 전 우리 학교에도 주니어 국가대표로 뛴 아이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꾸준히 하면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겠다.” 그 말을 들은 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그날 이후 과학 성적이 갑자기 오르거나 수업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아이의 미소는 오래 남았다. 공부나 규칙보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본 어른을 만났을 때 나오는 표정이었다. 아이들은 자신에 관해 말할 기회를 기다린다.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보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마음을 쓰고 있는지 알아봐 주기를 바란다.야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야구가 있고,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곤충이 있으며,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그림이 있다. 그 관심사는 아이가 관계 안으로 들어
2026-07-27 09:34아이가 쓰지 않던 거친 말을 하고 하지 않던 장난을 시작하면 부모는 최근 가까워진 친구부터 떠올린다. “그 아이와 어울리더니 달라졌어.”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래.” 부모로서는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친구와 거리를 두게 하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고,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관계를 끊어주는 것이 아이를 지키는 일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살펴야 하는 관계도 있다. 위험한 행동을 반복해서 부추기거나, 거절하기 어려운 아이를 이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떠넘기는 관계라면 어른이 개입해야 한다. 아이가 두려워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거나 힘의 차이가 뚜렷하다면 단순한 친구 문제로 두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모든 변화를 친구 한 사람의 탓으로 설명하면 아이가 그 관계에 머무르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계속 그 친구를 찾는 데는 그 안에서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는 자신을 재미있는 사람으로 봐주는 친구 곁에서 인정받는 기분을 느낀다. 어떤 아이는 그 무리에 속해 있어야 혼자가 되지 않을 것 같아 하기 싫은 일도 따라 한다. 친구가 아이를 일방적으로 바꾼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 역시 그 관계에서 필요한 무언가를
2026-07-20 11:10월요일 아침, 교실 문을 여는 그 찰나의 순간부터 수업은 이미 시작됩니다.교사가 아이들과 가장 먼저 눈을 맞추며 건네는 인사는 단순한 예의나 관습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말의 안부를 묻고 아이들의 표정을 읽어내는 그 짧은 시간은, 하루 수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준비 과정입니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은 그 다정한 인사 한마디에 천천히 배움을 향한 시동을 걸기 시작합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제각각입니다. 누군가는 밝은 얼굴로 들어오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자리에 앉습니다.겉으로는 같은 등교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날이 있습니다.아침에 분명 별일 없었던 것 같은데, 아이의 표정이 유난히 무거워 보이는 날입니다.우리도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책 한 줄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아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주말 동안 속상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고, 친구와 다툰 채 등교했을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아직 교실에 도착하지 못한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그래서 배움은 생각보다 관계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2026-07-13 11:33
2026년 한 해가 어느새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칠월 첫 아침에 해 본 혼잣말 속에 빠른 세월을 붙잡지는 못하는 안타까움이 인다. 여름의 언저리에서 하늘과 숲, 바람과 햇살이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아침, 눈 뜨면 푸르고 자고 일어나면 더욱 짙은 푸르름, 마음도 덩달아 넉넉한 푸른빛이 된다. 칠월은 초록빛 청포도가 알알이 영글어가는 계절이며 장마와 무더위가 함께 찾아오지만, 동시에 푸르름이 가장 생생한 달이다. 장마라 높은 습도로 끈적거리는 불쾌감이 있지만 시원한 바람이 스쳐 가는 포도밭과 투명한 청포도 한 송이를 떠올리면 참 싱그러운 계절이다. 계절의 변화는 참 신비롭다. 주변의 푸른 잎사귀들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한결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푸르름이 짙어가는 계절이 오면, 유독 가슴 속을 잔잔하게 울리는 시 한 편이 떠오른다. 언제나 칠월이 오면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한 번쯤 마주치며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던, 우리가 참 사랑하는 이육사 시인의 대표작 청포도이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2026-07-09 10:50
경북 의성금성초(교장 류은주)는 1일 교내 강당에서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2026학년도 교직원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응급 상황 및 심정지 환자 발생 시, 교직원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초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여 학생과 교직원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올해는 교육의 전문성과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현장 구급 경험이 풍부한 ‘대한응급구조사협회’ 소속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진행했다. 교육 내용은 단순한 이론 전달에서 벗어나 실제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득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참석한 교직원은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4분)의 중요성 ▲가슴압박 심폐소생술(CPR) 마네킹 실습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학교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기도 폐쇄 상황에 대비한 하임리히법 등을 3시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금성초관계자는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공간인 만큼, 위급 상황 발생 시 교직원의 초기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한응급구조사협회 전문가와 함께하는 이번 실전형 교육을 통해, 우리 학교 모
2026-07-06 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