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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부터 초·중·고교의 수학·영어·정보 교과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선도학교 운영(올해 300개교, 내년 700개교 내외), AI 디지털 교과서 선도교사단 선발 등이 주요 골자다. 교육부는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수업을 위해 첨단 에듀테크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AI 교사가 어려운 수학 문제 풀이를 개별적으로 도와주고,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영어 듣기와 말하기 훈련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디지털교과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적용된다. 2025학년도에 초3∼4년·중1년·고1년에게 먼저 선보이고,2026년에는 초5∼6년·중2, 2027년 중3 등에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수업 혁신 의지가 강한 교사들을 뽑아 다른 교사들을 지원하는 ‘터치(TOUCH·Teachers who Upgrade Class with High-tech)’ 선도교사단도 운영한다. 올해 400명으로 시작해 2025년에는 1500명 정도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을 ‘디지털교육지원센터;로 지정해 다양한 학습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학생 교육의 다양화와 개별화를 위해 AI 등 기술의 활용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학교 여건과 교사 준비 상황 등의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다. 특히 교원 정원 감축을 즉시 중단하고 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20명 이하 감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반에 21명 이상 과밀학급이 전체 초‧중‧고교의 77%, 26명 이상도 40%인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면 디지털 교육혁신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을수록 AI를 통한 개별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일일이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 추진 없는 수업 혁신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이에 여러 차례 공감을 표한 바 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은 수업 혁신, 개선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AI 기술 등을 활용한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의 기반은 디지털 교과서나 무선망 구축, 기기 보급 같은 것보다 교사가 학생 한명 한명을 더 살피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20명 이하 교실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아직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범교육청 및 선도학교에서 운영될 AI 기반 코스웨어가 일반화 모델로 전환될 수 있을지에 대한 설명도 아쉽다”면서 “AI 디지털 교과서의 베타 버전이라도 개발이 된 상태에서 모델학교와 ‘터치’ 교사단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미래 교육을 지향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됐다. 핵심은 ‘대강화’, ‘선택과 맞춤’, ‘분권화 자율화’다. 그동안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했던 학생참여형 수업을 더욱 심화시켜 학생주도형 수업으로 가면서 학생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을 반영하는 미래 교육의 필요성에 부응해 고교의 경우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 학생의 교과목에 대한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교육과정 운영을 추구하는 것이 본 교육과정의 취지다. 다양한 역량 살리는 구체적 교육 학교 교육의 주체는 교사와 학생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상황변화에 맞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이 질 높은 교육을 위한 핵심과제다. 지금 우리 학생들의 성향은 한마디로 개별화되고 다양화됐다. 앞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역량 위주의 교육을 추구했다.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 부족했던 역량 부분을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이제는 학생들의 개별적이고 다양한 역량을 개발하고 끼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 교육이 절실해졌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 교육은 그 당위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미래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바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이다. 필자는 일반계 고교에서 학생들과 셰익스피어 작품을 각색해 영어로 공연하는 동아리 활동 지도를 20년 이상 해오고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 각색에도 참여하고 두 시간 정도에 걸쳐 영어로 공연하는 것은 대학생이나 일반인들도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그 바쁜 대학입시 준비 가운데서도 이 일을 거뜬히 해냈다. 미래 위해 반드시 정착해야 동아리 활동을 지도하면서 학생들의 놀라운 잠재력과 창의성 및 끼를 실증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이 활동에서 발휘된 학생들의 능력은 모두 교과성적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학생주도형 수업은 우리 아이들이 끼와 창의적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미래 교육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현장에서 구현할 가장 좋은 방안 중 하나가 고교학점제다. 고교학점제는 공부할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이수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학업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가운데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것이다. 다양화되고 개별화된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고, 창의적 역량을 발현해 효과적인 학업을 수행할 것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는 우리 학생들의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 반드시 시행·정착돼야 한다.
‘영미문학읽기’ 수업 과정은 고교생수준에 맞는 작품 선택이 중요하다. 어려운 영어로 쓰인 영문학 작품 원작을 일반 고교생이 읽기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영미희곡 분야 박사학위를 가진필자는 20년이 넘는 기간의 영어연극 동아리 지도와 영미문학읽기 수업과정에서 손수 각색한 셰익스피어 각색극 12편을 모아총 4권의 시리즈 출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Twelfth Night(십이야)’, ‘Hamlet(햄릿)’, ‘Othello(오셀로)’와 ‘The Winter’s Tale(겨울 이야기)’, ‘The Merchant of Venice(베니스의 상인)’을 각각 묶은 ‘셰익스피어 각색극’ 1, 2권이 먼저 출간됐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영문학 작품 중에서 문학사적 측면과 형식과 내용적 측면 그리고 사상과 철학, 교육적 측면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문학에 대한 이해 및 체험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원작의 골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쉬운 영어를 사용해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했다. 안규완 지음, 도서출판 동인 펴냄
2022년, 학생들은 마침내 전면등교를 실시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동안에는 구글 미트와 같은 영상매체를 활용하여 비대면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면, 2022년은 다시금 대면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비대면수업 기간 동안 가장 그리웠던 것은 바로 모둠형태의 협동수업이었다. 물론 영상매체로도 ‘소그룹 회의’ 기능을 활용하여 협동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오프라인 교실에서 진행하는 ‘대면 협동수업’은 비대면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그것만의 존재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협동수업은 코로나시대 이후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된 ‘학생들 간 학습격차’와 ‘개인주의 심화’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었다. 모둠을 기반으로 한 협동수업은 교사중심의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이 수업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한 팀을 이루어 공동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소통하고 갈등을 경험하며, 팀원들 간에 관계 맺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비대면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동안 학생들 간의 학습격차는 확대되었고, 학생들은 협동활동 중에도 채팅창을 사용하여 역할을 분배하고 간단한 소통만 할 뿐이었으며, 협동수업을 통해 얻게 되는 공동체의식을 배우지 못했다. 학습격차가 커지고 직접적인 소통을 꺼리는 학생들이 많아진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적절한 대안으로 ‘수준별 맞춤 협동수업’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협동수업 시 모둠 구성 어려움과 방관자 문제 ‘모둠활동에서 학생들은 어떤 선생님을 좋아할까?’라는 설문조사에서 1위는 설명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해주는 선생님, 활동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는 선생님이 아니라 모둠을 잘 짜주는 선생님이다. 띠라서 모둠 구성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아래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았다. 첫 번째 방법으로는 성적별로 모둠을 구성하여 수준별 학습지를 배부해 보았다. 그러나 이 경우 낮은 수준의 과제를 배부받은 학생들이 자존심 상해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성적이 높은 학생과 낮은 학생의 비율을 적절히 조합하여 멘토-멘티 역할을 각각 부여하였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도움 요청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학생들 간의 수준 차이로 인해 흥미만 더 잃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세 번째 방법으로는 두 번째 방법과 동일하지만, 추가로 학생 간 친밀도를 고려하여 멘토-멘티를 구성하였다. 이 경우에는 친한 친구와의 잡담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전반적인 수업분위기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일부 소외된 학생들 또한 문제가 되었다. 모둠 구성 문제 외에도 어떤 형태로 사전에 모둠을 형성하던 모둠 내에는 꼭 방관자가 생기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교육론에서 배운 대로 학생들에게 ‘그룹 리더, 타임키퍼, 디자이너, 발표자’ 등의 개인 역할을 정해주어 수업을 진행했지만, 1~2명이 대부분의 과제를 진행하고 방관자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발표하러 나오곤 하였다. 즉 모둠활동 시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활동을 더욱 세분화하고 명시화할 필요가 있었다. 수준별 맞춤 협동수업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둠 구성에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실패해 본 후 필자가 가장 최근에 사용하게 된 방법은 모둠을 자주 바꾸되, 교사가 학생의 수준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자신이 어떤 난이도의 문제를 풀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간단하지만, 그 어떤 모둠 구성방법보다 효과가 좋았다. 1) 본래 교실에서 앉은 자리대로 4명 정도씩 조를 만든다. 교실 자리는 사전에 담임교사의 고민이 많이 담긴 자리이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해도 무방했다. 2) 그다음 학생들끼리 자신의 역할을 정하게 했다. 각 팀의 학생들은 그룹 리더, 가장 쉬운 문제를 풀 사람, 중간 난이도의 문제를 풀 사람,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 사람 중 자신의 역할을 고른다. - 그룹 리더의 역할은 문제를 뽑기 위해 교사와 가위바위보를 하고, 팀원들에게 준비물을 빠르게 배부해주고, 팀 내의 모든 문제지를 도울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어떤 모둠은 영어를 가장 어려워하는 친구가 그룹 리더를 맡기도 했고, 영어를 가장 잘하는 친구가 그룹 리더를 맡기도 했다. - 처음엔 서로 가장 쉬운 문제를 푸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팀을 위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역할을 맡아 문제를 풀어나가곤 하였으며, 모둠마다의 개성에 따라 역할을 분배하였다. 학생들은 직접 정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고, 학생들 스스로 서로의 수준을 가장 잘 알기에 수준별 수업이 더욱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또한 모둠을 자주 바꾸어 학생들이 반 안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며, 현재 자신의 모둠이 맘에 안 든다고 해도 다음 시간엔 모둠이 바뀔 수 있기에 크게 항의하거나 힘들다고 건의하는 학생들도 줄었다. 교사 스스로 모든 것을 세팅하려고 하는 것보다 학생들의 자율성에 맡길 때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학생들의 지필성적으로 모둠을 짰을 때보다 더욱 좋은 활동 결과가 나오게 되었으며, 교실 배치 세팅 또한 역할에 따른 지정좌석제로 운영하니 수업을 진행하며 수준별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받기가 수월했다. 협동수업에서 방관자 없애는 방법 협동수업 내에서 방관자를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학생들이 자기 번호에 해당하는 문제만 풀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모둠 내에서 내가 아니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여 모둠원으로서 자신의 책임감을 높이고자 한 전략이었다. 단어퀴즈의 경우, 영어단어를 보고 우리말로 뜻을 답하는 것은 가장 쉬운 문제를 풀기로 한 1번 학생들이 활동하고, 우리말을 보고 영어단어 스펠링을 나와서 적는 것은 중간 난이도의 문제를 풀기로 한 2번 학생들만 풀 수 있게 하였다. 이 활동을 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영어시간에 전혀 흥미가 없고 무기력했던 학생들이 이 퀴즈를 위해 사전에 영어단어장을 뒤적였다는 점이다. 자신의 모둠에서 본인만 풀 수 있는 문제, 본인이 조금만 노력하면 풀 수 있는 문제를 주니, 학생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선행학습으로 영어가 너무 쉬워 수업시간에 심드렁해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단어 배열 퀴즈를 통해 문장을 쓰게 했다. 이 문제는 각 단원에서 배운 문법요소를 활용하고 주어진 단어를 알맞게 배열하여 문장을 완성하게 하는 것으로, 친구들에게 문법요소를 설명하는 추가 미션까지 주었다. 학생들은 본인이 완벽하게 이해한 줄 알았지만,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려니 막히는 부분을 발견하며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 추가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지게 되었다. 더 나아가 모둠퀴즈에서 사용한 문장들은 수행평가나 지필평가에도 활용하여 모둠게임이 평가까지 이어지게 했다. 답안지 제공으로 불안감은 낮추고 자기주도성은 올리고 읽기 활동 후 세부내용을 파악하는 활동에서 멍하게 있는 학생들이 있다. 어차피 혼자서는 풀 수 없다고 지레짐 작하고 포기해 버리기는 것이다. ‘모둠활동에 있어 무임승차로 인해 학생들이 편안함을 느낀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모둠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을 경우 무력감·죄책감·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라는 글을 보고,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영어를 아예 못해도 읽기 활동 후 모둠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해결방법은 답안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답안지를 참 좋아한다. 이미 문제를 풀었지만 자신의 답이 맞는지 확신하지 못하여 발표를 머뭇거리곤 한다. 하지만 답을 맞힌 후에는 누구보다 자신감 있게 발표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특히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영어실력이 드러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활동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게임에서는 이러한 불안감이 더욱 도드라졌다. 불안감이 높아 정의적 여과 필터(affective filter)가 높아질 경우 학생들의 언어습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답안지를 사전에 제공하면 학생들의 불안을 낮춰 언어습득이 수월해지겠다는 답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을 구사했다. 1) 답안지를 볼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규칙을 사전에 제시했다. 2) 답안지는 학습지를 받고 2분 후부터 확인하러 갈 수 있다. 3) 1번 프린트 답안지는 1번 담당 학생만, 2번 프린트 답안지는 2번 담당 학생만, 3번 프린트 답안지는 3번 담당 학생만 보러 갈 수 있다. 4) 답안지를 보러 갈 때는 펜과 종이를 들고 갈 수 없고, 답안지를 보고 답을 외워 와서 프린트에 적을 수 있다. 학생들이 몰릴 수 있으니 안전을 위해 답안지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는 곳에 떨어뜨려 붙여놓았다. 수준별 학습개념으로 학생들에겐 수준별로 다른 프린트를 제공하였다. 1번 학습지는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습자용으로, 3번 프린트는 영어가 쉽다고 생각하는 학습자용으로 만들었다. 각자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1번 학습지는 1번 학생만 적을 수 있고, 3번 학습지는 3번 학생만 채워 넣을 수 있게 하였다. 대신 그룹 리더는 모든 학습지를 써줄 수 있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이는 학생들이 서로를 돕게 하는 공동체의식을 가르치기 위한 일환이었다. 이렇게 몇 가지 규칙을 설정하니 교실 안에서 재밌는 일이 일어났다. 활동지를 진득하게 읽으며 문제를 푸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여러 번 달리며 답지를 보고 와서 쓰는 학생들도 꽤 많았다. 특히 1번 문항을 맡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능력으로 본인이 담당한 학습지를 채우며 행복해했다. 답안지를 보고 와서 학습지에 옮겨 적으며, 잘 안 써지는 단어들도 있고 3인칭 주어 뒤 동사에 s를 빼먹기도 하지만, 제한 시간 내에 완벽한 답을 다른 모둠보다 빨리 작성하기 위해 학생들은 누구보다 집중했다. 텍스트 속 세부정보를 찾고, 이를 문장으로 쓰는 시간이 이렇게 활기차고 학생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 놀라웠다. 이 활동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 중 하나이다. 강의식 수업의 경우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있어야 하는 데 반해 이 활동에서는 마음껏 몸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활동을 위한 그 외 장치들 환경의 변화가 학생들에게 주는 영향은 많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영어전용실이 잘 되어있다. 교사 위주의 강의식 수업은 본 교실에서, 협동수업은 영어전용실에서로 환경을 구분하였더니 더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영어전용실에서는 항상 모둠으로 활동하니, 학생들은 모둠활동 때의 규칙을 탑재하고 교실로 들어온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따라 지정 좌석에 앉으니, 지도도 편하다. 어휘퀴즈는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레트로 게임인 마리오게임의 형태를 사용하여 진행한다. 이는 선배교사의 수업을 보고 흥미로워서 공유받은 것으로 매 수업마다 잘 쓰고 있다. 학생들은 비밀박스를 열고 모둠별 점수가 뒤집힐 때마다 매우 좋아한다. 어휘퀴즈에 사용하는 PPT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이미지를 사용한다. 단어의 의미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한글로 된 우리말과 이미지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는 단순한 2D 그림보다는 실제 사진이나 움직이는 그림 등이 학생들의 학습 호기심을 유발하고 단어의 뜻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를 교사가 직접 찾아 보여줄 수도 있지만 구글 클래스룸의 구글 슬라이드 공유기능을 사용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구글 이미지를 찾아 넣도록 한다. [구글 슬라이드]-[삽입]-[이미지]-[웹검색] 기능을 사용하면 수업 중 학생들이 직접 어휘를 찾으며 자신이 생각한 콩글리시도 바로 잡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콩글리시 중 하나인 eye shopping을 검색하면 보통 안경이나 구글 안경을 쓰고 쇼핑하는 사진이 나온다. window shopping을 검색해야 우리가 생각하는 browsing의 형태가 나오게 된다. 이처럼 학생들 스스로 어휘를 이미지로 검색하며 실재적인 어휘의 사용을 알게 된다. 또한 또래들의 흥미를 이끌만한 실제 사진이나 움직이는 그림을 찾기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어휘 PPT가 학생 흥미 유발용으로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모둠수업에 문화적인 요소를 포함시키면 더욱 효과적이다. 중등 영어과의 궁극적인 교수목표는 세계화에 발맞춘 글로벌 시민양성이며, 그 하위목표로 4가지 영역(말하기·듣기·읽기·쓰기)의 고른 양성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영어수업 내 문화수업은 필수적이다. 학생들은 수업활동이 세상의 일과 동떨어진 활동이 아닐 때보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사가 텍스트 내용과 관련된 실물을 준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번 차시 수업에 멕시코 마리아치 밴드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필자는 마리아치 밴드들이 쓰는 솜브레로를 직접 준비하였다. 텍스트에 솜브레로가 멕시코의 뜨거운 햇빛을 막기 위해 챙이 크다고 나왔다면 실제로 이를 착용해 보며 챙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마리아치 밴드들이 쓰는 모자는 얼마나 화려한지 등을 실제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학생들은 텍스트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모둠퀴즈에서 우승한 팀이 나와서 솜브레로를 쓰고 사진을 찍게 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피드백 수업 후에는 활동지에 QR 코드나 구글 클래스룸의 설문지 시스템을 사용하여 해당 차시 모둠활동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통해 다음 수업을 수정·보완한다. 모둠활동의 경우는 부정적 피드백보다 긍정적 피드백이 많다.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집중력이 향상되었다.”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고 편해지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직접 참여해서 무엇인가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영어가 어려워 수업이 싫었는데 뛰어가서 답을 보고 적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강의식 수업에서는 졸린 경우가 있었는데, 모둠활동에서는 졸리지 않아서 좋았다.” “수업 중 움직일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게임방식을 사용하니 복습이 더 잘되는 것 같다.” “여럿이 활동을 하니 수업에 집중이 잘 되었다. 모둠활동하며 서로의 의견도 알고 더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강의식 수업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으면 중도에 포기해 버렸는데 모둠수업에서는 그 습관이 고쳐졌고 인내심이 길러졌다.” “친하지 않은 친구와 함께 모둠을 해서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중엔 서로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친구들이 설명해 줬을 때 공부내용이 이해가 더 잘되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수준별 협동학습을 진행하니, 뭐가 뭔지 몰라 막막해하는 학생, 무표정한 얼굴로 멍하니 앉아있는 학생, 너무 쉬운 내용을 한다고 지루해하는 학생이 줄었다.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답을 쓸 수 있어 영어수업이 외계어를 듣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사라졌다. 영어를 잘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영어로 인해 떨어진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 방법을 고민했고,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더 이상 영어 때문에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자신의 답지를 완성했다. ‘하면 된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수준별 맞춤 협동수업 덕분에 영어시간 분위기는 더욱 밝아졌고, 학생들은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수준별 협동학습 교수·학습지도안 •단원명: Lesson 2. Half a World Away 중 5/6차시 •배움주제: 인형이 소개하는 각 나라의 문화에 관한 글을 읽고 이해한다. •성취기준: - [9영03-02] 일상생활이나 친숙한 일반적 대상이나 주제에 관한 글을 읽고 세부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 [9영03-04] 일상생활이나 친숙한 일반적 주제의 글을 읽고 줄거리·주제·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학습목표: 1) Students can learn various cultures related to dolls. 2) Students can answer the questions related to “Dolls around the World.” •수업특징(수업형태 및 평가방법): 모둠수업, 직소활동, 수준별 활동 •교수·학습활동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기술의 일상 침투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 등이 등장하면서 AI는 더욱 인간처럼 자연스러워지고 문학·미술 등의 창의적인 활동도 가능해졌다. 단순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인간과 함께 살아갈 동료로 바뀌는 전환기에 가까이 다가왔다. 교육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졌다. 2023년을 맞이하는 현시점에서 전 세계 AI 튜터들은 어떤 시도해왔고, 어떤 것을 성취했으며, 무엇이 남아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양한 교육적 역할 기대 불구 명확한 정의는 없어 AI 튜터는 개인화 교수, 인공지능 조교, 교육행정 지원, 인공지능 심리·진로상담 등의 교육적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정의가 명확하지는 않다. 누군가는 지식을 전달해주거나 학생과 질의응답하는 챗봇 같은 것을 떠올릴 수도 있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에 등장하는 로봇과 같은 선생님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며, 영화 HER에 나오는 음성형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같은 조력자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 어떤 것을 상상한다고 할지라도 지금은 틀린 것이 아니다. AI 튜터는 완성형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실험단계에 있는 과도기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말은 지금부터 우리가 AI 튜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완성형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한편 AI 튜터를 이루는 근간 기술 또한 다양하다. 통칭해서 AI라 쉽게 부르고 있지만, 음성인식이나 음성합성, 자연어 처리, 추천 시스템 등 다양한 AI 기술이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선생님이 된 가상 인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디지털 휴먼 혹은 버츄얼 휴먼(autonomous Virtual Human)이란 컴퓨터에 인간을 시뮬레이션한 것을 의미하며, 그 종류는 아바타와 자동화된 버츄얼 휴먼으로 구분된다. 버츄얼 휴먼은 얼굴 표정이나 몸의 움직임 등이 사람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시각적 AI 기술과 대화형 AI 기술의 결합이다.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운 모습에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 방대한 지식 등이 더해지면 교육자·상담사·안내자와 같은 에이전트(agent)의 역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엔터테인먼트·고객 응대 등에 현재 활발히 활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빠른 속도로 고도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휴먼 제작사인 소울 머신(Soul Machine)과 IBM의 왓슨(Watson)이 결합하여 디지털 휴먼 보건선생님 플로렌스(Florence)를 만들었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2021년부터 플로렌스의 ‘코로나19와 금연 주제에 대한 보건교육’을 WHO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학생의 마음을 만져주는 상담사가 된 대화형 AI 미국의 Woebot(워봇)은 상담 AI 챗봇이다. 학생들만 쓸 수 있는 상담 챗봇은 아니지만, 공교육에서도 Woebot과 같은 상담 챗봇의 활용을 권장하고 있는 현 추세에 맞춰 Woebot과 같은 상담 AI 챗봇의 공교육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흥미 위주의 대화를 하는 AI 챗봇의 경우 공감의 대화를 나누기는 하지만 이것이 인간의 감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동반한다기보다는 발화자가 말하는 상황이나 문장 자체에 대한 공감에 그친다. 하지만 Woebot과 같은 상담 AI 챗봇은 인지행동상담 방법론에 기인하여 정신건강을 위한 문제해결 대화에 집중한다. 한 사람과 나눴던 대화를 전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수면이나 불안·우울·스트레스와 같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목표를 설정한 후 그에 대한 여러 번의 세션을 진행하는 방식이어서 전문 심리상담실을 그대로 옮겼다고 보면 된다. 일각에서는 심리상담은 내담자의 비언어적인 신호를 파악하고 ‘래포 형성’이라는 인간적인 신뢰형성과 관계맺음이 중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챗봇을 통한 심리상담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Woebot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Woebot을 처음 사용한 94%가 Woebot의 심리적 조언과 콘텐츠에 긍정적 인식을 보였다. 특히 6주간의 임상 결과 91%의 사람들이 만족한다는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현재 Woebot은 경미한 수준의 아동 우울증 치료와 관련한 FDA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그러하지만, 미국 역시 코로나19 이후 우울한 감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아진 상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천재지변에 대응할 만큼 교육받은 심리치료사나 상담 인력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탓에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 대다수가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상담서비스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 AI는 이렇게 전문가 시장을 스케일업(Scale-up)하여 전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데 용이하다. AI 튜터,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을 하는 곳도 있다. 교사나 교육기관에서 원하는 주제의 AI 튜터 챗봇을 만들 수 있도록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2021년 11월, 구글 클라우드 환경에서 API 형태로 제공하는 온라인 튜터 플랫폼을 공개했다. AI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학생과 상호작용하는 AI 튜터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제공한 것이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면 구조화된 질의응답을 기반으로 대화하듯이 특정 주제를 학습하는 챗봇을 만들 수 있다. 실제 AI 튜터는 학생의 학습목표 달성을 위한 질문이나 활동을 생성하고, 교육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단답형·선다형, 요약/패러프레이징, 빈칸 채워 넣기(guided note-taking) 등의 학습활동이 가능해 앞으로 학습활동의 종류 또한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월든대학교(Walden University)는 구글 클라우드의 플랫폼을 활용해 문학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AI 튜터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캐나다의 코빗(Korbit)은 ‘딥러닝을 만든 자’라고 불리는 요시오 벤지오(Yoshio Bengio) 교수의 연구실에서 파생된 프로젝트로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야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채팅 AI 튜터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화 기반의 개인화된 튜터링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는 AI 분야의 지식에 한정하여 채팅으로 해당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학습콘텐츠 개발과정을 단순화·자동화하고 표준화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어떤 주제의 학습이라도 대화 기반의 튜터링이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정교화된 언어학습 AI 튜터 외국어 학습·시험분야는 AI 튜터가 이미 상당히 정교하게 활용되는 분야다. 나스닥에도 상장된 에듀테크 서비스인 듀오링고는 학습자 진단과 학습콘텐츠 추천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국내에서 만든 TOEIC 학습서비스인 ‘산타’도 대형서점을 꽉 채우던 TOEIC 서적과 인터넷강의를 대체한 지 오래다. 베트남에서 만든 영어 발음 교정 전문 ELSA Speak도 평범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앱 서비스가 되었다. 단순 반복 과업부터 전문 영역까지 AI는 사람이 해야 할 단순 반복작업을 대신한다. 사실 기계는 단순 반복작업의 천재다. 지루함을 느낄 수 없고 이 때문에 무료함에서 오는 실수가 없다. 대화형 AI는 반복적인 문의에 대응할 수 있고, 주어진 내용에 대한 설명을 대신할 수 있다. 특정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내내 같은 일이 가능하다. 배움과 가르침도 반복이 필수다. 채점 보조라던가 교육행정보조 AI 등은 교사의 반복작업을 도와줄 수 있다. 이런 일을 AI가 대신해 줌으로써 교사는 가르침의 본질에 가까운 창의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AI는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의 일부분을 대신하여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서비스 전반의 질을 높이기도 한다. 가령 심리상담에서 AI를 활용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의 일부분을 AI가 대신함으로써 교실에서 방치되고 아이들의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다. AI 기술은 오늘도 바쁘게 변화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의 삶으로 침투한다. AI 튜터의 모습도 더 다양한 변주를 하거나 크게 바뀔 수 있다. 기술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단순한 과업은 과감하게 AI를 통해 덜어내되 전문 영역에 있어서는 신중하게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적 변화는 교육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1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네 가지 중 두 가지는 AI·디지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은 디지털 기초소양 강화를 제시하였고, 디지털·인공지능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은 실생활 맥락과 연계된 수업 등을 표방하였다. 교육과정 개정방향은 공교육에서 AI·디지털로 인한 교육변화와 AI 시대를 살아갈 학생이 준비해야 할 역량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맥을 같이하여 학교현장에서의 AI 기술 사용, AI 혹은 AI 기반 기술이 교사를 지원하거나, 교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놀랍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특히 AI 튜터의 경우, 학습자 맞춤형 교육 지원, 교사의 교수 지원 등을 위해 활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필자는 교육현장 변화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기술과 AI 튜터 등의 활용과 관련하여 교육현장에서 직시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논의하고자 한다. ‘우리는 AI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학생들에게 AI와 관련하여 어떤 역량을 기르려 하는가’, 그리고 ‘AI 튜터 활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AI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AI+Thing 일상에서 AI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고, 더 이상 생소한 단어도 아니다. 생활의 모든 것이 AI로 바뀌어 갈 것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주변에 AI+Thing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한번 둘러볼 필요가 있다. 먼저 AI 스피커, AI 에어컨, AI 세탁기, AI 냉장고 등 수많은 Thing에 AI라는 용어가 접두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AI+Thing을 구매할 때, 그 제품이 AI라는 것을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AI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 제품이 왜 AI를 표방하는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AI 스피커가 어떤 점에서 일반 스피커와 다른지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기능이 있어서 혹은 내가 알지 못하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서 AI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AI에 대한 광의의 정의와 협의의 정의가 조금 다르게 사용될 수 있으나, AI는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학습된 것을 기반으로 추론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공통점을 갖는다. 즉 AI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데이터이며, ‘데이터’를 통한 ‘학습’이 더 강한 성능의 AI를 가능하게 한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AI+Thing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학습을 기반으로 성장해서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이유로 AI+Thing을 선택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AI+Thing과 Thing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나에게 없다면, 나는 AI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AI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에게 AI와 관련하여 어떤 역량을 기르려 하는가: AI+α 교육 교육에서 AI 혹은 AI 기술은 다양한 관점으로 사용될 수 있다. AI와 관련하여 어떤 목적을 갖고 교육을 진행하는가의 관점이다. AI+α 교육으로 구분해 보면 AI 기반교육, AI 개념·원리교육, AI 융합교육 등이 해당된다. 첫째, AI 기반교육은 교수·학습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AI 기술이 사용되는 경우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수학·과학·영어 등 교과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측면으로 AI가 탑재된 플랫폼, AI 학습도구 등이 그것이다. 수학과의 사례로 카네기멜론대학 AI 연구자들이 개발한 메시아(MATHia)와 EBS의 단추를 비교해 보자. 두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이다. MATHia는 교육평가의 중요한 이론인 IRT(Item Response Theory: 문항반응이론)를 차용하고, 인지모델링 방법을 사용한다. 다양한 수준의 평가문항을 기반으로 학생의 수학실력을 진단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처방을 내리는 형태이다. 반면 단추는 평가문항의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여 평가를 통해 직접적으로 학생의 수준을 진단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즉 문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준 측정에서 두 시스템은 차이가 있다. 영어과의 경우 영국의 ‘Third Space Learning(서드 스페이스 러닝)2을 살펴보자. Third Space Learning에서 AI는 교사 혹은 튜터라기보다 교사를 위해 학생의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학습분석 AI에 가깝다. 학생을 직접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교사이며, 교사가 학생을 잘 지도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교사에게 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둘째, AI 개념·원리교육은 AI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나 원리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이 AI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AI가 무엇인지, AI를 어떻게 구현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지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22 개정 정보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바와 같이 중학교 정보에서의 인공지능 영역, 고등학교 정보에서 인공지능 영역, 그리고 고등학교의 진로선택과목인 인공지능기초 등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AI 융합교육은 AI 기반교육을 통해 AI와 관련된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즉 특정교과의 과목에서 AI 기술이 들어간 도구를 활용하거나, AI 플랫폼을 활용하여 교수·학습을 진행하였다면, AI 융합교육이 아닌 AI 활용교육 혹은 AI 기반교육이다. ‘AI 융합교육’은 AI에 대한 기본개념이나 원리를 습득하고, AI의 개념을 바탕으로 타 교과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AI 융합교육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에서 알지오메스 등의 공학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AI·SW 융합교육이 아닌 AI·SW 활용교육으로 AI·SW 기반교육의 범주이다. AI+α 교육 중, AI 개념·원리교육의 수준은 각 학교급에 따라 인공지능교육의 목표3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먼저 AI·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갖추어야 기초역량은 ‘소양교육’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다. 즉 AI 기술이 포함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서비스에 적용된 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한 수준의 AI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정도를 말한다. 초·중등교육에서는 AI와 관련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구현된 플랫폼 등에서 모델을 만들어보거나, 경험해보는 정도의 역량을 생각해 볼 수 있다. AI 튜터 활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AI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기반으로 AI 시대의 학생을 위해 어떤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그리고 그 중심에서 AI 튜터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AI 기반교육을 진행한다고 해서 AI 기술과 관련된 개념이나 기초지식에 대한 역량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AI 기술을 활용한 도구나 플랫폼을 통해 학생의 타 교과학습에 대한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는지, 혹은 AI 자체에 대한 지식이나 역량을 향상하여 학생의 미래직업이나 진로에서 AI를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목적이 있는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AI의 활용은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습득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AI 기술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AI+Thing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하거나 AI 에어컨을 상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둘째, AI 튜터와 관련하여 아직까지 성과를 나타냈다는 증거가 다소 미흡하다는 점이다. AI 튜터와 관련한 사례는 현재까지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AI 튜터를 활용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제반사항이 매우 많다. OECD Education4에서 ‘인공지능과 교육: 정책입안자를 위한 지침(AI and education: Guidance for policymakers)’을 통해 정책입안자들에게 제시한 교육분야에서 AI 기술 접목에 대한 지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지침은 AI 튜터를 활용하는 것은 학생의 교수·학습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참조할 만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AI 튜터에 대한 MATHia의 사례나 애리조나주립대학의 빅데이터·AI 기반 학습지원시스템 ‘e-Advisor’ 등도 필요한 시스템이나 데이터가 충분히 갖추어져야 AI 튜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두 사례가 성공적으로 주목받는 것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례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즉 AI 기반 기술을 활용했다고 해서 AI 튜터의 교육적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셋째, AI 튜터를 활용하는 목적과 함께 학교현장의 교사, 그리고 예비교사는 AI에 대한 지식과 AI를 활용할 역량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2008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작된 2018에 이르는 10년 동안 정보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육 부재로 인한 결과는 OECD PISA 2018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교사의 상당수는 정보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교육을 받았어도 기억의 ‘편린(片鱗)’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학교의 교사가 AI 기반교육을 진행하거나 AI 튜터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AI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필요하다. 시스템이나 AI 튜터의 판단이 틀렸거나 시스템의 오류를 수정할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다. AI에 대해 알지 못하고 AI+Thing을 선택하는 것처럼, 학교현장에서 교사는 AI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나 경험을 갖지 못한 채 도구를 사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AI 튜터나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의 준비, 시스템의 무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결국은 모든 책임을 교사가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AI·디지털 인재는 AI 도구활용, AI 튜터의 활용 등과 같은 AI 기반교육으로는 양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는 AI·디지털 인재에 대한 초점이 AI에 대해 알고 활용하는 인간, AI 기술이 들어간 Thing을 조작하는 인간 중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에듀테크 기업 아티피셜 소사이어티는 생성형 AI를 통해 교육과정을 위한 영어 지문과 문제를 자동 생성해주는 젠큐(genQue) 오픈 베타를 출시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젠큐는 쳇지피티(chatGPT)와 아티피셜 소아이어티의 자체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로 이미 글로벌 교육 기업들과 클로즈 베타 서비스 후 이번에 공개됐다. 젠큐는 사용자가 교육용 지문과 문제를 만들 수 있는 콘텐츠 생성 도구로 지문생성, 서술형 평가와 질문 유형 등 총 17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저작권 문제가 없는 텍스트를 생성해 교육용 콘텐츠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아티피셜 소사이어티 측은 “젠큐는 기존 교육콘텐츠 제작 프로세스 중 90% 이상을 차지하던 ‘원고 작성과 문제 생성’을 자동화로 대체해 준다”며 “이를 통해 교육콘텐츠 제작 시 최종 검토에만 집중함으로써 10배 이상의 콘텐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티피셜 소사이어티는 2021년도부터 생성된 AI RD를 수행해오고 있으며, 이미 관련 기술 특허를 확보하고 학계와 교육 산업계에 다양한 교육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티피셜 소사이어티의 핵심 기술은 초경량 AI 모델을 통해 모바일에서 획득한 영상과 음성을 기기 자체에서 분석하는 솔루션, 초거대 AI 모델을 통한 콘텐츠 생산까지 광범위하다. 김기영 대표는 “아티피셜 소사이어티는 생성형 AI 교육 섹터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는 교육부가 17일 서강대에서 ‘제3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현행 수능의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비롯해 문‧이과가 구분된 대입과 고교 교육과정 간 간극을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강경진 서강대 입학사정관은 “과목 선택에 편견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강대는 2024학년도부터 정시 전 계열에 지정 영역 설정을 폐지함으로써 과목 규제를 풀었다. 현재 수능은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고 있지만, 실제 입시에서는 여전히 구분이 존재한다. 때문에 대부분 대학이 이과의 경우 미적분과 기하, 과학탐구를 지정하고 있는데 이 구분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는 “몇몇 대학들에서 이런 변화가 시작되면 수학 잘하는 학생이 꼭 미적분과 기하가 아니라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학의 노력이 학생들의 학교지원 양태를 변화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차지원’ 표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고교에 문‧이과 구분이 없어졌음에도 입시 현실은 그러지 못하다 보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구분해서 준비할 수밖에 없는데, 미적분과 과탐 성적으로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나쁘다고만 비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서희 서울 중동고 교사도 이 같은 간극을 지적했다. 그는 “수능과 직결되지 않는 과목에 대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목소리가 다르다”며 “수능에서 선택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도 선택과목으로 개설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학교에서는 전인적 성장을 위해 공통과목으로 개설해도 해당 과목이 수능 선택과목인 경우, 왜 모든 학생들이 듣게 만드냐는 학부모와 사교육 기관들의 민원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선택과목의 역설도 언급했다. 최 교사는 “2학년 때부터 과목 선택을 하기 때문에 아직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했어도 고1 때 완벽한 선택을 해야 하고, 내신 또는 수능 중 방향을 정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며 “수능에서 선택하지 않은 과목을 학교 수업에서 들어야 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면서 교사도 내적인 갈등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재룡 경기 경민고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체감하는 영어 절대평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 교사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일반고 학생들은 여전히 수능 영어에서 1등급을 받기 위해 이전과 같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읽기, 듣기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며 “등급의 경계선에 있는 학생들은 수능 준비를 위한 학습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짚었다. 윤 교사는 “반면 영어점수가 안정적으로 높은 학생들은 국어, 수학 등 다른 영역 준비에 전념할 수는 있지만, 영어의 변별력이 약해져 영어 외 다른 영역에 대한 학습 부담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의사소통 중심 등으로 수업 방식을 변화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능 영어 학습량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좀 더 낮추고 말하기, 쓰기 평가 문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을 지낸 민찬홍 한양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수능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수시나 논술 등의 대안들이 수능시험만큼 ‘형식적 공정성’을 갖췄는지에 대한 불신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능이 공정하다는 신뢰를 얻는 것은 출제와 성적처리 과정에서 투명성을 유지하려 노력한 결과”라며 “수능 시험 이외의 전형 방안들이 신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노력이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최근 교육부에서는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식을 현재 중 1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언론에 발표했다. 현재 초‧중학교에서는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고 1학년만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육계에서는 2025학년도부터 전면적으로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정책 및 현행 수능시험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 정책이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내신성적을 절대평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상대평가로 교육 현장 왜곡 심화 또한, 현행 고 1학년만 상대평가를 실시하게 되면 1학년 성적의 영향력이 매우 커져 고교 입학 전인 중 3학년 과정에서 사교육이 과도하게 작용하게 된다. 또 고 1학년 때 석차 등급이 저조한 학생은 2~3학년 때 수능에만 몰두하게 되어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중학교에서 수학과 영어를 잘하던 학생이 고교 입학 후 성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은 졸업생이 학교로 찾아와 “중학교 때는 수학과 영어 과목에서 거의 만점을 받아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상대평가를 실시해서 그런지 제가 받은 점수가 친구들의 성적에 따라 크게 변동돼서 공부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고 걱정도 많이 돼요”라고 말하는 학생이 있었다. 주요 선진국인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프랑스, 핀란드 등은 상대평가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상대평가 제도는 우리나라 교육의 현장을 오랫동안 왜곡시켜 사교육의 부작용을 불러왔고, 과도한 입시경쟁을 유발하는 도구로 작용해왔다. 그 결과 상대평가는 학생들의 다양한 배움과 호기심을 촉진하기보다는 오히려 결과 중심의 교육으로 인해 학교 수업 전반을 크게 왜곡시켜 논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학교 현장에서 절대평가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석차와 내신등급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지금의 모습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수업에서 과정과 결과를 모두 중시하는 교육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교육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중심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성취)평가제가 그 취지와 목적에 맞게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부작용 최소화해 도입해야 가장 시급한 것은 채점과 평가에 있어서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다. 일부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로 인해 고교 내신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대평가의 핵심은 내신성적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엄격한 내신 관리다. 다음으로는 절대평가를 넘어서 대학 입학시험, 즉 수능까지 일관성 있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독일, 영국, 프랑스, 핀란드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내신성적뿐만 아니라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서도 절대평가 제도를 일관성 있게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사 대부분은 고교 내신성적 절대평가제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동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 2025학년도부터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성자초등학교를 찾았다. 기초학력부진학생 해소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성공사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교육계 최대 현안은 학력저하와 기초학력부진학생 증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지만 좀체 풀리지 않는 난제로 꼽힌다. 학생 개인차는 물론 사회·경제적 여건 등 변수가 많은 탓이다. 성자초가 서울시교육청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촘촘한 기초학력 지원대책과 실천을 통해 가시적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교장을 중심으로 한번 해보자는 교사들의 열정과 교육지원청의 적극적인 지원, 학부모의 신뢰가 원동력이 됐다. 한 아이도 뒤처지지 않는 기초학력 부진 예방 우수학교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체계적인 기초학력지원시스템. 기초학력 협력강사 운영, 맞춤형 선도학교 운영, 기초학력 키다리샘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성자초는 학력부진의 출발점이 되는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협력강사를 배치, 교실수업에 투입하고 있다.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는 생각에 1학년은 국어, 2학년은 수학을 중심으로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한다. 정규 교과수업시간에 담임교사와 협력강사 간 협력수업 또는 수업보조를 통해 맞춤형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3~6학년은 희망학급을 대상으로 담임교사와 협력강사가 주당 2시간씩 수학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지도한다. 교과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학습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습부진을 극복하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키다리샘이 있다. 대상은 4~5학년, 국어·영어와 수학·과학교과를 중심으로 지도한다. 주로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운영한다.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 보충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초등 점프업 프로그램도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다. 교육회복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초등 점프업 프로그램은 학생 중 성적이 중간층인 학생들의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 담임추천이나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교과 보충학습 프로그램이다. 이와 더불어 연간 24주간 운영하는 학습 사회성 회복 방과후학교와 성동광진학습도움센터 온리원(Only one) 프로그램도 도움을 주고 있다. 온리원 프로그램은 난독으로 인한 학습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특화된 프로그램이다. 디지털학습과 놀이활동이 꽃 피는 꿈이음실 성자초의 또 다른 자랑은 꿈이음실이다. 학교 유휴교실을 활용, 기초학력지원 전용공간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기초학력 신장을 지원하고 있다. 성동광진교육청이 처음으로 시도한 꿈이음실 사업은 학생·학부모·교사들로부터 전폭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꿈이음실은 규모도 제법 크다. 기존의 복도를 교실로 활용, 일반교실의 1.5배 크기쯤 된다. 학생들이 놀이활동을 하면서 디지털활용수업까지 가능하도록 꾸며진 것이 특징. 꿈이음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편에 디지털 기반 학습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가 비치돼 있고 디지털학습이 가능한 전용 책상이 설치돼 있다. 디지털 학습공간 오른편엔 육각형 모양의 책상들이 놓여있다. 학습형태에 따라 요리조리 배치를 달리할 수 있는 구조다.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이른바 교사동행 맞춤형 공간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꿈이음실 맨 안쪽은 바닥 난방이 잘 되는 온돌방처럼 꾸며져 뒹굴거리며 책도 보고 놀이학습도 한다. 다양한 놀이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사회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성자초는 학습지원대상학생뿐 아니라 모든 학생이 꿈이음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오전에는 1~2학년 놀이중심 선택활동과 3~4학년 디지털 선택활동 수업이 이뤄진다. 학교·교사·교육지원청이 삼위일체가 돼 노력한 결과 성자초의 기초학력부진학생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021년 전교생 560여 명 중 28명이던 기초학력부진학생은 올해 21명으로 확 줄었다. 특히 4학년은 작년 9명이던 것이 올해 3명으로 감소했다. 오언석 교장은 “각종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학생들 간 속도의 차이는있지만 효과는 분명했다”며 “이들이 다시 기초학력부진에 빠지지 않도록 요요현상을 예방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초학력부진학생들은 사회·경제적 여건 등 출발선 자체가 다른 경우가 많아 국가적 차원에서 더 많은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교육과정 연구학교 선정 … 학교자율시간제 선도 운영 성자초는 앞서가는 학교다. 교육부로부터 교육과정 연구학교로 지정돼 학교자율시간제를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자율시간제는 한 학기 17주 기준 수업시수를 16주 수업으로 변경하고 나머지 1주일은 학교 자율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부터 초등학교에서도 학교 자율로 선택과목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도입되는 제도다. 성자초는 지난 12월 8일 부산에서 열린 교육과정 연구학교 운영보고회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돼 사례발표를 했다. 2022년 한해 동안 1~6학년을 3개 학년군으로 묶어 다양하게 실시한 선택교육과정 운영 결과를 공개한 자리다. 구체적으로 1~2학년은 한글·수리·독서놀이 중심으로 학기당 34차시를 운영했고, 3~4학년은 디지털 소양교육과 생태전환교육을, 5~6학년은 인공지능과 민주시민교육을 각각 실시했다. 어려움도 컸다. 학교자율시간제는 이번에 처음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니 참고할 자료가 거의 없었다. 학년부장을 중심으로 교사들이 직접 발품을 팔았고, 주말과 방학도 잊은 채 매달렸다. 우수사례 발표현장에서 참석자들은 1년 만에 교육과정 개발부터 실천까지 완벽하게 수행해 낸 것에 혀를 내둘렀다. 개정 교육과정 취지를 가장 잘 반영해 설계하고 실천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강미연 교무부장은 “연구학교로서 모범사례를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막중한 책임감에 부담이 컸지만 동료와 선·후배 교사들 덕분에 학교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만족도가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 교장도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연구학교를 운영했다”면서 “선생님들이 하나로 뭉쳐 노력한 덕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며 교사들에게 공을 돌렸다. ‘믿고 맡기는 학교’ 입소문에 학령인구 감소 무풍지대 지난 1984년 개교한 성자초는 올해 39주년을 맞는다. 지난 2020년 오 교장이 부임한 이후 학교의 외관은 산뜻해지고 학교구성원 간 신뢰는 단단해졌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는 신념이 괄목할 성과로 드러나자 입소문이 났다. 그래서일까.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이 줄어 학교마다 역피라미드 현상이 일상이 됐지만, 성자초는 여전히 일자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학교가 위치한 자양동이 성동구에 편입돼 있을 당시 지명의 앞글자를 따 만들어진 ‘성자’라는 이름답게 이 지역 대표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 교장은 체육 장학사 출신 교장이다. 교직에 들어와 육상부를 이끌고 전국을 누빈 인물이다.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전거 마니아이기도 하다. 교육철학을 묻자 ‘힘·맘·몸·꿈’ 네 단어로 압축했다. 생각하는 힘, 따뜻한 마음, 건강한 몸, 행복한 꿈의 줄일 말이다. 학생들 모두 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성자다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우리는늘배우며살아갑니다.학교에가서수학공식을외우기도하고,자전거타는방법을익혀균형을잡고앞으로나아가기도하죠.이모든지식의습득과정을통틀어학습이라고합니다.그럼,학습한내용은우리몸의어디에기록되는걸까요? 이에대한답을하기전에,뇌에대해한번살펴봅시다.우리의뇌는신경세포(뉴런)로구성되어있습니다.신경세포들은여기저기가지를뻗어마치거미줄처럼이어져있습니다.뇌속에존재하는수많은신경세포사이의연결들은우리가학습할때변화하게된답니다.특정신경세포집단이연결을더세게강화하기도하고,연결을더약화하기도하며학습내용을기록하는것이죠.나아가새로운연결이만들어지거나,있던연결이끊기기도해요.이렇게신경세포의연결이변화할수있는능력을‘신경가소성’이라고한답니다.신경가소성이있어서,우리뇌는변화할수있고,따라서우리는학습을할수있습니다. 그런데이신경가소성이늘높게유지되지는않습니다.인간의뇌는보통어린시절신경가소성이높아요.따라서어린아이들의뇌는쉽게잘변화합니다.신경가소성이높아어떤것이든스펀지처럼잘흡수하여배울수있습니다.그러나점점나이가들면서신경가소성은떨어지게됩니다.어른은어린이와비교하면뇌가잘변화하지않아요.어린시절신경가소성이높게유지되는시기를‘결정적시기’라고합니다.결정적시기에는뇌가쉽게변화하기때문에,이때영어와같은다른나라의언어를익히는것이쉽습니다.언어의결정적시기는사람마다조금씩다르지만,일반적으로2세부터사춘기전까지라고합니다. 그렇다면결정적시기가지난이후에는공부를아무리열심히해도영어를잘학습할수없는것일까요?결정적시기에는많은것을학습할수있도록신경가소성이극대화된시기인것은분명합니다.그러나결정적시기가끝났다고신경가소성이완전히사라지는것은아니랍니다.결정적시기가끝났더라도신경가소성이남아뇌가변화할수있으므로충분한반복학습과연습을진행한다면,원하는만큼영어실력을올릴수있을거예요. 문제 1)이글을읽고알수있는사실로적절하지않은것은무엇인가요? ①우리뇌에는신경세포들이여기저기가지를뻗어거미줄처럼연결되어있다. ②신경세포들의연결이변화하면서학습을할수있다. ③신경가소성은어린시절부터점점발달하여성인기에가장높게측정된다. 문제 2)이글을읽은후의감상으로적절하지않은것은무엇인가요? ①학습한것을잘흡수하고언어를쉽게배울수있는시기가따로있구나. ②결정적시기가끝나면신경가소성도완전히사라지는구나. ③충분한반복학습을통하여언어실력을높일수있어. 문제 3)다음중‘신경가소성’이높은예시로적절하지않은것을고르세요. ①어린시절일본으로이민을갔던주영이는초등학생인데도일본어가엄청능숙해. ②3살짜리우리조카는옆에서형이공부하는것만보고도알파벳을외우더라! ③유아들은본능적으로높은곳과낮은곳을구분할수있어. 정답 : 1)③ 2)② 3)③
고교학점제 체제, 디지털 교육 강화 등을 담은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됐다. 편향성 논란이 지적된 부분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기는 했지만, 국민 대부분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수준을 최대한 고려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계 전반에서는이제 새 교육과정이 확정된 만큼 현장 안착을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교육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정의 주요 내용은 ▲학습자 주도성·창의력 등 역량 체계화 ▲지역·학교의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 ▲학생 맞춤형 교육 ▲디지털·인공지능(AI) 기반의 교실 수업 개선 등이다. 새 교육과정은 2025년 전면 도입을 추진 중인 고교학점제에 맞게 고교 교육과정을 시수 대신 학점 기반 선택 교육과정으로 명시하고 있다. 고교 1학년은 공통과목 위주로 듣고 2∼3학년 때 학생의 진로나 적성에 따라 ‘일반 선택과목’, ‘진로 선택과목’, ‘융합 선택과목’ 등 다양한 과목을 학생이 자율적으로 골라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디지털 교육 강화 차원에서 초·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는 현재보다 2배 늘어난다. 초교에서는 5∼6학년 ‘실과’ 과목 내 정보 교육 단원 시수를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 중학교에서는 ‘정보’ 과목 시수를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 고교에서는 ‘정보’ 과목 외에도 진로 선택과목으로 ‘AI 기초’, ‘데이터 과학’, ‘소프트웨어와 생활’ 등이 신설된다. AI에 대한 이해를 위해 행렬 과목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에 따라 수학 교과에서 ‘행렬과 연산’ 단원이 부활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수학 포기 현상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제외됐지만, 이제 고1이 주로 배우는 공통과목에 들어가게 된다. 한글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초등 1∼2학년의 국어 시수는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어난다. 영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기능별 분류 방식을 탈피하고 영어의 이해와 표현 2개 영역으로 변경된다. 사회에서는 핵심 아이디어 중심으로 학습량을 적정화했다. 이태원 사고를 계기로 체험형·실습형 안전 교육도 강화된다. 학교 현장의 자율적인 혁신 지원 및 유연한 교육과정으로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학교자율시간’이 도입된다. 학교에서는 지역 연계 교육 및 수요자 필요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특수교육과정의 경우 현행 교육과정보다 성취 기준 수를 약 20% 감축하고 실생활 중심으로 교육 내용을 구성해 장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개정됐다. 고교 졸업 후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사회적응’ 과목도 신설됐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의견수렴 과정에서‘자유민주주의’ 표현이 들어가고, ‘성(性)’ 관련 표현이 삭제되기도 했다.일부 반대가 있었으나 우리나라 헌법이 규정하는 방향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에 대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국민의 공통적 공감대 형성과 법률에 기초한 공통 표현 등을 기준으로 이견을 좁혀왔다”며 “고시 후에도 반대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최대한 소통하고 설득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초등 1∼2학년, 2025년부터 중·고교에 연차 적용된다. 새 교육과정 적용에 따른 대입제도는 2024년 2월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나만의 스토리와 콘텐츠가 돈이 되는 사회입니다. 그 콘텐츠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더 큰 스노우볼이 되어서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가령 식물 재배에 진심이던 분이 식물 기르기 노하우와 정원 같은 집을 공개하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신의 콘텐츠를 수익화하고 있지요. 그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동료였습니다. 같은 상황, 다르게 보는 눈 저의 경우는 어떨까요? 교직 경력 20여 년을 돌아봤더니, 제 강점은 영어교육과 국제교류였습니다. 영어 관련 업무를 얼마나 열심히 했었는지 생각해 보면 스스로 대견해질 때도 있지요. 교육 변화의 흐름에 맞춰 영어교육의 방향을 고민하고 EBS 영어교육, OBS 등에 출연해 공교육 전문가로서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어요. 영어 체험센터에, 온라인 영어교육에… 뛰고 또 뛰었습니다. 교육청 행사에 참여하느라 퇴근 후 회의에 참석했고, 장학자료를 만들어내려고 주말도 반납했습니다. 자매결연을 한 일본 학교와 소통하며 학생 문화교류와 교사 교류도 진행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대표 유네스코 학교로 사례발표와 수업 교류도 했지요.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고, 그것이 나와 교육계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폭력 업무를 맡았을 때도 다르지 않았어요. 그렇게 열심히 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곧 전문성 신장이자 나의 스토리, 콘텐츠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곧 이것들은 제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저 업무 담당자라서 해야 하는 일이었던 겁니다. 당장 하지 않아도 저를 대체할 후임이 있었으니까요. 그동안 해온 일들이 나의 콘텐츠이자 스토리였다면, 누구도 대체할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대체 불가능한 일이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떠난 후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으니, 그저 전임자가 했던 업무의 하나였을 뿐이었죠. 우리 교사들은 오랜 기간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주어지는 업무와 역할에만 충실했습니다. 그럼에도 학생과 학부모, 우리 사회가 교사에게 요구하는 일만 하는 데도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주어지는 업무만 해내기에도 힘든데,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대체 가능한 업무 담당자가 되어가고 있는 거죠. 일하면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는 없을까요? 욕심을 내면 안 되는 걸까요? 만들 수 있습니다. 나의 직업과 지금 하는 업무가 나만의 강력한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일과 업무를 나의 콘텐츠로 만약 똑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서도 내 것을 만들어내고자 일찍부터 노력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를 들어 영어교육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기초 영어에 관한 교재를 발간했다거나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다면? 영어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활동했던 것들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서 기록했다면? 심도 있게 공부해서 책을 쓰거나 대학 또는 기관과의 협업을 진행했다면 어땠을까요? 이미 저는 영어교육 전문가로 브랜딩 돼 있지 않았을까요? 똑같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긋지긋하다고, 1년만 버티고 다시는 안 하겠다는 사람과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과 내용, 자신의 감정 흐름을 책으로 엮어낸 사람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업무 담당자로서 자신의 시간을 쓰고 끝났다면 후자는 업무를 하면서 보너스로 자신의 콘텐츠를 생성해내고 있는 것이지요. 아이를 키우는 과정도 같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로 받아들이고 시간을 보내고 끝냈다면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양육 노하우와 고민을 자신만의 콘텐츠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2022년은 어떠셨나요. 업무에 지쳐 방학만 기다리는 올해의 마지막 달, 12월을 남겨두지는 않았나요? 자신의 콘텐츠로 만들어진 학급 문고, 교사의 교단 일기가 나오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2022년 고민해왔던 교육 노하우를 책으로 발간할 것입니다. 그 모든 것들은 우리가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에요. 나의 콘텐츠는 무엇일까. 내가 하는 것을 어떻게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조금만 더 고민해봐 주세요. 저는 그렇게 교사 개개인이 가진 콘텐츠의 힘이, 곧 공교육의 힘이 강해지는 길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최근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크게 떨어져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핀란드와 함께 세계 1~2등을 다툴 정도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가 전면 확대되고,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현저히 저하되었다. 알다시피 2015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이 부족한 기초학력을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나타나게 될 생애소득은 3% 감소, GDP는 1.5%나 감소한다. 또한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코로나19가 학생들의 미래 소득, 대학 진학, 사회적·경제적 계층 이동까지 삶의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와 교육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렇게 기초학력 수준이 계속해서 떨어지면 심각한 무기력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은 국가 경쟁력까지 급격하게 내려가게 된다.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기에 임시방편의 조치가 아닌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학습개선에 효과 의문, 역기능 주목해야 최근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1교실 2교사제를 조금씩 도입하고 있다. 이는 수학·영어 등 기초학력이 크게 떨어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과수업에 두 명의 교사를 한 교실에 투입하는 제도이다. 교사 1명이 수업을 진행하고, 1명의 보조교사는 학습부진학생에게 개별 맞춤형 학습지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1교실 2교사제는 이미 교과교실제 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을 비추어보면 학습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봐왔다. 그렇다면 학습부진학생을 위해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보정지도를 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교육의 최선진국인 핀란드는 일반·집중·특별지원 등 총 3단계로 나누어 심층적인 교육을 지도하고 있고, 일반지원에서 1차 해결이 되지 않으면 단계별로 나아가 특수교사·교감·학교간호사·학생복지사 등으로 이뤄지고, 일과 이후에는 개인 및 그룹단위로 구분하여 1주일에 1시간씩 개별적으로 심층지도한다. 스웨덴의 경우에는 학기마다 학부모·학생·교사 삼자대면을 통해 개별 발달계획을 세우고, 미국에서는 학습장애와 관련된 「장애인교육법」을 도입하여 언어·학습에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이후 별도로 추수지도가 이루어진다. 해외 사례를 종합해보면 수업시간에 1교실 2교사제를 도입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제도를 시행했을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 교실에서 특정 학생을 집중하여 지원하는 방식은 해당 학생에게 낙인효과를 줄 수 있고, 특정 학생 옆에서 오랫동안 머물러있으면 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보게 되어 과도한 부담감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수업에서 서로 다른 두 교사가 다른 교육관과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득보다 실이 크다. 또 협력교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두 명의 교사가 오히려 수업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 바람직 물론 1교실 2교사제가 모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반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있는 도시보다는 학생수가 적은 농어촌 소규모학교에서 어느 정도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습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적인 효과가 떨어지는 1교실 2교사제 보다는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고 교사를 증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지금이라도 교육부에서는 교사가 교육활동과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대폭 증원하여 상황과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최선의 지원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랫돌을 빼서 다시 윗돌에 끼우는 임시방편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교실수업의 교육여건 해소가 가장 최우선 과제임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큰 걱정은 학생들을 대면지도 없이 원격수업에 잘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2020년 4학년 학생들과 시작한 원격수업은 온라인학급을 개설하고, 문자로 소통하며 시작되었다. 걱정했던것 보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에 빨리 적응했다. 온라인학급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어려워서 댓글과 채팅으로 학생들과 제한적인 상호작용을 시도했다. 학생들이 선생님 질문에 문자로 답하고, 궁금한 점을 문자로 질문하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것은 완전히 기우였다. 학생들은 댓글과 채팅을 활용한 상호작용에 어려움도 거부감도 없었다. 손 안의 작은 세상을 움직이는 ‘모바일 네이티브1’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기기에 둘러싸여 태어난 세대를 이르는 말로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통신의 발달로 이전 세대와 달리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나 정보를 제작하는 것을 즐기고,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는 등 디지털 세상에서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그런데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2007년 이후 사용하게 된 모바일기기는 PC를 주로 사용했던 ‘디지털 네이티브’ 보다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많이 디지털 세상에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되었다. 1998년 이후 태어나 ‘모바일 네이티브’라 불리는 세대인 이들에게는 디지털 세계와 실제 세계는 통합되어 있으며, 소셜미디어를 사용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되어 있다. 학생들이 댓글과 채팅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에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고 원격수업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경험하고, 일상적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모바일 네이티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른들은 너무 어린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테블릿PC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서 의도적으로 모바일기기 사용 기회를 제한하는데 급급하였다. 물론 스마트기기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인터넷·게임중독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 부분에 예방 차원의 지도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모바일기기는 ‘모바일 네이티브’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기기 사용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 그래서 모바일기기를 학습도구로 사용하여 복잡하고 융합적인 문제해결을 하는 경험을 통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행동하며, 협업을 통해 공감과 배려를 배우는 기회로 삼기 위해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한 과학수업을 설계하게 되었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놀이하듯 배우고, 나누는 경험을 통해 모바일기기 활용의 폭을 넓히고, 융·복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모바일 네이티브’와 함께 하는 과학수업을 위한 미래기술 학생들과 과학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를 메타버스·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으로 분류하고 수업 중 어떤 장면에서 사용하면 좋을지 고민해 보았다. 먼저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공간으로 플립러닝을 위한 사전 학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수업과 관련된 온라인 영상이나 학습자료를 업로드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프로젝트수업의 마무리 단계에서 학생들의 결과물을 전시하고 공유하며 상호평가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빅데이터는 미래기술의 기반이 빅데이터에 있음을 이해하도록 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수집한 데이터에서 숨은 의미를 찾는 방법을 익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인공지능(AI) 활용교육은 크게 인공지능의 이해와 원리 이해, 인공지능 윤리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습하는 과정에 대해 경험하고, 인공지능이 적용된 다양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여 기계의 학습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을 설계하고 활용하는데 필요한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넷째,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은 학습과정을 정리하거나 온라인상 협업공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다양한 산출물을 제작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에듀테크 플랫폼의 다양한 기능 중에는 인공지능이 적용된 기능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직접 도구를 사용하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미래기술과 함께하는 5학년 과학수업 ‘떠나자! 우주여행’ 5학년 1학기 3단원 ‘태양계와 별’은 태양계의 행성·별·별자리에 대해 알아보고, 북쪽하늘의 별자리를 이용하여 북극성을 찾아보며, 지구 밖 우주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탐구로 연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내용을 크게 태양계 행성·별·별자리로나누어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과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2개의 프로젝트로 단원 전체 수업을 재구성하여 진행했다. ● 첫 번째 프로젝트: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 프로젝트는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과 그 특징에 대해 학습하고, 4학년 동생들에게 태양계를 소개하는 온라인 책을 만들며, 온라인 책의 링크를 이용하여 메타버스에서 동생들에게 공유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조사한 내용을 정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완성해야 하는 프로젝트여서 책 읽을 독자를 4학년으로 정하고, 책의 수준과 목차를 정하기 위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책을 제작하도록 하였다. 1) 프로젝트수업 개요 2) 프로젝트 차시별 활동내용 3) 북크리에이터로 책만들기 안내 4) 크롬북 작업과 북크리에이터 작품 ● 두 번째 프로젝트 :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프로젝트는 별과 별자리의 차이점, 별과 행성의 차이점에 대해 학습한 후, 북두칠성·카시오페이아자리를 이용해서 북극성을 찾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후 스텔라리움 앱에서 북극성을 찾아본다. 내 생일 별자리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패들렛에 정리하고, LED 전구를 이용한 램프를 완성하는 프로젝트이다. 스텔라리움 앱에 우리말 지원 기능이 부족하여 별자리가 잘 검색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별자리의 영어이름을 라틴어에 기반하여 발음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네이버 사전 앱의 음성안내 기능을 이용하여 별자리의 영어이름을 발음하는 방법도 익히도록 안내하였다. 1) 프로젝트수업 개요 2) 프로젝트 차시별 활동내용 3) 패들렛 ‘모바일 네이티브’와 함께하는 미래교육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학내 와이파이의 속도였다. 특히 태블릿PC를 활용하여 무거운 어플을 사용하는 경우, 22명의 학생이 동시에 사용하면 로딩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어 사전에 점검하여 교차하며 활동하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문제는 교육청 정책으로 인한 방화벽이나, 무료였던 프로그램이 유료로 전환되며 사용에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수업 전에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일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에듀테크 플랫폼 활용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모바일 네이티브’답게 하나를 알려주면 빠르게 응용하여 넷, 다섯의 기능을 활용하며 디지털 리터러시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에듀테크 플랫폼 활용수업에서는 프로그램 이용 중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머뭇거리거나 지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도움을 청하고, 또 도움을 요청받은 친구는 기꺼이 도와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D-1, 2022 수능시험을 하루 앞둔 날입니다. 추운 겨울날, 엄마 손 잡고 수험생 수송 경찰차를 우연히 얻어타고 대입학력고사 시험을 치러 가던 날이 어느새 3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실인가 봅니다. 당시 4남매 키우시느라 넉넉하지만은 않은 살림에도 학창 시절 고생하지 말고 공부에만 매진하라고 물심양면으로 자식들 뒷바라지해주셨던 때가 있었는데 그 딸이 이젠 고3 수험생을 둔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세월은 유수와 같습니다. 4남매 중 아빠를 유난히도 많이 닮았던 딸이 유일하게 아빠의 뒤를 이어 교직의 길로 들어선 지도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아빠가 선생님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친구들의 부러움 대상이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나의 은사님이자 교직 인생의 선배님으로 오늘의 나를 만드신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당신의 사랑하는 큰딸이 자신처럼 중등학교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셨던 소망이 이루어진 이후로도 강산이 벌써 두 번이나 변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닮은 딸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주변에 자랑을 그렇게 하셨습니다. 한때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몰라주고 아버지께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서른이 넘어 중매 결혼하고 그 당시에 남들보다는 좀 늦은 나이인 30대에 고등학교의 영어 강사를 시작으로 시골의 사립학교 영어 교사로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마지막에는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퇴임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어릴 때부터 감수성이 풍부해 시와 소설을 특히 좋아하던 문학 소년이었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지금으로써는 상상이 안 될 정도의 고생 끝에 60년 전 그 옛날 서울에 소재한 명문대학에 진학한 수재였습니다. 아버지 세대에는 비단 아버지만 그렇지 않았을 거라 생각됩니다만 고향을 떠나 특히 병치레를 포함한 고생도 많이 했고 살면서 큰 고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학창 시절 배웠던 시를 몇십 년이 지나서도 암송할 정도로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셨습니다. 국문학을 비롯해 영미 문학 분야에도 워낙 관심이 많아서인지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비록 대학 시절 전공이 영어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문학이 좋아 영문학과 수업을 몰래 청강하고 그 당시 유행했던 외국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도 많이 다녔다는 얘기를 자주 해주셨지요. 결국엔 전공과는 상관없이 결혼 후 다른 일을 하다가 뒤늦게 영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 이후부터 교직에 오랜 세월 근무하셨습니다. 저의 중학교 시절, 아버지께서는 한문과 영어 과목을 맡으셨는데 그 당시 아버지와 함께한 수업에서 배웠던 한시와 고사성어, 영어 교과서 중 일부 내용 등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작은 키였지만 나폴레옹 일화를 자주 들려주어 제자들에게 나폴레옹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고, 쩌렁쩌렁할 정도로 큰 목소리의 소유자였습니다. 유쾌하시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관광지에서 우연히 외국인들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다가가 영어로 말을 거시곤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가 멋진 영어 교사가 되어 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막연한 꿈을 꾸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좌우명처럼 한결같이 긍정적인 사고와 독서 및 시간, 운동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셨습니다. 살아오면서 귀가 따갑도록 아버지에게서 훈화 말씀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주 강조하신 내용은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것처럼 보여도, 정작 실천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피곤한 일이 있어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산책을 하시던 아버지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중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억지로 아침 산책에 동행했습니다. 여동생과 함께 동도 트지 않은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할 때면 어릴 때라 그런지 그저 잠이 좋아 따라 나가기가 정말로 귀찮기도 했지만 집을 나서서 동네 산책길을 다녀오면 기분이 이내 좋아지곤 했습니다.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했던 아침 산책길이 먼 훗날 기억에 남을 거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많은 세월이 흘러 정말로 추억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평소 메모하기를 좋아하시고 사진 찍는 것도 참으로 좋아하셨으며, 국내외 여행을 다녀온 후엔 반드시 기행문을 미루지 않고 쓰시던 부지런한 분이셨습니다. 그리하여 살아생전 퇴임 기념 문집을 시작으로 4권의 책을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문집을 읽다 보면 아버지의 문학적, 예술적 감수성과 엄청난 학문적 깊이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시인이요 수필작가요 감성이 풍부하여 감히 따라갈 수 없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아버지께서 출간한 책들을 책꽂이에 꽂아만 두고 바쁘다는 핑계로 다 읽어보진 않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고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부모님이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정독하려 합니다. 뒤늦게 아버지의 책을 읽으며 많이 배우고 참으로 존경할 만한 분이시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의 부지런함은 감히 따라갈 수 없지만, 여행과 사진 촬영을 좋아하고 무언가를 기념하고 기록에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면 저도 이런 아버지를 많이 닮았나 봅니다. 아버지와 닮은 부분 덕분에 과거의 일들에 대해 추억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아버지의 가르침은 살아가는 길에 힘을 주는 자양분이 되기도 합니다. 교사가 된 후 지나온 나의 교직 인생을 되돌아보면 아버지의 영향을 참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머지않아 학교를 떠나게 되겠지만, 퇴임을 앞둔 미래의 어느 날, 한 우물을 파며 한평생 교사로 살아온 삶이 보람되고 부끄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합니다. 아버지는 평생 술과 유흥과 낭만을 즐기셨고 비록 말년에 건강을 잃긴 했지만 삶을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낭만적으로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셨습니다. 살면서 죽을 고비가 열 번 정도나 있었을 정도로 아버지의 지나온 삶은 파란만장했습니다. 지난여름 무더웠던 7월의 어느 날, 2년간의 투병 생활 끝에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와 이별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운명처럼 아버지는 먼저 떠나신 엄마 곁으로 얼른 가고 싶으셨는지 거의 비슷한 날짜에 눈을 감으셨습니다. 2년 전 늦가을, 큰 수술을 앞두고 수술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지리산 계곡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특히 산행을 좋아하셨습니다. 가을이면 아버지와 함께했던 지리산 단풍놀이가 생각납니다. 지금껏 삶의 버팀목이자 아낌없이 지원과 응원을 해주셨던 아버지와 가을 단풍 드라이브를 갈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픕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어느 날 문득 아버지가 생각날 때면 운전을 하다가도 순간 울컥해집니다. 저에겐 아버지의 그늘이 정말로 컸었나 봅니다. 아버지 눈에는 어린 딸이었겠지만 어느새 내 나이도 지천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저의 고집이 세어 아버지와 의견 다툼을 한 적도 많았고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자식들에 비해 부모님과 가까이 살아서 사랑과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고 살아생전 자주 찾아뵈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아버지를 이제는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픈 현실이지만 인생은 생로병사요 회자정리인가 봅니다. 앞으로 아버지와의 추억들을 생각하며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이제는 아프시지 않고 9년 전 병환으로 먼저 떠나신 엄마와 함께 자식들 사는 모습을 지켜보시며 행복하게 지내실 거라고 믿습니다. 특히나 가장 사랑을 많이 주신 외손주가 내일이면 수능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곁에 계셨다면 할아버지께서 외손주 수능시험 잘 보라고 응원해주셨을 텐데, 그곳에서 분명히 응원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선생님, 아버지가 수능 전야 오늘따라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 [수상 소감] 마음을 정리한 시간 원고 마감 직전 우연히 저의 시선을 사로잡은 교단 수기 공모에 당선작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우연이긴 했지만, 저에겐 얼마 전 떠나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마음을 정리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메모 습관과 글쓰기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였는데 저는 100분의 1도 따라갈 수 없지만 지금 곁에 계신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수능을 앞두고 있었던 아들도 올봄이면 자신이 원하던 분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은 저에게 있어 어느 해보다 힘들고 교직 생활에서도 새로운 도전이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연 속의 삶을 노래한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가끔 생각납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겠지만, 지금껏 경험해보지 않았던 일에도 도전해보는 용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아들에게도 새로운 인생길이 기다릴 것이니 가지 않은 길에도 도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진실한 모습과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직 생활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이 모든 것이 친정아버지와 아들 덕분이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수상의 기쁨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교육을 뜻하는 영어 Education의 어원은‘E는 밖으로, duce + ate는 이끌다’라고 한다. 즉, 인간 안에 존재하는 잠재능력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밖으로 끌어내는’것과는 정반대로‘뇌 속에 주입하는’ 것이 현실이다.‘주입하는’교육에서‘끌어내는’교육으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잠재능력 끌어내는 손길 귀한 골동품과 예술품이 거래되는 경매장에 아주 낡고 보잘것없는 바이올린 하나가 경매에 부쳐졌다. 볼품없는 모습에 다들 심드렁했고 사람들은 가장 싼값에 그 바이올린을 사려고 했다. 값은 조금씩 올라갔지만 3달러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경매를 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한 노인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노인은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보물을 다루듯 바이올린 구석구석에 있는 먼지를 털고 닦았고 현들을 조여 음을 맞추더니 사람들을 향해 연주를 시작했다. 낡은 악기로부터 흘러나온 절묘한 선율은 청중을 황홀하게 매혹시켰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끝났을 때 감동의 박수갈채가 터져나왔고 경매는 활기를 띠었다. 사람들은 진지하게 경매에 임했고 결국 3000달러에 낙찰됐다. 바이올린은 전과 다름없이 낡은 악기에 불과했지만 그 안에는 보물과 같은 선율이 숨겨져 있었고, 거장의 손이 닿았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나타나 명품으로 바뀐 것이다. 낡은 악기에서 거장의 손길에 의해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듯, 교육도 저마다 다르게 타고난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끌어내는 스승의 안목(眼目)이 필요하다. 안목을 가진 위대한 스승과의 인연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운명적 만남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고, 삶도 송두리째 변한다. 르네상스의 상징 미켈란젤로의 예술도 그의 재능과 실력을 알아본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가 없었다면 우리는 수많은 명작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헬렌 켈러는 시각과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앤 설리번 선생님을 만나 절망을 희망으로 바라보게 됐다. 한국계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의 큰 성취 뒤에는 세계적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있었다. 국수(國手) 조훈현은 11세에 일본 바둑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세고에 겐사쿠의 제자가 된 것을 최고의 행운으로 꼽았다. 7살 때 집 근처 빙상장에 놀러온 김연아의 재능을 알아보고 어머니께 피겨를 권한 코치에 의해 그녀의 재능은 세상에 아름답게 피어났다. 꿈꾸는 방향 제시해야 훌륭한 스승은 뛰어난 학문으로 잘 가르친다고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의 잠재능력을 볼 줄 아는 안목과 길러줄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학생 하나하나의 재능을 파악해 학생을 꿈꾸게 만들고 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멘토가 참된 스승이다. 주입식 교육에 멍들어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고,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없으며, 교육이념은 있어도 이를 실천하는 정책이 없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이다. 창의적 교육시스템을 통해 초연결,초지능,초융합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미래교육을 펼칠 때다. 이런 때일수록 학생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끌어 주는 참스승의 안목이 절실하다.
천생 교육자였다. 강원교육의 문제를 진단할 때는 단호하게,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할 때는 확신에 찬 단어로 말을 이어가다가도 학교에서 제자들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릴 때는 눈웃음부터 지었다. 위기에 처한 학생과 짜장면을 먹으면서 소통했던 이야기, 자신을 오해한 제자가 결국 진실을 알고 감사함을 담은 장미 한 송이를 건넸던 이야기, 주례를 서지 않으면 결혼 안 하겠다던 제자의 말에 39세에 처음 주례를 섰고, 100명 이상 결혼시킨 이야기…. 다음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기세였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17개 시·도교육감 가운데 특히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교육 행정력까지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38년 4개월간 교사, 교감, 교장을 거쳤고, 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과 춘천교육장을 역임한 덕분이다. 대담=엄성용 편집국장 정리=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지역신문에서 진행한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100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도민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소통에 주력했다. 학교에 찾아가고 학생, 학부모를 만나서 우리 아이들의 탄탄한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성과 학력이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공교육의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교육청이 지역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점도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가능하면 지역사회에서 구매해달라고 독려하고 있다. 진심으로 강원도를 생각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내려고 하는구나, 알아준 것 같다.” -두 번 도전 끝에 당선했다. 정년퇴직 후 교육감에 도전한 이유는. “관측장교로 군 생활을 했다. 당시 병사 중에 가정환경이 어려운 친구가 많았는데, 정말 열심히 군 생활을 하더라. 휴가 갈 때 고기라도 사가라고 용돈을 쥐여줬다. 병사들과 형제처럼 지냈더니, 엄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장기 복무를 권유받았지만, ‘사범대 수학교육과를 나왔다, 아이들 곁으로 가겠다’고 반려했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아이들을 잘 길러내는 게 강원도의 미래다. 이 일을 하기 위해 교육감에 출마했다.” -특히 어떤 부분에 주력하고 있나. “중등교육과장으로 일할 때, 고교평준화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교육감은 이런 논리였다. 한 학교에서 최상위권 대학으로 40~50명을 진학시키는데, 고교평준화를 하면 상위권 대학에 갈 학생들이 최상위권으로 갈 수 있지 않냐는 거였다. 그런데 가령, 구구단을 외우는 아이와 못 외우는 아이를 함께 두고 수업하면, 어떻게 되겠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교육이 결국 하향평준화를 만든 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능 표준점수 평균을 지역별로 발표한다. 최근 5~6년간 강원도는 17개 시·도 가운데 15위에서 17위 사이 하위권 성적을 보였다. 그동안 평가를 줄 세우기나 서열화로 생각해 금기시했고,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해 개별화 맞춤형 지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교육청은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를 학교 자율로 시행한다. 자유학년제를 운영하는 중학교 1학년생을 제외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초등학교 4학년은 국어, 수학 과목을, 나머지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평가한다. 전체 초·중학교 513곳 가운데 59.5%인 305개교가 신청 접수를 마쳤고, 평가만 남겨놓고 있다. 이를 두고 진통도 상당했다. 지금도 일각에서는 일제고사 부활을 이유로 진단평가 실시를 반대하고 있다. -기초학력을 키우려면 평가를 통한 진단을 우선해야 한다는 게 교육자들의 중론이다. 강원 지역은 유난히 부침이 심한 듯하다. “2017년부터 전교조 강원지부와의 단체 업무 협약에 따라 초등학교에서 소위 진단평가와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평가를 못 하니, 학생들이 자신의 학업성취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조차 진단할 수 없었던 거다. 12년 동안 전국 최하위 성적이라는 처참한 결과는 진단조차 할 수 없게 강제한 단체협약 때문이다. 그동안 학교가 기울어져 있었다. 교육에는 좌우가 따로 없다. 오직 아이들만 있다. 균형이 맞는 학교 현장을 만들 것이다.” -학교 현장의 교권 문제도 심각하다. 교사 출신으로서 문제의식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학교 현장은 교권 침해뿐 아니라 학교폭력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교육청 차원에서 촘촘하고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생활지도권 강화를 통한 교권 침해 예방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인권과 인성교육을 강화해 구성원 간 상호 존중 문화를 만드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학생 지도에 있어서는 부모의 가정교육이 우선시 돼야 한다. 학생 지도에 대한 학부모의 책임을 강화하는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 -강원도는 작은 학교 비율이 높다.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한 계획이 궁금하다. “작은 학교의 경우 폐교나 통폐합 단계를 고민하기 이전에 학교 구성원들이 교육력을 발휘해 학교를 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려고 한다. 영월에 있는 신천초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전교생 20명에 불과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두 배가 늘었다. 구성원들이 직접 학교를 홍보하고 농촌 유학을 올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사례가 많아지도록 준비 중이다. 강원도에서 태어나서 공부하고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진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학력 향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진로 교육이다. 직업계고 학과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고 학교 이름도 바꿔 경쟁력을 갖추도록 추진하고 있다. 메타버스 교육 체험관 구축, AI 집중 교육 기간 운영, 방송예술 중점학교 운영, 장애 학생 진로·취업 교육 강화 및 일자리 사업 확대, 학생 선수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위한 진로 교육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다양한 꿈을 꾸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도 우리 교육청의 역할이다.” -교원 정원 감축,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논란이 이어지면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의 2023년 교원 선발 사전 예고 인원이 전년 대비 10명이 감소한 것은 정년퇴직, 명예퇴직 등 인원 감소 및 정원 감소 등이 반영된 결과다. 학생 안전 강화, 더 나은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 기초·기본 교육 및 개별화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교원 정년 감축과 신규 교원 채용 인원을 축소하는 데 반대 입장이다. 강원도교육청은 과밀학급 해소, 학생 맞춤형 개별화 교육 등을 위한 초등 교사 정원이 확보될 수 있도록 교육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교육감협의회에서도 다양한 교육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로 노력할 것이다.” -교육 가족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다면. “학교 현장에서 교원들과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전에 알리고 학교에 찾아가는 게 부담스러워서 비는 시간에 근처 학교로 갔더니, 모두 놀라더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는데, 참모진들이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하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교원들이 가르치면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도록 뒷받침하고 싶다. 설렘으로 출근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어가고 싶다.” 신 교육감은 어느 스님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한 아이가 배가 고파 우는 게 일이었는데, 먹일 형편이 안 되는 부모는 회초리를 들어 아이의 울음을 멎게 했다. 그러다 집 앞은 지나던 스님이 아이에게 넙죽 절을 했고, 아이의 부모는 연유를 물었다. 스님은 이 아이가 앞으로 정승이 될 분이라 그리했다고 답한다. 이후 아이의 부모는 회초리를 들지 않고 정승 대하듯 공들여 아이를 키웠고, 훗날 아이는 정승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신 교육감은 “아이들을 정승처럼 대하면 정승의 재목으로 자란다”며 “그런 마음으로 후배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면 좋겠다”고 했다. ◆신경호 교육감 ▲1952년생 ▲강원대 수학교육과 학사 ▲강원대 교육대학원 수학교육학 석사 ▲춘천교육지원청 교육장 ▲강원미래교육연구원 원장 등
문해력이 최근 세간의 화두가 되고 있다. 흔히 문해력은 ‘문서화된 정보를 이해·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혹자는 ‘남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필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능력이고, 나아가 ‘나는 어떤 관점을 갖고 있나’를 고민하고, 주변인과 대화하는 능력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한다(정남환, 2021). 하지만 이렇게 넓은 의미로 사용하면 문해력 저하의 원인분석이나 문해력 증진방안 제시의 초점이 흐려지므로, 이 글에서는 ‘타인의 글을 읽고 이해(필자 의도파악 및 해석 포함)하는 능력’으로 좁혀서 사용하고자 한다. 또한 성인이 아닌 청소년 문해력에 국한하여 논의하고자 하며, 따라서 갖춰야 할 문해력 수준은 학교급별 혹은 연령대별로 달라야 함도 전제로 한다. 문해력 저하의 원인별 대책 OECD가 시행하는 국제학력평가 읽기영역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2006년 1위에서 2015년 7위, 2018년 9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교육부가 시행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보면 중학교 3학년 국어를 기준으로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2017년 2.6%, 2018년 4.4%에서 2020년 6.4%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서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다. 청소년 문해력 저하 원인은 세대차론, 공교육 책임론, 상황론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원인별로 대책까지 간단히 살펴보자. 가. 세대차론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낮다며 제시한 대부분의 예는 사용하는 어휘나 문법의 세대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지, 청소년들의 문해력 자체가 성인보다 낮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세대차론이다. 일상생활에서 접해보지 못한 단어를 만나면 우리 뇌는 이미 알고 있는 유사한 단어를 떠올리며 뜻을 유추하게 된다. 최근 언론에 오르내린 ‘사흘’과 ‘4일’, ‘금일’과 ‘금요일’, ‘심심한 사과’ 등은 세대 간 사용 어휘 차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이다. 젊은 세대는 사흘이라는 용어 대신 주로 삼(3)일을, 금일 대신 오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심심한 사과라는 용어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세대 간의 열린 접근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을 할 때, 그리고 대중을 대상으로 글을 쓸 때에는 청소년도 염두에 두며 널리 쓰이는 어휘를 활용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 속에 사용하는 단어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글마저 일상용어 위주로만 쓰게 된다면 우리말 중에서 사용 가능한 어휘는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말 표현력을 줄여, 기존 어휘 대신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야 하거나 아니면 외래어를 차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젊은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용어 위주로 글을 쓰더라도, 꼭 필요한 단어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그들이 익혀가며 문해력을 향상시키도록 자극할 필요도 있다. 물론 그 글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교과서인지, 아니면 학술논문인지에 따라 전문용어 사용 수준은 달라져야 할 것이다. 나. 공교육 책임론 공교육 책임론은 그동안 한자교육 소홀, 독서교육 소홀, 배움중심교육과 활동중심교육에 대한 오해로 인한 인지교육 소홀 등 공교육이 젊은 세대의 문해력 저하를 불러온 주원인의 하나라는 주장이다. 1) 한자교육 한자교육과 문해력 관계에 대해서는 찬반론이 팽팽하다. 하지만 문해력 저하의 한 원인이 어려운 한자어에 대한 학습부족임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해’의 상대어는 ‘문맹’이다. 과거에 문맹은 글자를 읽을 수 없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다 보니 소리글자인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맹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글은 말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을 수 있는 표음문자(表音文字)이고 익히기도 쉬워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우리 글을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말과 글이 서로 다른 나라, 특히 한자와 같은 표의문자(表意文字)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말소리와 글자가 일치하지 않기에 글자 하나하나를 익혀야만 읽고 뜻을 깨달을 수 있기에 문맹률이 높아지게 된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하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중국의 한자와 한문을 빌려와 우리말을 글로 기록했기에 한문공부를 하지 않은 대부분 사람은 글을 읽을 수가 없었다. 신라시대에 한자를 차용하여 이두문자라는 것을 만들어 말과 글을 어느 정도 일치시켜보려 했던 것은 문맹률을 낮추기 위함이었다. 표음문자라고 하더라도 영어처럼 한 알파벳이 여러 가지로 발음되는 문자의 경우에는 문맹률이 높아지게 된다. 미국대학에서 수업을 받으면 첫 시간에 교수가 학생들 이름을 부르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발음하는 학생 이름은 출석부 옆에 발음기호를 적는 것을 볼 수 있다. 영어권에서는 알파벳으로 적혀 있기는 하지만 라틴어·불어·독일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사용되던 단어(발음과 알파벳이 일치하지 않는 외래어)가 들어오면서 문자와 소리가 다른 단어가 많아지게 되었다. 이런 단어들은 따로 외우지 않으면 알파벳을 깨우쳤더라도 제대로 읽을 수가 없고, 따라서 뜻도 알기 어렵다. 가령 영어로 식당은 레스토랑인데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레스타우란트(restaurant)이다. 알파벳을 뗀 사람이라도 이 단어의 철자를 따로 외우지 않았다면 그것을 레스토랑으로 읽을 수 없고, 따라서 글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즉 영어는 이처럼 단어의 철자를 외워야 하는 것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소리와 글자가 일치하는 한글로 말을 적기에 구개음화·연음법칙 등 몇 가지 발음법칙만 깨우치면 철자를 외우지 않아도 읽어낼 수 있고, 그 결과 문장의 뜻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말로 식당은 말과 문자가 일치하기에 한글만 깨우치면 ‘식당’을 ‘식당’이라고 읽을 수 있고, 그렇게 읽으면 우리 뇌는 곧바로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문해력 이야기를 하면서 굳이 외국인의 우리말 공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 초·중등학생과 젊은이 중에서 한글을 깨우친 외국인들처럼 책을 읽을 줄은 알지만, 뜻은 이해하지 못하고, 말을 들으면서도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 곡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문해력이 낮은 이유는 교과서에 사용되는 어휘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읽으면서도 뜻을 모르는 어휘가 주로 한자어이다 보니 문해력 향상을 위해서는 한자에 익숙해야 한다는 논리가 서게 되었다. 실제로 교과서를 포함한 전문서적은 주로 한자어인 해당 분야의 학술용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그 결과 초·중등 교과서에는 아주 많은 한자어가 포함되어 있다. 교과서에 쓰인 한자어휘 중 상당수는 일상 대화와 거리가 먼 전문적인 용어여서 글을 읽을 줄 알더라도 그 뜻을 바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국립국어원장을 역임한 서울대 국어교육과 민현식(2004)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8종의 초등학교 전 학년 전 과목 교과서에 쓰인 한자어는 12,787개이고, 누적 출현 회수는 223,500회이다(표 1 참조). 최근에는 조금 줄었을 수도 있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낯선 단어가 한두 개이면 전후맥락을 보아 뜻을 짐작할 수 있지만, 모르는 단어가 여러 개 중첩되면 외국인과 유사하게 읽을 수는 있으나 그 뜻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해력 문제를 겪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김승호 전 함평교육장과 전광진 전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장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한자가 병기된 우리말 사전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찾아보고, 그 안에 숨어 있는 한자에도 관심을 가져보도록 유도하면 한자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어휘력이 증진되면 일상에서 사용하는 어휘도 더 풍요로워지고, 문해력도 향상될 것이다. 전광진(2006) 교수가 제시한 한자어 교수·학습법(LBH 교수·학습법)을 비롯해 어려운 한자어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기법들도 보탬이 될 것이다. 2) 그 외 학교교육 방향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문해력 문제는 청소년이 소속 학년 혹은 연령대에 적합한 어휘력을 갖추지 못했을 때 생긴다. 학년 혹은 연령대에 적합한 어휘력 수준을 정하는 것은 학계·교육계 그리고 사회이다. 이들 사이에 인식차가 너무 크다면 그 인식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독서교육과 글쓰기교육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문해력은 향상될 것이다. 독서는 아날로그 책으로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익숙한 디지털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배움중심교육을 시키더라도 기본개념과 어려운 어휘학습은 교사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 배움중심이라고 하여 학생들 스스로 기본개념과 많은 어휘를 터득하도록 유도할 경우, 많은 학생은 학습 비효율성을 경험하면서 학습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일종의 방치이고, 이는 계층 간 문해력 격차 심화로 나타날 것이다. 교과서에서 마주치는 단어가 꼭 알아야 할 어려운 한자어일 경우, 영어단어 뜻을 익히듯이 따로 시간을 내어 익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학생들도 일상 속에서 새로운 단어를 접할 때마다 인터넷이나 앱 사전을 꺼내어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어휘력을 향상시켜 가야 문해력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 상황론 문해력 저하의 또 다른 원인으로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과도한 노출이라는 현재 상황을 들기도 한다. “2014년 5월 초 미국정신과협회(APA)의 연례대회에서는 인터넷 중독 장애를 보이는 청소년은 뇌에 비정상적인 특징이 나타났다는 발표가 있었다. 한두 건의 실험이 아닌 최근 연구 13건을 종합한 결과였다”(임동욱, 2014). 긴 호흡의 글을 읽고 해독하기 위한 문해활동을 위해서는 뇌가 장시간 집중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인터넷 중독으로 뇌가 변형된 경우 그러한 집중은 어려워진다. 각종 동영상 시청시간 증가로 인한 독서시간 감소, SNS상의 짧은 글 읽고 쓰기로 인한 긴 글 독해력 저하, 팝콘 브레인 효과(임동욱, 2014)로 인한 긴 글에 대한 인내력 급감 등등을 관련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반대 주장도 있다. 핀란드교육연구원의 카이사 레이노는 2014년 ‘문해력과 정보통신기기 사용의 상관관계라는 연구논문에서 “컴퓨터 사용이 전통적인 문해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만 15살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수행한 이 연구에서 레이노는 “오히려 디지털 기기가 다양한 상황에서의 문해력을 키우는 데 좋다”고 했다(정유미, 2015). 온라인에 있는 다양한 텍스트를 접하며 학생들은 ‘사회적 맥락 속 읽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연구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교수·학습과정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이 연구가 보여주듯이 교육목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경우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우려하고 있고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교수·학습과 무관한 디지털 기기 사용 및 다양한 동영상 시청시간 급증으로 인한 ‘글 읽고 생각하며 쓰는 시간’의 감소, ‘긴 호흡의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할 기회 감소’ 등으로 나타나는 문해력 저하 현상이다. 문해력 향상을 위해서는 동영상 시청시간을 조절할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동영상 시청과 문해력 향상이 연결되도록 수동적인 시청이 아니라 적극적인 시청, 즉 시청 후 책을 읽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야기 요약, 주제 파악, 논점 정리, 토의·토론 등의 활동을 하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 나오며 문해력 논쟁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은 세대와 개인 간 사용하는 어휘 차이의 발생 이유를 깨닫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다. 개인과 집단이 공감과 소통능력을 높이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의 기초가 되는 어휘력, 글쓰기, 말하기 역량 강화를 위해 개인과 학교 및 사회가 노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교육자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각자가 자기의 관심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기가 마주치는 학생과 젊은 세대, 그리고 기성 세대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뭔가 하나라도 실천에 옮긴다면 반드시 효과는 나타날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상대가 기울이는 노력이 더욱 효과적이 되도록 서로 도울 때 우리 학생만이 아니라 기성 세대의 문해력과 사회의 소통력은 향상될 것이다.
보수는 노동에 대한 대가이자 생계수단이며, 삶의 질을 결정하고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법률로 교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우대해 주기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국가공무원 중 특정직에 해당하는 교원은 2022년 현재 37만 명이 넘는 숫자로, 공무원 집단 중 가장 큰 단일직종에 해당한다. 공무원의 보수는 「공무원보수규정」에 의해 결정되며, 매해 말 인사혁신처에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여 인상률을 정한다. 당연하게도 가장 큰 동일집단인 ‘교원’의 임금과 수당을 결정할 때, 국가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의 보수를 제때 지급할 수 없어서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힘들었던 1948년 제정된 「헌법」 16조에 ‘모든 국민은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적어도 초등교육은 의무적이며 무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교육에 대한 국가 의무와 책임을 강조했다. 1949년 교원은 법관과 함께 별정직공무원으로 분류되고, 「국가공무원법」에 의거 학교급과 직급에 따라 보수가 차등 지급되었다. 같은 해 제정된 「교육법」에서는 ‘교원의 우대와 신분을 보장한다’와 ‘의무교육에 종사하는 초등학교 교원의 봉급 전액과 공립 중·고등학교 교원의 봉급 반액은 국가가 부담한다’라고 규정하며, 의무교육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953년 제정된 「교육공무원법」에서는 ‘교육공무원 중 사무직원을 제외한 자의 보수는 일반공무원에 비하여 우대한다’라는 조항을 신설, 교원보수 우대 정책을 명문화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베이비 붐 세대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그들을 수용하기 위한 교실과 교원 확보가 시급했다. 정부는 늘어난 교육인구 수용을 위한 재정을 충분히 확보하려고 했으나, 전쟁 중에 파괴된 기반시설 복구가 더 시급했기 때문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지 못했다. 부족한 학교운영비 및 교원수당 중 일부를 학부모로 구성된 사친회에서 지불해야만 했다. 이는 학부모에게 큰 부담이 되었으며, 사친회를 구성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교원보수를 제때 지급할 수 없어서 교원 이탈 현상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의무교육기관인 초등학교에서만이라도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자 했고, 사친회 폐지를 목적으로 1958년 「교육세법」을 제정했다. 안타깝게도 「교육세법」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사친회는 육성회로 이름만 바꿔 학부모에게 계속 부담을 줄 수밖에 없었다. 재정 부족은 초등학교와 도서지역 학교에서 더 심각했다. 농·어촌지역은 육성회 구성조차 힘들었을 뿐 아니라, 당시 초등교원은 중등교원과 같은 학력을 갖고 있어도 더 낮은 보수를 지급받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원 처우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았으나, 그 수가 많고 국가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뒤로 밀려났고, 이로 인한 교원 이탈을 막을 수 없었다. 학력 가감 산정표 제정 … 학령제 개편 1975년 동일 학령을 가진 자에게는 학교급에 상관없이 동일 호봉을 적용하는 ‘학력 가감 산정표’가 만들어졌다. 동일 학령을 적용하는 ‘학령제’로 개편하면서 보수를 평균 45% 인상하고, 초임교사 임금은 낮게,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15년 차 이상의 교사는 비교적 높게 지급되도록 하는 호봉제 기틀을 마련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육성회를 폐지하고, 교원 이탈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초등학교 교원 등에 대한 보전수당’이 신설되었다. 그러나 교원의 보수는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고, 일반 기업체와 비교해 한참 부족했기 때문에 교원 기피현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교원양성소를 설치하고, 단기 교육과정을 이수한 교원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무분별한 교원양성은 교사의 질을 낮게 했을 뿐 아니라, 교원의 사기와 신뢰를 땅으로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낳았다. 1982년 교원의 보수는 「공무원보수규정」과 통합되고, 초·중등교원 모두에게 학력·경력에 따라 동일한 봉급을 지급하는 단일호봉제는 1987년이 되어서야 완성된다. 교원의 낮은 보수와 열악한 처우개선을 위하여 교과지도수당(1990)과 주임(보직)교사수당(1991)을 신설하고, 1995년 5·31 교육개혁조치로 종합생활기록부 도입, 인성교육 강화, 기초학력 책임지도 등 학급 담임에 대한 책무성을 강화하면서 담임교사수당이 추가되었다. 또한 교원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현장 의견을 적극 수용해 교직수당을 연차적으로 인상하기로 협의하였다. 1995년 학교운영위원회를 도입하면서 6개 대도시에 남아있던 초등학교 육성회를 폐지하고, 육성회에서 부담하던 수당을 ‘초등학교 교원의 보전수당 가산금’이라는 항목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교원의 급여는 일반 기업체와 비교하여 열악한 수준이었지만, 교직단체와 현장 의견을 반영해 주임교사수당과 담임교사수당 등 그 직무를 인정하여 보상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노력이 있었던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997년 11월 IMF 구제금융 후 경제불황으로 인하여 교육개혁을 위한 재원확보가 다시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미 약속한 각종 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고, 기업체의 구조조정 분위기 속에서 교원의 정년을 낮춰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거셌다. ‘나이가 많은 교사 한 명이면, 젊은 교사 두 명을 고용할 수 있다’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 등장했고, 이러한 분위기는 경력교사들에게 보이지 않는 퇴직 압박이 되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퇴직신청이 많았는데, 영어·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교과 도입에 부담을 느낄 뿐 아니라, 나이가 많은 교사는 곧 무능한 교사로 여기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경력교사 1명의 보수로 신규교사 2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시장 논리를 적용, 교원정년도 65세에서 62세로 단축되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퇴직신청자는 정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고, 갑자기 줄어든 초등학교 교원보충을 위하여 단기간의 보수교육을 통한 무자격 교원을 양성해야만 했다. 이는 교원의 사기와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교육재정을 줄이고 싶어서 교원의 정년까지 단축했던 정부로서는 오히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말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정부의 노력과 상관없이 이때부터 교직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교직은 학생들에게 인기 직종이 되었고, 우수한 학생이 교육대와 사범대로 몰리기 시작했다. 높은 보수보다는 안정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었다. 더 이상 교원충원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정부는 자연스럽게 교원보수나 처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되었다. IMF 이후 교원의 수당체계는 거의 변화가 없다가, 2014년 ‘교원연구비’ 항목이 신설된다. ‘교원연구비’는 우수교원을 확보하거나, 직무에 따른 보상으로 지급하는 성격의 수당이 아니다. 이는 2012년 헌법재판소의 ‘중학교 학교운영비 징수 위헌결정’으로 중학교 육성회가 폐지되면서, 그동안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던 비용을 국가가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이미 육성회가 폐지되었기 때문에 ‘보전수당’과 ‘보전수당 가산금’을 ‘교원연구비’ 항목으로 그 명칭만 바꿔서 지급하기로 했다. 교원의 보수 지급방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해마다 교원단체는 ‘보직교사수당’과 ‘담임교사수당’이 현실성이 없다며, 인상안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는 재정을 핑계로 20년이 넘게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면 교원의 보수 지급방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우선 보수체계를 기본급 중심으로 단순하게 개편해야 한다. 모든 교원에게 지급되는 교직수당은 기본급에 포함하여 기본급 비율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여러 교원단체에서 지적해온 것과 같이 직무에 따라 지급되는 ‘보직교사수당’과 ‘담임교사수당’의 개선이 시급하다. 보직교사수당은 20년 가까이 동결되었으며, 담임교사수당도 2016년 이후 변함이 없다. 최소한의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니, 실제로는 삭감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수당은 직무에 따른 인센티브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해마다 그 목적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노동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서라도 보직교사수당과 담임교사수당을 현실화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또한 해마다 정부와 교원단체가 힘겨루기를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을 수당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률제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교원업무와 수업시간을 법으로 규정하여 법에 명시된 교원보수 우대의 법 정신을 구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등교육법」에서는 교원의 교수시간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초·중등교원의 법적 교수시간은 법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수업시간이나 업무시간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없다. 교원의 수업시간을 법으로 보장하여 온전히 수업과 학생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야 한다. 학생수를 줄이는 것은 당장의 금전적 보상은 아니지만, 학급 담임업무를 경감시켜 학생 개개인에게 질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교사의 교육적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충분한 보상이 된다. 취학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하여 학생들은 충분한 또래관계를 맺지 못했고, 원격수업 등으로 학습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갈수록 교사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으니, 예산을 삭감한다는 단순한 계산은 향후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교원은 우대받았던 적이 있었던가? 아니, 적어도 수십 년 동안 그 많은 교사가 본인이 받는 월급에 대해서 따져볼 생각이나 해 봤을까? 교원의 숫자가 가장 많다는 이유로, 그에 따라 거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선생이 어찌 ‘돈’ 따위를 들먹일 수 있느냐는 분위기로, 감히 ‘월급’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까닭에서인지 1949년 ‘교육공무원의 보수는 우대한다’는 규정은, 아직도 「교육공무원법」 34조에 남아있건만, 심지어 공무원 중 유일하게 교원만이 ‘보수 우대 조항’을 갖고 있음에도, 항상 뒷전으로 밀려났다. 교육성과는 단기간에 확인하기 어렵기에 뒤로 미뤄두기도 쉽다. 그러나 교육투자는 미래의 우리나라를 위한 투자이다. 그리고 그 교육을 위해서는 우수한 교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교육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