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2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어느 엄마가 아기에게 딸기잼이 매우 좋다고 생각하여 매일 딸기잼을 먹였다. 그런데 아기는 딸기잼을 무척 싫어했다. 그날도 엄마는 아기에게 딸기잼을 먹이려고 거의 강제로 입을 벌려서 딸기잼을 먹였다. 아이는 먹지 않겠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러다 그만 딸기잼 그릇이 방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바로 그때 일어났다. 8개월짜리 아기는 엉금엉금 기어가더니 방바닥에 쏟아진 딸기잼을 손으로 움켜잡고 입으로 가져갔다. 엄마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그토록 먹기 싫어하던 딸기잼을 스스로 먹다니…. 이 일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아이가 싫어했던 것은 딸기잼이 아니라, 딸기잼을 먹이는 방법이 싫었던 것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배우도록 프로그램화된 존재다."노벨상 수상자인 병리학자이자 유전학자인 프랑수아 자코브(Francois Jacob, 1920~2013)의 말이다. 위의 일화를 교육적으로 접근해 보자.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배움을 즐길 줄 아는 존재들이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은 배움이 아니다. 가르치는 방법이 싫은 것이다. 이게 맞다면 교사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그 방법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열심히 가르치기만 하는 선생님 앞에서 아이들은 교사를 거부한다. 배움으로부터 도주(escape from learning)하는 아이가 된다. 20세기 실존주의 사상을 대표하는 철학자인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1905~1980)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떠먹이는 교육은 마치 '소화제'나 '영양제'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소화제나 영양제는 필요한 사람에게만 유용하다. 곧,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위장 기능이 좋은 사람에게 소화제는 오히려 나쁘다. 영양 상태가 좋은 사람에게 영양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교사의 가르침이 바로 그렇다. 모든 아이들에게 교사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잘 가르칠 필요는 없다. 교사가 가르쳐서 아는 학생은, 교사가 가르치지 않아도 안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잘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교사는 학습의 촉진자(facilitator), 안내자(guide), 도우미(helper)라고 한다.교사의 이런 역할에 의해 학생은 사고력과 창의적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학생의 머리는 지식의 창고이면서 동시에 단련해야 할 근육이다. 진정한 교육은 학생들과 격의 없는 소통과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수업, 아이들과 깊이 소통하며 그들이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드러나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학생들이 입을 열지 못하도록 조용히 만들어 놓고, 교사가 혼자서 친절하게 설명만 하는 수업은 이미 구닥다리 방식이다. 시대는 21세기인데 아직도 19~20세기의 방식을 집착한다면 이는 부작용과 저효율성이 뻔하지 않겠는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딱딱한 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이 교사의 수업이 아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하고, 그러는 가운데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공부다. 따라서 교사가 어떻게 수업 설계를 해야 할지 명백하다 할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사실적 지식, 개념적 핵심 지식을 기반으로 하되 생각하는 힘을 길러 삶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 목적 아래서 학생 중심의 수업,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오개념과 난개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로써 서서히 수업 설계, 수업 실행, 수업 평가, 그리고 수행평가에 적합한 교수법을 축적하게 되어 열심히 가르치고 또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는 학생들에게 배움을 유발하는 동기부여하고 진정한 가르침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 교사도 과거로부터 익숙하지만 학생들이 꺼리는 낡은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디지털 대문명 시대에 적합한 다양한 가르침의 방식을 창조(創造)해야 한다.
이대형 경인교대 교수가 제16대 인천교총 회장에 당선됐다. 인천교총은 20일 개최된 제58회 인천교총 대의원회에서 단독출마한 이대형 교수를 제16대 회장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대형 당선인은 제15대 인천교총 회장을 역임했다. 부회장단은 ▲박관수 옥련중 교감(수석부회장) ▲김영옥 인천부개서초 교장 ▲정원석 인천대중예술고 교사 ▲윤홍기 인천부평서초 교사 ▲정인룡 한국폴리텍대 교수로 구성됐다. 인천교총 정관에 따라 2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 이 회장은 ‘교권을 끝까지 책임지는 인천교총, 할 말은 하는 인천교총, 회원과 함께 소통하고 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인천교총’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주요 공약은 교사 민원 지원을 위한 one-stop 창구 운영, New인천교총 활성화위원회 신설, 2030교원 동아리 적극 지원, 교장공모제, 승진 가산점 개악 등 불공정 인사 개선 등이다. 또 청년위원회 활성화, 부장교사 워크숍, 대학회원의 소통과 문화 복지 혜택 마련, 유치원‧보건‧영양‧특수교사의 근무여건 고충 해도 등도 약속했다. 이 회장은 “다시 한번 저를 믿고 지지해준 회원들과 공정한 선거를 위해 최선을 다한 선거관리위원회에 감사하다”며 “교권이 확립되고 행동하는 교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교총은 제16대 회장에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했다고 22일 밝혔다. 대구교총은 전날 열린 제64회 정기대의원회에서 권택환 대구교총 회장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수여했다. 부회장에는 ▲박재우 대구대산초 교사▲김혜진 대구비봉초 교감▲김영진 능인고 교사▲임성욱 경상공업고 교장이 임명됐다. 권회장 당선자는 풍부한 교사, 교육 전문직, 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교총 회장 직무대챙, 수석부회장 등 교총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취임에 앞서 권 회장 당선자는 "임기 동안 교육자의 가치를 높이고, 교권 확립을 통해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달리겠다"며 선생님이 한 번 더 웃을 수 있는 교육 현장을 위해 복지 확대에도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교총은 권 회장 당선자의 뜻에 따라 회장단 취임식은 시무식으로 대체하고, 취임식 경비 전액을 (피)소송 지원 및 구제활동비 등을 위한 교권 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제16대 대구교총 회장단의 임기는 2023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교원의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비본질적 행정업무 및 교원평가제 폐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대책 마련 등을 위한 단체교섭에 돌입했다. 교총과 교육부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상‧하반기 단체교섭’을 위한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단체교섭은 정성국한국교총 회장 취임 후, 그리고 윤석열 정부 대상으로 처음이다. 이날 정 회장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양측에서 각각 10여 명의 교섭위원이 참석했다. 교총은 지난 10월 25일 교육부에 총 75개조 120개항의 과제를 제시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양측 협의를 거쳐 최종 테이블에 교총이 제안한그대로 올랐다. 이번 단체교섭의 주요 과제는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 폐지 및 돌봄‧방과후학교 지자체 이관 △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 및 차등성과급제‧무자격 교장공모제 폐지 △학생 생활지도법 마련 및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대책 수립 △교원배상책임보험 확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및 정규교원 증원 △물가상승 비례한 교원 보수 인상 및 제 수당 현실화 등이다. 정 회장은 수업 혁신을 위한 교사 지원에 대해 이 부총리와 사전교감을 가진 부분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의지로 화답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부총리께서는 교육부 정책이 ‘수업 변화’에 맞춰져야 하고 좋은 수업을 만드는 교사를 전폭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바로 이번 교섭이 교사가 수업에 집중하기 위한 여건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에 대해 과감히 폐지‧이관할 것을 주문했다. 교사가 본연의 책무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수업 혁신도 공교육 강화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학교는 돌봄‧방과후학교 등 온갖 사회복지적 정책의 유입으로 교사가 교육 외적인 업무 처리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교권 확립, 교원 전문성 신장 지원, 19년째 동결된 보직교사 수당과 담임교사 수당 인상 등 교원 처우 개선, 유치원의 ‘유아학교’ 명칭 변경, 차별적인 교원연구비의 상향 균등 지급 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교총 제안에 교육부 역시 수업 혁신을 위한 공동 노력 차원에서 교섭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부총리는 “그동안 교총과의 교섭은 교육 발전에 중요한 역할이었다”면서 “이번 교섭·협의 과정에서 격의 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교육혁신, 그리고 교원들의 권익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총과 교육부는 조속한 합의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하고 향후 교섭소위 및 실무협의를 진행한다. 교총과 교육부의 단체교섭은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현행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1992년부터 매년 이어오고 있다.
공적연금 개편에 대해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직역연금연대’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5년 공무원연금 대타협 당시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직역연금 논의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교총과 공무원노동조합연맹, 교사노동조합연맹,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사학연금공대위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직역연금연대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직역연금 논의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에게 전달하고 합의사항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당시 공무원 및 교원들의 공무원연금 지급개시 연령이 65세로 늦춰짐에 따라 노후 소득공백 해소방안이 포함된 ‘공무원 및 교원의 인사정책 협의기구’를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하기로 했으나 정부·국회의 일방적 묵살로 사실상 무산됐다”며 “이 논의를 현재까지 방치한 결과 올해부터 연금 없는 퇴직공무원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말했다. 2015년 당시 3대 핵심 합의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소득대체율 50% 상향 △공무원연금개혁 재정 절감분을 사각지대 해소와 노인빈곤율을 낮추는 명목으로 사용 △공무원연금 지급개시 연령이 65세로 늦춰지면서 발생하는 소득 공백 해소방안 마련이었다. 이어 “결국 공무원연금은 ‘더 내고’, ‘덜 받고’, ‘더 오래 내고’, ‘늦게 받는’ 4대 고통 분담을 감수했지만, 공무원 권리 신장과 처우개선은 일절 진행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며 “이제 와서 다시 직역연금을 논의하는 것은 뻔뻔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날 직역연금연대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2015년 공무원연금 국민대타협기구 합의사항 이행 없는 직역연금 논의 거부 △2015년 3대 합의 이행방안 제시 및 퇴직공무원 연금소득 공백 해소방안 마련 △민간자문위원회 등 보여주기식 소통기구가 아닌 이해당사자들의 범사회적 대타협기구의 즉각적인 구성 등이다. 한편 연대는 지난달 29일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김연명, 김용하)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공대위의 연금개혁에 대한 기본입장과 2015년 합의사항 이행방안 논의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재곤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연금개혁은 한번 결정되면 30~50년을 가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2015년 개혁 사항은 2030년에야 모두 적용되고 이후 30~50년 동안 연금 운용 안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그 전에 또다시 개혁을 운운하는 것은 윤 대통령이 밝힌 연금개혁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금개혁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노인 빈곤문제 해소를 위한 국가의 책무성을 담보하는 논의가 주된 방향이어야 함을 잊지 않길 바란다”며 “사회적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 없이 또다시 희생만을 강요하려는 행동에 대해 120만 공무원·교원들은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자폐증을 앓고 있는 남자 고교생이 성적 의도 없이 여교사의 가슴을 밀쳤더라도 교권침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행정1-3부(고승일 부장판사)는 경기도 모 고교 재학생 A군이 학교장을 상대로 낸 심리치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A군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A군은 2020년 7월 약을 먹이려는 여성 특수담임교사 B씨에게 “먹기 싫다”며 소리를 질렀고 그의 가슴을 손으로 밀쳤다. 또 B씨의 팔을 꼬집고 때렸으며, 말리던 사회복무요원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그는 같을 달 활동 보조 교사의 얼굴을 할퀴기도 했다. 결국 B씨가 학교 측에 신고하자 학교는 같은 해 10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A군에게 출석정지 5일 처분을 했다. 다만 B씨가 “학생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학교 측은 출석정지 처분을 유보했다. 그러나 A군 측은 이조차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 5월 “처분이 불명확해 법적 효과를 확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했다. 이후 학교가 교권보호위원회를 다시 열고 A군에게 “심리치료를 4차례 받으라”고 하자, A군 측은 이에 대한 행정소송을 냈다. A군의 변호인은 “자폐증적 발달장애와 부분 뇌전증을 앓는 A군의 인지 능력은 극히 저조하다. 발달검사 결과는 4세 수준이어서 성폭력이나 폭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변론했다. 법원은 A군이 B씨에게 한 행위에 대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한 교권 침해 행위라고 판단했다. 물론 A군의 장애를 고려하면 성적 목적이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지만 교원지위법상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교원지위법에 교육활동 침해 행위와 관련, 특수학급 학생을 배제하는 조항을 별도로 두지 않았다는 것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군의 지적 능력이 현저히 낮고 심신장애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도 미약했지만, 피해 교사의 가슴을 손으로 밀친 행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설령 A군의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인 강제추행이나 폭행까지는 아니었더라도 교원지위법상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A군이 처분을 책임질 능력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A군 측은 1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밀치는 행위는 발달 장애인의 흔한 행동일 뿐 교권침해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 “SNS를 보면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게 사는 거 같은데 저는 그렇지가 않아요. 다른 사람들은 늘 즐겁게 웃고 있거든요.” #. “저는 좋지 않은 감정이 떠오르면 너무 불행해요. 왜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하나, 좋기만 할 수 없을까….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 않고 기쁜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 “아무리 친한 사람에게도 힘든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가족들에게조차도, 제가 불행해 보일까 봐요.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요.” 어느덧 2022년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면 모두 한 해를 돌아본다. 지난해를 후회하며 자괴감과 죄책감에 빠지는 이들이나, 지난해보다 더 행복한 새해를 준비하느라 조급한 이들이나 연말을 즐길 여유가 없기는 매한가지다. 때로는 행복하지 않았던 한 해를 아쉬워하며, 연말이라도 행복하게 보내자고 연이은 파티를 계획하기도 한다. ‘모두 행복해지고 싶다’ ‘행복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필자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사람들, 또 스스로 불행하다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다수는 행복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자신이 바라는 행복을 정의 내리지 못하면서 행복해지고 싶다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잡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잡으려 하니, 무엇을 잡아야 할지 혼란스럽고, 잡아도 잡은 줄 몰라 만족이 없고, 계속 불행하다. 맹목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부정적 감정을 터부시하고, 긍정적인 감정만이 적절한 감정인 양 지나치게 긍정적인 감정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정서에 균열이 생기고 불균형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다시 말해, 부정적인 감정은 지나치게 억제하고 회피하는 한편 긍정적인 감정은 극대화하려고 애쓴다. 이들은 감정을 ‘좋다’, ‘나쁘다’로 이분화해 인식하고 표현한다. 이런 현상은 사람들이 얼마나 감정을 평가 차원으로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감정을 얼마나 단순화시켜서 경험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긍정적 감정=행복’이며, ‘부정적 감정=불행’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며 부정적 감정이 경험되는 순간, ‘나는 불행하다’고 해석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긍정적인 감정만 극대화하려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은 ‘화를 안 내고 싶다’, ‘불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말한다. 필자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화가 느껴지면 화를 내고, 불안이 느껴지면 지나가게 내버려 두세요’라고 말이다. 당장 느껴야 할 감정을 외면하고 밀어내려고 하면,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때로는 감정을 억제해야만 했던 그 순간의 기억 손실을 경험할 수 있고, 때로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감정둔화를 겪기도 한다. 실상, 부정적인 감정은 매우 적응적인 기능을 한다. 위험이 인지되는 상황에서 공포를 느껴야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고, 상대방의 화난 얼굴을 인지할 수 있어야 화를 피할 수 있다.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적응에 유용하다. 행복은 기쁨이나 웃음과 같은 감정 차원과 무관할 수 있다. 크게 웃고, 크게 기쁘지 않더라도, 심지어 슬프고, 불안하고, 때로는 화가 나도 행복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터부시해 억제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잘 표현하고 흘려보냄으로써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지나친 긍정 지향을 보인다. 감정을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으로 이분화하듯 인생을 낙관과 비관적 측면으로 이분화한다. 어떻게 인생에 낙관과 비관만 있겠는가. 이러한 시선으로 인생을 바라보면 양극단 사이에 여러 차원과 지점이 존재하는 인생에 대한 깊은 관여와 다양한 경험이 제한된다. 그리고 다양한 인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어렵다. 그렇게 되면 행복에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는 사회적 관계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행복한 삶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공상을 멈추고, 평범한 삶을 누리며 최소한의 적당한 욕망을 추구한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다년간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발표된 북유럽 사람들은 부정적인 정서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삶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큰 기대를 갖지 않는 문화적 특성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행복에 대한 강박을 지닌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상대적 박탈감과 갈망에서 비롯된 그 무엇이 아닐까 싶다. 가령, 저들은 웃는 데 나는 웃지 못하는 것, 저들은 가졌지만 나는 가지지 못한 것, 과거에는 누렸지만 현재에는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갈망과 박탈감 말이다. 현재에 누리고 있는 것을 미래에도 누려야 한다는 강박이 행복의 기준이 된다. 때문에 그들의 시선은 늘 타인의 삶, 더 풍요로운 삶에 있다.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남들은 가졌지만 나는 갖지 못했으므로, 그것이 무엇이든 가져야 한다는 것이 강박 아닐까 싶다. 모두 사회적 비교에서 온 것이다. 물론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비교는 피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남들이 가지고 있는 걸 나도 가져서, 혹은 남들보다 더 가져서 행복하다고 착각하거나, 최소한 행복에 근접한 것 같아서 안심하는 인생이 아니라, 최소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으로 진정 행복한지 정도는 알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 정도는 알고 경주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의 주관적 안녕에 달린 ‘행복’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심리학은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두던 것에서 점차 인간의 긍정적인 심리적 측면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인간의 성장과 행복에 관심을 두는 긍정심리학이 대두했고, 행복과 같은 인간의 밝은 측면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심리학에서 ‘행복’은 개인의 주관적 안녕(subjective well-being)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 행복이란 매우 주관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주관적 안녕에 관한 연구들에 따르면 성별, 나이, 교육 수준, 경제적 수입, 결혼, 종교, 건강 등의 인구 사회학적 요인들은 모두 주관적 안녕에 20% 정도의 영향만 미친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학벌, 경제력, 성별, 나이, 가족 배경, 건강 등의 인구 사회학적 요인들이 행복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가진 조건들에 대해 불평하며 무기력에 빠진다. 그러나 실상은 개인의 성격적 요인이 주관적 안녕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 개인의 성격요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경제적, 사회적, 교육적 상황 등의 객관적인 환경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즉, 개인이 처한 환경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며 상호작용하는지’가 주관적 안녕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더라도 그 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살아간다면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상황과 시간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행복하려면, 상황과 환경을 스스로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며 살아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주변을 보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보자. 당신은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인가?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셀리그만(Seloigman, 1998)은 행복하기 위해서 ‘즐거운 삶(pleasant life)’, ‘관여하는 삶(engaged life)’, ‘의미 있는 삶(meaningful life)’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즐거운 삶이란 ‘지금 이 순간’의 체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함으로써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을 하며, 미래의 삶에 대한 도전의식과 낙관적인 기대, 그리고 희망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위해 현재를 과도하게 희생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하기를 즐기지 않으면 미래의 즐거움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토록 치열하게 희생된 현재의 삶으로 준비했던 미래의 한순간은 또 치열하게 희생되고 있는 현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여하는 삶’이란 매일의 삶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활동들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함으로써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자기실현을 이루는 삶을 의미한다.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을 활용해 자기실현을 이루는 삶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올 수 없다. ‘의미 있는 삶’이란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보다 더 큰 어떤 것에 공헌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는 삶을 말한다. 자신이라는 협소한 범위에서 이웃과 지역사회, 나라와 세계를 향한 공헌을 꿈꾸고 추구하는 삶은 코앞에 닥친 삶의 문제를 벗어나 더 큰 의미의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어느 날, 상담 종결을 앞둔 남학생 내담자가 “선생님, 저에게 좀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길을 걷다가 하늘의 구름을 봤는데 너무 신기한 모양이 예쁘더라고요. ‘아~ 내가 이 구름을 보기 위해서라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필자는 평소 찍어 뒀던 구름과 노을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저녁노을 본 적 있어? 구름만큼이나 노을도 다양하고 멋져. 이제 노을까지 볼 수 있으면 하루종일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 우울감과 무기력에 빠져 살 이유가 없다던 내담자와 나눈 감동적인 대화였다. 그 순간 남학생의 얼굴에 번진 옅은 미소를 잊을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 변하든, 상황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일상의 행복이었다. 박장대소할 만큼의 기쁨이 있는 하루가 아니어도 좋다. 무표정한 얼굴이라도 괜찮다. 평범한 하루를 충분히 누려보자. 더 나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쫓기듯 오늘을 희생하지 말고, 지금-이 순간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보자. 그리고 누구나 추구하는 그 무엇이 아닌, 자신만의 빛을 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가치를 찾아 공헌해보자. 새해에는 자신만의 진짜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반디상담센터 부소장
경남교총(회장 김광섭)은 10~11일 한국선비문화연구원(원장 최구식)에서 학생‧교사‧학부모가 참가한 가운데 2차 사제문학기행을 열었다. 1차 사제문학기행은 11월 5~6일에 실시됐다. 사제문학기행은 기존 스승과 제자가 참가했으나 올해부터 학부모도 함께했다. 경남교총은 지난 9월 학교뿐만 아니라 교육공동체인 학부모를 비롯해 도민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도민소통위원회를 출범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최구식 원장의 ‘칼 찬 서비들’ 강의와 남명 조식 선생의 실천학문 사상과 을묘사직소의 문화적 가치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강의, 전통놀이 체험, 판소리 배우기, 남명 선생 사적지 탐방 등으로 진행됐다. 김광섭 회장은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교육공동체 모두가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학부모 참여형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교총과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지난 7월 인성교육 프로그램 및 콘텐츠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무학산 자락, 학봉이 보이는 찻집에서시인의 새로운 시집을 받은 날은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이었다. 된바람 소리가 지나가는 동지 무렵의 겨울은 칠흑처럼어두웠지만, 밤을 새운 그녀의 시들은 저수지의 별로, 우물 속 두레박으로 때로는 본포의 참달맞이꽃이 되었다. 서산대사의 마지막 게송"삶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과 같고/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구나/뜬구름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죽고 살고 오고 가는 것이 모두 그와 같도다"에서 뜬구름이란 일정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우리에게 보여지는 일시적인 것이다. 그저 허공의 수증기가 형태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이다. 밖에서 보는 우리는 다만 입자들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구나 하고 짐작할 뿐이다. 뜬구름은 삶의 블랙박스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모습이 감추어진 실체가 없는 뜬구름은 또한 인간 개인의 생사를 넘어 만물의 오고 감, 과거와 미래를 포함하고 있는 시간 흐름의 장소로 해석될 수 있다. 과거와 미래를 포함하고 생성과 사건의 발동기, 시의 탄생을 내포하는 공간, 삶의 배치가 일어나는 곳, 무형식과 형식의 정서가 엉켜있는 곳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시인 박숙희의 삶에 있어서 이러한 뜬구름 같은 공간, 그녀 내면의 블랙박스가 있는 공간은 어떠한 곳일까? 박숙희 의시미티네의 가을바다, 본포의 가을, 용지호수의 밤, 남해에서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의 배경이 되는 공간들이 강변, 저수지, 바다가 많이 등장한다. 시인이 창원의 용지호수 근처에 자라 마산 앞바다가 보이는 성지여고를 다녔고, 젊은 시절 귀산 바다 근처에서 직장 생활을 하였고, 그녀의 산책길이 낙동강의 본포 언저리이기 때문일 것이라. 시에 나타난 공간과 그 속에 녹아있는 시간의 내포는 다시 특별한 공간의 의미로 흔적을 남긴다. 이푸투안은 《공간과 장소》에서 '만약 공간이 방향이나 특별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면 그 공간은 역사적인 곳이 된다'라고 하였다. 즉, 우리가 정신적으로 공간을 향해 움직일 때 우리는 시간 상으로 앞이나 뒤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목적 있는 행동을 할 때 공간과 시간은 의식의 표면 위로 부상하고, 별다른 특징이 없던 그곳에 감정의 교류가 일어나 마침내 삶의 장소가 되고 위안이 되고 의미가 되기도 한다. 철없이 피는 백목련꽃 삐걱거리는 목조계단에 떨어져 울부짖음도 간절하게 목울대 잠그면 바스라지는 손목의 뼈들 석화조각 같다 뼈가 뼈를 불러주는 뱃길 중략 그래요 이 봄이 다가고 있잖아요 봄에 뛰어나온 왕오색나비 깁스 내 깁스 어울만져줄 앙금의 시어 끼룩끼룩 울음 뱃길 따라 보내고 언제부터인가 몸속으로 들어와 꽃 지는 소리 아늑한 요람의 잠 흔들어 재우는군요 귀현리에서, 부분 귀현리에서에서 “뼈가 뼈를 불러주는 뱃길”, “해풍에 비치는 구실 포도밭 ”, “바람부는 삼귀해안선 바닷가”, “멀리 통통배 소리”, “목울대 등대”, “폐선 선창”이란 단어들이만들어 내는공간은 한적한 바닷가이다. 그런데 이곳은 오래전 어떤 만남이 이루어졌던 장소이고 그녀의 과거와 미래가 함께 생성시킨공간이고, 시를탄생한 공간이다. 이곳으로 그녀는 괭이갈매기 나는 공간의 의미를 찾아 선생님의 하모니카 선율을 보았다. 뜬구름이 만들어내는 블랙박스 흔적을 찾아 나선 길에서 그녀는 시간과 공간의 교차점에 추억과 슬픔, 현재의 이미지가다중적으로 펼쳐진다. 미셸 푸코는 《말과 사물》에서 “한 문화의 기본 코드, 하나의 문화에서 언어, 인식의 도식, 교환기술, 가치 체계, 실천의 위계 등을 지배하는 코드는 각자가 상대하게 되고 다시 처하게 되는 경험적 질서를 처음부터 결정한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경험적 질서가 시인의 몸속에 그대로 체화되어 나타나는 사물이 거울이다. 거울이라는 이미지에 덧붙여 그것은 오동나무의 거울인 것이다. 오동나무라는 고전적이고 아름다운 푸른 나무는 그녀의 몸속으로 옮아와 그녀 자신이 거울이 되어 사물을 비추고 있다. 오동나무라고 쓴 그대 이름 곁에서 어린잎들이 바람의 어깨를 짚는다 오동나무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 악기가 될 나이는 언제쯤일까 바위틈에서 자라 물의 흔적을 마시는 오동나무 곁에서 나 주인인 듯 오래 머물 생각의 의자를 놓아둔다 오동나무 거울 ‧ 1, 부분 시인은 ‘오래 머물 생각의 의자’를 오동나무의 곁에 두고 주인인 듯 앉아 있다. 오동나무는 혼인할 때 가져가는 반닫이나 미닫이 장을 만드는 재료이다. 그리고 이 장들은 여인의 손길을 받아 반질반질 윤이 나게 닦여져서 자신의 얼굴을 비출 수 있게 되는 소중한 물건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 그녀는 오동나무의 실질적 주인은 아니다. 그대라는 이는 오동나무의 이름이고 주인이다. 주인이 아닌 그녀가 그대 앞에서 주인처럼 살고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 앞에서 그녀의 생각은 오랜 닦음으로 거울이 될 때까지 또 하나의 나무가 키운다. 이러한 겹겹이 쌓인 내면이 표출한 주된 이미지가 오동나무 거울로 상징화된 것이다. 잘 닦아 윤이 나는 오동나무 거울은 어렵고 힘든 현재를 걷어내어보석처럼 찬란하고자 하는 영혼의 고갱이다. 박숙희 시인의 시는 진화하는 중이다. 두 번 째 시집 《오동나무 거울》은 다음 시집을 나아가기 위한 노둣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그녀가 가진 시적 잠재력은 오동나무가 천년의 시간을 그리워하듯 푸른 잎을 피워올릴 것이라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나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젊은 시가 고양이가 쥐를 잡는 이유이다. 시인의 시는 젊음의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그녀의 손에서 피어날 푸른 시를 기다린다. 사랑을 하였더라 나는 타우린 성분을 채취하기 위해 고양이 발톱이 되는 정오를 기다린다 심장의 박동수 24K를 원하고 정오를 기다린다 3시가 되길 기다린다 빨래줄에 걸어 두고 갈 만큼의 무게로 포기각서 말한다 오줌을 갈기는 소리 알 수 없는 바람이 불을 불러 모으고 기다린다와 말한다의 사이에 바람은 바위를 안고 세상을 잃어 가고 있다 그 속에서 자란 비밀은 24K로 변해 세상을 잃어 가고 있다 (중략) 나는 그런 사랑을 하였더라 고양이가 쥐를 잡는 이유, 부분
수원시 학교사회복지사업의 송원중, 수원중, 칠보중, 수원고, 율천고등 5개교의 환경봉사단 ‘환경을 9하는 BTS’ 활동이 막을 내렸다. 수원시 학교사회복지사업 9권역 공동사업으로 진행된 환경봉사단 활동은 학생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하고 일상생활에서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지난 5~8월까지는 공동교육활동으로, 공동체 자원봉사교육을 시작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 기후변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환경재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의 실천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5개교 학생들이 함께 토론을 진행했다. 2학기에는 토론내용을 바탕으로 각 학교에서 개별 실천활동을 진행했다.송원중에서는 밀웜챌린지와 함께 폐휴지와 버려지는 박스, 페트병 등을 재활용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조형물을 만들어 교내에 설치하고, 재활용이 되지 않는 플라스틱 병뚜껑으로 모빌 만들기 등을 했다.수원중에서는 탄소제로실천을 위한 실천약속을 한 친구들에게 인증해주는 탄소제로실천 캠페인을, 칠보중에서는 버려지는 박스를 활용한 조형물 만들기와 텀블러 등 다회용기를 가져오면 간식을 나눠주는 알맹상점 등을 진행하고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만들어 능실복지관에 기부했다. 수원고는 자기가 쓰지 않는 물건을 필요로하는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중고물품 바자회를 성황리에 운영했으며, 기후변화와 환경재난에 대해 알리는 환경사랑주간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율천고 역시 기후변화와 환경재난의 심각성을 알리고 탄소제로를 위한 개인의 실천을 약속하는 탄소제로실천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서툰 솜씨지만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만들어 지역주민들이 비닐봉지 대신 사용하실 수 있도록 화서2동 주민센터에 기증하기도 했다. 17일진행된 봉사단 발표회에서는 각 학교에서 진행된 실천활동에 대해 발표하고 서로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탄소제로 환경캠페인 외에도 폐현수막 장바구니 만들기, 알맹상점, 폐박스 조형물 만들기 등 학교마다 특색있는 실천활동들을 나누었으며, 학생들은 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실천할 수 있는 일상생활의 생활습관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권역대표로 공동사업을 이끌어간 칠보중권수민 학교사회복지사는“이번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일상에서 생활습관의 변화로 이어지길 바라며, 나아가학생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공동체의 문제,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주체적으로 나서서 건강한 방식으로 해결해나가는 실천력이 길러지길 기대한다” 고 전했다.
수원특례시가 완전히 달라졌다. 아니다. 수원문화재단이 질적으로 달라졌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작년 이맘 때 모습과는 180도 달라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12월은 업무 파장 분위기였다. 그런데 올해는 그게 아니다. 재단이 활기차다. 분위기가 살아 움직인다. 문화활동에 참여했던 시민도 바삐 움직인다. 아주 바람직한 모습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보통 때의 연말이라면 수원문화재단 사업에 참가한 시민들은 보조금 회계정산서 제출이나 사업 결과보고서 작성에 바빴다. 그래서 은행이나 세무서 출입해 증빙자료를 갖췄다. 시민 세금 사용에 대한 정확한 사후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마무리 모습이 다르다. 참가한 시민들은 한해 사업을 정리하고 공유한다. 전시회나 발표회라는 피드백을 통해 내년을 대비한다. 이게 크게 달라진 점이다. 수원특례시가 달라진 것도 수원문화재단이 급변한 것도 아니다. 수원이라는 문화도시 환경이 작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바로 수원특례시가 중앙정부에서 지정한 법정 문화도시가 된 것이다. 올해부터 5년간, 1년에 100억 원, 총 500억 원이라는 예산이 지원된다. 과거와는 천양지차다. 정산서 제출과 결과보고서 제출로 도시문화는 발전하지 않는다. 수원특례시와 수원문화재단은 그 환경에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적응한 것이다. 필자는 지난 15일, 2022 문화도시 조성사업 도시문화 커뮤니티 생활문화공동체 ‘소소(騷騷)하지만 소소(小少)하지 않은 우리들의 소소한 공유회’에 참가하였다. 장소는 수원문화재단 지하1층 전시실과 강당. 전시실에선 12개 모임이 전시회를 열었고 강당에선 12개 모임이 공연 또는성과발표를 했다. 참석자는 50여 명 정도 되었다. 결과는대성공이라고 평하고 싶다. 필자는 ‘배우는 기쁨 활기찬 내일’ 모임의 수강생이자 대표다. 수원문화재단으로부터 '디지털 시대, 스마트한 시니어 되기‘ 사업이 선정되어 거주지 아파트 경로당 어르신을 대상으로 전문강사를 초청해 스마트폰 활용법 공부 기회를 갖게 된 것.디지털 사각지대가 바로 경로당이다. 어르신 가운데는 스마트폰은 물론 키오스크 사용법을 몰라 정보 소외감에 따른 우울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공유회 전시장과 발표회장에서 보았던 몇 가지 모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동네한바퀴’ 모임은 쓰레기 줍기 사진첩 등 활동자료와 활동상을 영상으로 제공하면서 참가자 모두에게 친환경 EM 주방비누 한 개를 선물로 나누어 주었다. 이 비누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용유, 우유팩을 기부 받아 발효액을 넣어 동아리 회원들이 손수 만든 친환경 고체 주방세제다. 지구를 살리는 환경동아리 활동이 인상적이다. ‘생활도구 만들기 모임’은 우리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빗자루와 바구니를 전시했다. ‘복을 담고 액을 터는’ 모시빗자루를 처음 보았다. ‘야채과일을 담는’ 라탄바구니를 보았다. 우리 선조들은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생활도구를 직접 만들었다. 싸리, 수수, 갈대 등으로 빗자루를, 대나무는 바구니나 채반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를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S클라스 훌라팀’은 5명이 출연해 훌라춤을 공연했다. 하와이얀 춤으로 보이는데 복장도 이색적 분위기가나고 출연진이 미소를 띠면서 춤추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기타로 인권을 노래하는 교사모임’은 관객들과 함께 노래 가사 바꿔 부르면서 인권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거북이와 두루미 모임’은 신중년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자부담 회원을 모아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꿈꾸는 고래등 모임’은 우리나라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 회원의 동영상 활용능력을 제고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소소한 공유회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지역문화팀 전예영 주임은 업무를 중간에 담당했음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전시회 및 발표회를 개최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오늘 행사가 성과를 마무리와 동시에사업공유의자리가 될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은 물론 수원의 도시생활문화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변화하는 사회, 선도하는 현장교육, 꿈을 이루는 미래학생’을 주제로 열린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의 대통령상은 경남 손지연·김호정·왕상균·허연서 교사팀이 차지했다. 이들은 ‘챌린지 기반 실천 중심 도덕교육자료 Let′s덕!’(도덕)을 출품했다. 국무총리상은 ‘교실 쏙(SSOK) 미술 감상 세트’를 구안한 (미술)경남 곽규태‧신지호‧강준현‧이지은 교사팀과 ‘퐁당파닥,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교실 속 생태계’ (과학)를 출품한 경남 장재봉‧황지훈‧육길제 교사팀이 수상했다. 한국교총은 19일 한국교총회관 다산홀에서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 최고상 전수식을 가졌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다. 최우수 시·도 주관처인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 대한 표창도 전달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더 좋은 수업을 향한 그 열정이 교사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업 개선을 위해 연구하는 모든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교총은 선생님들이 마음껏 가르칠 수 있는 교실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올해 자료전에서 입상한 교육자료는 교총 홈페이지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 온라인 갤러리’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고, 추후 교총 홈페이지에 탑재, 공유할 예정이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19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회관 다산홀에서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 최고상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 대통령상을 수상한도덕분야렛츠덕팀. (왼쪽부터 김호정 대합초 교사, 손지연 창원남산초 교사, 왕상균 창년성산초 교사, 혀연서 화양초 교사)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미술분야 미술 쏙팀. (왼쪽부터 이지은 계룡초 교사, 곽규태 외간초 교사, 강준현 동부초 교사)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과학분야 퐁당파닥팀. (왼쪽부터 육길제 진남초 교사, 장재봉 충렬초 교사, 황지훈 유영초 교사)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 최우수 시‧도 주관처상을 수상한 경남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왼쪽부터 오재숙 경남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장중용 경남교육연구정보원 원장직무대리, 김보상 경남교육연구정보원 부장)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머, 가상현실, 인공지능(AI) 전문가를 희망하는 중·고교생이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하 직능원)은 19일 ‘2022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직능원은 지난 6월 7일부터 7월 20일까지 전국 초중고 1200개교의 학생, 학부모, 교원 등 총 3만744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학생은 2만2702명, 학부모 1만1946명, 교원 2800명이었다. 학생 희망직업 조사 결과 상위권은 운동선수, 의사, 교사, 간호사, 군인 등으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중·고교에서는 온라인 기반 산업 분야나 AI 등 신산업 분야 희망 학생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 개발자(2.9%)는 중학생 희망 직업 5위를 차지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직업은 2020년 10위에서 지난해 8위, 올해 3계단 더 오르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직업은 고교생 희망 직업에서도 5위였다. 순위는 지난해와 같았으나 선호도가 지난해 3.25%에서 올해 3.32%로 조금 올랐다. AI·정보보안 전문가 등 신산업 분야를 희망하는 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신산업 분야를 희망 직업으로 선택한 중학생은 5.42%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2년(2.96%)보다 2.46%포인트 상승했다. 고교생은 8.19%로 10년 전(4.12%)보다 4.07%포인트 늘었다. 초교에서는 크리에이터(6.1%)가 3위로 지난해보다 1계단 오른 반면, 의사는 2계단 하락했다. 졸업 후 창업을 희망하는 고교생 비율도 꾸준히 늘어 올해는 2.9%로 조사됐다. 작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창업에 관심이 있다는 고교생은 35.7%로, 그 이유에 대한 응답으로는 ‘나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서’가 38.1%에 달했다. 이 같은 응답률은 2020년 25.6%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희망 직업이 없다는 학생들은 초등학생 19.3%, 중학교 38.6%, 고등학교 27.2%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초등학생은 1.6%포인트 축소한 반면 중학교는 1.8%포인트, 고등학교는 3.5%포인트 각각 확대됐다. 이는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직능원 관계자는 "산업과 직업의 변화로 응답이 어려웠다는 학생들이 있어 이에 대한 현상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1인당 학교 진로 교육 예산은 2021년 대비 모든 학교급에서 증가했다. 진로 심리검사는 중학교 99.3%, 고등학교 99.4%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지를 앞둔 12월의 새벽 공기가 코끝을 싸늘하게 한다. 고개 들어 나목을 보면 실핏줄 같은 잔가지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삶의 연륜은 얼굴에 그려지고 젊은 날의 추억을 하나씩 떠올리면 잠시 행복에 들뜨지만 한 해의 끝자락이라 왠지 서글퍼진다. 해마다 12월이면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2022년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이다. 이 말은 지금 우리의 정치 현실을 그대로 말하고 있다. 이 외에 욕개미창(慾蓋彌彰: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 누란지위(累卵之危: 여러 알을 쌓아놓은 듯한 위태로움), 문과수비(文過遂非: 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내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 군맹무상(群盲撫象: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사물을 그릇되게 판단한다) 등 순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했다. 한편, 지난해 교수들이 추천한 사자성어는 묘서동처(猫鼠同處: 고양이와 쥐가 한패가 됐다)였다. 과이불개는 논어의 위령공편에서 처음 등장한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是謂過矣: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라고 했다. 과이불개는 조선왕조실록에서도 몇 번 인용된 사례가 있다. 성군으로 불린 세종대왕이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하며 고치는 사례로 등장한다. 반대로 연산군일기에서는 신료들이 반대하지만 고칠 생각이 없는 연산군을 비판하기 위해서 인용되었다. 2022년 임인년 한 해를 보내면서 어려운 사자성어를 떠올려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살아가면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신이 아니기에 당연한 일이며 그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려는 과정에서 발전이 있다. 요즘 세상살이를 보면 옳고 그름이 존재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강대국 주도의 세계질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부도덕한 행동을 보면 악마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사람이 바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칼자루를 쥔 자와 칼날을 잡은 자의 차이려니 생각하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나라와 세상을 이루는 것은 개인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세상의 구성원인 필부필부인 개인도 과이불개를 떠올리며 자신의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기 잘못은 고치지도 못하면서 타인의 허물을 들추는 일이 없었는지 돌아봐야 할 일이다. 이렇게 자기 잘못을 알려주는 것은 마음속에 있는 양심이다. 이 양심의 선을 넘으면 온갖 욕망이 눈을 가리고 잘못을 저질러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양심을 눈멀게 하는 것은 욕망이다. 욕망에 노예가 되면 억측과 위선, 방종과 교만으로 날뛰며 더욱더 양심을 짓밟아 버린다. 지난 1월 일출을 보면서 다짐한 일을 되돌아본다. 올해는 제발 성내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며 내 마음속 작은 울림을 귀 기울이며 한 걸음씩 가자고 했다. 그리고 12월을 보내는 지금, 그 작은 울림의 소리에 충실했는지 돌아보면 고개를 들지 못할 일이다. 왜 이렇게 살았냐고 질책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의기소침한 모습뿐이다. 그러나 기죽을 필요 없다. 잘못을 알았다는 마음이 일어나면 고칠 수 있는 기회는 있게 마련이다. 포기하고 변화시킬 수 없다고 낙담하고 일상에 머물면 그저 평온함은 얻을 수 있지만 발전은 없다. 자책보단 변화시킬 수 있는 의지와 용기로 다시 한번 자신을 위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누군가 말했다. 백 년 세월 앞에 인생은 겸손해지고, 천년 세월 앞에 예술을 느끼고, 만년 세월 앞에 삶은 티끌 같으니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 배움이고 용기라고 하였다. 생각해 본다. 어두운 밤 전조등에 비치는 삭풍에 휘말려 도로 위를 나뒹구는 나뭇잎은 상처를 입지 않는다. 또한 순수함으로 옷을 입은 바닥에 넘어져도 잘 다치지 않는다. 이는 욕심 없는 순수의 모습과 용기가 가져다주는 선물이다. 12월이 저물고 있다. 세월은 흘러서 노을길을 걸어가고 붉게 물든 산등성이 저녁노을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똑똑하다고 남한테 인정받길 원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려 한다. 먹고 사는 것에 고달파지면 사랑조차 소 닭 보듯 데면데면해지지만 힘들어도 자신과의 소통을 통한 변화가 더 희망적인 삶을 만들 수 있다. 자신이 한 해 동안 걸어온 길을 이제 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고 자책은 더 어리석은 일이다. 반추하며 새해를 위한 거울을 삼는 것이 제일 좋은 처신이다. 삶에 있어 작은 배려가 사랑의 마중물이고 넉넉한 마음이 행복의 화수분이다. 깊은숨 들이쉬고 지금 가진 것이 작을수록 앞으로 가질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평범한 햇살 하나에도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지혜로운 길을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인생 공부이다. 언제나 내면에서 울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잘못을 고치는 성숙함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였으면한다.
경기 빛가람유치원(원장 이귀열)은 만 5세 유아들이 초등학교 취학 후 생활을 이해할 수 있도록 15~16일 이틀에 걸쳐 시흥가온초와 진말초 1학년 학생과 비대면 만남으로 유·초 이음교육을 실시했다. 빛가람유치원 만5세 유아는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교육 내용, 혼자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 준비물, 학급당 학생 수 등 궁금한 점을 질문목록으로 만들어 전달하고 1학년 형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등학교 1학년 형님들이 "1학년에 와서 잘 할 수 있을 거야","학교에서 또 만나자"라고 후배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만 5세 동생들은 "스스로 하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학교에 많은 책이 있다니 책을 많이 읽고 싶어졌어요", "형이 말한 것처럼 공부를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등 소감을 이야기했다. 또한 빛가람유치원은 초등학교 취학 예비 학부모를 대상으로 '우리 아이와 함께 행복한 학교생활 만들기'라는 주제로 연수를 실시했다. 연수강사 김은진 수석교사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살펴보며 초등학교 입학 전·후 도와줘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알아보며 학부모들의 이해를 도왔다.
2022년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새 교육감이 선출되며 교육의 정치적 지형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교육정책에도 혼란이 불가피했다. 합의되지 않은 만 5세 취학 카드에 장관이 교체되고 현장 정서와는 동떨어진 정책들이 튀어나오며 교육 홀대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등교수업이 늘어나면서 교단을 경악케 한 교권침해도 끊이지 않았다. 그래도 한 줄기 희망은 있었다. 교육계 염원이 담긴 ‘생활지도법’이 드디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를 기점으로 부디 계묘년 새해에는 교육 홀대보다는 교육이 중심이 되는, 선생님들을 허탈하게 하기보다 힘 나게 해주는 소식이 가득하길 바란다. 1. 교원 생활지도권 법적 근거 마련 마침내 실현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명 ‘생활지도법’이라고도 불리는 법안은 교원에게 생활지도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명시된 것과 학생의 교직원 및 여타 학생의 인권 침해 행위 금지 조항이 포함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교총 등 교육계는 그동안 교원 생활지도권 법제화를 1순위 실현과제로 선정하고 전국교원 청원 서명운동,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 국회 방문 등 전방위 입법 활동을 추진해왔다. 2. 새 정부 출범…교육정책 홀대 우려 계속 지난 5월 기대와 함께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지만 유독 교육 분야에서 국민적 혼란과 갈등이 표출되며 삐걱대는 모양새를 보였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이어 박순애 전 장관도 만 5세 취학연령 하향 논란과 함께 취임 35일 만에 사퇴해 장관만 3번 교체되는 등 인사 실패 지적이 뒤따랐다. 또 교육부 폐지와 초등 전일제학교 운영 등 현장 정서와는 동떨어진 정책이 속속 추진돼 교육 홀대 논란이 일었다. 3. 6.1 교육감 선거…막 내린 진보 교육감 시대 6·1 교육감 선거 결과는 ‘보수의 약진’, ‘막 내린 진보 교육감 시대’로 요약할 수 있다. 보수 성향 교육감이 8개 지역에서 당선하며 8년간 이어졌던 진보 교육감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고 진보성향 교육감은 9개 지역에서 당선했다. 지난 2014년 선거에서 진보가 13곳, 2018년 14곳에서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로 그동안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주도했던 혁신학교나 자사고 폐지 등 핵심 정책들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4. 교총 최초의 초등교사 회장…제38대 회장단 출범 교총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초등교사 회장이 탄생한 건 ‘변화’를 바란 회원들의 선택이었다. 지난 6월 한국교총 제38대 회장에 정성국 부산 해강초 교사가 당선됐다. 그는 “평교사 회장이 당선된 것은 이제 교총이 변화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간절한 요구가 표출된 결과”라며 “현장을 읽어내고 대변하는 회장이 되겠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준비된 현장교사’를 강조하며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5. 국가교육위원회 법정 시행일 넘겨 지각 출범 정권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교육정책을 바로 잡자며 교총이 ‘초정권적 국가교육위원회’를 제안한 지 20년 만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했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위원 구성 난항으로 전체 21명 중 교원단체 몫의 추천위원 2명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법정 시행일인 7월 21일을 한참 넘긴 9월 27일에야 지각 출범했다. 지난달 회원 수가 가장 많은 교총부터 참여하고 남은 한 자리는 조합원 수가 많은 단체가 차지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됐다. 6. 교단 충격에 빠뜨린 교권침해 사건 연이어 발생 올해는 유독 교단을 혼란에 빠뜨린 충격적인 교권침해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충남 홍성의 한 중학생이 교단에 드러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촬영하는가 하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친구 간 다툼을 말리던 교사를 흉기로 위협하고 전북 익산에서는 친구들과 담임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아 공포의 교실을 만든 사건들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교총이 생활지도법 관철에 힘을 쏟은 이유였다. 이제는 시행령과 교원지위법 개정이 과제로 남았다. 7.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사상 첫 교원 감축 최근 교육부가 내년도 공립 교원 정원을 올해보다 2982명 줄어든 34만4906명으로 발표했다. 사상 처음으로 공립 교원 정원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사 수요는 물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을 밑도는 학급당 학생 수, 개별화·맞춤형 교육, 고교학점제 등 미래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8. ‘편향성 논란’ 2022 개정 교육과정 고시 앞둬 편향성 논란에 휩싸여 진통을 겪던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결국 14일 국가교육위원회 심의 끝에 의결됐다. 큰 틀은 ‘자유민주주의’ 표현이 들어가고 ‘성(性)평등’ 표현은 빠진다는 부분이다.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인 ‘자유경쟁’ 개념도 보완된다.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 초 1·2학년을 시작으로 2025년 중·고교 신입생을 거쳐 2026년 초등학교 전 학년, 2027년 중·고교 전 학년 도입이 순차적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9. 학생 볼모 파업 언제까지…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을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이 올해도 계속됐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는 급식 대용으로 도시락을 지참하거나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발을 동동 굴렀다. 일선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볼모로 한 총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중”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에 하루속히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 파업 시 대체인력을 둘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노동조합법 개정에 즉각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 안타까운 이태원 사고 교육계 애도 물결 10월 29일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 핼러윈을 즐기려는 다수의 인파가 몰리면서 300명이 넘는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 학생과 교사도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공식 애도문을 올리고 합동 분향소를 방문하는 등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교육부는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요청에 따라 다중밀집 상황 등 생활 속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을 보완하기로 했다.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교육계는 아직 ‘생활지도법’의 완성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함께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원지위법 개정안에는 △교육활동 침해 학생 격리 △교권침해 교권보호위원회 처분내용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 △학교교권보호위 지역교육청 이관 등이 담겼다. 실질적인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교원지위법 개정안 통과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일선 학교현장의 목소리다. 실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31조 8항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훈육·훈계’할 수 있다. 일선학교에서 이를 반영해 학생생활규정을 만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권한을 사용하지 못한다. 절차는 복잡하고 실효성은 떨어진다고 여기고 있다. 훈계 처분을 하려면 먼저 학생에게 선도 규정을 알리고 처분을 통신문 혹은 전화로 안내해야 한다. 3회 이상 훈계 처분을 받은 학생의 경우에는 선도위원회 개최 의뢰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이 한두 명이 아닐 경우 이 같은 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큰 업무부담이다.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수업 분위기는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 교원지위법 개정안에 담긴 ‘교육활동 침해 학생 격리’가 이런 문제를 해줄 수 있다. 교육활동 침해 학생 격리는 이미 선진국에서 교육활동 보호에 상당한 효과가 있어 교사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수업 중 학생이 다른 학생의 학습 활동을 방해하거나 교사에게 폭언을 하는 등 격리 기준에 맞다고 판단되면, 교사는 결정 후 담당자에게 통보만 하면 된다. 해당 교사는 이후 절차에 더 이상 관여하거나, 증거나 증인을 제출할 필요도 없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미국처럼 교장 혹은 생활선도위원장 등에게 학생을 즉시 격리하도록 요청하게 하는 것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교사가 학생을 직접 지도하는 과정에서 따를 수 있는 ‘아동학대처벌법’과 ‘학교폭력예방법’과의 문제도 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교권침해 학생 처분 내용에 대한 학생부 기재 등 엄격한 처분이 있어야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교권보호위 처분의 객관성, 신뢰성, 전문성 확보를 위해 교육지원청 이관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실질적인 교권침해 예방 및 대처를 위해 교원지위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지금이라도 국회 교육위는 조속히 심의·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 알파고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인공지능에 대한 충격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차 우리 삶에 녹아들고 있다. 가정마다 인공지능을 통해 날씨를 확인하고, 냉난방기의 온도를 조절하는 삶에 점차 익숙해져 가고 있는 요즘이다. 인공지능과 관련돼 우리 삶이 변하고 있으며 또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할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의 시대가도래했다.인공지능으로 변화를 맞이하는 곳은 교육계, 특히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이 모여있는 학교 또한 그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연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며,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 맞춤형 교육 구현 기대돼 전문가들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 사회적 양극화로 인한 교육격차의 심화, 지능정보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 사회의 도래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의 이상적인 방향은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며, 인공지능 기술은 이러한 이상을 실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별 맞춤형 학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에 바탕을 둔 AI 보조교사와 개인별 학습지원시스템(LMS), 첨단 미래교육공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강의식 수업만 하던 교실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학습자의 특성에 맞는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구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수업을 진행하는 현재 학교 시스템 설계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 평균을 지향하는 교육 운영이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교육과정에 따라 전국 학교의 교실에서 또래 학생에게 같은 내용을 같은 속도로 가르치고 있는 강의식 수업에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일대일 맞춤형 교육(one-to-one tutoring)’이라는 개별화 교육이 수없이 강조돼왔다. 하지만 학급당 학생 수, 교원의 행정업무 부담 등 여러 현실적 문제 앞에서 그 벽을 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효과 높이는 수업 설계해야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AI 보조교사 시스템’이다. AI 보조교사 시스템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학습지원 시스템 및 AI 자동 채점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습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개인형 맞춤 학습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사가 AI 보조교사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교사가 교육을 직접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사는 AI 보조교사의 장점과 교사의 장점을 잘 살펴 효과적인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학습자마다 다양한 학습데이터를 수집, 관리, 분석하고 패턴화된 예측을 수행하는 것은 AI 보조교사가, 학생들과 의사소통하면서 동기를 자극하고 자기주도성을 높여줄 수 있는 격려, 배려, 지원 등의 역할은 교사가 맡아야 한다. AI 보조교사 시스템이 적용되기까지는 과도기가 있을 것이며 여러 어려운 점이 예상된다.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파악하고 AI와 함께 상호보완하는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교사들에게 던져진 숙제이며 의무다.
폴 칼라니티 지음|흐름출판 펴냄 사실을 토로하자면 나는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읽기 시작하면서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의구심을 가졌다. 36살의 전도유망한 신경외과 의사가 오랜 고생 끝에 인생의 절정기에 도달한 순간 폐암에 걸렸다는 사연은 누구에게나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다. 그렇지만 사망 원인의 1위는 언제나 암이며 의사도 사람인 이상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내 나이가 50대 중반이 되면서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상가를 빈번히 들락거리다 보니 죽음에 대해서 무덤덤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덮는 순간 나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톨스토이가 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죽음을 다룬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생각했는데 이제 그 자리를 숨결이 바람 될 때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생각도 했다. 죽음과 삶의 성찰 무엇이 이 책을 이토록 특별하게 만들었는가? 우선 이 책의 저자 폴 칼라니티가 문학을 공부하고 나서 의사 공부를 했다는 사실로 짐작할 수 있는데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읽다 보면 인간을 이해하고 삶을 성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문학작품이 자주 등장한다. 따라서 이 책은 의사의 투병기라기보다는 독서 성장기라고도 볼 수 있고 죽음을 다룬 책이기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삶에 대한 성찰로 읽힐 수 있다. 청년 시절 나는 서머싯 몸이 쓴 인생의 굴레에서를 필립이라는 고아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고 해피엔딩으로 마감되는 서사 중심으로 읽었었다. 그러나 중년이 되어서 다시 읽어보니 인생의 굴레에서가 훌륭한 독서 성장기로 읽혔다. 과연 이 책에는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 필립이 평생 읽어나가는 훌륭한 고전들이 무수히 등장한다. 어쩌면 우리가 평생 읽어야 할 서양 고전이 모두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숨결이 바람될 때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도 톨스토이, 세익스피어, T. S 엘리어트를 비롯한 서양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문학 작품이 다수 등장한다. 죽음과 삶을 성찰하는 데 모두 도움되는 책들이니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만 따라 읽어도 훌륭한 독서의 경로가 되리라 확신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또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좋은 모범을 보여준다. 말기 암 환자만큼 절실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또 있을까? 저자는 자신에게 남은 생을 수술실 의사, 남편, 아버지, 자식 등 다양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 말하자면 이 책은 죽음을 논하는 책이 아니고 삶을 논하는 책이다. 군더더기가 전혀 없이 담담하게 자신에게 허락된 짧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누가 감동과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결말이 죽음이라는 것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책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마치 반전이 넘치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손에 땀을 쥐고 제발 암을 극복하고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하게 될 만큼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도 감탄하게 된다. 더구나 이 책이 암 병동에서 힘겹게 집필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저자는 이 책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남겨진 아내가 쓴 에필로그는 슬프고도 아름답다. 에필로그가 이토록 책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책은 죽음이라는 비극을 다룬 책이지만 우울할 때 위로가 되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