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창가에서> 원로교사의 제자사랑
우리학교에서 애잔하고 아름다운 오카리나 연주 소리를 따라가면 그 교실엔 언제나 온화한 미소와 한결같으신 모습으로 교육에 열정을 쏟고 계신 이철중 부장선생님이 계신다. 환갑이 넘으셨지만 청소년 단체 지도에서부터 전교어린이회 운영, 학교 행사 전반에 이르기까지 항상 앞장서서 일하시는 모습은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작년 가을 운동회를 앞둔 어느 날이었다. 운동장 트랙을 따라 풀을 꽂는 날인데 운동장에는 비가 제법 굵게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랑곳 하지 않고 벌써 비옷을 입고 나와 작업을 하고 계신 분, 바로 이철중 선생님이셨다. 누군가가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비맞는 일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앞장서 일하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젊은 후배들도 기쁘게 일을 따라했다. 지난 5월, 하마터면 아무도 모르고 지나갈 뻔 했던 일이 알려지게 된 것은 14일 교내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교장선생님의 축사를 통해서였다. 이 선생님께서는 며칠 전 한쪽 눈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다고 했다. 수업을 다 마친 후 오후에 병원을 찾아 백내장 수술을 받으신 선생님은 다음 날 아침에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일찍 출근해서 반 아이들을 가르치셨다는 것이다. 수술을 받기 위해 조퇴하던 날
- 정숙용 서울 마포초 교사
- 2005-07-04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