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은 ‘돌봄’이지만 체계적 교육과정 갖춰 하루 3~4시간, 연간 최소 570 시간 운영해 책임감 등 인성교육 강조, 따돌림 방지까지 핀란드 학교에서는 ‘아침·오후 활동(aamu- ja iltapivtoiminta)’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인 취지는 ‘돌봄’에 있지만 단순 돌봄을 넘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갖고 운영되고 있어 우리의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침·오후 활동’은 2004년 기초교육법 8조에 관련조항이 신설되면서 법제화됐다. 기초교육법에 명시된 이 활동의 목적은 ▲아동의 성장을 돕고 ▲자유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가정의 양육을 돕는 것이다. 아이들이 부모의 돌봄이 없이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고 이 활동을 통해서 사회적 평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물론 이 과정에서 따돌림을 방지한다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학생들도 이 활동을 통해 자신의 특성을 발전시키고 개인적, 사회적, 공동체의 성장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갖게 한다는 목표도 추구하고 있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교육과정은 ▲인성 교육과 평등 ▲놀이와 상호 작용 ▲운동과 소풍▲식사와 휴식 ▲문화와 전통 ▲손
이주민 자녀 증가 주요인으로 꼽혀 교권 하락으로 상위등급 학생감소 PISA에서 핀란드는 수학, 읽기, 과학 3개 영역에서 각각 12위, 6위, 5위를 기록했다. 2009년에는 6위·3위·2위, 2003, 2006년에는 최상위권에 들었던 데 비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순위다. 그래픽 참조 10년 이상 공교육 강국으로 군림했던 핀란드의 순위 하락은 세계 교육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핀란드 교육은 많은 국가에서 공교육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돼 왔기 때문이다. 크리스타 끼우루(Kiuru) 핀란드 교육부 장관은 “핀란드 스스로 교육 발전에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교육 전문가, 정책 결정자, 학생, 학부모 모두가 참여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큰 틀에서 핀란드 교육을 반성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 개발이 필요함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핀란드의 순위 하락을 두고 수십 년을 유지해 온 성공적인 공교육 모델이 3년 만에 무너진 것으로 해석하기 전에 그 진짜 원인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핀란드의 갑작스러운 성적 하락의 원인으로는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요인 중 어떤 변수가 가장 크게 작용했는지는 쉽게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우선 7~9
핀란드 사람들은 누구나 영어를 잘한다고 알려져 있다. 핀란드에 다녀온 사람들은 핀란드인이 모두 영어에 능통하고, 3개 이상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과장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핀란드 친구들 중에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잘하는 사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사실이다. 인문계 고교를 졸업했다면 대체로 일정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와 같이 영어를 외국어로만 배우면서 원어민 과외 교사도,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도 없는 핀란드인들이 영어를 비교적 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마다 영어 원어민 교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핀란드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영어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우리도 그러한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연간 7조원에 달하는 영어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3세부터 영어 학습을 시작해서 끊임없이 영어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과 사교육비의 부담으로 고통받는 학부모도 구제할 수 있다. 핀란드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이유는 국내에 다양하게 소개돼 왔다. 맞는 내용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사실과 동떨어진 것들이다. 오해 √ 영어만으로 수업 진행 √ 더빙
개별 지도·학부모 면담 포함 교장도 의무수업시수 채워야 교육전문가들은 핀란드 교육의 성공 요인으로 탁월한 능력과 책임감을 지닌 우수한 교사를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핀란드 교사들은 임용 전 6~9개월 동안 실습을 한다. 대학 교사과정의 실습과 멘토교사들이 진행하는 연수를 통해 갓 임용된 교사들도 업무를 수행함에 부족함이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한다. 이런 핀란드 교사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수업이다. 교사들은 국가에서 정한 의무수업시수를 지켜야 한다. 기초의무교육 6학년까지 담당하는 담임교사와 특수교사는 주당 24시간의 수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초등학교 이전의 학교맛보기 교육 교사는 23시간, 특수학급 교사는 22시간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의 중학교에 해당하는 기초의무교육 7-9학년을 담당하는 교과교사의 의무수업시수는 과목에 따라 18~24시간으로 차이가 있다. 모국어와 문학 과목의 수업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고교 교과교사의 의무수업시간은 중학교에 비해 1~2시간 적은 16~22시간이다. 교사들의 법정 의무수업시수는 교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전문성과 특성에 따라서 조절된다. 법정 수업시수의 대체는 정교한 규정을 따른다. 이를테면 2개의 다른
글자 교육·사칙연산도 안 시켜 3세까지 발음 등 모국어 습득만 인간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동물과 분명하게 구별된다. 동물은 인간처럼 언어로 감정을 표현할 수 없고, 추상적인 어휘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간의 의사소통 체계는 동물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언어 외에도 인간에게는 동물과 구별되는 육체적, 물리적 특성이 있다. 인간은 손을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물론 원숭이나 침팬지 같은 영장류는 다른 동물과 달리 앞발을 인간의 손처럼 사용한다. 그렇지만 원숭이와 침팬지는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손을 사용할 수 없다. 인간은 손으로 글씨를 쓰고, 도구를 사용하고, 바느질을 한다. 인간이 언어와 손을 사용한다는 것은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핀란드 교육에서는 취학 이전의 아이들이 이 두 가지 특징을 유아기부터 철저하게 발달시키도록 한다. 3세가 될 때까지 완벽한 핀란드어 습득을 돕는다. 아이들이 핀란드어의 발음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조치를 한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은 모래를 가지고 놀고, 레고 놀이를 하고, 그림을 그린다. 또 각종 도구를 활용해 물건을 만들어보고 각종 운동을 한다. 만 6세가 돼서 학교맛보기교육(Esi
절대평가 내신 평가권 교사에게 서술형 수능 1차 채점도 교사가 핀란드의 대학입시에는 지원자의 일반고 최종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yliopilastutkinto) 그리고 대학 본고사에서 얻은 성적이 반영된다. 핀란드에서도 대학의 서열이 있어서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의대, 법대, 교사과정 등은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 재학생이나 전문가에게 4개월 이상 개인교습을 받기도 한다. 내신, 수능, 본고사로 구성되고 치열한 경쟁도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모습을 한 핀란드의 대입제도를 살펴보자. 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일반고 정규과정의 과목을 이수해서 최종성적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일반고 최종성적은 10점 만점의 절대평가로 산정되고 저학년 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5점 이하를 받은 과목은 탈락한 것으로 평가돼 재수강을 해야 한다. 교사는 수행평가, 필기시험, 평상시 학습참여도, 과제물 이행 결과, 출석 등을 종합하고 학생, 학부모와의 상담을 거친 뒤 졸업 최종성적을 학생에게 부여한다. 핀란드 국가교육청은 평가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8점을 받는 학생이 갖추어야 하는 지
최근 또다시 핀란드 교육의 성공 요인이 교사라는 연구보고서가 영국의 교육기업 피어슨에 의해 발표됐다. 이전에 발표된 OECD의 조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결론이다. 그러면 핀란드의 교사들이 탁월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를 외적인 요인에서 찾고 있지만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교사들이 모두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어 우수하다는 주장은 본래 학사학위가 존재하지 않았던 핀란드 대학 학제에 대한 이해부족에 기인한다. 2005년 학사과정이 생기기 전까지 핀란드 대학은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됐다. 대졸자만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대졸은 곧 석사학위 소지를 의미한다. 교사가 되기 위해 따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 핀란드 교사의 경쟁력은 학생을 제대로 돌보고 가르치려는 내적 동기에 있다. 필자는 유학 시절 세 살 된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 교사의 면담 요청을 받았다. 교사는 “아이가 핀란드어를 몰라 다른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교사인 자신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 돌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 말을 듣고 가급적 빨리 집에서 핀란드어를 가르치라고 재촉할 줄 알았다. 그러나 교사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자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