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자유인의 서재 ④>학교 속의 문맹자들
문맹률 제로, 공교육의 책무입니다 저는 1980년 10월28일, 부임 나흘째 되던 날,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바닷가 마을 00초등학교 4학년학생48명 앞에 섰습니다. 간단한 소개와 부임인사를 하고 그날 일정대로 10월말 학력평가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학생 실태조차 미리 알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칠 테니 여러분도 열심히 공부해주기 바랍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10월 말 시험을 치르는 날입니다. 국어 시험지를 잘 읽고 답을 적어서 내주기 바랍니다." 그런데 시험을 나눠준 지 10분도 되지 않아 다 했다는 아이들이 열 명을 넘었습니다. "우와, 공부를 참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 가 보구나. 자기 이름을 꼭 썼는지, 빠뜨린 답은 없는지 꼭 확인하세요. 다했다는 친구들 시험지를 좀 볼까요? " 그 순간 저는 놀라고 말았습니다. 15명의 아이들이 보여준 시험지에는 아는 글자 한두 글자를 칸마다 적어놓았습니다. 번호를 쓴 것도 제대로 맞춘 것이 없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너무나 태연한 아이들 모습이었습니다. 48명 중에 15명이 글자를 모르다니! 그것도 고학년을 바라보는 10월 말에! 겁에 질린 24살
- 장옥순 /전남교육소식 도민기자/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외 다수
- 2020-01-28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