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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연구

내가 온라인 수업으로 대면 수업보다 더 많이 배운 이유

말하는 중 끼어들기. 교실 기물 파손. 선생님께 대한 무시와 멸시. 친구들에게 욕설 내뱉기. 서로 밀치고, 발로 차고, 심지어 땅바닥에서 구르기.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 학교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농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하늘에 맹세코 우리 학교 교실의 현실을 사실 그대로 말하고 있다. 

 

내 학우들의 행동을 보면, 독자는 내가 아마 초등학교 2학년이나 4학년이라고 추측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막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의 2학년으로 올라간다. 중학교를 재학했던 3년 동안, 이런 종류의 혼란과 카오스는 45분간의 수업 시간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그래서 나는 코로나 19 (COVID-19)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교육부가 고안한 온라인 개학 및 수업에 대해 우호적이다. 만약 우리나라의 학교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배운 경험을 통해 교실에서 교사들을 더 잘 지원하는 방법을 이해한다면, 나와 같은 학생들이 교실로 돌아왔을 때 더 효과적으로 학습할 내용을 배울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가? 내가 설명해 보겠다.

 

나는 원래 3월 2일에 새롭게 입학하는 고등학교의 교실에서 개학을 맞이해야 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대한민국 교육부가 3차례에 걸쳐 개학을 연기한 후, 나는 4월 16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 다음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교 생활을 온라인으로 보냈다. 그런데 나는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정규 대면 수업을 들을 때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쉽게 학습 내용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과 그들을 제어할 수 없어 보이는 교사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공부할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없거나 자제할 수 없는 일부 학생들은 귀중한 수업 시간을 빼앗아, 종종 그들의 학우들이 수업 시간에 시험이나 평가에 대비하는 것을 막았다. 나는 나 자신이 수업시간에 결코 잘 익히지 못한 주제와 개념을 포함하는 평가를 치른 적이 많았다. 왜냐하면 우리 반은 수업을 방해하는 일부의 학생 때문에 선생님이 수업 진도를 목표까지 진행하지 못했거나, 수업에 충분히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중학교 교사 직업을 선망하지 않는다. 26명의 10대 청소년들을 관리, 감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학교 3년 동안, 나는 아주 소수의 선생님들만 모든 학생에 대해 일관된 규칙을 적용하고, 학생들을 공정하게 대하며, 그들의 존경을 받는 등 수업 시간에 강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나는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 속에서 특이하게도 "협력적 학습"에 중점을 둔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매 수업 시간이면 선생님들께서는 우리 반을 3-5명으로 구성된 각각의 조로 나누어 완성해야 할 학습 과제를 할당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수업 방식은 결국 수업시간에 진심으로 배우고 싶어 하고 학습 과제를 완료하기를 원하는 극히 일부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고, 옆 친구와 장난만 치면서 정작 선생님이 부여한 학습 활동에 참여하기를 꺼려하는 대다수의 학생을 조별 활동에 기여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위치로 강요했다. 

 

온라인 수업은 내가 나 자신의 공부를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는 국어, 수학, 영어 등 더 많은 노력과 공부를 필요로 하는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집중할 수 있었고, 나는 이미 선생님이 수도 없이 반복한 "조용히 해라"라는 말 틈에 더 이상 앉아있을 필요가 없었다. 나는 여전히 다른 친구들과 협력적으로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었는데, 이는 희한하게도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더 효과적이었다. 나는 한 수학 개념과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풀이 방식을 제공해 주는 친구들을 Zoom (온라인 화상통화 플랫폼)에서 만나고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도전할 의지를 제공해 주면서 더 풍부한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나는 또한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현장 강의로 가르치는 수업보다, EBS 온라인 클래스에 올리는 녹음된 수업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중학교 생활 동안 수학 과목과 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었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의 최소 1/4를 떠들어 대는 학생들을 제어하고 질서를 유지하느라 좋은 강의를 학생들에게 전달할 여력이 없었다. 종종, 내가 종례 후에 그 선생님을 만나서 질문을 할 시간을 계획하면, 그 선생님의 교무실에는 수업 시간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이 훈육을 받는 일이 허다했다. 그 선생님은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나의 질문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온라인 수업은 수업 시간에 낭비되는 모든 시간을 전부 제거해 준다. 나는 필요할 때마다 선생님이 업로드한 강의 영상을 멈추고, 시작하고, 심지어는 다시 되감을 수도 있다. 이러한 수업 방식은 내가 배워야 하는 학습 내용을 제삼자부터의 도움 없이 나 스스로 학교 수업만으로도 배울 수 있게 하였다. 만약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구글 클래스룸 (Google Classroom)에 개별 질문을 올려, 선생님의 답변을 보면 된다. 온라인 수업 기간 동안은 다행히도 선생님이 생활 지도를 할 학생이 없기 때문에 초고속으로 답변이 달린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교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가 훨씬 더 잘 배우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교육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학생들은 학교에서 정상적인 수업을 통해 배울 내용을 학습하지 못하므로 학원이나 과외 등 더 나은 학습 조건을 제시하는 사교육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몇 달 전에 우리 학교는 Zoom에서 실시간 화상 수업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교실에서 학생들을 관리하려고 애쓰는 선생님들은 온라인에서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 수업이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데, 자기 관리가 뛰어나지 못한 학생들 사이에서 그 문제점은 극대화된다. 온라인 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의 일탈 행위와 부정 수강이다. 화상 수업이 아닌 경우 EBS 온라인 클래스에 올라온 강의를 켜 두고 자거나,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노는 문제점이 우리 학교 사이에서 자주 노출되었다. 또한 출석 체크만 하고 딴짓을 한 후 인터넷에서 "적당한 자료"를 찾아 그대로 복사/붙여 넣기로 과제 제출을 하여 출석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문제점은 학생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었고, 내가 위에서 언급한 "수업을 방해하는 일부의 학생"에게만 적용되는 사항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온라인 수업은 자율성을 학생들에게 부여하지만, 이는 결국 책임감도 동시에 학생들에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배울 의지가 있는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이라는 새롭게 주어지는 환경 내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찾았다. 나와 같은 일부의 학생들은 심지어 온라인 수업이 대면 수업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느끼기도 하였다. 온라인 수업이 요구하는 책임감만 학생들이 성실히 수행한다면, 온라인 수업의 자율성이 학습 효과를 더 극대화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결국 온라인 수업이라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시행된 교육 방식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 포스트-코로나 (Post-Corona) 시대의 교실로 가져갈 수 있을까? 내가 몇 가지 제안 사항이 있다. 첫째, 교실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통해 얻은 책임감을 이행하는 능력과 이에 따른 자율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기반으로 학습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1대 1로 궁금한 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소통 창구 (구글 클래스룸에 있는 질문 기능 등)를 일관되게 제공해야 한다. 셋째,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강의를 진심으로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교실의 분위기와 학생들의 행동 양식을 관리할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 제안 중 처음 두 가지 사안은 이미 온라인 수업 중에 시작되었고, 일부 학생들에게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나는 이것들이 우리가 학교로 돌아왔을 때 계속되기를 바라며, 학교들이 이 기회를 활용하여 모든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향상시키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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