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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슬기로운 교사생활, ‘꼰대’말고 ‘멘토’가 되자

<3편> Z세대 특징별 지도방법①

똑같은 스마트폰이라도 사용자에 따라 활용도는 다르다. 어떤 앱(Application)을 깔고, 그 앱을 어떻게 활용하며,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지에 따라 스마트폰의 운명이 갈리고, 삶의 편리성은 극대화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발전시켜야 할지 ‘어른다운 어른의 손길’이 닿았을 때, 비로소 ‘올곧은 성장’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우리 교사들은 Z세대라는 스마트폰에 어떤 앱을 깔도록 돕고, 어떻게 활용하도록 지도하며, 업그레이드하도록 독려할 수 있을까?

 

‘꼰대’ 아닌 ‘멘토’가 되자

요즘 ‘꼰대’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Latte is horse(라떼는 말이야)’라며 영어로 비웃기도 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라떼향 풍기며’ 이야기하는 어른들이 많다. 듣다 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 그러니 내 말대로 하라’는 느낌의 충고에 고마움보다는 거부감이 밀려온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나중에 생각해 보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지만, 그 순간 듣기가 싫어지는 것처럼.

 

그렇다면 Z세대는 ‘잔소리’나 ‘충고’를 싫어할까? 아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아이들 또한 따끔한 충고와 현실적 조언을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경험이 부족하고 문제해결 방법이 미숙하다 보니 자기 생각과 판단이 옳은 것인지, 이대로 하면 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손가락만 한번 클릭해도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지만, 그런 정보가 자신에게 맞는 정보인지조차 알 수 없는 아이들에겐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결국, Z세대 아이들에게도 여전히 ‘멘토’는 필요하다. 다만 꼰대가 싫을 뿐이다.

 

다행히 학교에는 인터넷 초록 창의 지식인과는 견줄 수 없는 검증된 정보와 아이들이 잘되기를 바라며 진심 어린 충고를 해주는 다양한 연령층의 ‘멘토’가 많다. 하지만 아이들 생각은 조금 다른가 보다. 교사들을 꼰대라며 거부한다. 교사의 진심이 아이들에게 닿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꼰대가 아닌 멘토로 다가서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자.

 

갬성 충만 Z세대의 마음 사로잡기

‘이걸 왜 굳이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모르면 안 하면 된다. 이유도 모르는 힘든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모르면 안 하면 된다’, Z세대의 가장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다. 즉, 자신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행동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심비’처럼 Z세대는 한번 마음이 움직이면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따라서 Z세대의 행동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타이밍

인생도 타이밍이고, 조언도 타이밍이다. 사람들은 항상 조언에 목말라하지 않는다. 빗대어 보자면 꼰대는 자신이 물을 주고 싶을 때 주는 사람이고, 멘토는 상대방이 물을 간절히 원할 때 주는 사람이다. ‘물’을 주는 행위는 똑같지만,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은 전혀 다르다. 어쩌면 교사라는 직업은 꼰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교정 반사’의 심리적 작동 기제가 자동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다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라며 충고한다면, 아이들은 이렇게 받아들일 것이다. ‘뭐래. 누가 위해달래? 짜증나.’ 반대로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필요할 때 건네는 진심 어린 충고는 가슴 깊이 새겨져 ‘삶의 방향’을 바꾸는 한마디가 되기도 한다. 둘의 차이는 ‘타이밍’ 즉, ‘마음의 준비’이다. 자기 마음대로 ‘훅’ 들어가 충고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요청해오거나 그런 시그널을 줄 때, 아낌없이 조언한다면 ‘꼰대’가 아닌 ‘멘토’가 된다.

 

#TMI  #갬성이미지

어느 세대나 어른들의 ‘TMI’는 거부대상이다. 특히 TV 프로그램도 재미있는 부분만 2~5분 정도로 엮어놓은 짤방을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장면만’ 선택해서 보고, 어려운 고전소설이나 철학서도 TV 프로그램을 통해 압축해서 읽는 Z세대에게 일장 연설은 충고가 아닌 그저 꼰대의 잔소리일 뿐이다.

 

게다가 Z세대는 영상미디어 세대이다. 직관적 이미지가 백 마디 말보다 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장황한 설명과 ‘나 때는 말이야’라는 진부한 이야기 대신, 1~2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감동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할만한 유명인의 글귀나 유명 웹툰의 대사를 인터넷에서 찾아 제시하면 아이들의 반응이 뜨겁다. 카톡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 메시지에도 자신의 각오를 적고 매일 보라고 조언하면 멋진 말들을 기가 막히게 찾아온다. 시대가 변했다. 싫으나 좋으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니 교사의 충고 방법도 ‘말’에서 ‘이미지’로 변해야 한다.

 

#공감 #쌍방통행 #선이해 후지도

아이들은 ‘결국 답은 정해져 있다.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어른들은 ‘좋은 말로 타일렀으니 알아먹었을 것이다. 곧 행동이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착각이다. 아무리 좋은 말도 자기 생각만 자기 방식대로 강요하거나, 명령하듯 얘기하는 ‘일방통행식의 충고’는 행동을 변화시킬 ‘힘’을 갖지 못한다.

 

섣부른 조언보다 상황 이해(공감)가 우선이다. 이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듣기(경청)이다. 교사들은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TMI) 듣기를 잘 못한다. 하지만 ‘입’은 닫고, ‘귀’는 열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의 ‘행동’이 바뀐다. 아이들의 말을 중단시키지 않고 다 들어주는 것은 고단한 일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교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치유가 된다. 이해받고 있다고 느낀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아이의 마음이 풀어졌을 때쯤, 잘못된 부분만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 지도한다.

 

객관식 찍기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자,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라는 물음에 눈만 끔뻑거릴 뿐 즉각 대답을 못 한다. 이럴 땐 교사가 3~4가지의 대안을 객관식으로 제시해주고 본인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칭찬과 격려도 ‘즉시’, ‘확실하게’, ‘앞에서’ 리액션 해줘야 한다. Z세대에겐 마음으로 뒤에서 챙겨주는 것은 안 챙겨주는 것과 동의어이다.

 

#슈드비 콤플렉스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가끔 ‘내가 이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바꾸고야 말겠다’며 의욕을 불태우는 교사를 발견한다. 얼마 안 가서 변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서 교사로서의 무능감을 발견하며 힘겨워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슈드비 콤플렉스(should be complex)’는 아이에게도 교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 감정만 상하고 지쳐갈 뿐이다. 세상에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행위의 빈도수를 늘리거나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다. 변화의 속도가 느리더라도,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상심하지 말자. 아이들이 미워서 혼내는 것이 아니라 올곧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진심은 느리더라도 분명 닿을 것이다.

 

‘교사다움’의 완성은 학생들의 마음을 얻는 것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TV 드라마 속에서 ‘의사다운 의사’를 만난다. 실력이 뛰어나 수술을 척척 해내는 것은 기본이고 환자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져 치유해준다. 권위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환자도 후배도 모두 존경하며 따른다. 현실에서는 만나본 적 없고, ‘과연 있을까?’라는 의심까지 들지만, 어느새 진정한 ‘의사다움’에 감동한다.

 

‘슬기로운 교사 생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영원한 에너지원인 학생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빈곤을 느끼는 Z세대에겐 심리적 만족, 자신의 감정이 매우 중요하다. 교사다운 교사, 꼰대가 아닌 멘토가 되어 ‘교사다움’을 완성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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