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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이 하면 착한규제, 교장이 하면 나쁜 규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대학만 가면 다 되는 줄 알았다. 막상 대학에 와보니 임용시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만 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학교와 보니 수업 이외에 교사를 힘들게 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교육행정업무, 소위 ‘잡무’라는 것이다. 교사들에게서 수업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별로 듣지 못했다. 그 대신 교육을 뒷받침하는 업무에 짓눌려 있다는 하소연을 듣게 된다.

“선생님을 학생들에게 돌려주자!”
“구호만이라도 반갑다!”
“가르치는 교육에만 전념하고 싶은 것은 교사의 가장 오랜 염원이다.”

이런 교사들의 소리에서 알 수 있듯이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업무정상화 계획’은 올바른 교육을 위한 훌륭한 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일인지 교사들에게 환호받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학교 현장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오고 있다. 아마도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학교업무정상화 계획의 ‘이상’이 갖는 문제점과 ‘현장’에 정착시키는 데 필요한 나름의 보완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부장교사 기피현상부터 해결해야
사람의 힘은 허리에서부터 나온다. 학교 교육력은 학교 조직의 중견 간부인 ‘부장교사의 힘’이 근간이다. 승진의 포부를 가지고 부장직을 희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봉사하는 마음으로 부장직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장교사에 대한 처우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교육공무원은 단일호봉제라서 승진을 해도 급여가 동일하다. 더욱이 보직 개념인 부장교사는 평교사보다 업무는 엄청나게 늘어나지만, 수당은 담임교사의 절반 수준을 조금 넘는다. 또한 학교폭력가산점을 산정할 때도, 학교성과급을 결정할 때도 아웃사이더로 몰아붙이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승진의 발자국을 위해 보직교사를 희망하기엔 유인책이 매우 부족하다. 이러한 까닭으로 학교 경영자가 교사들에게 인간적으로 호소해서 보직을 억지로 맡기는 경우가 허다하고, 보직 정원을 못 채운 학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가 교장으로 재임 시에도 보직교사를 부탁하자 그 자리에서 맡지 않겠다고 울어 버린 교사를 본 적이 있고, 적임자를 구하지 못해 2급 정교사를 임용하거나 심지어 기간제교사를 임용한 적도 있다. 따라서 부장교사를 중심으로 교육지원팀을 운영하여 학교업무정상화를 꾀하려면 보직교사의 인센티브에 대한 재검토가 가장 기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교육지원팀의 선호도를 높여야
실행자의 자발적 참여도는 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 첫째 요인이다. 주당 수업시간을 감해 주는 혜택만으로는 ‘교육지원팀에 자발적 지원’을 기대하기엔 많이 미흡하다. 교육지원팀의 목적은 교사가 맡기 싫어하는 행정업무를 교육지원팀에게 전담하게 하고, 수업에 몰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교사가 행정업무를 많이 맡고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을 줄이는 인센티브에 만족하겠는가? 부장교사도 서로 안 하려고 하는 마당에 더 힘들 것으로 생각되는 교육지원팀을 자원하겠는가? 마음으로는 정말 하기 싫지만 교육청에서 하라고 하니까, 교장선생님이 하라고 하니까 그냥 하겠다는 사람이 몇몇 있을 뿐이다. 스스로 즐겁게 참여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혹은 명령하달식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또 다른 폐해를 낳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시성 행정의 표본인 양적 지표 성과에서 벗어나야
학교업무정상화 계획에 의하면 2016학년도는 자율적 시행이고 2017학년도부터는 전체가 시행한다고 한다. 그러나 예년의 다른 정책과 마찬가지로 시범학교로 신청할 때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지원교육청별 성과 목표를 채워야 한다는 명분으로 비공식적 메일이나 문자 등으로 강요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교직원회의·학부모회의·설문조사 등을 통해 ‘자율’로 결정하라고 하면서도 시행을 ‘압박’하는 것을 보면 본 정책의 성패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교육청 정책이니 추진은 해야겠고, 자발적 실행 의지는 없으니 각급 학교에서는 ‘교육지원팀을 운영할 사람을 제비뽑기로 추진하던지, 2달씩만 윤번제로 돌아가면서 시행하자’는 무리하고 비효율적인 제안까지 나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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