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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 교육과 人性 교육

인간은 기계와의 경쟁에서 이긴 적이 없다. 정보화 시대의 절정에 이르른 지금, 교사의 자리까지 기계가 넘보고 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식 전달자로서의 교사는 도태되더라도 멘토 역할의 교사는 더욱더 필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엔 미래 보고서는 앞으로 사라질 직업들을 언급하면서 대표적인 예로 교사를 꼽았습니다. 아무나 지식과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화 시대가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눈부시게 진화하는 스마트 ICT 환경과 무료로 개방되는 방대한 온라인 콘텐츠를 보면 지식 전달은 이제 사람보다 기계가 훨씬 더 잘 다루는 세상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인류 역사는 인간이 기계와 경쟁에서 계속해서 지는 역사입니다. 농업화 시대가 저물면서 인간의 육체노동력을 농기계가 대처하는 바람에 농부 95%가 농촌을 떠나야 했고, 산업화 시대 끝자락엔 인간의 기능노동력을 기계 자동화가 대처하면서 많은 실직자가 생겼고, 이제 정보화 시대가 열매를 맺으면서 심지어 전문직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지식 전달자와 멘토의 차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날로 발달하면서 미국의 경우 로봇이 10년 이내에 직업의 3분의 1을 빼앗고 의사와 같은 고도의 전문 일자리마저 잠식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이미 스마트폰이 우리의 주치의 역할을 하고, 로봇이 수술을 하고, 한 명의 명의가 전 세계 환자들을 대상으로 원격진료하는 세상이 도래했습니다. 이런 마당에 기계가 더 잘하는 정보 암기력과 정보처리 능력을 내세우는 교사가 설 땅이 없겠지요. 아,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식 전달자 역할의 교사는 도태되더라도 멘토 역할의 교사는 더욱더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지식 전달자와 멘토 사이에 큰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지식 전달자는 지식에 초점을 맞추지만, 멘토는 사람에 초점을 맞춥니다. 지식 전달은 기계가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지만 오로지 사람에서 사람으로만 전달될 수 있는 게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혜입니다.

머리가 아닌 마음쓰는 공부를 가르치자
지혜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통합하는 정신적 능력’입니다. 종교계에서는 지혜를 ‘옳고 그름을 가려내고 미혹에서 깨어나게 하는 마음의 작용’ 또는 ‘모든 지식을 통할하고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드는 감각’이라고 합니다. 지혜는 사람이 도덕적 삶을 살기 위해서, 진정으로 잘 살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인 것입니다. 그러니 지식 암기 위주 교육은 죽은 사(死)교육이고, 지혜 전수교육이야말로 사람(人)이 살아있는 생(生)교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인생(人生) 교육이며, 구체적으로 마음(心)이 살아있다는 뜻에서 인성(人性)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 발달을 여덟 단계로 구분한 에릭 에릭슨은 맨 마지막 단계인 지혜는 죽음에 대한 절망감마저도 초월하고 수용하는 자아통합감이라고 하였습니다. 인간 욕구 피라미드를 제안한 매슬로는 말년에 자아실현 다음에 자기 초월과 연민심의 단계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무엇이 자아통합과 연민심의 핵심일까요. 필자는 자아통합이란 인간이 지닌 최고의 두 자원인 생각과 감정을 연결시키고 조율하고 조화를 이룬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생각과 마음이 분리되어 찢기면 고통스럽습니다. 머리의 이치와 마음의 이치가 합쳐진 상태가 합리(合理)적인 삶이며 자기 초월과 연민심(compassion)은 자기중심에서 벗어나서 타인과 공감하고 연결되어 살아가는 삶을 뜻합니다. 이러한 상태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아직도 지식 위주 교육을 합니다. 머리 쓰는 방법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마음 쓰는 방법에서는 세계 꼴찌 수준입니다. 우리가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세계 최고의 심적 자원을 보유했는데 마냥 썩히고 있는 꼴입니다. 이래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생이나 교사가 다 함께 괴로운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혜를 전수해주는 멘토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삯을 위한 교육만이 아니라 삶을 위한 인생교육과 인성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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