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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개편은 시대적 요구

학제 개편의 필요성은 우리나라 현행 학제가 1950년대 초에 수립된 후, 지금까지 교육 상황이 엄청나게 변화하였고 교육체제 외적 상황도 크게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학제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지식기반사회의 전개와 정보화 및 세계화 추세 등이 가속화되면서 학제 개편을 통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총체적인 학교교육체제의 개편을 통해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각종 교육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

김영철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연구본부장


학제 개편 논의의 배경
현행 학제가 개편되어야 할 필요성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주로 제기되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는 현행 학제가 수립된 1951년 이후 지난 60년 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교육의 철학, 내용, 방법, 경영방식 등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학제 개편은 거의 이루어지질 않았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학생 인구는 학교급을 막론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초·중등교육의 일반화에 이어 고등교육도 대중화 단계를 넘어 보편화되었다. 특히 대학교육 취학률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10%에도 못 미치는 소수의 엘리트 교육으로 인식되었지만, 현재는 대학진학률이 80%가 넘는 대중교육으로 성격이 변모되었다. 이와 같은 각급 학교의 성격 변화는 필연적으로 과거와 다른 교육이념과 교육 운영 방식을 요구하게 된다.

둘째,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현행 학제의 근본적인 변혁을 포함하는 새로운 교육체제를 요구하고 있다. 다양한 인력 수요의 증대, 국민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교육 기대 수준 향상 및 질 높은 교육 요구,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교육의 기회균등 보장 요구, 학교 선택권 주장 등과 같은 최근의 사회·경제적 요구 및 교육적 필요 등에 부응하기 위해 학제 개편의 불가피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식기반산업의 비중이 급속히 증대하는 지식기반사회가 전개되면서, 산업구조가 급속히 고도화되고, 새로운 직업이 창출됨에 따라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s)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의 전개로 인적자원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학교교육 전반에서 창의적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이 더욱 중시되어야 할 것이고, 직업기술교육도 지식기반경제에서 요구하는 교육제도 및 교육내용으로 전면 개편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최근의 출산율 저조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되면서 학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는데 비해, 고령인구는 급속히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2020년대 초등학교 취학인구는 베이비붐 시기의 1/4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학력인구의 급속한 감소는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기대 수준을 높이고, 동시에 양질의 교육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고령인구의 급증은 노인 인구 층에서의 평생교육 수요를 증대시킬 것이다.

셋째, 최근 취학전 교육과 평생교육 등이 강조되면서 학제의 범주가 확장되고 있다. 평생학습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비추어, 지금까지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육 등과 같은 학교교육 중심으로만 이루어진 교육 논의가 평생교육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학교교육만을 염두에 두면서 사용해 온 ‘학교제도’(school system, school ladder system)라는 개념도 학교교육과 평생교육 등을 망라하는 ‘넓은 의미의 교육제도’(educational system)라는 개념으로 재정립하여 교육제도 전반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취학전 교육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면서 취학 전 교육 기회를 확대함과 동시에 유아교육을 공교육체제로 흡수하고, 이를 의무교육화해야 한다는 정책이 취해지고 있다. 이처럼 취학전 교육이 공교육체제로 흡수되면서 현재 유치원과 보육시설로 이원화된 취학전 교육을 유아학교 등으로 일원화하고, 취학전 교육과 초등학교 교육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킬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넷째, 현행 학제가 단선형 구조의 민주적인 학제라고는 하지만, 한국인의 문화적 전통과 교육열을 학제에서 수용하는데 한계를 보여 왔다. 현행 단선형 학제는 대학진학 수요를 불필요하게 증가시켜 과잉교육을 초래하여 교육 낭비 현상을 낳게 하였다. 또한, 현행 학제에서 학생들의 진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질 못하게 되면서, 중등교육에서도 직업기술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질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고교평준화 실시 이후 고교 진학 기회가 확대되면서 더욱 심화된 측면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적정 진로를 유도하여 과도한 대학진학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학제가 개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대학 진학을 위한 과정과는 별도로 직업교육과정을 강화하여 진학교육과 종국교육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학제 개편안이 제안되기도 하였다.

다섯째, 우리나라 현행 학제에는 각급 학교의 교육목표가 명료하지 않거나 그 목표가 학교교육에 내실화되지 못하고 있고, 학생 개인의 잠재력을 신장시키는 교육제도가 미흡하며, 교육의 기회균등이 실현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교육제도가 폐쇄적이거나 경직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고, 학교 운영까지 획일적이어서 학교단계간의 연계성을 낮추고, 교육제도 운영의 효율성을 낮추는 측면도 있다. 그래서 교육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만든 학교제도가 본래 목적과는 상반되게 경직화되어, 학교제도가 교육의 비인간화를 초래하거나 사회계층을 재생산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섯째, 최근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의 성장·발달이 빨라지고 있다. 학생들의 신체적 발달은 물론 인지적 발달도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춘기와 같은 성징을 나타내는 연령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성장발달의 조기화에 따라, 학제에서는 현행 6세 취학연령의 인하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6-3-3-4제에 의한 각급학교 수업연한의 구분이 적정한가라는 문제 등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현행 학제의 총 교육연한 16년이 너무 길어 결과적으로 사회 진출 연령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 더욱이 군 복무 기간까지 포함하면 고급인력을 양성·배출하는 시기가 너무 늦어서 인력 활용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우리나라 입직 연령은 27.2세이고, OECD 국가 평균은 22세임).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학제에서도 총 교육연한을 단축하여 사회 진출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필요성은 조기에 능력을 개발시켜 활용해야 하는 자연과학 분야에서 더욱 절실해 지고 있다.

여덟째, 현대 교육정책의 방향이 종래의 공급자(교육행정기관, 학교, 교사) 주도 교육체제로부터 “수요자 요구에 민감한 교육체제”(demand-sensitive system)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체제에 대한 수요는 사회적으로는 교육이 사회적 요구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측면과 개인적으로는 교육이 학습자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미래사회의 변화에 따라 교육체제에도 종전 산업사회에서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 요구될 것이다. 특히 다원적 가치관과 의식구조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교육적 요구가 분출되어 이를 수용하기 위한 방향에서 다원적 학교모형이 구안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OECD는 미래사회의 학교교육 모습을 현재의 관료주의적 학교체제와 시장 모델의 확장 상황 외에, 학교의 기능 및 조직이 전면적으로 재편되는 ‘학교 재구조화’(re-schooling) 상황이나 학교조직이 이완·해체되는 ‘탈학교화’(de-schooling) 상황까지도 상정한 바 있다.

아홉째, 시공(時空)이 압축되는 세계화와 국제화 상황에서는 지금까지의 국가별 특성을 주로 반영한 교육제도에서 탈피하여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국제적 표준(global standard)에 의한 교육제도의 도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교육제도 상에서 각급학교의 교육단계, 수업연한, 졸업·학위·자격 및 학기제 등이 국가 간에 상호 교류가 가능하도록 재구조화될 필요가 있다.

열째, 해방 이후 과열과외와 사교육비, 입시제도 등 수많은 교육문제 발생하여 이에 대한 종합대책이 수립되었지만 한국교육의 근원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예로써 해방이후 줄곧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위주교육으로 학교교육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해 왔지만, 근원적인 문제인 입시위주교육은 시정되지 않고 있다. 또한, 이러한 대학진학 위주의 교육풍토로 실업교육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입시위주교육이 시정되지 않는 이유로는 사회 일반의 학력과 학벌을 중시하는 풍조에 기인한 바도 크겠지만, 교육체제 내에서 학생들의 진로를 적성과 능력에 맞추어 적절히 선별해 주지 못한데 기인하는 바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학제 개편을 통해 학교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고 입시위주의 교육풍토를 시정하여 한국교육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필요도 있다.[PAGE BREAK]학제의 개편 방향
학제 개편과 관련하여 중점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쟁점 사항을 중심으로 학제 개편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학교단계별 수업연한의 적정화
현행 6-3-3-4제의 학교단계별 수업연한을 적정화할 필요가 있다. 학교 단계별 수업연한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학생들의 성장발달 단계와 국민기본교육과 의무교육 등의 각급 학교 성격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아동·청소년들의 성장발달이 빨라지면서 초등학교에서 아동기에 해당하는 저학년 학생들과 사춘기의 성징을 보이는 고학년 학생들을 동일 교정에서 동시에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은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단축하고, 중학교나 고등학교의 수업연한을 연장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예를 들면, 5-3-4-4제 또는 5-4-3-4제 등).
이외에도 학교단계별 수업연한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국민기본교육의 제도화와 의무교육 연한의 연장 방안을 포함하여, 각급학교의 성격 및 학교단계 간 교육 연계 방안 등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단계별 수업연한을 전국적으로 통일하는 방안과 지역이나 학교별로 다양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2) 취학연령 인하 가능성 검토
아동들의 성장발달이 빨라지면서 현재 만 6세의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5세로 인하할 가능성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현재도 초등학교의 선별적인 조기 취학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초등학교의 취학연령을 일률적으로 5세로 인하하는 방안의 타당성이 집중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3) 취학전 교육의 통합화
취학전 교육이 강조되면서 유아교육이 공교육화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현재 유아교육과 영유아 보육으로 이원화 되어 있는 취학전 교육의 성격을 명료화하고, 공교육화되는 유아교육을 유아학교로 개칭하여 일원화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공교육화되는 유아교육은 기본학제에 편입시켜 유아교육과 초등학교 교육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4) 진로탐색·지도과정 설치
학생들에게 적정한 진로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제 내에 진로탐색 및 진로지도과정을 제도화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세계에 대해 이해하도록 하고, 중학교에서는 다양한 진로를 탐색해 보는 과정을 통해, 본인의 적성과 능력에 적합한 진로를 결정토록 하며, 고등학교에서는 향후 진로와 관련된 분야의 교육을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참고로, 프랑스는 이런 진로탐색지도과정을 학제 내에 제도화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5) 고등학교의 통합화와 다양화
학생들의 진로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해당하는 고등학교의 계열을 분화할 것인지 아니면 통합할 것인지에 따라 학제의 기본성격도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지금까지 중등교육의 계열을 분화한 복선형 학제를 유지해 왔던 유럽 국가들도 최근에는 조기선별의 비교육적 폐단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중등교육의 계열을 통합화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학교 프로그램을 특성화하거나 학교의 설립 및 운영 형태 등에 따라 학교 유형을 다양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6) 대학교육의 선진화
국제화 시대에 경쟁력 강화가 가장 절실히 요청되는 부문인 대학교육을 선진화하기 위해 대학교육 학제를 특성화하여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방향에서 대학교육 유형을 학문중심대학과 직업중심대학으로 이원화하고, 대학 유형별로 특성화를 유도하며, 전문대학원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육은 사회체제와의 연계를 강화하도록 하고, 특히 직업중심대학은 산업발전 추세에 따른 인력수요를 적극 반영토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국대학의 국내 유치와 함께 국내 대학 프로그램을 선진화하여 학력 및 학위 등이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제 개편에 따른 교원양성제도의 개편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7) 평생교육체제의 확립
평생학습사회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학교 중심의 교육제도에서 평생학습이 가능한 교육제도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성인들의 교육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대학에 성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계속교육학부를 설치하고, 정규 학제와는 별로로 e-learning 학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평생교육체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일터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순환형 학교-일터(school-to-work, work-to-school) 체제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8) 학기제 개편
현재 2학기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학기제를 지역 실정이나 학교여건 등에 따라 3, 4학기제 운영이 가능하도록 학기제 운영을 자율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학기제 운영을 자율화해야 할 필요는 초·중등학교보다는 고등교육 분야에서 더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현행 3월 신학기제는 국제적 통용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9월 신학기제의 도입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