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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마지막 수업의 '힘'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알퐁스 도테가 지은 ‘마지막 수업’을 공부하였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독일 군이 프랑스를 점령하여 독일어를 쓰라고 했기 때문에 아텔 선생님이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자 눈물을 글썽이며 칠판에 ‘프랑스 만세!’라고 적고 “오늘 수업은 이것으로 마칩니다.”라고 하며 수업을 끝내었다는 글이었다.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아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불행하게 프랑스가 독일의 지배를 받으면서 프랑스 말과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던 역사! 몇 자의 글과 말이 아이들의 가슴에 애국심을 불러일으킨 감동적인 수업은 정말 멋있고 위대한 수업이었다고 생각된다.

정보화의 물결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 보면 지나친 경제 중심, 물질 추구로 경쟁을 부추기다 보면 오히려 인간의 미래는 어둡고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자연이 주는 각종 재해의 경고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지 않는가?

우리 나라도 그간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장을 이룩해 내었다. 그러나 그 뒤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하나 둘 씩 드러나고 있다. 지나친 물질 문화의 발달이 정신 문화를 황폐화시키고 있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뜻있는 석학들이 이를 역설하고 있다.

모든 학교가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희망과 결심으로 새 출발을 위한 준비와 각오로 분주하다. 아이들과 선생님들도 지난 해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학교 선생님이 사회 변화에 가장 저항 ”하는 집단 중의 하나 라는 뉴스 보도를 접하면서 마음 한 구석이 몹시 씁쓸하다. 그저께는 선생님을 촌지 문제로, 오늘은 저항 세력으로 의도적으로 매도하려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 나라가 선진국이 되자”며 아이들을 다독거려 힘들게 수업을 하고 있는데 “ 학교 선생님이 변화에 가장 저항 ”하는 세력이라니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또 선생님을 어떻게 평가할까 걱정이 앞선다.

급속한 경제 성장, 허물어져가는 농어촌, 빈부의 격차, 정보의 격차를 보면서 지나친 경쟁의 논리가 이웃을 힘들게 하고 서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물질문화의 발달로 인해 일어나는 문화지체 현상 -자동차는 늘어나는데 사람은 수없이 교통사고로 죽어야 하고, 컴퓨터 보급은 늘어나는데 정보 윤리는 엉망이고, 소득은 높아지는데 생각은 추하고- 을 낳아 극도의 가치 혼란, 가치 부재의 현실을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세계화에 따른 발 빠른 대처 방안이 필요는 하지만 졸속으로 만든 대안이 실시된다면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아 우리의 삶은 더 어렵게 된다. 교육의 근본 목적은 사람다운 가치관을 만들어 더불어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만들어 가는 데 있다. 어른들의 조급증에 걸린 경쟁 중심의 물질문화가 선하고 착한 아이의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지나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프랑스 말의 ‘마지만 수업’처럼 스스로를 지키고 바른 삶을 찾아가게 하는 수업은 영원히 지속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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