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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환영합니다!


2006년 3월 3일 오후 3시, 전입교원 연찬을 위해 강진교육청에서 준비한 회의 참석을 위해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이제 막 입학한 19명의 햇병아리들과 오전 공부를 마치고 교실 청소를 마친 나는 부랴부랴 출장을 서둘렀습니다. 어제 3시간 내내 울면서 집에 가겠다고 소동을 부린 선영이가 울지 않겠다고 손가락을 걸고간 어제 약속을 잘 지킨 것이 오늘 건진 수확이라서 마음도 기뻤습니다.

강진교육청에는 몇 년 전에 함께 근무한 이애련 장학사님이 며칠 전부터 기다리시며 전화를 주셔서 낯선 땅에 들어선 외로움을 달래주셨습니다. 장학직의 바쁜 일상을 보내며 제 시간에 퇴근조차 못 하시면서도 언니처럼 자상하게 챙겨주셔서 강진의 땅기운이 더 따스했었는데...

전입교원을 위해 준비해 둔 따끈한 차와 연찬자료들, 대회의장을 장식하고 있는 환영 플래카드를 보며 마치 내가 큰 일을 해낸 운동 선수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행사를 담당한 이금진 장학사님의 부드럽고 정감어린 환영멘트는 예순 세 분의 전입교원 한 분 한 분마다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 주어서 어깨를 펴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교대를 갓 졸업한 여섯 분의 새내기 선생님들이 선배님들 앞에서 임명장을 받으며 공직자 선서를 낭독할 때는 오래 전 감동이 되살아나는 간접 체험까지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우리들의 신분이 엄연히 공직자의 신분임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김영표 강진교육장님의 환영인사는 지금까지 들어본 어떤 환영사보다 마음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강진교육의 버팀목이 되어달라는 진지한 부탁과 제 몸을 덥혀서 주변을 따스하게 해주는 난로같은 선생님이 되기 위하여 '1% 나눔 운동'에 동참하자는 실천적 의지는 나른한 오후에 밀려오던 게으름을 한 순간에 쫓아내어 주었습니다.

강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10대 역점 교육활동의 하나인 '작은 사랑 나누기 운동"(소득의 1% 나누기, 용돈의 1% 나누기, 선물의 1% 나누기, 행동의 1% 나누기, 마음의 1% 나누기)은 강진 교육청육장님 이하 교육청 전 직원들까지 동참하고 있는 아름다운 실천 운동임을 알 아는 순간, 이것이야말로 학교가 선도해야 할 인성교육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에 무릎을 쳤습니다. 선생님들은 은연중에 아이들로부터, 학부모님들로부터 대접받는 직업이라는 선입견때문에 이미 마음을 나누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물질까지 나누는 데는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교육장님의 강의 중에 특히 놀란 대목은 강진군이 교육에 투자하고 있는 엄청난 금액의 학력증진비였습니다. 매년 20억에 가까운 금액을 강진군의 초중고 학력증진비로 투자한다는 말씀은 다른 지자체에서 듣기 어려운 낭보였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황주홍 강진군수님의 교육에 대한 열의를 접한 바 있어서 더욱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교육에 투자하는 일이, 학력 향상에 거금을 투자하는 일에 온 군민이 동참한다는 사실은 가슴을 뜨겁게 했습니다.

낙도를 지키는 초병에서부터 산골 촌로에 이르기까지 꼬깃꼬깃 모아둔 쌈지돈을 후손들과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내놓는 강진군민의 교육애를 접한 전입교사들이 더 열심히 아이들 앞에서 힘을 내어 달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제 보니 강진의 자랑은 다산의 사상, 영랑의 시심, 고려청자의 보고에 못지 않은 강진군민의 교육에 대한 열정까지 보탰으니 남도의 끝자락 강진만에서 불어오는 교육의 횃불은 이제 활활 타오르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는 김영표 교육장님의 말씀 그대로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교문 앞에서 마량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최수성)과 교감 선생님(이남범)이 양쪽에 나란히 서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일일이 맞아주시고 출근하는 선생님까지 따뜻이 웃어주시던 풍경이 강진교육청의 사업인'사랑의 아침 열기'임을 알았을 때, 한 사람의 리더의 깨어있는 의식이 얼마나 아름다운 변화를 가져오는 지 절감했습니다.

1년 중 몸과 마음이 가장 춥고 힘든 3월의 스산한 풍경을 한 순간에 녹여낸 교장선생님의 교문앞 아침 열기로 이미 내 마음은 4월의 문턱에 서 있었던 아침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주인이니 따뜻이 맞이하고 불편함이 무엇인지, 아픔이 어디에 있는지 교장선생님은 교문 앞에서 담임 선생님은 교실에서 아이들을 맞아주는 풍경이야말로 어버이의 모습을 닮은 지극히 아름다운 아침을 선물하고도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세영 장학사님으로부터 좀더 자세한 교육시책과 비전을 들으며 강진교육에 발을 담근 사람으로서 첫 출발의 첫 단추를 확실하게 끼울 수 있는 계기와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전체 전입교사들을 한 자리에 모셔놓고 따뜻한 환영을 준비한 강진교육청의 배려에 감사합니다. 마음을 데우는 일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임을 알고 낯설음과 외로움의 무게를 덜어주기 위해 선생님들을 초대한 오늘 모임의 따스함을 교실에 전하며 살고 싶습니다.

나도 내일 아침에는 우리 반 아이들보다 먼저 가서 우리 아이들을 맞이 하렵니다. 교육장님의 말씀처럼 '오늘 당신을 위해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를 마음 속으로 되뇌이며 19명의 꼬마 천사들의 얼굴에 배움의 기쁨과 앎의 희열을, 사람됨의 아름다운 본을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름다운 고장 강진에서 살아과 열정, 배움의 자세로 아이들 곁에서 같이 행복한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 대회의실에 붙은 "강진교육 선생님이 오셔서 든든합니다" 만큼이나 나도 든든한 선생님이 되렵니다. 강진교육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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