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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나의 미국체험> 교육과 지역행사의 연계-‘2005 에어쇼를 보고’

지난 9월 3일~5일에 내가 살고있는 이 지역에서 에어쇼가 있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미국내 유명 비행기회사의 본부가 있는 까닭인지 해마다 연례 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Mrs. Robinson이 볼거리가 많으니 오시라고 메일을 보내왔다. 남편이 공군에 있으며, 비행기와 관련이 많은 까닭으로 나는 한국에서도 에어쇼를 자주 구경하였으므로 미국의 에어쇼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궁금하였다.

인터넷에서 행사장 위치에 대한 지도를 한 장 뽑아들고, 아침에 조금 일찍 간편한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에어쇼를 하는 장소는 널따란 공터에 행사를 위한 시설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주차장이 A, B, C 등 구획별로 나뉘어져 있었으며 행사요원이 손신호로 들어갈 곳을 안내하였다. 차를 주차하고 표를 구입하여 행사장으로 들어서니 가방을 검점하였다. 입장하는 모든 관객들에게 실시하는 짐검사를 끝내고 안으로 들어서니 멀리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공중회전그네가 보였다. 아이들을 위한 각종 놀이시설이 준비되어 있었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어린아이는 부모가 안고 걸어다니는 아이는 손을 잡고,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가족과 거리를 유지한 채 행사장 안내책자를 들고 혼자 혹은 친구와 관심사항을 찾아 돌아다녔다.

공군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해병대 등 모둔 군대에서 사용하는 비행기, 헬기들이 놓여져 있었고, 자원봉사를 청했다는 현직 조종사들이 조종복을 입고 비행기 앞에서 비행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명 혹은 두 명 더러 여러 명이 한꺼번에 비행기 앞에서 잡담을 나누다가 관람객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것으로 보아 번을 갈라 가며 일반인들에게 설명을 하는 것으로 공군가족인 나는 마음 속으로 ‘본연의 일도 많은데 이런 일까지 조종사가 해야 하나? 뙤약볕에서 힘들겠다’ 하고 생각했던 마음을 조금 놓을 수 있었다. 아주 자유로운 몸짓과 웃음, 유머 등으로 일반인들에게 비행과 관련된 자신의 무용담과 비행기의 특징 등등을 전달하고 있었고, 관객들도 진지한 얼굴로 열심히 듣고 물었다. 한 쪽에서는 아파치 헬기들이 머리꼭대기의 프로펠러를 돌리며, 굉음을 내고 날아오른다고 주변의 나뭇잎을 바람에 날리는데 모두 한 장소에 놓여만 있는 풀죽은 비행기만을 보다가 전시되어 있던 헬기가 살아돌아니는 것을 보는 것이 신기했다. 일정 금액을 내면 일반인들을 태워준단다. 소리가 다소 시끄럽기도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로 주변이 소란했고, 또 다른 볼거리에 정신이 팔려서 인지 시끄럽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육군으로 보이는 여성봉사자가 남성봉사자와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 앞 풀밭에는 총탄이 길게 띠를 이루고 있는 따발총 종류 및 여러 종류의 총종류를 엎드려서 겨누는 흉내를 낼 수 있도록 놓여져 있었다. 개구쟁이 초등생들이 아버지의 도움과 봉사자의 도움으로 사용법을 익히느라 풀밭에 엎어져서 총구에 눈을 대고 있었다. 한국의 에어쇼와는 약간 다르므로 이 ‘행사의 목적’을 묻느라 여성봉사자에게 다가가서 "나는 한국에서 왔는데요~" 하자 담박에 “안녕하세요?” 하여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 근무하다가 돌아왔단다. 한국의 지명 이곳저곳을 말하며 친근하게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해주어서 이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신청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옆으로 발길을 돌리니 알록달록한 군용텐트 속에 군복, 군장갑, 장화, 스카프, 군에서 쓰는 랜턴 등등이 놓여져 있었고, 안쪽 벽에는 이 지역의 군역사가 1800년대부터 연대별로 사진이 붙어져 있었다. 나는 한국과도 관련있는 트루먼 대통령이 이 지역 출신이라는 것을 사진을 보고 알게 되었다. 한국에 관한 것은 1950년대 한국 전쟁과 관련된 부분이 조금있을 뿐이어서 아쉬웠다. 한국 전쟁에서 용감했던 병사나 장교의 사진, 그리고 그에 관련된 내용의 글이 쓰여져 있었다. 나이든 두 분이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앞에 놓여진 군관련 일상용품은 모두 자신들의 것이며, 오래된 군복만 박물관에서 가져왔다고 군박물관 안내 팜플렛을 주었다. 안쪽에 전시된 사진은 ‘박물관에서 준 것이겠거니’ 하고 생각하였다. 그 분들도 현직 군인이란다.

그 옆에도 군관련 각종 장비가 텐트 안에 놓여져 있었는데 너른 마당에 커다란 전신 거울이 두 개 놓여져 아이들이 모기얼굴 확대해 놓은 듯이 보이는 군용방독면이나 조종사용 헬멧을 쓰고 군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서면 부모들이 사진을 찍어주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군인봉사자들은 아이들에게 착용법과 기능을 설명하여 주며 옷을 입혀주었다. 아이들은 커다란 장비를 걸치고 긴 옷에 파묻혀 어떤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고 작은 꼬마 여자아이는 울었다.

지나다가 보니 911요원들이 새빨간 불자동차와 앰블런스를 뒤에 놓고 편안한 상태로 주변에 서거나 앉아있었는데 그 앞에 테이블을 놓고 땡볕에 지친 사람들에게 얼음 속에 파묻어 시원해진 물을 나누어주며 911 홍보자료를 주었다.

날이 더워서인지 물관련 회사에서 투명한 비닐집을 만들어서 그 안에 들어가면 위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게 만들어서 아이, 청소년, 어른 등 모두가 그 안에 들어가 몸을 적시며 즐거워하였다. 로빈슨씨의 세 꼬마도 물에 젖은 채로 밖에 나와 놀이기구를 타겠다고 나서는 것을 아빠와 엄마는 비행기쇼를 구경해야 한다며 에어쇼가 시작되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오후가 되어서 에어쇼가 시작되었는데 음속보다 빠른 군용비행기를 장난감 놀이하듯 공중에서 수직으로 올리고 내리며, 뱅글뱅글 돌기도 하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낮게 날아내리기도 하는 등 묘기가 현란하였다. 해설자가 설명을 하는데 영어를 알아듣고 판단하느라 힘들었다.

현대의 신무기인 새 비행기와 2차 세계대전중에 사용하였다는 구식 비행기가 나란히 날으며 묘기를 보이는데 쌩쌩 나는 비행기가 '앵~'하고 나르는 비행기와 같은 속도와 기능을 유지하며 사이좋게 날았다. 비행을 마친 조종사가 내려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러 나오자 사람들이 로프줄이 쳐진 근처로 가서 손을 흔들어 주었으나 내가 있는 곳에서는 조금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에어쇼가 어찌나 멋있든지 나도 조종사가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로빈슨씨 부부가 설명도 해주고, 함께 점심도 먹은 후 까닥까닥 고개를 흔들며 인사를 한다는 해리어 비행기를 보겠다는 아이들에게 그 비행기가 출현하는 시간이 두 시간이나 지나서야 있다고 다른 비행기를 보자고 하자 초등학교생이나 유치원생인 아이들이 지루하다며 놀이기구를 타겠다고 하여 그 가족들과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도 비행기쇼를 보는 것이 지루하여 비행기관련 자료를 모아놓은 다른 장소로 갔다. 그곳은 비행기 관련 회사였는데 여기도 아이들이 직접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조종석을 마련하여 놓고 아이들이 그 안에 들어가서 조종간을 잡고 움직이는 법을 가르치며, 컴퓨터화면으로 설명을 하여 주고 있었다. 벽면과 TV 화면에는 조종사들의 비행훈련과정에 대한 설명이 글과 그림 그리고 화면을 통해 보여지고 있었다. 화면에 나온 훈련조종사들은 실제 생도일까?

그 옆의 벽면에는 이라크에서 고생하는 병사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말, 격려의 글을 적어놓는 글쓰기 판이 있어서 사람들은 기도를 하며 병사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글들을 정성스레 적어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는 조종사들이 연간 혹은 월간 얼마나 오랜 기간 훈련에 매달려야 하는지, 따라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적을 수밖에 없는지 혹은 일의 위험이 얼마만한 것인지, 그들의 일상을 그림과 글로 설명하여 놓았다. 우리도 이렇게 일반인들과 군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활동이 많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단지 홍보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에 대한 일반인의 호의적인 관심의 증가한다면 이렇게 다가가는 노력이 군문화도 더 바람직하게 변화시킬 것이다.

그 옆에는 최초의 여성조종사에 대한 커다란 사진들과 그녀의 업적을 적은 글들을 붙여놓았다. 그 끝에 내방객들에게 회사의 상호가 쓰여진 커피통을 무료로 주었으며, 그 반대편에는 회사의 상호나 로고가 붙여진 머그잔, 스카프 등등 판매하였다.

다리품을 너무 많이 팔아 힘이 들어졌으므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데 뒤로 ‘우웅~’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다보니 새까맣고 우아한 곡선의 비행기가 비행을 하고 있었다. 마치 흑조처럼 품위있게 생겼다. 인사를 한다는 비행기는 아직도 뒤에 예정이 잡혀져 있으므로 보지 못하였다.

이 행사의 목적은 내가 정의하기에 ‘비행과 비행기에 대한 교육과 홍보, 더 나아가 군에 대한 생생한 교육의 현장’이다. 단지 ‘쇼’ ‘볼거리’에만 치중하는 행사가 아니라 조목조목 하나하나에 아이들의 직접 참여를 강조하였고, 특히 아빠가 어깨에 힘주고 아이들에게 풀밭에 함께 엎드려 총 다루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방한장갑, 화생방 훈련용 헬멧 등 복장을 입혀 주며 기능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사진을 보며 옛일을 회상하며 생생한 현장을 알려주는 가족역사의 장이기도 하다.

할 수만 있다면 퇴역한 장교나 병사들이 자신들의 장소를 마련하여 일반인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며, 여기에서는 보지 못하였으나 군견이나 비둘기 등등 군생활에 함께하는 동물들과 함께 하여 그들이 하는 일을 보여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숱하게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매우 힘들어 할 것이므로 시간을 정하여 그들이 하는 일을 잠깐씩 보여주고 그들에게 감사하게 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구경’이 아니라 교육이 목적이므로 그러하다. 그 밖에도 비행이나 비행기 혹은 군과 연관하여 음지에서 고생하는 이러저러한 활동들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산 속에서 몇 달씩 바깥 출입도 못하면서 고생하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나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엄마로서 군생활에 많은 관심이 있다. 한국의 가족들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나는 군가족이지만 군생활을 직접 해보지 않았으므로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에어쇼 행사장 참석은 내게 새로운 것들을 알려주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 여성 특히 교사들에게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를 몸으로 체험하는 생생한 교육의 연수현장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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