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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국체험> 야외학습 지도 강습회


Brianne이 오늘 한 학교에서 ‘야외학습’에 대한 강습이 있다고 하여 함께 참가하기로 하였다. 그 학교는 1세 toddler 학급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있는 사립학교로 교육비는 다소 높지만 알찬 운영과 교육내용으로 좋은 평판을 듣고 있다.

시내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숲과 시냇물이 있는 속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의 집들이 넓은 숲과 잘 정돈된 잔디, 운동을 할 수 있는 야외 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에 그림처럼 들어 앉아 있어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곳은 처음에는 자연경관이 좋아 골프 등 운동을 위한 시설이었으나 사람들이 좋아하여 집들이 들어서고, 그들의 자녀를 위한 학교가 필요하여 좋은 교육기관으로 소문이 난 수많은 학교 중에서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이 학교의 분교를 이곳에 유치하였단다.

한국은 장대한 산이 아니라 나직나직한 산들이 무수히 많은 곳이다. 땅의 영양이 풍부하여 풀들이 쑥쑥 자라고, 조밀조밀한 산들이 굽이굽이 겹쳐진 까닭에 잔디를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운 곳이라 드넓은 초지는 어렵지만 조밀한 특징을 장점으로 살리고 도시로만 몰려드 는 사람들의 인식과 지역적 특성을 살린 경제적 여건을 마련하여 한 걸음 물러선 곳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한다면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학교는 가능할 것이다.

듣기로는 강원도의 폐교된 초등학교를 이용하여 한국 연극계의 원로가 특정 시기에 ‘연극’을 가르치는 course도 있고, 충남의 시골 한적한 곳에는 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독서교실을 운영하다가 한 단체가 세계의 여러 나라와 연결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 고등학교도 있다.

내가 볼 당시에는 교육부의 허가도 없는 상태이고, 특정 종교인들이 많으며, 시작 단계라 여러 가지 불안한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입구를 찾는데 한참 걸리는 그 시골의 한적한 곳에 전국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학부모들이 많은 것을 보고 정말로 놀랐다. 수업료도 높은 편이고, 교실환경도 시작단계라 어수선하고, 아직 정규학교로 인정도 안된 곳인데 교실 당 학생수가 12~15명이며, 한 교실에서 두 선생님이 학생들과 밀착하여 가르치고,

기숙학교라 선생님과 학생들이 매우 친밀하고, 미국, 중국, 캐나다 등과 연결하여 언어연수 등을 실시하는데 학교에서 선생님이 인솔하여 여러 명의 학생을 데리고 가므로 부모가 안심이 되기도 하고, 연수비용도 저렴하며, 내용이 알차다고 부모들이 다른 부모들에게 추천하여 나도 가보았다. 학교 전체의 분위기가 미국의 사립학교처럼 학생 중심의 기숙학교 형식을 취하고 있었고 저녁시간에도 학생들이 모여 연극도 하고, 기타의 자신들이 좋아하는 특기 활동도 한다고 들었다.

이 부모들은 이러한 교육이 10년, 20년 후 아이들이 사회의 한 일원이 되었을 때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얻기에는 더 좋을 수 있다고 내게 추천하였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니 학교를 가는 도중에는 장대비가 내렸다. ‘오늘 야외수업을 하려나?’ 하는 의문은 들었지만 별다른 연락이 없었기에 서둘렀다. 도착을 하고 보니 사람들이 꽤 와 있었다. 한쪽에 놓여진 빵과 치즈, 커피와 차를 종이접시에 담아와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생들의 야외수업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

요즈음 한국의 학교의 교실과 학원의 교실을 전전하는 학생들을 보며 ‘내가 학교 다니던 때가 정말이지 훨씬 좋았다’고 회상하곤 했던 내게 야외수업지도에 대한 지도방법 소개와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나는 넓은 운동장에서 각 나라의 folk dance도 배우고, 학년별 합창대회도 있어서 여러 나라 노래도 익혔으며, 여자아이들은 몸이 차거워서는 안된다며 학급마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방석 검사를 하시던 지금도 뵙고 싶은 교장선생님이 계신 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야기를 들으니 미국의 도시의 경우도 한국과 다르지 않게 학생들이 오직 학교 성적만을 높이기 위해 학교와 학원의 교실을 전전하는 곳도 있단다.

비가 뜸해졌기 때문에 학교 밖으로 나가 우선 주변의 숲과 징검다리와 작은 시내 등을 관찰하기로 하였다. 관찰을 하기 이전에 학교 안과 밖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들 즉 학교 내의 집기들, 복도, 실발장 등등과 학교 밖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 등에 대한 항목이 쓰여져 있는 용지를 나누어주고 참가자들이 관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짧게 옆에 앉은 참석자와 의논을 하였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만들 당시 아이들과 함께 작업했음직한 나뭇잎 등을 콘크리트에 붙였다 떼어 천연무늬를 새겨넣은 징검다리, 돌돌 흐르는 작은 시내, 나무들 그리고 또 다른 자연, 반가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였다.

교실로 들어와 주변에서 모아온 자연 물체들이 들어있는 종이봉투를 받아들고 그 안의 내용물을 촉감으로 인식하고, 메모용지에 써 넣은 활동, 수수께끼 방법으로 자신이 가진 사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여 맞추게 하는 활동을 하였다. 구체적 사물을 감각적으로 인식하는 활동이 끝난 후, 조별로 사물들을 범주에 맞추어 나누는 분류활동을 하였다. 부드러운 것과 딱딱한 것, 재활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등등 그 밖에 참석자들이 재활용하는데 걸릴 시간 항목을 - 지금 당장, 5년 이내, 10년 이상 등- 만들어서 분류하기도 하였다.

분류활동이 끝난 후 막대 그래프나 범주에 속한 사물의 개수를 써넣기 혹은 한 개당 점 하나씩 넣기 등 각각의 방법으로 통계처리를 하고, 마지막으로는 사물을 모아놓고 참석자들이 이를 이용하여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의논한 다음 커다란 종이에 가위, 풀 등을 사용하여 참석자 전원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활동을 하였다. 내게는 종이 왼편에 운동화끈을 꼬아서 책의 겉표지 바인더를 만들고, 가운데 색연필로 ‘자연과 학습’ 이라는 제목을 써 넣고 오른쪽 구석에 잣솔방울, 나뭇잎, 나무껍질, 플라스틱 새똥 등을 잘 배치한 팀의 작품이 제일 좋아보였다.

이 강습회는 몇 몇의 학습자료 회사에서 후원을 하였는지 유치원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초, 중등학교까지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자료를 소개하였다. 이곳이 미국의 한 주라 이 지역의 생물들, 야외학습장, 야생화, 사람과 자연활동 등이 중심이 된 각종 자료를 책과 교사가 잘라서 학습시간에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paper cut 학습자료, 야외학습장에 갈 때 필요한 내용물이 들어있는 배낭 즉 나침판, 배터리, 구급약-초보자가 알아야 할 응급 상식과 비상연락처를 손안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네 쪽짜리 초미니 책자, 거즈, 밴드 등이 들어있는 작은 비닐팩- 등을 소개하였다. 이 곳은 한국과 비슷하여 소나무가 많고, 감나무도 있으며 한방에서 사용하는 ‘부자’라는 식물이 많고, 한국에서 신선초라 불리는 식물이 아주 많아 교포들이 즐겨 먹는다.

소개받은 것 중에 교실에서 바로 알 수 있는 현재의 온도, 습도 등을 알려주는 날씨 알려주는 기계도 있었다. 천정의 온도와 바닥의 온도, 산 위의 온도와 지하의 온도 등을 알려준다고 하였다. 산에 올라갈 때 손목시계이면서 고도와 방향을 알려주는 장치처럼 소형화되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 없이 날씨와 관련된 활동을 결정해야 할 때 유용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지역의 날씨를 1년간 예측하여 준단다.

한국에서도 기상캐스터 했던 분이 ‘미래에는 기상관측은 유망한 비즈니스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미국은 바로바로 실용화시키는 정신과 일을 하고자 할 때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일의 시작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적어서 즉각즉각 상품화시키는 활동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것 같다. 따라서 계산기에서 시작한 컴퓨터도 영국에서 시작된 것인데 상품화되어 보급한 것은 미국의 대학과 기업이었고, 피자도 이태리가 원조인데 이민 온 이태리 사람들이 세계의 음식으로 만들었단다.

물론 세계 이러저러한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는 실용적 자세가 한 몫을 했을 것이다. 한국의 김치는? 태국이나 일본,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음식과 미국 사람 입맛을 비교하여 원조국가의 맛이나 색과는 다른 또 어떤 것, ‘보다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라는 목표에 합당한 것을 만들어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보면 느껴지는 목표점까지 최단거리로 만들어졌을 좍좍 뻗은 도로와 여행에 꼭 필요한 지도나 물, 약간의 간식 그리고 화장실만 있는 휴게실, 한국 사람인 나는 영어로 말하면 "I think I can not go there." 즉 “내 생각에 못갈 것 같아” 하고 말하는 데 비해서 미국 사람들은 “ I don't think I can go" 즉 부정어가 먼저 나와 그 뒷말을 들어야 하는 시간을 절약한다. 내가 읽은 에세이에서 아이가 셋있는 홀로 된 여성에게 서양 남자분이 구혼을 하기에 한국 여성은 ”나는 아이가 셋이나 있고....“ 등등을 말하였는데 그렇게 말하면 못알아 듣는단다. 내가 너와 결혼하고 싶은데 ‘yes or no'만 답하면 된다는 것이다.

사람이나 생물의 노동력으로 생활을 해결했던 시절에는 자손을 가르치는 학교 기능도 집안의 어른들이 담당하였다. 산업사회가 되어 가정과 일의 공간이 분리되어 일의 효율을 높였던 시절 아이들의 교육은 교육 전문 공간인 학교에서 맡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인터넷 매체가 주류가 되어 가는 오늘날 아이들의 교육도 시, 공간을 초월한 형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이버 학교는 이미 등장하였다. 이제 학교도 인터넷이나 화상 통신의 매체의 힘을 빌어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세계의 곳곳을 현장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학교나 가정, 지역사회 등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나 나무, 습지나 생물 등을 관찰하고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 인터넷에 올려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다른 학교의 담당 선생님과 학생들과 연결하면 손쉽게 상호 비교도 가능하고, 또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외국어로 올려 각국의 학교와 연결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그러다 보면 ‘유엔이 하는 일’ ‘자연재해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어려움’ ‘패선 일번가의 최신 유행 스타일’ 등을 현지에 살고있는 학생의 도움으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산업사회 사고의 틀 속에서 교육감독 기관인 관청과 고등교육기관인 대학, 교육담당기관인 학교, 개개의 교사, 행정지원부서들, 그리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꼿꼿이 자기 영역만을 고집하고, 한정된 공간인 학교시설, 교재와 교과 그리고 ‘선생님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이상형만을 고집하고, 불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호간의 역할에 충실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훈련과 존경하는 훈련,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Brianne은 이 도시에서도 아이들이 학교의 교실과 학원, 그리고 컴퓨터 게임 등으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고 아이들이 참 힘들다고 말하였다. 오래 전에 대학원 수업에서 모험 운동장(Adventure Playground)에 관한 토론이 있었다. 컴퓨터나 실내에서 길들여진 아이들의 심신건강을 우려한 어느 도시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건축가에게 아이들을 위한 운동장을 지어줄 것을 부탁하였다. 건축가는 세계 곳곳의 ‘아이들을 위한 운동장’을 조사하고 정글짐, 미끄럼틀, 그네 등이 설치된 운동장을 지어놓았다.

명성높은 건축가라 자신이 지어놓은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잘 놀고 있는가가 궁금하여 아이들의 놀이터를 찾아 본 순간 아이들은 자신이 애써 만들어 놓은 인공의 멋진 놀이기구보다 빗물에 패어진 물웅덩이, 운동장 주변 야산의 언덕에서 더 재미있게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건축가는 다시 보충하겠다고 나서 야산에 로프를 설치하여 기어오르게 하고, 물웅덩이와 나무 둥지 등 주변의 자연을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산에 오르기, 나무 둥지에 오르기, 웅덩이에서 철벅거리고 놀이하기 등이 위험하고, 아이들의 옷을 버린다는 반대가 많아서 조사를 해본 결과 아이들이 다칠 확률은 축구하다가 다치는 것보다도 낮게 나왔다. 아이들의 연령에 따라 사용할 것과 조심해야 할 것을 구분시키고, 놀이를 한 후 스스로 청결하게 하기 위해 웅덩이 근처에 수도시설과 비닐 앞치마 등을 넣어둘 함을 설치하고 닦는 훈련을 시키고 실내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으면 될 것이다. 새로운 학교를 지을 때 이러한 야외시설이 되어 있는 공원 주변 부지를 선정하여 학교활동을 연계시키면 어떨까?

야외학습장에서 혹은 어디에서나 흔히 접하는 미국의 예절 중의 하나는 교수나 교사가 학생에게, 학생이 교수나 교사에게, 상점의 점원이 손님에게,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을 때 신분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 이름을 모를 때에는 ‘sir' 이나 ’mam'의 존칭을 사용하며, 25년 경력의 대선배나 1년된 새내기 교사나 한 책상에 앉아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의논을 하나 각자의 일에 충실하며 상호 예의를 깍듯하게 차려준다는 것이다. 잘하는 것에는 잘한다고 박수를 보내주고, 존경할 것에는 존경의 말이나 카드로 표현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준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서로 간에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한국의 예절문화는 이와는 다르다. 따라서 상호 문화배경이 다른데 이를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어려우며, 모두 다 좋은 것도 아니다. 윗사람을 존경하고, 아래 사람을 돌보는 것은 한국 고유의 미덕이었으며, 어른의 권한과 책임을 무겁게 한 것도 한국이나 중국, 일본의 극동지역에서 필요에 의해 형성되어 왔을 것이다. 한 곳에서 한 가지 언어, 한 피부색의 모습, 같은 역사, 같은 문화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 오래 고인물과 같은 인습의 장벽을 허물고 고유문화의 장점을 살리며 사회를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야외학습장에서든 실내학습장에서든 사회에서든 학교에서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예의이다. 운동장에서는 맘껏 뛰놀고, 교실에서는 몰두하여 공부하고, 선생님을 존경하고, 후배를 사랑하고, 학교와 지역사회, 나라 그리고 인류를 사랑하는 학생과 그러한 학생들을 위해 환경을 마련해주는 한국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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