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경험했던 까마득한 1960년대 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보다도 공부를 더 잘 한 친구들이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하고 공장에 가서 일을 도와주면서 밥을 벌어 먹어야 했던 한국의 상황이었다. 지금 그 친구들을 만날 수 없지만 진학하지 못한 친구들 모습이 가슴에 남아 있다. 이제 중, 고가 거의 의무교육 수준으로 되었으며, 대학도 꿈 꾸면 얼마든지 진학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돈 없어 공부 못한다고 불평할 시대가 아니다. 정보를 잘 활용하여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좋은 나라가 된 것이다. 최근 정부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현실 진단은 암울하다. "이미 중국이 우리 앞에 있고 유일하게 남은 것은 반도체 하나"라고 토로했다. 더군다나 정부의 환율 관리 소홀로 원화 가치는 IMF당시 수준이어서 안심할 수 없는 시대다. 그렇다고 포기만 할 수 없는 시대다. 우리 교육이 바뀌면 희망을 열 수 있다. 모든 것이 AI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있는 한국인 구성원의 생각을 바꾸는 일, 교육 밖에 없다.>
19일(금), 순천효천고(교장 조선용)는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AI시대 진로와 문해력, 어떻게 기를 것인가?"를 주제로 특별 수업을 실시하였다.
인생은 여행이다. 이 여행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어떤 사람은 좋은 인연인줄 알면서도 놓치는 현실이다. 필자는 우리 학생들의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어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면서 선생님들과 만남을 소중히 할 것을 강조하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적 몇 점을 올리는 일보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사람 각자가 모두 다르듯이 사람의 결도 모두가 다르다.
박지성, 박찬호 같은 체육인은 학창시절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정진하여 세계적인 스타가 된 것이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는 간단히 답을 얻기 어렵다. 여러가지 분야에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 자신의 존재감, 정체성을 찾는 노력이 없이 단순히 우수한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하는 것보다도 더 소중하다.
좋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순천효천고는 재일동포 사업가인 서채원 선생이 고향 순천에 40여년 전 고향 후생들의 교육을 위하여 설립한 학교다. 자신의 일본에서 삶을 바탕으로 한자, 한문·외국어 교육 분야 특화교육을 실시하였다. 지금도 학생들의 이름표에는 한자와 한글을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문 가운데 '일문지십(一問之十·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 즉 부분을 통해 전체를 파악하는 뛰어난 이해력을 의미하는 한자성어가 있다. 이처럼 하나를 알고 그 뿌리를 이해하면 응용력이 뛰어난 특징을 가진 것이 한자다.
한민족 오천년 역사와 문화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한자를 배우자는 이사장의 교육 철학에 따라 다양한 교내외 한자·한문 관련 대회를 1998년부터 실시하는 등 한자·한문교육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같은 교육을 하게 된 배경에는 한문 전공 담당선생님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수업에 참여한 한문 전공 교사는 "강사님의 경험을 담은 강의에 학생들도, 선생님도 큰 울림이 있었다"는 강의소감을 말했다.
답을 원하면 AI가 답을 만들어주는 시대다. 답을 외우는 시대가 아니라 질문을 잘 하는 호기심을 길어줘야 한다.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를 올바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문해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필자는 실제로 속뜻사전 활용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하였다. '용수철'을 사전에서 직접 찾아보게 하였다. 학생들은 용수철이 한자어인 줄도 몰랐다는 것이다.
모든 교육의 기초는 국어교육이 잘 되어야 하며, 문해력은 평생 공부의 기초체력에 해당한다. 문해력이 낮은 아이는 글자를 읽어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의미를 알기까지는 사전을 찾는 단계가 필요하다. 의미를 알려주는 것은 소리가 아닌 한자어의 속뜻을 알아야 가능하다. 그러기에 낱말의 속뜻을 알 수 있는 한자어의 이해는 학습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를 소홀히 다룬 결과 '족보'라는 단어를 읽고 족발과 보쌈이라는 해석을 하는 것은 우리 말이 갖는 정보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 교육이 갖는 가장 큰 취약점은 선행학습이다. 어려서부터 누구보다 먼저 많이 배우면 성적이 높아진다는 믿음이다. 초등 2학년 때 지능지수(IQ)검사에서 상위 1%였던 부모의 강요로 학생이 5~6년 선행을 하며 영재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수학에서 손을 뗐다. 수학 문제를 읽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만 보면 머릿속이 하얗게 됐고, 식은 땀을 흘렸다. 아이는 “겁이 난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 부모들은 선행을 원하는 것일까? 이것은 자식 교육이 아닌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
우리는 한글이 우수한 글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세계의 사람들 특히, 동양의 문화에서 한자는 배우지 않으면 안될 필수 언어가 될 것이다. 세계 영향력 있는 국가 순위 2위인 중국, 6위인 일본에서도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 경제보다 더 잘 나간다는 타이완에서도 한자교육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자기 나라 언어만 아닌 서너 개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다양성을 키우듯이 우리도 영어는 말 할 것도 없지만 한자를 익혀 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홈즈가 강조한 '우리의 현재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소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