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학교문화
3년 전, 경북 경산시 경산고등학교에 처음 부임하며 마주한 풍경은 대입이라는 목표 아래 쉼 없이 달려가는 학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밤 10시 30분까지 학교에 머무는 학생들에게, 정작 학교는 삶의 여백을 채워줄 ‘보고 이야기할 만한 콘텐츠’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도서관을 통해 우리 학생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되찾아주고 싶었습니다. 우선 도서관 자료를 전면 정비하고 RFID 시스템(자가대출반납시스템)을 구축하여 누구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학기 초에는 폐기 도서를 활용한 나눔 행사를 열었고,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대학 전공 서적까지 상호대차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일요일 저녁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가정 연계 행복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건전한 주말 여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문계 고교라는 입시 위주의 환경 속에서도 결실을 보았습니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독서행사가 자리를 잡으며 도서관은 학교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도서관으로 달려오는 학생들의 진지한 발걸음이 참으로 기특하였습니다.
작가가 아닌 역자를 초청한 이유
도서관 프로그램 중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은 것은 고전작품 역자(譯者)와의 만남 행사인 ‘인문·자연과학 고전 뽀개기’였습니다. 처음 이 행사를 기획한 목적은 장르물이나 흥미를 자극하는 일본문학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고전이 선사하는 ‘인간다움의 가치’와 ‘사유의 깊이’를 선보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인문계 고등학생들에게 대학 입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독서이력(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을 만들어줌으로써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