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과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교육이 입시·선발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학생 성장과 질문 역량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동시에 AI 시대 교육 혁신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전문성과 학교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교육개혁 컨퍼런스’를 열고 인공지능(AI) 시대 교육 체계 개편 방향과 교육개혁 과제를 논의했다.
기조발제를 한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우리 교육은 여전히 정답 맞추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I는 질문하는 만큼 답한다”며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통찰력 있게 파악하고 비판적·창의적으로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지식에서 역량으로, 선발에서 성장으로, 획일에서 맞춤형으로 교육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창의성·협업·소통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공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교육청은 현장을 통제하는 마이크로 매니저가 아니라 교육 시스템을 설계하는 시스템 디자이너로 바뀌어야 한다”며 “교원은 교수학습 개선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경훈 한국교육개발원 초·중등교육연구본부장은 “AI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선발 중심 입시 체제에 묶여 있다”며 “교육과정과 수업을 혁신해도 결국 내신과 수능 중심 구조로 회귀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교원의 지속적·적극적·교육적 성장을 위한 경로가 미흡하다”며 “모든 것이 정책사업화돼 개혁은 슬로건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해법으로 교원 전문성 성장 지원과 학교 자율성 강화, 학교 거버넌스 개편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토론에서는 교육개혁의 현장 체감도와 실행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정책과 제도 개편이 실제 학교 현장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손윤하 서울 신화중 교감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 약화와 입시 중심 서열화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과제”라며 “좋은 교육개혁 방향과 가치가 제시되더라도 실제 학교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개혁은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제도 마련과 거버넌스 체계 구축, 인프라 확충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며 “국책 연구기관과 위원회가 거시적 구조 개혁에 더해 ‘현장을 실제로 움직이는 방법’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가 MIT 양자물리도 재미있게 가르치는 시대에 기존 교수법은 소멸 대상일 수 있다”며 “질문하는 역량을 강조하지만 기초적인 지식 없이 AI에 의존하면 학생들의 자기효능감은 높아지는데 실제 지식은 부족해지는 역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축사에서 “교권을 확립하고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며, 교사가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학생이 학교에서 전인적 성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국교위는 교육 국가의 비전과 그 비전을 실현할 방법을 담은 국가교육 발전계획 시안을 올해 10월 말에 발표하고 그 확정안을 내년 3월 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