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개인주의 사회의 외로움

2022.08.15 08:47:09

우리는 자유와 권리, 성과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타인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며 개인 발전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 과정에서는 다른 사람의 이익이나 복지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이해관계만 우선하는 태도를 보인다.

 

능력주의 강조…유대감 시들

 

개인의 능력을 강조하며 타인과의 경쟁을 중시하면 상호 협조와 유대관계에는 무심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외로움에 젖어 있으면서도 이웃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별로 없고, 주변의 관여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면서 혼자서 자유롭게 지내려고 한다. 그러나 혼자 살기 편한 생활구조와 1인 가구의 증가는 외로움을 유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0년 한 기관 조사에 의하면 성인의 60%가 외로움을 느끼며, 특히 20~30대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의 외로움은 우리의 사회성을 차단하고 사회적 접촉을 점점 주저하게 만든다. 10여 년 전에 수행된 미국 브리검 영 대학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개인주의로 인한 지나친 외로움은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우리는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며 철저히 구획화된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이웃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 사회적 고립은 외로움을 유발하고 약물 중독과 우울, 자살, 묻지마 살상과 같은 사회병리를 확산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관심과 보살핌이 부족할 때 신뢰에 기반을 둔 이웃과 그 구성원들의 소속감은 쉽게 붕괴된다.

 

과거에는 자기희생을 건전한 것으로 보고 조직에 봉사하면 그 보답도 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희생은 손해뿐이라고 여기며 호혜관계가 사라지고 있다. 불신은 이웃과 고립감을 더욱 심화시켜 의지할 사람이 자신뿐이라고 믿게 만든다. 자신에게 피해가 없으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일에 관여하지 않고, 타인과의 형식적인 관계에서 피로와 공허감을 느낄 때도 적지 않다. 특히 감정적 유대가 단절된 대도시에서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결속 추구해야

 

건강한 사회는 인간관계가 공고하게 형성된 체계로 역동적이며 유기적이다. 구성원 사이의 관계가 깊게 느껴질 때, 신뢰의 역사가 쌓이고 소속감을 공유하며, 서로 돕는 관습이 형성되면 사회는 건강하고 발전한다. 주변의 관여가 때로는 간섭이나 압력으로 느껴지는 순간도 있으나 확실한 안전감과 연대의식을 형성한다. 반려견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인간관계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물리적 외로움을 메타버스를 통한 정신적 연결로 대치하려는 시도는 보조 역할을 벗어나기 어렵다. 자동화 기기의 사용은 직접적인 상호 소통의 기회를 박탈해 사회적 고립감을 심화시킨다. 사회적 유대와 결속이 간혹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자세다.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 광고 문의: 042-824-9139(FAX : 042-824-9140 / E-mail: sigmund@tobeunicorn.kr)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여난실 | 편집인 : 여난실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