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살리고 학교를 살리는 동아리 활동

2011.10.01 09:00:00

요즘 학생들에게는 이전과 달리 창의적 체험활동을 챙기는 것도 대입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 글은 학생이 직접 체험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교육적으로도 매우 유익한 동아리 활동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동아리 활동은 나의 3년 고등학교 생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들을 하면서 이 활동들이 엄청난 가치가 있음을 몸소 느꼈다. 하지만 아직도 학업 부담과 어른들의 반대 때문에 마음껏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은 줄로 안다. 이에 내가 느낀 청소년 동아리 활동의 가치를 알리고 학교 차원에서 동아리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동아리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4가지
첫째, 자기 자신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대부분 공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부족하다. 따라서 자신이 잘하는 과목은 알아도 한 조직이나 공동체 내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지는 알기 힘들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 자신의 사회적 성향들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사회적 성향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쉽다. 작은 의미에서 진로 체험까지도 할 수 있다. 연극, 노래, 춤 동아리가 잘 맞는지, 봉사를 할 때 제일 보람을 느끼는지 또는 학술적인 토론을 할 때 희열을 느끼는지를 판단해보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주제의 동아리에 참여해볼수록 자신의 장단점과 관심 분야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도 모른 채 점수에 따라 전공을 정해야 하는 현상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도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일단 동아리가 꾸려지면 할 일을 정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눌 때부터 기획력과 도전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동아리를 새로 만든 경우라면 무슨 일을 어떻게 추진할지, 어느 기관과 연계할지 등 모든 계획을 짜야 한다.
예를 들면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복지관에 연락해보거나 문제의식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벌인다거나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신문을 배포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다. 이것은 동아리 활동이 어른들에 의해 짜여진 여러 체험 프로그램이나 교육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청소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셋째,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배우게 된다.
여러 명이 모여 동아리를 운영하다 보면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대화하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법과 타협하는 법도 기를 수 있다. 이런 사회적 능력들은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하면서도 현 교육 현장에서는 기를 기회가 별로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특히 동아리의 부장을 맡게 되면 부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어떤 일을 추진하려면 부원들의 지지와 노력 없이는 절대 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부원들이 열심히 동아리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부장은 결코 할 일을 명령하는 독재자가 될 수 없으며 부원들과 진심으로 소통해 마음을 얻어내는 리더가 되어야 어떤 일이든 실현시킬 수 있다.
넷째, 철저한 시간 관리법과 책임감을 배우게 된다.
동아리 활동은 학업과 병행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아리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간을 지혜롭게 쓰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그것을 기록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차례대로 해 나가는 습관까지 기르게 된다. 자신이 직접 참여하는 동아리 활동은 본인의 의지로 하는 것이고, 하지 않으면 또래 부원들의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더 확실하게 배우게 된다.

동아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연극, 노래, 춤, 사물놀이 등의 공연 동아리와 각종 스포츠 동아리의 경우 당연히 공연이나 대회를 목표로 연습하는 것이 제일 좋다. 나갈만한 대회가 없다면 스스로 무대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악기 연주 동아리의 경우 양로원이나 병원 등에서 공연 봉사를 하는 것도 좋은 활동이 된다.
다음으로 봉사 동아리는 가능성이 더 넓다. 개인적으로 봉사할 곳을 찾으면 어렵지만 동아리 차원에서 찾으면 활동의 범위가 훨씬 커진다. 학교 근처의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복지관 등을 찾아 직접 연락해보면 동아리로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봉사를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 정기적인 활동 중간에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현장학습이나 캠프 등도 열 수 있다.
사실 할 일을 가장 찾기 힘든 동아리가 학술 동아리이다. 어떤 학문적인 주제에 대해 토론 및 토의를 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부원들은 매주 토론만 하는 것으로 동아리에 활발히 참여할 동기를 갖기는 힘들다. 그래서 우리가 시작한 것은 신문 발행이다. 동아리 모임에서 토론할 내용과 각자 조사한 내용뿐만 아니라, 특정 이슈에 대해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도 넣으면 알찬 동아리 신문이 만들어질 수 있다.

동아리 관리와 운영도 학생이
학교 내에서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율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동아리의 지도 교사는 있어도 모든 활동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학생들이 알아서 하게 할 때에 비로소 동아리 활동의 꽃이 필 수 있다. 그런데 동아리들에게 자율을 주는 또 한 가지 방법은 바로 학교의 동아리 전체를 관리하는 주체도 학생으로 두는 것이다. 그러니까 학생회 부서로 동아리연합부를 두어 실제적인 관리를 하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동아리연합부가 할 일은 크게 동아리 심사, 예산 배분, 동아리 행사 주관, 동아리 환경 개선 등이다. 동아리들에게 활동 내역과 실적 등을 포함한 심사 서류를 미리 작성하게 해 그것을 토대로 각 동아리의 활동을 평가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적당한 학교 예산을 배정하는 일은 공정하고 꼼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 때 예산 배정은 학교에서 동아리 전체에 배정한 예산 중 각 동아리가 얼마를 받을지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동아리 행사도 학생들이 직접 주관한다면 주관하는 학생도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참가하는 동아리들도 어른이 아닌 또래와 직접 소통하면서 함께 좋은 행사를 만들어갈 수 있다.
동아리들이 활발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동아리연합부의 몫이다. 학교 선생님들과 대화해 동아리들이 쓸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청소년 동아리 활동의 가치와 할 수 있는 활동, 그리고 동아리연합부 운영 방법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제는 중 ·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공부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들도 장려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동아리 활동은 학교에서 자율권을 주고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만 하면 별다른 관리 없이 쉽게 활성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동아리에 대한 선생님,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청소년 시기의 동아리 활동은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용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잠재력을 마음껏 발굴할 수 있는 귀한 기회임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각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된다면 학교 교육에서 모두 담당할 수 없는 부족한 부분들이 동아리 활동으로 채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외대부속 용인외고 3학년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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