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제언> 교육부총리가 명심할 일

2001.02.19 00:00:00


사실 재임 5개월 밖에 안 된 이돈희 전임 장관이 경질되리라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너무 잦은 교체라는 여론의 부담도 있고 또 업무수행 상
크게 드러난 하자가 없다는 점에서였다.
그러나 차분히 생각해보면 이 전임 장관은 교육개혁의 주체인 교사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었다. `학원 강사는 연구활동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하는데
비해 교사는 도무지 연구하지 않아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이 장관의 발언은 학부모의 격려에도 불구하고 교원단체와 교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물론 교사들은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고 윗사람 눈치만 보며 `예스맨'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학교·교사와 학원·강사를 비교한 것이다.

공교육 전반에 관한 책임자인 장관이 영리추구가 목적인 입시학원과 전인교육을 해야 할 학교를 단순히 비교해버린 것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교사 역시
족집게가 되어 학생을 오로지 일류대에 들여보내야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 교육이 어찌 그런 것인가.
잡무가 많다는 불만은 접어두더라도, 지식전수와 인성교육 등을 통해 인간을 길러내는 교사의 본분과 사명을 애써 외면한 그 발상이 교육부 수장으로는
자격미달이었던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학교는 학원이 아니다. 애초에 학교와 학원은 경쟁상대가 아니다. 그리고 학교는 주식회사가 아니다. 일부 신문이 사설 따위를 통해
정년보장에 안주해 무능력하다는 논조를 펴지만 함부로 할 말이 아니다.
경쟁이라는 것이 결국 내가 이기기 위해 남을 짓밟는 일이고, 교사들의 그런 행태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수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그 점을 염두에 두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점에서 교육부총리의 발탁은 이 땅의 미래를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신임 부총리는 현재 교육개혁이 쉽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특히 교사들의 의욕과 사기를 북돋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일을 새삼 왈가왈부하는
것은 상처를 덧내고자 해서가 아니다. 어버이로서 몫을 스스로 포기하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환기하기 위함이다.
신임 교육부총리는 교육개혁의 두 가지 본질이라고 할 입시지옥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일련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일선 교사와 함께
하는 것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장세진 전북 삼례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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