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학대 무분별 적용에 제동 “환영”

2026.07.09 13:46:32

대법 판결에 대한 교총 입장
정서학대 엄격 판단 기준 제시
‘아동학대 관련 법 개정’ 촉구

지난달 25일 대법원은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생활지도 관련 아동복지법 위반 사건에서 원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초등학생에게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쓴 교사의 언행에 대해 정서적 학대 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교총은 “교사의 생활지도 과정상 언행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나 표현상 흠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정서적 아동학대로 단정해 온 하급심 판단 흐름에 제동을 건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9일 환영 입장을 냈다. 또 “단지 대법원 판결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나 국회가 아동학대 관련 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그동안의 관련 재판 과정에서 교육 행위의 전체 맥락과 목적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 정서적 아동학대 여부가 판단되는 사례로 인해 교육 현장이 위축돼왔다고 설명했다. 교사의 모든 언행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수업방해 상황, 다른 학생의 학습권, 교사의 생활지도 재량, 행위의 경위와 교육적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서적 아동학대죄의 판단 기준에 대해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상적 발달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는 법 취지를 존중하되 정서학대 인정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해야 한다”며 “이번 판례처럼 정서적 학대행위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에 이를 정도로 정신건강 및 정상적 발달을 저해하거나 그 현저한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로 한정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 조항(제17조 5항)에 대해서도 “해당 조항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적용되면서 생활지도, 평가, 출결, 학교폭력 처리 등 교육적 판단에 대한 불만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된 사례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 기소와 유죄 인정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현저히 낮지만, 신고된 교사는 6개월에서 2년 이상 장기간 수사와 재판 부담을 감내하는 현실이다. 교총은 “이 같은 상황은 교사 개인의 고통에 그치지 않고 학교 전체의 생활지도 기능을 위축시킨다”며 “정서학대 조항이 무고성 신고와 악성 민원의 수단으로 악용되면 교사는 정당한 생활지도마저 주저하게 되고, 그 피해는 교실 질서 붕괴와 학생 학습권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수사 절차에 대해서도 “‘교육감 의견서 제도’가 실효성 있게 반영되지 못한다”며 “수사기관은 이번 판결 취지를 반영해 현장의 맥락을 충실히 고려하고,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이번 판결은 교사에게 특권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아동학대 법리의 본래 취지와 교육활동의 특수성을 균형 있게 보라는 사법부의 분명한 메시지”라며 “선생님이 생활지도는 멈추면 교육도, 학생 성장도, 학습권도 지켜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국회는 정서학대 기준 명확화, 정당한 교육활동 무혐의 사건의 검찰 기계적 송치 방지,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등 교권보호 입법을 조속히 추진해 선생님이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엄성용 기자 es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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