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생들, 숙제 도움도 어른보다 AI에 먼저

2026.07.06 17:52:22

9~17세 4명 중 1명 챗봇 우선
학습 어려움·외로움 겪을수록 사용 잦아
학교 규칙 넘어 AI 리터러시 교육 필요

미국 청소년들이 숙제나 학교 과제를 해결할 때 교사·상담사·부모보다 AI 챗봇을 먼저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정책네트워크가 인용한 미국 교육전문매체 에듀케이션위크가 비영리단체 커먼센스미디어 보고서를 분석한 최근 기사에 따르면 9~17세 아동·청소년의 약 4분의 1이 학교 공부나 숙제 도움을 받을 때 신뢰하는 어른보다 챗봇을 먼저 이용한다고 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9~17세 대부분이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5%는 학교 공부나 숙제에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었다. AI를 학습에 활용한 학생 중 절반가량은 매주, 5분의 1은 매일 AI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AI를 접하는 주요 경로는 검색엔진의 자동 요약 기능과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였다.

 

특히 학업이나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일수록 AI 사용 빈도가 높았다. 수학을 어렵다고 느끼는 학생의 55%는 학교 공부에 AI를 매주 활용한다고 답했다. 수학을 어렵게 느끼지 않는 학생의 비율은 46%였다. 학교 과제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답한 학생들도 AI를 주 1회 이상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정서적 지원 목적으로 AI를 쓰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학생의 40%는 대화 연습이나 사회적 기술 연습에 AI를 활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외로움을 느끼거나 친구 사귀기를 어렵게 여기는 학생일수록 이런 방식의 AI 활용이 더 많았다.

 

다만 보고서는 AI 사용과 외로움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AI를 많이 써서 외로움이 커지는 것인지, 외로운 학생들이 AI에 더 자주 의존하는 것인지는 이번 조사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AI 의존 조짐도 확인됐다. AI를 사용하는 학생 5명 중 1명은 한 달 동안 AI를 쓰지 못하면 어렵다고 답했다. AI를 자주 사용하는 학생으로 좁히면 이 비율은 42%까지 올라갔다.

 

전문가들은 학교가 AI 사용 규칙을 정하는 데서 나아가 AI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에서 학생의 75%는 학교나 교사로부터 학교 과제에 AI를 언제 사용할 수 있는지 안내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AI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학교에서 배웠다는 응답은 56%, AI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판단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응답은 51%에 그쳤다.

 

가정의 교육 공백도 드러났다. 학생의 56%는 부모나 보호자가 AI 안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마이클 롭 커먼센스미디어 연구책임자는 “학교는 규칙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AI 리터러시 교육은 아직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학생들이 AI가 틀릴 수 있고, 학습 데이터에 따른 편향과 개인정보 위험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커먼센스미디어가 3월 9~17세 아동·청소년 1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보고서는 AI가 이미 청소년의 학습과 정서 지원 영역에 깊숙이 들어온 만큼 학교와 가정이 사용 금지나 허용 여부를 넘어 안전하고 비판적인 활용 역량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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