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교육감들이 임기를 시작하며 내놓은 첫 결재와 첫 정책 과제는 교권 보호, 학생 마음건강, AI 교육, 학교문화 개선,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등이다. 특히 여러 교육감이 교권 보호를 임기 초반 핵심 과제로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난 몇 년간 학교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고, 악성 민원과 반복되는 교권 침해 속에서 교사들은 교육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없는 학교에선 학생 배움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교권 회복을 첫 과제로 내세운 것은 교육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생 마음건강과 AI 교육을 전면에 내세운 정책들도 시대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학생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학교가 외면할 수 없는 과제가 됐고, AI는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의제다. 학교문화 개선과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역시 지금의 교육 현장에 꼭 필요한 과제다.
그러나 첫 결재가 곧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 현장은 이미 수많은 정책과 사업으로 지쳐 있다. 새 교육감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임기마다 반복됐던 전시성 사업과 치적 쌓기 경쟁이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가 교육감들에게 주문하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학교에 더 많은 일을 맡기기보다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것이다. 목적사업 정비, 학교운영비 확충, 교권 보호 체계 강화 등의 요구는 어느 한 단체의 주장이 아니라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다.
교육감의 성공은 몇 개의 사업을 새로 만들었는지로 평가받지 않는다. 첫 결재에 담긴 약속이 보여주기식 선언에 머물지 않고 교실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4년은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학교를 제대로 지원하는 경쟁이 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