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험학습 지원방안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

2026.05.25 09:10:00

이달 중으로 교육부의 현장체험학습 지원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체험학습 축소·기피에 대한 우려 발언 이후 한 달 만이다. 대통령 발언 이후 사회적 후폭풍이 거셌다. 지난 한 달간 교총 등 교원단체는 현장체험학습에 따른 현장 어려움을 강하게 설파했다. 특히 교총은 19일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21일에는 교육부 장관과 교원단체장 간 간담이 있었다.

 

이제 관심은 교육부가 내놓을 내용에 쏠리고 있다. 얼마나 실질적인 면책 방안이 마련되는지, 또 국가소송책임제와 같은 안전망이 어떻게 구축되느냐에 따라 현장의 평가가 갈리게 될 것이다.

 

교사가 체험학습을 꺼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민·형사 책임, 행정과 민원부담 때문이다. 막아주고 덜어내야 한다. 선언적 면책이 아니라 교직 사회가 환영할만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소송에 휘말리면 국가가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장체험학습이 아니라 행정체험학습이다’라는 한탄이 나오는 것처럼 준비부터 평가까지 교사에게 쏠리는 행정부담 해소도 중요 과제다.

 

행정·민원체험으로 전락 기피 대상
교육부 발표 선언에 그쳐선 안 돼 
실제 막아주고 덜어내는 대책 필요

 

5월에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려면 1월부터 업무가 시작된다. 계약, 교통편, 안전계획 수립 등 숨이 차다. 안전 인력풀은 있으나 건마다 공고 게재, 3배수 선정, 대면 후 계약서 작성, 사전안전교육도 버겁다. 안전요원이 있어도 야간 순찰, 응급상황 처리는 모두 교사 몫이다. 아무리 안전교육을 해도 발코니 넘어 옆방에 가는 학생들, 수련원에 가도 안전지도사는 퇴근해서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구조가 유지되는 한 체험학습은 지속될 수 없다. 따라서 외부기관에 위탁해 학교가 선택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무엇보다 체험학습 민원 부담 해결이 급선무다. 교총에 접수된 민원은 황당함을 넘어 체험학습 자체에 회의감을 준다. ▲수족관 체험학습은 동물 학대다 ▲갑작스러운 대선으로 수학여행 일정 변경했더니 민원 쏟아짐 ▲건강이 안 좋아 보여 체험학습을 만류한 학생이 체험학습 중간 병원에 가게 됐는데 제대로 자녀를 보호 못 했다 ▲자녀가 모기에게 물렸다 ▲예전의 멍을 체험학습 다녀와서 생겼다 ▲지적장애 학생 목욕시켜달라 ▲위생용품 시간 간격 맞춰 교체 요구 등 수많은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는 3일 전 제출 규정을 지키지 않아 자녀의 가정체험학습을 학교가 반려하자 술에 취한 채 학교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고 경찰을 폭행한 학부모가 체포된 일도 있다. 점차 학교가 온갖 사건과 민원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장소가 되고 있다.

 

학교는 사건·사고가 아니라 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 안정된 가운데 교육에 집중할 수 있어야 교사는 수업과 지도에, 교장·교감은 교사지원과 학교 운영에 매진한다. 날아오는 민원과 행정업무라는 비수에 노출된 교사는 심신의 소진도 그만큼 가파르다. 결국은 수업집중도와 열정도 반감된다.

 

체험학습 기피·축소 현상은 교권 추락과 학교 신뢰도 하락에 맞닿아 있다. 법과 제도로 보호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교육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교사의 열정과 노력, 사명감, 희생만으로는 제대로 교육을 하기 어려운 시대다. 이번에야말로 기존 체험학습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꾸자.

한국교육신문 jebo@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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